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앞으로, ‘미투 운동’은 진전한다 얼마 전, 부산대 성폭력 피해자들과 함께 강남역 살인사건 2주기 집회에 발언하러 갔다. 나는 대학 시절 교수를 가해자로 둔 성폭력 피해자다. 피해자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익명의 대중 앞에서 피해 경험을 말하는 건 내키지 않았다. 성폭력 피해자가 발언하면 세상은 가해자가 누구인지 궁금해 하기보다 피해자를 주목하는 현실에서, 피해자의 특별한 경험은 누군가에게는 호기심으로밖에 치부되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그것이 두려웠다. 성범죄는 아마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주목하는 거의 유일한 범죄일 것이다. 이는 피해자를 탓하는 그릇된 사회적 통념에도 원인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