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대법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효력정지 파기, 국가기관 총동원한 탄압
전교조에 대한 노조 아님 통보의 근거된 교원노조법 2조를 지난 5월 28일 헌재가 합헌이라 판단하자,불과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박근혜 정부의 전교조 탄압이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노동부의 심사 요청에 따라 대법원이 느닷없이 오늘 법외노조 통보처분의 효력을 정지시킨 고법 판결을 파기•환송시킨 것이다. 정치탄압의 의도가 담긴 유례없는 일사천리 처분이 아닐 수 없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이래 국정원은 전교조 탈퇴 공작을 꾸미고 노동부와 교육부는 온갖 꼬투리를 잡아 징계하고 다시 이를 빌미로 노동부가 법외노조로 처분했다. 그리곤 전례 없는 속도로 헌재와 법원까지 탄압을 승인해주고 있는 모양새는 박근혜 정부가 국가기관 전체를 총동원해 전교조 탄압에 나서고 있음을 말해준다.
노동자들의 자주적 단결권을 보장하는 헌법의 가치도, 산별노조로서 전교조가 갖는 법적 지위도 다 무시됐다. 노사정의 사회적 합의도, 수차례 교원노조법 2조 변경을 권고한 ILO 등의 국제기준도 깡그리 무시한 채, 박근혜 정부는 전교도 탄압에 혈안이다. 있어서는 안 될 개탄스러운 현실이며, 탄압에 앞장서는 노동부의 정체성과 이율배반은 더욱 분노를 키운다. 헌재의 전교조 판결 이후 이기권 장관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법원의 판결은 이유 불문 따라야 하고 교사일수록 더욱 그러하다며, 전교조 문제가 빨리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9명의 해고자가 소속됐다는 이유로 6만 명이 넘는 조합원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것이 정상화인가. 헌재 또한 노동부의 노조 아님 통보에 대한 판단을 다시 고법에 맡긴 상황이다. 그 판결을 지켜보는 것이 공정한 정부의 태도임에도 노동부는 앞장서서 탄압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
법은 과연 평등한가. 판결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노동부는 사내하청에 대한 대법원의 위장도급 불법파견 판결을 무시하는 재벌들에 대해선 왜 한마디 말도 하지 않는가. 이것만 봐도 정부의 의도는 법치가 아닌 노동탄압에 있음이 명백하다. 헌재 판결이 나자 대법이 노동부의 재항고를 인정하는 결정을 득달같이 내리고, 준비된 듯 노동부가 대법판결을 홍보하고 나서는 모양새는 행정부와 사법부의 공조가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이게 3권 분립인가. 이에 맞서 민주노총은 끈질긴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헌법정신이 아닌 노조혐오 편견과 정치적 탄압에 부화뇌동하는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 민주노총은 마지막까지 고법의 판결을 지켜보며 박탈된 권리가 회복되길 기대한다. 해고자 소속을 이유로 전교조에 ‘노조 아님’을 통보하는 것은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없는 가혹한 탄압이다. 박근헤 정권 하에선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최소한의 사법정의라도 부활하길 촉구한다.
2015. 6. 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