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야구장 중장기발전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결과에 대한 부산경실련의 입장]
합의되지 않은 돔구장 건설, 부산시의 희망사항일 뿐
부산시 재원조달 계획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3,500억 원 규모의 돔구장 추진
구단, 야구팬, 전문가도 반대하는 돔구장은 헛된 희망사항이며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빈 공약
막대한 건설비용와 운영비, 결국 야구팬과 시민들의 부담으로 작용할 뿐
구장을 사용하는 선수와 야구팬,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종합적인 재검토가 필요
지난 28일 부산시는 ‘사직야구장 중장기발전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결과를 발표하였다. 부산시는 사직야구장을 개폐형 돔구장 형태로 민간사업자에게 최대 50년간 운영권을 부여하는 수익형 민자사업(BTO)으로 추진하며, 총비용 3,500억 원을 들여 야구장을 재건축하는 방안을 채택하였다. 재원은 국비 650억 원, 시비 650억 원, 민간자본 2,200억 원으로 총 3,500억 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개폐형 돔구장으로 선택한 결정적 이유로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스포츠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며 돔구장을 건설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랜드마크 스포츠시설이 꼭 돔구장일 필요는 없다. 그리고 이번 결정이 전문가, 야구팬, 시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부산시에 묻고 싶다. 작년 12월에 개최된 사직야구장 중장기계획과 관련한 시민공청회에서도 여러 전문가의 의견은 돔구장은 아니었다. 돔구장이 날씨의 영향을 덜 받고 항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2017년 우천으로 사직야구장에서 야구가 순연된 경기는 총 72경기 중 4경기에 불과했다. 선수들도 돔구장이 대부분 인조잔디라 부상에 대한 우려와 사방이 막힌 공간이라는 점에서 선호하지 않고 있다.
돔구장의 건설비용도 일반 개방형 구장보다 2배 이상 들어간다. 부산시가 밝혔듯이 개방형 구장의 건설비용은 1,800억 원에 반해, 개폐형 돔구장은 3,500억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문제는 계획된 건설비용보다 더 많이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건설비용도 문제지만 연간 운영비에서도 개방형 구장에 비해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이번 부산시 발표에서도 개방형 구장의 연간 운영비는 30~40억 원으로 예산하고 있지만, 개폐형 돔구장은 연간 70~80억 원으로 나와 있다. 결국 야구장 관리유지 및 수익을 위한 입장료와 사용료가 비싸지게 되며, 이는 시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부산시는 프로야구 경기 외에 콘서트 등 다용도 시설물로 사용하여 구장 사용실수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돔형태의 야구장이 대형콘서트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어 실질적인 사용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부산시는 예산확보 방안으로 국비 650억 원과 민자 2,200억 원을 예상하고 있지만,
광주와 대구의 신축구장에 국비가 각 210억 원과 300억 원이 지원되었다. 타 구장보다 2~3배 많은 국비 지원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더군다나 민자 2,200억 원은 과연 어디서 조달해 올 것인가? 롯데구단 측과 아무런 사전 교감도 없이 이번 결과를 발표한 것은 결국 재원조달에 아무런 대책도 없는 것이며, 그저 부산시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부산시는 라운드테이블을 거쳐 4~5월에 건립형태를 최종결정한다고 한다. 하지만 야구장을 사용하는 구단, 야구팬, 그리고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수렴 과정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많은 전문가와 시민, 야구팬, 그리고 구장을 사용하는 선수들도 선호하지 않는 돔구장 건립이 서둘러 발표된 것이 6.13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발표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부산시는 돔구장이 보기 좋고, 그럴듯해 보일지 몰라도 예산확보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돔구장 형태는 재고해야 한다. 자칫하면 많은 예산이 낭비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부산시는 건설비와 운영비, 대체부지 등 종합적인 검토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하길 바란다.
2018년 3월 30일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원 허 이만수 한성국 조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