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노동조합은 모든 노동자의 노동조합이다. 하나의 노동조합이 만들어질 때 그 조합원들이 가졌을 기대와 우려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을까. 더구나 그 노동조합의 역사가 한국 노동운동의 역사와 함께한, 그리고 노동운동의 큰 분기마다 자기 역할을 해내 왔던 노동조합이라면 말이다. 서울지하철노조와 도시철도노조가 역사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서울교통공사노조로 통합출범했다. 그 마지막 집행부와 첫 집행부의 생각이 궁금했다. 통합노조 출범의 의미에 대해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윤병범, 황철우 신임 위원장, 사무처장에게 물었다.

 


 

- 교선국장 : 서울교통공사노조의 첫 집행부로 선출되셨다. 19만 공공운수노조 조합원에게 당선사례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윤병범 위원장 : 서울지하철노동조합과 도시철도노동조합이 통합해 서울교통공사노조로 출범하게 됐다. 노조의 1기 집행부로서 최준식 위원장님과 공공운수전체 조합원께도 감사의 인사와 함께 통합 노조에 대한 기대에 맞게 역할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금까지 서울지하철노조와 도시철도노조에 대한 연대와 지원에 감사드리고 이후에도 선배 동지들이 해왔던 전통을 지켜나가며 투쟁이든 연대든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우리 교통공사노조가 공공운수노조 30만시대로 가는 길에 주어진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1만 2천 조직이 할 수 있는 일에 최대한 복무를 할 때 공공운수와 민주노총의 투쟁에 기여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 교선국장 : 서울교통공사노조의 출범을 공공운수노조 내외에서 많은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울교통공사노조의 출범이 가지는 조직적인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시나

 

= 윤병범 위원장 : 아시는 것처럼 서울의 1,2,3,4 호선과 5,6,7,8 호선이 물리적으로 합쳐지면서 교통공사로 통합되는 과정이 있었다. 그안에 크게 보면 3개의 노동조합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중 어느 노동조합도 대표교섭 노조의 지위를 가진 노동조합이 없었다. 때문에 사측과 상대함에 있어 많은 불리한 점이 있었다. 교섭해태는 물론 노사협의도 노조가 다수라는 이유로 제대로 진행하지 않으면서 현장의 고충 해결과 노동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같은 생각으로 가지고 있던 서울지하철노조와 도시철도노조가 통합에 대한 생각을 당연히 가지고 있었고 추진하게 됐다. 만이천 조직이 하나의 조직으로 대표노조의 지위를 가지고 공사측을 상대로 강력한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 조직 내 적으로는 가장 큰 의미라고 본다. 그를 바탕으로 양 노조가 가지고 있었던 투쟁성을 살려내는 것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 교선국장 : 그렇다면 통합노조 출범의 노조 외적인 또는 사회적 의미는 무엇인가

 

= 윤병범 위원장 : 서울시와의 관계에 있어서 노동자의 목소리를 더 반영하는 힘을 얻게 된 부분이 중요하다고 본다. 기존에 노동조합이 흩어져있을때는 대 서울시 교섭에 있어서도 서울시가 빠져나갈 구멍이 많아 대부분의 의제를 공사의 책임으로 떠넘기면서 노조와 지방정부간 교섭에 성실하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서울시를 사용자로 둔 가장 규모가 큰 노동조합이 단일한 교섭권한을 가지고 서울시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지하철을 넘어 서울시의 노사관계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윤병범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

 

 

 

- 교선국장 : 연관되는 질문이다.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서울시의 정치지형의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서울교통공사노조의 대 서울시 정책의 핵심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 윤병범 위원장 : 노조의 가장 큰 현안은 역시 인원 확충 부분이다. 서울시장이 누가 되든 간에 공공부문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을 해야한다는 우선적이고 명확한 목표가 있고 그를 위해 서울시와 노동조합이 해당 문제에 대해 동등한 지위로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공사를 넘어 서울시와 교섭기구를 만들어나가는 것에 중점을 둬야하겠다.

 

 

 

- 교선국장 : 말씀하신 것처럼 서울지하철노조와 도시철도노조는 공공부문 좋은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있어 상당한 기여와 함께 모범 사례를 만들어왔다. 기간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평가와 함께 남은 과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 윤병범 위원장 : 현장을 순회하며 느꼈던 것은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많이 소외돼 있었다는 점이다. 아타까운 측면이다. 비정규직의 요구가 터무니 없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요구임에도 노조의 전체적인 결정과정에서는 빠지는 부분도 있었다. 현단계 정규직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비정규직의 문제와 도시철도ENG등 자회사 문제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비정규직과 소통하는 과정을 잘 만들어 가는 것이 남은 과제이자 관건인 것 같다. 어느 조직도 쉬운 조건은 아니겠지만 비정규직의 직접참여와 정규직의 이해와 고민 속에서 정규직 전환 과정이 이루어 져야 하겠다. 그럴 때만이 새롭게 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민주노조운동의 새로운 활력으로, 동지적 관점으로 바로 설 수 있다고 본다.

 

= 황철우 사무처장 : 정권의 의지만으로는 절대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지 않다. 그 안에서의 노동조합의 역할과 비정규직 동지들의 투쟁이 있었음을 절대 잊지말아야한다. 다른 공공기관에게 우리 지하철의 사례가 모범사례가 되는 것은 이해가 간다.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이라는 사례를 만든 것은 의미가 있지만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실기한 것들이 없진 않다. 교섭의 과정에서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직접 논의에 참여하고 교섭에 참여하지 못하고 정규직 노조가 대행했던 것은 정규직, 비정규직 모두의 불만으로 나타났다.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당사자들의 주체적인 참여와 투쟁이 절대적인 조건이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또한 많이 남아있다 그 동지들을 전환시키고 조직화하는 것이 큰 과제이다.

 

 

 

▲ 황철우 서울교통공사노조 사무처장

 

 

 

 

- 교선국장 : 초대 집행부로서 올 한 해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라면 무엇이 있나?

 

= 윤병범 위원장 : 새로 출범한 조직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조직의 뿌리가 단단해 져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그것이 전제돼야 큰 투쟁도 만들어 낼 수 있고 이후의 여러 사업에 있어 조직적인 출력이 담보 될 수 있다. 또 한가지는 어떤 현안을 단사만의 문제로 바라볼 때 해결이 어려운 조건이 있다고 본다. 서울시와의 교섭을 지속적으로 대등한 교섭으로 만들어나가는 초석을 다져야 한다.

 

= 황철우 사무처장 : 서울에서 가장 큰 노조이자 가장 강력한 노조로서 시민의 안전과 교통공공성 강화를 위해 인력확충이 매우 시급하다. 당면과제는 아무래도 인력확충과 관련한 부분이 될 것이다.

 

 

 

 

- 교선국장 : 임기 전체를 통해 달성해야할 장기적 과제는 무엇인가?

 

= 윤병범 위원장 : 조직의 규모에 맡게 서울시에서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자임하지 못할 경우 덩치만 키운 이기적인 노조가 될 수 밖에 없다. 어떤 사업이든 투쟁이든 연대의 모범을 보이고 적극적으로 결의하고 지원하고 함께하는 기풍을 만들어 갈 때 선배들이 만들어 왔던 역사를 넘어서지는 못하더라도 지금까지 해온 것을 지켜나가게 될 것이다. 그것이 초대 집행부의 역할이 아닌가 한다. 조합 내부적으로 노동자의 자긍심을 가지도록 하고 외부적으로 연대의 모범이 돼 노조가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야한다.

 

= 황철우 사무처장 : 노조가 사회공공성 투쟁을 한다고 했을 때 당연하게도 교통 공공성에 대한 투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기존에는 궤도 중심의 연대를 해왔지만 그마저도 충분하지는 못했다. 시기에 따른 연대에 그친 측면이 있다. 이제는 궤도 뿐만 아니라 공공운수노조 내의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 전반의 동지들과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대중교통에 대한 정책적 대안도 노조차원에서 제시 해야한다. 시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하는 것에 노조도 입장을 내고 관련 사업을 해야한다. 서울에서의 노동조합운동의 가장 큰 축임을 자임하고 비정규직과 연대하는 투쟁을 더 많이 해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서울전역에 공간을 가지고 있는 지하철노조가 노동운동의 거점이 돼야한다고 본다.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의 조합원들이 지하철을 투쟁과 소통 연대와 선전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 교선국장 : 마지막 질문이다. 공공운수노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윤병범 위원장 : 지금까지 공공운수노조는 잘 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출범하는 새노조가 공공운수노조의 지침과 방침에 잘 따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다. 공공운수노조 전체 조합원들의 기대에 우리가 부응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바라는 점을 말씀드리기보다는 공공운수노조의 사업에 어떻게 잘 결합해 나갈것이냐에 대한 결의가 필요한 때다. 더잘 따라가고 더 잘 복무하고 함께 하겠다.

 

= 황철우 사무처장 : 전적으로 동감이다.

 

 

 

- 교선국장 : 해주신 소중한 말씀을 공공운수노조 조합원께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 바쁜 일정속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 일동 : 투쟁의 현장에서 뵙겠다. 끝.


 

 

연속인터뷰 ① : 서울지하철노조 최병윤 위원장

연속인터뷰 ② : 5678서울동시철도노조 손근호 위원장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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