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도 페미니스트 정치를 위해 더욱더 비상하겠습니다. 
 

2018년은 촛불혁명 이후 대한민국의 대전환이 가야할 방향을 명확하게 지시한 역사적 한 해였습니다. 1월 29일 서지현 검사의 미투운동으로부터 시작해 남성의 여성에 대한 성적 지배가 어떻게 여성의 시민권과 노동권, 인권을 처참하게 짓밟아왔는지, 그리고 그러한 성적 위력이 얼마나 한국 사회에 만연해왔는지, 그러나 여성의 경험과 목소리가 침묵당하고 은폐되어 왔는지 우리는 경악스럽게 자각했습니다. 여전히 파고가 잦아들지 않는 미투운동의 물결이 정치계에서도 출렁거릴 때 저희는 남성 지배 정치의 추악함과 ‘근본 없는’ 민주주의를 목격했습니다. 특히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무죄 판결은 그간 마치 성중립적으로 포장되어 왔던 기득권이 얼마나 공고한 남성이익으로 똘똘 뭉친 동성연대의 카르텔인지를, 그리고 그들의 권력이 지닌 여성의 삶에 대한 파괴적 속성을 노골적으로 증명했습니다.

중의 집단적인 항쟁이 정치 시스템의 변화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혁명이라고 볼 수 없다고 권위적인 정치학자 데이비드 이스턴은 정의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낳은 촛불항쟁은 오랫동안 한국의 정치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안되어 왔던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이 동반되어야만 진정한 의미의 혁명이 될 것입니다. 정치 시스템의 변혁은 단순하게 몇몇의 정치 지도자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정치권력의 재생산 구조를 보다 개방적이고 민주적으로 바꿔내기 위함이며,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정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은 그 변혁의 과정에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 과제이자 동시에 그 변혁을 이루어내기 위한 유용한 도구입니다.

 동수 정치는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고 대등한 사회 구성원이라는 아주 기초적이고 상식적인 평등의 가치를 상기시키고 성평등이 민주주의 사회의 규범이자 문화적 실천의 원칙으로 작동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효율적인 장치입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은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성평등도, 균형과 정의의 기준이 되는 양성평등도 모두 삭제시켰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지방선거에서 여성 광역단체장 0명, 여성 기초단체장 8명이라는 현상은 촛불혁명 이후에도 얼마나 한국이 지독하게 여성 배제적이고 배타적인지를 방증했습니다. 그리고 대표성의 다양성, 표 가치의 평등과 정당 민주주의의 구현 및 갈등의 고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지역주의 양당 정치의 체질 개선을 위해 제안되어 온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도 꽉 막혀 기득권 정치의 폐쇄성을 재확인합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2018년 새해 벽두부터 성평등 개헌과 미투운동, 6.13 지방선거, 그리고 정치개혁을 위해 힘차게 달려왔습니다. 의회가 페미니스트 정치를 비판적으로 관망하는 무대가 아니라 페미니스트 정치를 위해 경주하는 경기장이 될 수 있도록, 여세연은 2019년에도 더욱 비약하고 비상하겠습니다. 힘차게 날개짓을 할 수 있도록 여세연과 함께 해주세요.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이진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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