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공원시민모임 김성란 운영위원
Q. 노을공원과 노을공원시민모임은 어떤 곳인가요?
A. 노을공원은 여러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서울시 쓰레기 매립지로 쓰였던 난지도에 만들어진 공원중 하나구요. 전체 난지도에 만들어진 공원은 월드컵공원이고 그게 다섯 개 공원으로 나뉘어져있으니까 그 중에 하나가 노을공원이고요. 노을공원시민모임은 좋은 자연 속에 나무를 심는 단체가 아니라 사람들이 버려놓은 쓰레기 속에 나무를 심고 돌보면서 그 나무가 부디 살아서 뭇 생명을 지켜줄 수 있는 숲으로 변해주길 바라는 좀 무모한 마음을 가지고 활동하는 시민단체입니다.
Q. 처음에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A. 여러분들은 너무 잘 아실 텐데 노을공원시민모임은 독자적으로 한 개인이 만든 단체가 아니라 연합단체거든요. 2002년 공원 만들어질 때 노을공원만 골프장이 됐어요. 그래서 환경운동연합 포함해서 44개 단체들이 연합해서 골프장 말고 생명이 살아나고 있으니까 모든 사람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생태공원으로 만들자는 운동을 10년 동안 했잖아요. 그래서 그 10년의 운동의 결과 2008년에 노을공원이 비로소 사람들한테 개방이 된 거에요.
그런데 개방되고 나서도 자꾸 개발의 시도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게 됩니다. 여기다 뭘 만들자 부터 시작해서 뭔가 또 다 뚫고 뭘 세우자 이런 것들이 자꾸 시도가 되다보니까 애써서 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으고 시민들이 이곳을 생태공원으로 지키자고 해봤는데 이런 식으로라면 이곳이 다시 망가지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그럼 이곳에 거점을 두고 생태공원으로 지켜갈 수 있는 그런 단체를 하나 만들어서 시민들의 뜻으로 이 공원을 만들어 가보자라는 마음이 모아져서 2011년에 노을공원시민모임이라는 연합단체가 만들어지게 되요. 그래서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시민모임, 여성환경연대, 그린트러스트 등 굉장히 큰 단체들의 임원으로 계신 분들이 전부 저희단체에 임원으로 겸임하면서 지금까지 활동을 해오고 있죠.
Q. 활동하면서 인상 깊었던 사람이나 사건이 있나요?
A. 2011년부터 8년째가 되고 있잖아요. 지금까지 찾아주신 분들이 다 정말 감동적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희가 활동을 할 때 늘 마음을 쓰려고 하는 것이 너무 시야를 좁게 가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거든요. 한 사람 한 사람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부족한 모습이 많이 보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이곳에 찾아오시는 분들도 사실 모두가 다 예쁜 마음만 가지고 봉사활동을 오시는 건 아니에요. 저희들도 그런 모습들이 있듯이, 하지만 그 사람들 전체를 볼 때는 분명히 그 중에는 생명을 소중함을 느끼고 뭔가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섞여있거든요. 그 사람들의 작은 힘이지만, 사실은 빛과 같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한사람씩 섞여있으면 전체를 움직이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시야를 넓게 보면 저희가 보통 1년에 만 명에서 만 오천 명 정도의 사람이 찾아오는데 그 사람들의 모습 전체가 바로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모습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분들의 그런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에 저희도 힘들어도 마음을 다지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모든 분들이 다 기억에 남는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그다음에 하는 일 중에서 저희가 늘 똑같은걸 봐도 감동하는 것은 바로 식물이 살아나는 모습들? 그러니까 사람의 정성이 쓰레기산에 보태지면서 쓰레기 속에 심겨진 나무가 정말 살아나고 그 살아난 나무가 다시 자기 것을 내어주면서 곤충, 새들, 미생물, 동물들을 불러들이면서 보금자리를 형성해가면서 정말 작은 생명의 순환을 이렇게 만들어내는 모습이 실제로 여기선 보이거든요. 그런 것들을 보면 ‘오, 생명이 가진 힘이라는 게 정말 경이롭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또 하나 저희가 늘 감동하는 것은 바로 ‘위해식물’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제거해야할 것만 같은 이름을 가진 그 식물들의 활동이에요. 사실 이 곳은 쓰레기산이기 때문에 어떤 시기, 정말 초기에는 지금 저희가 심고 있는 나무나 풀들이 자랄 수 없는 환경인 때가 분명 있었어요. 근데 그 때 살아준 식물들이 바로 소위 저희가 말하는 잡초 또는 위해식물이라고 불리는 그 강성한 풀들이거든요. 그 풀들이 살아줌으로써 어느 정도 기반이 마련된 데에 인간이 들어와서 다음단계의 식물들을 심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근데 어느 사이엔가 저희가 그런 것들을 잊어버리고 마치 제거해야 되는 위해식물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는데 저희가 이곳에서 활동을 하다보니까 이곳에 사람이 심어야하는 나무와 풀들을 정작 보호해주는 것이 위해식물이라는 것을 알게 돼요. 그러니까 그런 식물들은 강성하니까 키가 빨리 크잖아요. 그러면 어린 나무에게 그늘이 되어줘서 여름에 강한 빛을 막아주기 때문에 수분이 증발되지 않죠. 그리고 겨울에는 쓰러지기 때문에 바닥에 보온재 역할을 해줘서 또 수분도 막아주고, 따뜻하게 해주고 또 퇴비로 돌아가고. 그래서 정작 어린 나무나 여기서 필요한 풀들이 자라는데 기여를 해주고 있다는 걸 봤기 때문에 저희는 위해식물 제거활동을 하지 않고, 위해식물의 성장 속도를 조금 늦춰서 어린 나무들과 같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택하거든요. 근데 저희가 그런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의 삶을 방해하는, 누군가의 행복을 짓밟는 그런 행위는 중재해서 막아야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존재 자체를 이름을 빼앗아버리거나 위해식물이라는 그런 위험한 이름으로 부르거나 하는 거는 생각해봐야겠다, 그리고 사람을 볼 때도 겉모습만 보고 함부로 판단해선 정말 안 되겠구나라는 것들을 어찌된 일인지 저희가 매년 다시 배워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가장 기억에 남고 고마운 일인 것 같아요.
Q. 노을공원에 나무를 심는 분들께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숲을 만들고 있어요. 저희는 나무심기와 숲을 만들기 위한 나무심기는 완전히 다른 활동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저희는 숲을 위한 나무를 심어요. 숲을 만들 때 ‘숲’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사실 나무 심기는 굉장히 일부분에 해당돼요. 많이 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한그루의 나무를 심더라도 제대로 심고, 그것을 일정기간동안 정성껏 꾸준히 돌보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 사실 가장 어려운 게 그 지속적인 돌봄이거든요. 근데 저희가 이렇게 활동하면서 나무 심으러 오시는 분들께 잊지 말았으면, 꼭 기억해주셨으면 하는 바람 중에 하나가 한 번 나무 심으러 오셨다가 사실 다시 오기 어려우세요. 근데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미안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각자가 가진 역할이 있고 그다음에 그 힘은 작을 수밖에 없거든요. 다만 내 힘이 작더라도 그 힘을 보태려고 노력하는 그런 마음과 실천들이 더 중요하다고 저희는 생각하기 때문에 설령 그 일이 보잘 것 없어 보인다 할지라도 그 다음에 나무심기만 하고 가서 미안한 마음이 들 수도 있겠지만 절대 그런 생각하지 마시고 어느 자리에서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정성껏 하시면 그것이 곧 모두를 살리는 일이기 때문에 자기의 힘에 대한 믿음, 자기 마음에 대한 소중함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