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하우스 건립에 대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입장]

 

부산시는 오페라하우스 착공을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하라.

국비 지원은 안되고, 시비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착공하는 건 부적절

건설 비용 뿐 아니라 막대한 유지 비용도 해결되지 않아

관광명소나 랜드마크 건설보다 부산 예술의 진정한 발전을 우선해야

 

부산시가 이달 중으로 북항에 오페라하우스를 착공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500억 원의 건립비용 중 롯데가 기부한 1,000억 원만 확보되었을 뿐, 나머지 1,500억 원에 대한 재원조달계획은 여전히 깜깜하다.

 

최근 부산시는 국비로 280억 원을 확보하고 나머지 부족분을 시비와 시민 후원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문화체육관광부의 강력한 반대로 국비확보마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부산국제아트센터와 사업 성격이 중복돼 국비지원이 어렵다는 것이며, 부산시는 국제아트센터 건립에 부담해야 할 시비도 427억 원 중 81억 원만 확보했을 뿐이다. 국제아트센터 사업비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지연될 우려 속에 오페라하우스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계획인지 부산시는 아무런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막대한 건립비용 조달계획 부실한 상황에서 매년 발생하는 운영비는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 아무런 대책이 없다. 오페라하우스 완공 후 운영비로 매년 약 2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부산시는 인건비 절약을 위해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간예술단을 시민예술단으로 육성한다지만, 시민예술단이 제공하는 뮤지컬과 오페라로 객석을 다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제 2016년 공연예술실태에 따르면 전국 오페라 관람객은 뮤지컬 관람객의 3%에 불과하며, 공연횟수도 1,095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티켓 값은 무대 예술 중 가장 비싸면서도 유료관객 비중은 36.5%밖에 되지 않았다.

 

오페라는 전속발레단, 합창단,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무대 뒤에서 지원하는 무대 테크닉팀, 제작팀, 의상팀 등등 수많은 인원이 필요한 종합예술이다. 하지만 부산시는 오페라란 예술을 우선시하고 오페라의 대중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지만, 그저 관광이니 랜드마크니 하는 겉모습에 치중하고 있다. 결국 무리하게 추진되는 오페라하우스는 첫 삽만 뜨고 방치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완공되더라고 그저 관광객의 사진배경이 될 뿐이다.

 

아직도 많은 부산시민들은 부산에 오페라하우스가 왜 필요한 것인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알맹이도 없는 오페라하우스가 부산 관광에 어떠한 이득이 되는지도 의문이다. 또한 부산 문화예술계 육성과 지원에도 인색한 상황에서 건물만 짓는다고 지역 문화예술이 활성화 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오페라하우스의 재원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착공할 것이 아니라 부산시에, 그리고 북항에 오페라하우스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그리고 관광을 목적으로 한다면 막대한 건립비와 운영비가 필요한 오페라하우스가 아닌 다른 대안도 많은 것이다. 그리고 부산의 관문인 북항에는 정말 부산의 특색과 문화를 담을 수 있는 시설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201845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