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대책 없고, 경제적 타당성 낮고, 농업문화유산 고려 없는

김제 스마트팜혁신밸리 기본계획안 전면 폐기하라!

스마트 농업 육성으로 농식품산업 혁신성장을 견인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윤곽이 드러났다. 최근 농식품부는 전북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기본계획안’ 을 조건부 승인했다. 전북형 ‘스마트팜 혁신밸리 기본계획안’은 생태 환경에 대한 대책이 없고, 경제적 타당성은 부풀려졌고, 조선시대부터 유지되어 온 농업문화유산은 고려하지 않은 허술한 계획에 불과해 농업과 정보통신기술(ICT)를 융복합하여 새로운 시장과 부가가치를 창출 하겠다는 정부 계획과 거리가 멀다.

[caption id="attachment_196695" align="aligncenter" width="640"] 건폐율이 적용되지 않아 시설면적 88%에 구조물과 건축물 바닥 면적이 80%에 이른다. 멸종위기종 대체서식지 면적은 4.2%에 불과해 부용제 습지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남방계 식물과 북방계 식물이 공존하는 장소성을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caption]

전북 스마트팜 혁신밸리 반대대책위는 스마트농업 육성이 국가가 주도하는 사업이지만 지방비와 자부담이 높아서 만에 하나 실패할 경우 지역 원예농가와 농민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또한 예정 부지인 백구 부용제(지지제)가 생태적가치가 높은 습지여서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기 어려운 부지라며 대체부지 마련을 촉구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은 기본계획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지역주민의 의견과 농민단체의 판단, 환경단체와의 협의는 없고, 현실을 외면한 장밋빛 희망만 늘어놓았다. 따라서 우리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부실하게 작성된 기본계획을 즉각 폐기하고 대체부지 마련, 지역농업과 상생방안, 입지 환경성을 신중하게 따져 본 후 이를 새롭게 기본계획안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첫째, 멸종위기종과 희귀식물이 서식하는 사업 부지(백구 부용제)의 대체서식지 면적은 4.2%에 불과해 남방계 식물과 북방계 식물이 공존하는 부용제의 생태적 특성을 전혀 담지 못했다. 따라서 서식지 보존과 개발의 합의점을 찾는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서 동의를 받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기본계획은 현재 습지의 구조, 기능 등을 고려할 때 매우 빠른 속도로 육화가 진행되어 습지의 전체적인 기능 상실이 예상된다고 그림자료를 통해 밝혔으나, 이는 강제로 배수로를 내서 물을 빼고 용천수 지역을 매립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저수지의 물을 강제로 빼내지 않는다면 매우 빠른 속도로 자연 습지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하루 1,000(200톤 대형관정 5) 지하수 사용으로 지표 수위가 낮아지고 지하수 고갈로 인한 주변 농경지 농업용수 부족으로 농사를 망치는 현실이 우려되나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

주변 농민들은 실제 지하수 사용량은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며 지하수 사용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김제시장은 지하수는 문제없다고 사실을 호도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계획에는 지하수 함양율, 양수 능력에 대한 기본적인 검토도 언급되지 않았다. 또한 대체서식지의 습지 기능을 크게 떨어뜨려 사실상 멸종위기서식지 전체를 훼손하게 될 것이다.

셋째, 시설용도가 부지의 87.9%를 차지하고 이중 높이 7.3m의 경량철골조 유리온실과 건축물이 시설용도 부지의 80%나 된다. 이는 주변 경관 훼손은 물론, 바람길 및 주변 온도 상승 등 미기후 변화 요인으로 작용해 주변 농민과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또한 부지를 빽빽하게 채운 시설물로 인한 빗물 유출량이 많아서 습지로서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넷째, 사업비 대부분이 토목-건축-시설-장비를 구축하는 기반투자 공사비로만 구성되어 있어 운영·유지·보수를 위해 막대한 추가 예산 소요가 우려된다. 또한 총 사업비 907억원 중 지방비와 자부담이 40.1%나 차지한다. 또한 스마트팜 혁신밸리 운영에 따른 수익성 총괄표를 보면 해마다 막대한 손실금이 예상되고 그 규모는 증가한다. 이는 다른 세금, 다른 농업예산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으며 결국 다른 농업 분야나 지원 사업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다섯째, 20개월 교육받은 예비 청년 농업인 30여 명을 위한 임대형 스마트팜 구상은 설계부터 잘 못 됐다. 임대형 농장을 운영하는 3년간 소득은 임대료를 내고 나면 연간 1,200만원 정도다. 10만평 스마트팜 농장 육성도 허울이다. 전체 사업 예산 중 인근 원예농가에 지원할 수 있는 사업비는 35억원에 불과하다. 평당 35천원 수준이다. 이 정도면 현재 정부 지원책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섯째, 경제성과 일자리 기대효과가 부풀려져 있다. 직접 사업과 연계사업이 혼재해 단위면적당 사업비가 낮아 경제성이 있는 것처럼 만드는 착시효과를 노리고 있다. 전체 사업계획상 부지면적과 사업비는 54.6ha, 907억원 이나, 연계사업을 제외한 스마트팜혁신밸리는 19.4ha, 835억원 공사이다. 직접 사업의 경우 평당 142만원의 사업비가 들어가고 기존 농가의 10만여평 참여라는 이른바 연계사업을 포함할 경우 면적당 사업비는 평당 55여만원 정도로 낮아진다. 5만8천평 공사에 2,731명이 소요된다는 일자리 효과도 신규고용과는 무관한 숫자다.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인원은 566명인데 일용직이 528명으로 계산되어 있다. 그런데 528명 고용이 아니라, 농산물 선별 일용직 2명이 1년간 528일 일한다는 연간고용일수 계산에 근거하고 있다. 부풀리기의 전형으로 의심된다.

여섯째, 여지도서, 김제군읍지, 호남읍지 등 조선시대 문헌에 사업부지인 지지제(부용제)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농업유산으로서 가치가 있으나 기본계획안에 이 같은 내용이 빠져있다. 1945년 축조했다는 농어촌공사 자료에만 근거하고 있다. 부용제(지지제)는 저수지 규모가 크고, 그 면적이 거의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조선시대 이전부터 제언의 기능을 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소중한 농업 문화유산이다.

이처럼 전북 스마트팜 혁신밸리 기본계획은 총체적으로 부실이다. 미래농업의 희망을 찾기 어렵다. 농업 혁신이나 농촌 활성화와도 거리가 멀다. 예정부지 면적의 60% 정도인 백구 부용제 부지만 고집하지 말고, 추가 토지 매입비를 활용해 대체부지를 찾아야 한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할 곳은 차고 넘친다. 그리고 부실하게 작성된 기본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그 길이 스마트팜 혁신밸리도 살고 농민들도 사는 상생의 방안이다.

2018.1.24

전북 스마트팜혁신밸리 반대대책위

(김제시 스마트팜 혁신밸리 반대대책위, 녹색당 전북도당, 녹색연합, 생명평화마중물, 전농 전북도연맹, 전북녹색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정의당 전북도당, 사)전국귀농귀촌운동본부, 생명과 자연을 지키는 약사연대. 로펌 자연과 법)

문의: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사무처장 (010-3689-4342)/ 조찬중  김제시 백구면 스마트팜 혁신밸리 공동 대책위원장 (010-5450-8358)

 

첨부자료: 김제 스마트팜혁신밸리 기본계획의 문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