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대기업 영풍, 이제 영풍제련소 문제 스스로 해법 내놓아야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caption id="attachment_188377" align="aligncenter" width="640"] 낙동강 최상류 영풍석포제련소 앞 낙동강에 이상한 물질이 흘러나와 있다. ⓒ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caption]
지난 24일 오전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 낙동강 최상류에서 희멀건한 이상한 이물질이 수킬로미터에 걸쳐 퍼져나간 것이 목격됐다. (주)영풍석포제련소(이하 영풍제련소)에서 낙동강으로 흘려보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인근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영풍제련소는 현재 안동댐을 비롯한 낙동강 상류 오염의 주범으로 의심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유해 중금속 오염과 공해유발물질을 배출시켜 식수원 낙동강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풍제련소로부터 이상한 이물질이 마구 흘러나왔다니 걱정이 아니 될 수 없는 상황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378"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풍석포제련소로부터 흘러나온 이상한 물질에 의해 강 전체가 푸르스럼한 빛은 띠고 있다. ⓒ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caption]
이날 주민의 제보를 받고 바로 현장으로 달려간 안동환경운동연합 김수동 의장은 다음과 같이 당시 심각한 상황을 전해왔다.
"현장에 도착해서보니 제련소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이는 희멀건한 부유물이 강물 속에 잠겨 있었다. 5~6킬로미터 하류에까지 부유물과 희뿌옇게 변해버린 강물이 이어져 있었다. 제보한 주민의 이야기로는 어제 저녁부터 이런 일이 시작되었으며 이런 물질은 처음 본다고 했다."
이어 그는 좀 더 소상히 상황을 전했다.
"소석회 같은 것과 순두부처럼 물컹물컹한 이물질이 흩어져 있었다. 처음 보는 이상한 물질이고 이것이 띠를 이루어 길게 이어져 있어 물도 채수하고 이물질도 일부 걷어왔다. 환경부에 신고하고, 전문가에게 분석을 맡겨보려 한다."
영풍제련소로부터 이상한 이물질 방류... 영풍의 기막힌 변명
이와 같은 소식이 외부로 알려지자 영풍제련소 측은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미생물을 이용한 정화공정 과정에서 반송펌프 고장으로 침전조의 미생물(약 50-70톤) 일부가 낙동강으로 유출되었다. 정수과정에 투입된 미생물이 기계이상으로 강으로 유입되었으며, 희멀건한 물질은 박테리아 사체이며 독성이 없고 오히려 물고기에게 먹이를 준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379" align="aligncenter" width="640"] 시료 채수를 하고 있는 안동환경운동연합 김수동 의장과 김새롬 사무국장 ⓒ 임덕자[/caption]
이에 대해 김수동 의장은 다음과 같이 크게 우려했다.
"기가 막힌 표현에 우리 일행들은 말문이 막혔다. 수년 동안 계속되는 영풍제련소 하류와 안동댐에서의 물고기 떼죽음과 지난해에 수백 마리의 왜가리 집단폐사, 안동댐 속에 퇴적된 수만 톤의 중금속 찌꺼기까지. 이 모든 오염들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제련소치고는 너무 한가한 변명을 일삼고 있다. 왜 1300만 명의 영남인들이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낙동강 최상류에, 안동댐에 퇴적된 중금속과 독극물의 원인으로 의심되는 영풍제련소가 48년 동안 건재할 수 있을지 참으로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380"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풍석포제련소 제 1공장의 모습. 1300만 영남인들의 식수원을 위협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 안동환경운동연합 김수동[/caption]
이날 현장을 함께 조사한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임덕자 사무차장 또한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신년 들어 영풍제련소는 자랑할 수 있을 만큼 깨끗하고 환경 문제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는 보도 내용으로 언론을 도배를 하고 있는 현실이라 더욱 그 사실여부와 재검토가 필요했다. 그래서 현장으로 달려간 것이다. 제련소 입장에서는 방류량이 50-70톤가량이라고 하였으나, 그 이상인 듯해 보였다. 하류로 4킬로미터 이상 내려오면서 하얀 석회 같은 물질이 가장자리로 흘러 내려와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381"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풍석포제련소 제 1공장의 모습 뒷산에 나무들이 모두 고사해버렸다. 영풍제련소 반대 대책위 주민들은 영풍제련소로부터 나오는 아황산가스 등의 영향으로 고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안동환경운동연합 김수동[/caption]
그녀는 또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오늘 같은 사건을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이유는 하천 오염은 물론, 영향을 받는 수질과, 농작물 오염, 모든 생태계 영향, 주민건강 영향 등에 원인이 되는 수많은 의문점의 중심에 제련소가 자리매김 되어있기 때문이다. 관련 부처와 지자체에서 서로 협조하여 이제라도 바로 잡지 않으면 환경재앙 속에 우리가 살아가야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난 70년부터 낙동강 최상류 청정지역에 들어선 공해유발업체 (주)영풍석포제련소를 둘러싼 갈등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근지역 주민들이 계속해서 민원을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설상가상 영풍은 불법적으로 제3공장까지 증설해서 가동하는 배짱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 터진 일이라 영풍 측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을 주민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설혹 영풍의 해명이 진실이라 할지라도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제련소에서 발생하는 모든 행위가 인근지역 주민들에겐 심각한 스트레스인 것이다.
공기 좋고 물 맑은 청정지역이라는 봉화에 그것도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인 낙동강의 최상류에 버젓이 자리 잡고 있는 영풍석포제련소. 아무리 환경법 등이 없을 때 들어섰다고는 하지만 이런 공해유발업체가 아직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자리 잡아 오염물질을 내보내고 그로 인해 인근지역 주민들을 고통에 빠트리고 종국에는 1300만 영남인들의 식수까지 위협하는 의심을 받고 있다는 것은 영풍이란 대기업이 이제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
이제 영풍은 스스로 그 해법을 제시해야 할 때다. 국내 20대 대기업에 속한다는 영풍이 이토록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제련소를 계속해서 가동한다는 것은 기업윤리 측면에서 전혀 옳지 않다. 영풍의 현명한 결단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