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의에는 매년 여름에 열리는 ‘정책협의회’가 있습니다. 그 때마다의 특별한 주제로 환경정의 이사, 집행위원, 활동가, 시민활동가가 함께 모여 환경정의 운동을 고민하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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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제는 “환경정의 실현을 위한 정책과제와 대응과제 모색”이었습니다. 제목부터 쉬운 느낌은 아닙니다만 이 사회에서 환경정의를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시민활동가(전문가), 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자의 생각과 경험, 아이디어를 충분히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첫 번째 시간으로는, 환경정의 정책운동이 그 동안 어떻게 진행되어 왔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로 채워졌는데요, 오랫 동안 회원으로, 전문가로 환경정의 운동 내용을 잘 알고 있는 공동대표인 임종한 교수가 먼저 발제를 하고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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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한 교수는 과거 경제적인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환경의 문제, 환경정의 문제 등이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고 판단하면서도 내부적으로 환경정의 다운 운동 영역을 찾지 못하거나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환경생태주의와 민주주의, 인권 담론이 결합된 환경정의가 우리 사회에 실현되기 위해서 환경이슈를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시민참여와 활동가 역량이 강화된다면 밑으로부터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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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의연구소 김미선 부소장은 환경정의 내용을 현정부나 지자체가 수용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이미 정부가 의제로 가지고 간 주제는 더 이상 우리의 과제가 되기 힘들기 때문에 환경정의의 새로운 과제를 발굴하고 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점을 지적하고 현 활동가의 역량에 맞춰 수준을 조절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했습니다. 

임원 역할을 하고 있지 않지만 먹거리정의센터의 자문위원장으로 시민단체가 우리 사회에 던지고 실행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는 원광대 김흥주 교수는 학교나 학계에서 먹거리정의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먹거리정의센터가 하고 있는 먹거리 불평등에 대한 연구나 공부, 현장에서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 매우 유의미하다는 이야기와 더불어 현장에서 먹거리정의 운동이 지속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계속 고민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환경정의에서의 1년이 채 안된 박희영 활동가는 이번 년도에 환경정의에서 환경정의의 운동 내용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서 홍보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단순히 홍보의 문제라기 보다 변화한 사회와 시민의 관심, 의식에 대해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한편 현 정부 출범 이후 환경정의가 공론화 된 상황에서 정책의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꾸준한 모니터링 또한 필요하다는 시각을 던져 주었습니다.

토지 기반 환경불평등 문제에 천착해 왔던 세종대 변창흠 교수는 얼마 전 이슈가 되었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옥탑방에서의 정책구상을 언급하면서 에너지 불평등이야말로 다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환경정의가 생활 속의 환경정의 관련 실천, 지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표들을 끊임 없이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해주었습니다.

활동가로 출발해서 지금은 환경보건 관련 연구를 하는 이화여대 이지영 연구교수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상당히 방대하고 중요하지만 실상 실제 환경 불평등 문제와 맞닿을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말하면서 한 침대 회사의 라돈 문제가 터졌을 때 환경정의가 발 빠르게 움직여 시민과 함께 문제를 해결했다면 그것이 운동의 전문성으로 인정되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런 전문성이 결국 한국사회의 법과 제도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거라고 강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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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간으로 집행위원장인 김진홍 교수는 정책운동 역량강화를 위한 조직진단과 방향을 제시하는 발제를 통해서 현재 각 팀의 활동가 수가 적고 활동가의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급여가 낮은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 업무가 많은 상황에서 환경정의 운동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는 언급을 시작으로 전과 다르게 전문가 풀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현 정부의 환경정의 개념이 반영되고 있다고 하지만 환경정의 운동과 개념이 보다 많은 시민들과 공유가 되기 위해서는 환경 이슈에 대해 단체의 목소리가 될 수 있는 성명서나 보도자료의 수가 적은 것은 앞서 언급한 문제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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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로 나선 경기연구원 고재경 박사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것들이 되고 있고 안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진단을 통해서 안 될 것들을 과감하게 제하여 운동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환경정의연구소가 운동 내용과 근거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먹거리정의센터나 유해물질대기센터(준), 환경부정의대응팀이 활동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김서린 활동가는 재정의 불안정성이 환경문제가 현장에 발빠르게 가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다른 상상을 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라는 반문을 했습니다. 또한 환경정의가 먹거리정의, 유해물질 저감, 미세먼지(대기) 저감, 환경불평등(부정의) 대응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각 센터, 팀의 활동이 환경정의 라는 개념에서 출발하기도 하고 통합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잘 되고 있는지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홍철 사무처장은 예전과 달라진 단체의 관심 영역, 개인적인 역량을 보면 예전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 구조 변화와 함께 조직 쇄신이 되지 않으면 문제가 개선되기 쉽지 않음을 말하면서 임원, 전문가, 활동가가 함께 만드는 혁신위원회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환경정의 이사이자 먹거리정의센터 소혜순 조직위원장은 우리가 하려고 하는 운동이 이 사회에 꼭 필요하다는 확신과 열정이 우리를 움직일 수 있고 각각의 운동 방식에 대한 합의와 도출, 그 가운데 나 자신은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움직임, 지속가능한 운동에 대한 책임성이 있다면 얼마든지 그 운동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말을 특유의 재치로 전해 주었습니다.

마지막 토론자인 용인의 난개발에 맞서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는 용인환경정의 이정현 국장은 현장에서 활동을 하면서 산업단지특례법, 환경영향평가법 등 제도개선이 되어야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들이 환경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되어 환경정의가 제도개선 활동에 앞장 서 달라는 요청과 과제를 남겨 주었습니다.

4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25년간을 지탱해 임원, 활동가들이 쏟아 놓은 말들은 환경약자를 위한 환경정의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실감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활동가로서 그리고 임원으로서 우리의 활동이 환경약자에게 힘이 되고,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지구에게 희망이 되고, 정의롭지 않은 곳에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 위해 어떤 역할과 노력이 필요한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회원, 시민들의 근거 있는 질책, 잘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격려하는 말, 그리고 함께 하겠다고 손을 내밀어 주는 용기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