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셋 등 가짜 학회 참가, 무더기로 BK21 실적 등재

한국 대학원생들이 BK21 연구비로 와셋(WASET: World Academy of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세계과학공학기술학회) 등 이른바 해적 학술단체가 운영하는 가짜 학술대회에 대거 참가하고 있고, 이를 실적으로 올려온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각 대학의 두뇌한국21플러스, 즉 BK21플러스 사업단은 연구비 수혜 기관으로 선정되면 이후 일정 기간의 성과를 토대로 평가를 받는다. 높은 연구 성과를 내면 연구비를 계속 지원받지만 성과가 목표에 미치지 못하면 탈락하거나 이듬해 연구비가 감액되기도 한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지난 2013년~2015년 사업 기간의 연구성과 평가에 활용됐던 일부 대학교 사업단의 재선정평가신청서와 성과평가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했다. 그 결과 와셋이 운영하는 국제 학술지와 학술대회에 참가한 것을 BK21 사업 실적으로 등재한 사례들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세종대 정보통신공학과 송형규 교수가 운영하는 BK21 미래IoT사업팀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업단은 2013년부터 3년 간 모두 38건의 국제 학술대회 참석을 BK21플러스 사업 실적으로 등록했다. 하지만 이 중 절반 가까운 18건이 사이비 학술단체 와셋에서 운영하는 가짜 국제학술대회 참가였다.

건국대 의공학과 엄광문 교수의 병원공학 전문연구인력 양성사업팀 또한 같은 기간 총 24건의 국제 학술대회 참가 실적을 보고서에 올렸으나, 이 가운데 5건이 와셋 학술대회였다.

한국연구재단 BK21플러스사업 운영 매뉴얼에 따르면 모든 사업단은 성과평가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세종대, 건국대 등 소수의 사업단을 제외한 대다수 사업단은 자체 홈페이지에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이들 사업단이 가짜 국제 학술대회 실적을 BK21플러스 성과로 등록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를 일일이 검색해봤다. 여기서도 와셋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사이비 학술단체에서 운영하는 국제 학술지와 학술대회에 참가한 실적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성균관대 박선규 교수가 운영하는 ICT융합시설물 통합관리 창의인재양성 사업팀은 와셋 학술대회 5건 외에도 International Institute of Engineers라는 가짜 학술단체 콘퍼런스 참석 2건 등 모두 7건을 BK21 실적으로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대학 홍병유 교수가 책임자로 있는 사업단 또한 같은 해 가짜 학술단체가 주관한 콘퍼런스 참석 2건을 실적으로 등재했다.

서울대 문일경 교수가 연구 책임자로 있는 지속가능 산업혁신시스템 사업단은 2014년 한 해에 와셋 콘퍼런스 5건과 또 다른 가짜 학술단체인 Engineering Research Publication에서 주최한 학술대회에 한 건 등을 실적을 올린 사실이 확인됐다. 이 대학 김재정 교수가 책임자인 사업단에서도 2014년 오믹스가 주관한 학술대회 참석을 실적으로 등재했다.

경북대 차세대 창조 수리계산사업단은 2014년 4건의 와셋 학술대회 참석을 실적으로 등재했고, 같은 대학 ICT창의인재양성 사업단은 2014년 한 해 동안 와셋 콘퍼런스 1건 외에도 WorldComp, WSEAS 등 6개 사이비 학술단체가 주관한 엉터리 국제 콘퍼런스 참석 11건을 BK21플러스 실적으로 올렸다.

다수 BK21플러스 사업단, 국제 학술대회 참가 필수 역량으로 삼고 있어

이처럼 각 대학의 BK21플러스 사업단이 가짜 국제 학술대회 참가를 성과로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른바 글로벌 역량 강화를 무분별하게 독려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취재진이 여러 대학교의 BK21 사업단 재선정평가 신청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은 스스로 해외 논문 게재와 해외 학술대회 논문 발표 강화를 주요 목표로 세우고 있었다.

세종대학교 송형규 교수 사업팀은 대학원생들의 국제적인 연구능력 향상과 이를 위한 국제 학술대회 직접 참여를 졸업 요건으로 의무화하고, 이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고 있다. 건국대 엄광문 교수 사업팀도 해외 학술대회 실적이 우수한 대학원생에게 장학금 기회를 우선 제공한다. 성균관대 박선규 교수 팀도 해외 학술대회 발표를 졸업 요건으로 뒀다.

가짜 국제 학술대회 참가를 BK21 실적으로...책임지는 주체는 없어

BK21플러스 사업 선정과 지속을 위해 글로벌 역량 강화라는 목표를 스스로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이비 학술단체에서 운영하는 학술지와 학술대회까지 적극 이용하고 있는 게 한국 학계의 현실이다.

뉴스타파는 학문의 질 보다는 양적인 성과만 중시하는 제도가 가짜 학술대회 스캔들의 주요 원인이 아닌지  각 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질의했다. 하지만 BK21플러스 사업은 각 팀의 연구 책임자인 교수와 한국연구재단 간의 계약일 뿐이며 “사업 단장을 (믿는 것 이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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