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갯벌 보호관리 및 생태안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그렇기에 몇 년 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와덴해 갯벌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관광사업을 경험한 이후, 우리나라 갯벌의 보호관리와 지속가능한 이용의 현주소는 어느 수준인지에 대한 고민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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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덴해에서는 갯벌생태안내인의 인솔하에서만 갯벌에 출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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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생태안내인이 해파리를 들고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모습. 채집보다는 생태계 특성에 대한 해설 중심 교육이 이루어진다.

잘 알려졌듯이, 와덴해 갯벌은 2009년 6월 덴마크와 독일, 네덜란드 등 와덴해 3개국이 공동 협력하여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켰다. 또한 3국 공동 관리를 위한 공동사무국을 운영하며, 갯벌의 보호 관리 및 국가별 지자체 교류. 협력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3국 공동으로 관리 정책 개발 및 공동 모니터링 등을 진행한다. 또한 갯벌생태안내인들의 네트워크도 운영되고 있다. 3개국이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독특한 사례로 보여진다.

이러한 와덴해 갯벌을 관리하기 위해, 와덴해 전체적으로 각 나라 및 지역별로  크고 작은 방문자 센터들이 약 60여개 이상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학생과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갯벌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일상적인 갯벌 모니터링도 진행된다. 조사와 연구, 교육 및 홍보 활동이 일상적으로 진행된다. 모든 방문자는 이러한 방문자센터를 통해 갯벌을 방문하고 안내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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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트(Sylt) 섬에서 운영되는 지역NGO의 방문자센터 모습. 물고기 모양의 배경으로 해양쓰레기를 전시한 모습

이들 방문자센터에는 생물학을 전공한 지역 생물학자가 직접 안내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생태안내인을 직업으로 선택하고 함께 역량을 키워가는 학생들도 있다. 방문자센터는 지역의 학생들에게도 새로운 미래를 위한 일자리로써의 역할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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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학자가 관광객이 탄 선상에서 해양생물을 직접 채집하여 설명하고 있는 모습

와덴해를 관리하는 국가들의 세계자연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방문은 남다르다. 완덴해 세계자연유산에 포함되는 독일의 sylt라는 섬은 섬으로 들어가는 방법부터 색다르다. 과거 1900년대 초반에 건설된 방조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가 아닌 철도를 이용한다. 자동차로는 섬에 진입할 수 없고, 특이하게 철도에 차량을 탑재해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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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트(Sylt) 섬에는 차량 열차를 이용하여 관광객과 차량을 출입할 수 있다.

랑에욱이라는 섬은 자전거와 마차를 타고 탐방하고 안내인들이 그룹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생태교육을 하고 있었다. 이곳의 이동수단은 입항을 하고나면 열차를 타거나 도보를 이용해서 마을로 이동한다. 섬을 탐방하려면 대부분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자전거의 성능이 우리나라의 자전거와 사용법이 달라서 당황스러웠지만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보다 자연환경을 직접 느낄 수 있게 운영되고 있어서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만족도도 높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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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에욱 섬 방문객들이 이용하는 자전거

또한 대부분의 방문자센터는 우리나라의 체험학교처럼 운영되고 있었다. 대부분의 센터에서 사용하는 교재와 장비는 복잡하고 고가의 장비가 아니라, 직접 만들기도 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학생들로 하여금 관심을 갖고 갯벌을 접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었다. 또한 센터 간 공동으로 제작한 교재와 교육프로그램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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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NGO가 운영하는 Sylt 섬 갯벌방문자센터 모습. 와덴해 방문자센터는 공통적으로 해양생물 수족관이 많았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덴마크에서 독일을 거쳐 네덜란드의 텍셀(Texel) 섬에 이르기까지 연안 및 갯벌을 따라 크고 작은 방문자센터들이 운영되고 있었다. 한 센터는 교회로 사용하던 건물을 지역 주민들이 인수해서 리모델링을 하여 갯벌방문자센터로 운영하고 있었고, 관광객 등 방문객에게 지역의 갯벌 역사와 변화되는 자연환경을 소개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 센터는 노아의 방주를 모델로 리모델링을 하면서, 지역에 서식하는 생물명을 기록하여 유산처럼 보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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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NGO가 운영하는 대부분의 방문자센터는 큰 비용을 들지 않는 시설을 이용하면서도 지역 갯벌과 생태계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진행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응용한 교육시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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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역 방문자센터에서 인근 해변의 상황을 그대로 묘사하여 설명하던 전시물

방문자센터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생태안내가이드 역할도 하면서, 방문자를 대상으로 세계자연유산으로서의 와덴해 갯벌에 대한 해설과 생물 교육, 안전교육도 병행 하면서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어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지만, 해양 포유류가 많은 와덴해 특성에 기반 하여 해양생물을 치유하는 센터들도 있었다. 특히 물범을 보호하는 센터도 운영되고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상처 난 물범이나 해양생물을 치료하고 다시 바다로 보내는 일도 하고 있었다. 이 모든 일을 민간단체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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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포유류가 많은 와덴해 특성상, 대부분의 방문자 센터에는 인근지역에서 발견된 포유류 골격 전시물이 많다.

어업활동이 많은 국내 현실 때문에 어업 분야도 관심있게 살펴보았다. 우리가 방문한 한 어촌마을은 갯벌을 보존하기 위해 어업의 규모 조정과 행위제한이 적용되고 있었다. 이러한 결정은 와덴해 갯벌 보호관리 기관과 어민이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협의 하에 결정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합의 과정은 지역 특성에 따라 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지역마다 어업특성이 다르다는 점에서 벤치마킹해야 할 과제로 여겨진다.

한국의 갯벌도 2020년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목표로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서천갯벌, 고창갯벌,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을 대상으로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와덴해와 한국갯벌은 서로 유사하면서도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갯벌은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그곳에서 생업을 하고 있는 어민들도 많다. 개발로 인해 서식지 변화와 기후변화로 해양자원과 갯벌의 생물들은 점 점 더 사라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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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덴해에서 만난 '검은머리물떼새(Eurasian oystercatcher)'

고창갯벌을 비롯한 한국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갯벌보전의 제도적 측면의 한 과정이다. 세계자연유산 등재와 함께, 와덴해처럼 지역마다 보호지역마다 크고 작은 방문자센터가 건립 되기를 희망한다. 그러한 방문자센터에서 수많은 생태안내인들이 갯벌을 비롯한 보호지역과 생물서식지, 생물다양성에 대해 교육이 활발히 진행되길 기대한다. 또한 보호지역 방문자센터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물결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본다. 

/ 글.사진 : 김진근(람사르고창갯벌센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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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국립습지센터 블로그(https://wetlandkorea.blog.me/)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