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보슬 봄비가 내리던 지난 토요일, 인왕산 자락에 위치한 수성계곡으로 두 번째 탐조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새들은 요즘,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짝을 찾아야하고 새끼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숲새 중에서 오목눈이와 같이 작은 새는 거미줄을 엮어서 둥지를 만들고, 큰 새는 가지를 얼기설기 엮어서 둥지를 만듭니다. 물새들은 물에서도 썩지 않는 식물들로 수중가옥과 같은 집을 짓곤 합니다. 또 개중에는 딱따구리처럼 나무를 파서 보금자리로 삼기도 합니다. 까치와 같이 큰 새들은 그 위용에 걸맞게 큰 나무에 보란 듯이 집을 짓고 새끼를 돌보지만, 참새 같이 작은 새들은 처마 밑에 숨어서 알을 낳습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을 아시나요? ‘자기 분수에 맞지 않게 남을 따라서 힘겨운 짓을 하면 도리어 해를 입는다는 뜻인데요. 이 속담에 등장하는 뱁새가 이번에 생태굿즈 뱃지로 선보일 붉은머리 오목눈이입니다. 이 뱁새는 크기가 13cm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새입니다. 그리고 황새는 겨울이면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철새인데, 이 친구는 100cm가 넘는 큰 새입니다.

뱁새는 첫 번째 사진의 집 주인이기도 합니다. 뱁새와 황새는 그 크기뿐만 아니라 집 크기에서도 큰 차이가 납니다. 황새의 집은 뱁새의 집보다 약 200배나 큽니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기보다, 또 황새가 뱁새를 따라가기보다 뱁새는 뱁새답게, 황새는 황새답게 따로 또 같이어우러져 살아갈 때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