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대피실에서 미술관으로 '벙커'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영화 <클로버필드 10번지> 가 생각납니다. 도입과 결말을 제외한 모든 사건의 배경이 바로 '벙커'거든요. 여기서 벙커는 오염된 지구에서도 살 수 있는 유일한 안전지대이자,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의문의 공간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다보면, 우리집에도 벙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영영 갇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벙커 속 주방과 거실은 아늑하지만, 영화 장르는 공포와 스릴러인 점도 벙커의 이중성과 무관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남한과 북한의 평화무드로 전쟁의 두려움에서 벗어난 요즘, 난데없이 벙커 이야기를 꺼낸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