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7년 만의 노조 설립, 8개월 만의 첫 파업

 

||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분회 파업 인터뷰

 


 

 

▲ 대구카톨릭대병원분회 파업 34일차, 의료원의 설명 옆에 붙은 반박글과 조합원들의 요구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분회 파업이 한 달을 넘어섰다. 지난 40년간 노동자들을 쥐어짜내면서 의료원을 운영한 결과 법인 전출금이 1280억원으로 같은 규모의 대학병원 중 의료수익이 가장 높아졌다.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에서 지난 3년 동안 28억원이 넘는 법정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확인됐고 간호조무사들을 불법 파견한 것도 드러났다. 대구 사립대 병원 중 전출금이 가장 많고 임금이 제일 낮은 병원인 것이다.

 

하루 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메뚜기처럼, 또 하루살이처럼 일한 간호사의 퇴사율은 75%에 달했다.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 ‘토요일 근무가 대구가톨릭대학 의료원의 정체성’이라며 토요일 근무가 시작됐다. 여기에 갑질 부서장까지 더해지며 개원 37년 만에 노동조합이 생겼다.

 

 

 

병원을 바로잡겠다고 시작된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분회의 파업이 34일차를 맞이해 총파업 투쟁 승리 대구지역 집중 결의대회를 열었다. 대회장소인 대구백화점 만남의 광장 앞에서 윤덕규 조직분과장과 박원규 조합원을 만났다.

 

 


 

“갑질 부서장 OUT이 우선입니다” 

 

- 교선부장 : 간단히 자기 소개 해달라

= 윤덕규 조직분과장  :  조사통계부장이자 파업대책본부에서 조직분과장을 맡고 있다. 직종은 간호사다.

 

- 교선부장 : 대구카톨릭대학교병원분회의 주요 요구 중 ‘갑질 근절’이 있다. 어떤 내용인가?

 

= 윤덕규 조직분과장  : 기억나는 갑질은 출근을 했는데 사람 많다고 출근하자마자 퇴근하라고 한 것. 반대의 경우에는 OFF 날(쉬는 날)인데 사람 없다고 지금 당장 출근하라는 것. 근무 표가 무슨 의미인가...

 

또 하나는 일하던 병동에 동료 한 명이 임신 중, 또 다른 한 명은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었다. 내가 결혼할 차례인데 ‘잘 생각해가면서 임신 하라’고 했다.

 

- 교선부장 : 병원에 만연해 있다는 임신 순번제 얘기인가?

= 윤덕규 조직분과장  :  맞다. 임신도 스스로 정할 수 없이 눈치를 봐야 하고, 임산부에게 야간근무를 강요하기도 한다. 대체인력을 뽑아줘야 하지만 그게 싫으니 압박하는 것이다.

 

- 교선부장 : 갑질 오브 갑질을 뽑아 본다면?

= 윤덕규 조직분과장  : 부서원들이 관리자를 평가하는 ‘상향식 평가’라는 게 있다. 원래는 당연히 비밀이 보장되게 몰래 작성한다. 그런데 관리자가 본인 점수가 낮게 나오니 옆에 앉혀두고 높게 나오게 수정하라고 지시했다.

 

- 교선부장 : 이번 파업을 통해 무엇이 바뀌었으면 하나?

 

= 윤덕규 조직분과장  : 갑질 부서장 아웃이 우선이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간호처는 정말 많이 바뀌어야 한다.

 

 


 

 

“상생하자고 나선거랍니다”

 

- 교선부장 :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 박원규 조합원 : 20년차 방사선사이자 아무직책도 없는 평조합원 이다.(웃음)

 

- 교선부장 : 파업이 한 달을 넘어섰다. 가장 불편한 것이 뭔지?

 

= 박원규 조합원 : 파업이 장기화 되니까 언론들이 왜곡해서 보도하는 것. 집행부가 강성이다, 노조가 너무 한다 등의 내용에 상처받는다. 우리는 파업이 좋아서 하는 게 아니다. 대구카톨릭대의료원에서 20년을 일했는데 지금까지 용기가 없어서 노동조합이 없어서 못 나섰던 거다. 모두가 온몸으로 느낀 부당함을 바꾸고 상생하자고 나선 것이다.

 

- 교선부장 : 파업 동안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 박원규 조합원 : 작년 12월에 노조를 만들어서 모두가 노동조합이 처음이다. 파업도 처음이다. 파업이라고 해서 굉장히 딱딱할 줄 알았는데 첫 파업이라 그런지 축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업 중에 프로그램으로 타부서들의 애로사항을 알게 됐다. 인력과 시스템의 문제인데 부서끼리 서로 오해하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됐다. 현장에 돌아갔을 때 협업으로 업무 효율이 좋아질 것 같다.

 

- 교선부장 : 이번 파업을 통해 가장 바꾸고 싶은 것은?

 

= 박원규 조합원 :  개인적으로는 병원 잘 되는 것을 원한다. 이제까지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병원이 유지되고 있었다. 불합리 한 부분은 없어지고 잘못된 건 고치는 제대로 된 병원을 원한다.

 

 


 

 

 

(▲ 대구 시내를 가득채운 500여명의 조합원들)

 

 

 

(▲ 동료의 손을 꼭 붙잡고 행진하는 조합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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