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달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거리에서 한 목소리로 외칠 수 있었던 투투버스(투쟁투어버스)’ 일정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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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조, 지구인의정류장, 수원이주민센터 등이 주최한 투투버스는 429일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직접 버스를 단장하는 이벤트를 시작으로 의정부고용노동청, 여주, 양평 이주노동자 사업장, 성남노동지청, 서울노동청, 화성고용센터, 충주고용센터, 논산사업장, 대전노동청 등을 찾아다니며 규탄집회와 고용청 항의면담 등을 진행했습니다.

 

이주노동희망센터는 의정부고용센터와 서울지방노동청, 충주고용센터 규탄집회와 투투버스지지 기자회견, 고용노동부 규탄 집중결의대회 등에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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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희망센터도 참석했던 511일 서울고용노동청 앞. 이주노조는 만나기로 했던 고용노동부와 서울고용노동청 관계자들이 없다는 말에 간담회를 전격 취소했습니다. 박진우 이주노조 사무차장은 이날 분노가 솟구치는 나머지 울먹이는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세종시 고용노동부 관계자와 서울시 고용노동청이 이 자리에 또 없다고 합니다. 오늘 일정이 어렵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이주노동자들은 죽어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10명이 넘는 네팔 이주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지난해 8월 케샤브 슈레스타 씨가 사업장 변경을 하지 못해 목숨을 끊었고, 그해 11월 필리핀 이주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졌습니다. 같은 달 태국 여성 이주노동자 추티마 씨는 성폭행을 당하다 숨졌습니다. 이는 서울시 고용노동청과 세종시 고용노동부, 한국 시민이 알아야 할 진실입니다. 우리는 같은 얘기를 10년 넘게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10년 동안 기다리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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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투버스에 탄 이주노동자들과 연대단체 활동가들이 돌아다니며 외친 구호는 절절합니다.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노동시간 사기 치지 말라

노동청 공무원은 반말하지 말라

 

집회때 마다 흘러나온 연영석 가수의 코리안드림노래가사는 더 안타깝습니다.

때리지 말세요. 욕하지 마세요. 내 돈을 돌려주세요~코리아~코리아드림

이 노래는 2003년부터 불렀던 것 같은데, 아직도 가사가 유효합니다.

 

드디어 투투버스 마지막 날인 531일은 신도림과 안산에서 각각 버스 2대로 고용노동부가 있는 세종시로 향했습니다. 이글거리는 햇빛으로 아스팔트가 뜨겁습니다. 형편이 가능한 이주노동자들은 휴가를 내고 참여했고, 일자리를 옮기기 위해 쉬고 있는 이주노동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열띤 규탄집회에 이어 대표자들이 고용노동부측과 간담회를 갖기 위해 들어갔습니다. 긴 기다림 끝에 간담회 소식은 고무적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 이주노동자인 오쟈 이주노조 사무국장이 직접 간담회에 참여해 고용허가제 폐지와 노동허가제 필요성을 이야기했다는 점입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은 이주노조측의 요구들에 대부분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이날 들은 간담회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고용노동부측은 사업장 이동 변경 사유, 숙식비 공제지침 등을 변경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이주노동자에게 차별적인 지방고용노동청 공무원 문제와 관련해서 직무교육 등을 통해 개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정기적인 간담회를 갖기로 했답니다.

 

고용노동부가 얼마나 실질적으로 변화를 가져올지 두고 볼 일이지만, 투투버스가 작은 성과를 낸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지역에서 투투버스를 직접 본 이주노동자들이 위로와 힘을 받았다는 소식입니다.

 

이주노동자 투투버스가 달릴 이유들이 하루 빨리 없어져야겠지만, 이주노동자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직 남은 것 같습니다. 투투버스 시즌2가 추진될 수 있도록, 이주노동희망센터는 더욱 힘을 모으고, 이주노조와 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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