민주노총 전국공공연구노조가 6일 오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본관 앞에서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의 일방적 정상화 강행을 규탄하며 노조 위원장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오는 16일 정부의 공기업 경영정상화 이행계획 중간평가 결과 발표가 예고된 가운데, 노조가 10일과 16일에도 연이어 집회를 계획해 노사 갈등은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출처: 미디어충청]

노조는 “출연연이 비정상적인 진짜 원인은 낮은 출연금 비율, 왜곡된 평가제도, 공공부분 평균 2배가 넘는 비정규직 확산 등이다. 박근혜 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반면 사용자들은 정부의 지침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마치 기관이 망하기라도 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불법적인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강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현장은 IMF 경제위기 이후 정년을 단축하고 퇴직금누진제. 대학생자녀 학자금, 각종 수당 등을 다른 공공기관보다 먼저 폐지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과도한 복지제도와 노조와 맺은 단협 때문에 출연연이 비정상적으로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출연연은 직원 설명회를 연 뒤 토론 없이 동의서를 배포하고 회수하거나, 설명회 참석 인원이 모자람에도 부서별로 회람하게 하고 동의서를 회수하는 방식 등으로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했다.

사용자들의 노사 단협 해지도 줄을 이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표준과학원 등 4곳이 지난 9월 30일 일방적으로 단협을 해지했다.

25일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등 4곳이 단협을 일방 해지해 이 기관 노조가 속한 과학기술연구전문노조가 반발했다.

공공연구노조는 “사용자들은 단체협약 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단협을 해지하는 행태를 보이며 노동조합을 무력화 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천막농성 돌입에 앞서 이성우 공공연구노조 위원장은 “노조는 출연연과 정부의 압박에 대해 호락호락하게 당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노사 단협은 엄연히 살아있다. 천막농성장을 거점으로 가짜 정상화를 막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헌성 노조 한국화학연구원지부장은 “이 시간 연구현장에서 근무해야 할 연구자를 길거리로 내몬 것엔 대한 책임은 정부와 출연연에 있다”며 “단협 해지와 취업규칙 일방 변경 등 노동자를 무시하고 노조를 무력화하는 정부에 맞서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규칙 변경에 대해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권두섭 변호사는 “근로조건이 저하되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시 과반수 노조면 노조와 합의를 거쳐야 하며, 과반수 노조가 아니더라도 사용자의 개입이 배제된 상태에서 집단 토론 등을 거쳐 근로자 과반의 동의와 노조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절차를 어기거나 사측이 개입하면 무효가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