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감사관실의 제 식구 감싸기감사 논란 등에 대한 부산경실련의 입장]

 

산하기관 채용비리 감싼 부산시 감사관실, 스스로 필요성 부정한 꼴

채용비리 제보에도 소극적 감사로 부산시 청렴도 급락, 감사관실의 책임도 있어

개방직 감사관, 퇴직공무원의 자리보전용으로 전락, 스스로 자정능력 떨어뜨려

퇴직공무원의 감사관 임명 및 업무과정 등에 대한 점검, 감사 기능 강화해야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공공기관 275, 지방공공기관 659, 기타공직유관단체 256곳 등에 대한 과거 5년간의 채용과정 특별점검을 실시했으며,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채용비리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를 비롯해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대학교 병원 등의 채용비리가 밝혀졌으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국립해양박물광 등도 채용업무를 부적절하게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금융감독원은 부산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최근 밝혀진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는 기회균등 박탈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채용비리도 역시 경제정의, 사회정의를 무너뜨림과 동시에 금수저, 흙수저논란을 더욱 부추기며 청년들을 절망하게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산하기관에 대한 적절한 감독과 관리 책임이 있는 부산시가 제 식구 감싸기로 이를 소극적으로 대하는 태도이다. 부산시 감사관실은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채용 비리 제보를 지난해 11월 가장 먼저 받았지만 소극적 감사로 일관했다. 이후 제보자는 같은 내용으로 국가권익위원회에 다시 제보하여 경찰수사가 진행된 것이다. 일차적인 문제는 채용비리를 일으킨 해당 산하기관에 있지만, 이를 밝히고 감사해야 하는 부산시 감사관실의 책임도 가벼울 수는 없다.

 

최근 공공기관 청렴도 순위에서도 지난 3년 동안 2~3위를 기록하던 부산시가 지난해 9위로 급락했다. 엘시티와 같은 거대한 비리사건과 직원들의 부정, 비리가 부산시 청렴도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부정과 비리를 미리 감사하고 감독해야 하는 부산시 감사관실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부산시 감사관은 개방직이지만 그동안 대부분 퇴직공무원이 그 자리를 맡아왔다. 민간에게도 개방된 인사를 통해 부산시 내부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개방직이 사실상 퇴직공무원의 자리보전용으로 전락하면서 자정능력조차 작동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부산시는 감사관실의 업무과정에 대해 점검하고 퇴직공무원의 감사관 임명에 대한 적절성을 고민해야 한다. 또한 감사관실의 독립성 보장과 감사기능을 강화하여 산하기관을 포함한 부산시의 모든 행정업무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201828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원 허 이만수 한성국 조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