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용을 비롯한 乙巳五賊은 친일파가 아니라 매국노로 불러 마땅합니다. 그러나 親日 행각을 했다고 하여 輕重을 가리지 않고 그들을 일러 모두 매국노라고 부른다면 그것은 지나친 표현입니다. 제가 만약 일본의 조선 강점기에 태어났다면 과연 어떤 길을 걸었을까, 가끔 자문해 봅니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나 독립운동에 내 한 몸을 바쳤을까? 답은 ‘아니오’입니다.

사람됨이 용렬하니 아마 일본 제국주의에 동화되어 어떤 自救策을 찾았을 겁니다. 징병에도 응하고 징용에도 응했을 것이며 또는 미관말직이라도 얻어 생계를 도모했을 것이니 어찌 보면 일본의 앞잡이라 불려도 좋을 그런 직위에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출세 지향형이 아닌, 生計形 친일은 친일 행각에 포함시키기엔 무리입니다. 조선 민족 대다수가 거기 들어갈 테니까요.

제 소견으론, 지금처럼 ‘친일 인명 사전’이란 용어가 적절합니다. 그걸 ‘매국 인명 사전’으로 고치기엔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보는 거죠. ‘친일 인명 사전’ 속에는 끔찍한 매국노들도 있고 죄질이 썩 무거운 친일파도 있으며 비교적 죄질이 가벼운 친일파도 있습니다. 이상 저의 소견을 밝혔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