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140억 원’ MB 정권 개입 14년의 기록

인권위 상임위원, 검사 시절 ‘140억 원 송금’ 개입 의혹 

이명박 정부에서 주미대사관 법무관으로 일했던 정상환 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이 ‘다스 140억 원 송금 사건’에 관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미대사관에 재직하던 2008~2010년,  다스가 김경준을 상대로 진행하던 소송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관련자들을 조사했다는 것이다. 다스 변호를 맡다 2008년 LA총영사가 된 미국변호사 김재수 씨 외 인물이 다스 140억 원 송금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옵셔널벤처스(이하 옵셔널)의 변호를 맡아 14년간 다스-김경준-이명박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 온 메리리 변호사와의 인터뷰에서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부터 주미대사관 정상환 법무관이 연락을 해 왔다. 수시로 미국내 소송 상황을 물었고,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부탁했다. 다스가 김경준 씨를 상대로 진행하던 소송에 도움을 주기 위한 정보를 주로 물었다. 2007년 대선 때까지 다스 변호사였던 김재수 전 LA총영사가 하던 역할을 정상환 씨가 이어 받았다고 생각했다.

메리리 / 옵셔널벤처스 변호사

메리리 변호사는 다스 140억 원 송금 사건에 관여한 이명박 정부 관계자가 김재수 외에도 또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김재수 씨가 연락을 끊었고, 그 이후엔 워싱턴 한국 대사관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메리리 변호사가 지목한 사람은 당시 주미 한국대사관에 법무관으로 근무중이던 정상환 검사였다. 메리리 변호사는 당시 정 검사가 “다스-김경준-옵셔널이 진행중이던 미국내 소송 진행 상황 뿐 아니라, 이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수시로 요청했다”고 말했다. 2010년 주미대사관 법무관을 마치고 검찰로 복귀했던 정상환 씨는 2014년 검찰을 떠났고, 2년 뒤인 2016년 당시 여당(새누리당)의 추천을 받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에 임명됐다.

정상환 상임위원은 뉴스타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메리리 변호사의 주장을 상당부분 인정했다. “메리리 변호사에게 연락해 다스 관련 사건의 진행상황을 물어본 것은 사실”이란 것이다. 그러나 2007년 대선 이후에는 메리리 변호사에게 연락하거나 옵셔널 횡령사건에 대해 알아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취재진은 정 상임위원의 해명을 메리리 변호사에게 들여주고 사실을 확인했다. 메리리 변호사는 정 상임위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증거로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 정 상임위원으로부터 받은 이메일을 공개했다. 이메일에는 옵셔널 횡령사건에 관여하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 관계자, 다스, 이명박, 옵셔널 측 변호사들에 대한 조사자료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들어 있었다. 정 상임위원의 해명이 사실과 다름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2007년 대선 전에는 정상환 씨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대선 전에는 김재수 씨만 연락을 해 왔다. 대선이 끝난 뒤 김재수가 하던 일을 정상환 법무관이 이어서 한 것 같다. 당시 정 씨는 옵셔널이 김경준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어떤 주장을 펼 생각인지, 각각의 판결을 어떻게 보는지 등을 물었다. 특히 옵셔널 횡령관련 사건 소송이 여전히 진행중인지를 묻는 일이 많았다. 아마도 다스가 스위스에서 김경준 측을 상대로 진행중이었던 소송에 미국 상황을 써먹기 위해서 물어봤던 것 같다.

메리리 / 옵셔널벤처스 변호사}}

뉴스타파는 메리리 변호사가 공개한 이메일을 제시하며 정 상임위원에게 재차 해명을 요구했다. 정 상임위원은 “기억이 안 난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김재수, “다스-이명박에게 권한 받았다”며 옵셔널측에 합의 종용


다스 140억 원 송금사건에 이명박 청와대가 관여했다는 의혹이 구체적으로 제기된 건 지난해 여름이다. 주간지 시사인이 공개한 다스 회의록에서 김재수 전 LA총영사의 이름이 확인됐다. 회의록에 따르면, 다스의 변호사였던 김재수 씨는 LA총영사가 된 뒤에도 다스가 주관한 회의에 참석했고, 다스 140억 원 소송과 관련된 대응방안 등이 담긴 문건을 청와대와 주고 받았다. 공무원이 민간기업의 송사에 개입한 것이다. 현재 김재수 씨와 관련된 의혹은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 수사대상에 올라있다.

뉴스타파는 메리리 변호사로부터 다스 140억 원 송금 사건에 김재수 씨가 어떻게 관여했는지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메리리 변호사는 2007년 경 김재수 씨가 느닷없이  전화해 다스-김경준-옵셔널 간 합의를 종용한 것을 첫만남으로 기억했다.  

메리리 변호사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던 김재수 씨가 한국 검찰과 청와대에서 벌어지는 일도 모두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옵셔널이 김경준 일가와 LKe뱅크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면서 검찰과 청와대에 은밀히 민원을 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2007년) 10월 쯤 내가 청와대에 김경준 일가와 LKe뱅크에 대한 공범처리요청서를 보냈다.  김경준 씨가 송환되기 직전이었다. 그런데 김재수 변호사가 ‘옵셔널이 청와대에 민원 냈어요?’라며 연락을 해 왔다. 깜짝 놀랐다. 청와대에 민원을 낸 사실을 이명박 캠프가 어떻게 알았는지 지금도 궁금하다.

메리리 / 옵셔널벤처스 변호사

뉴스타파는 메리리의 주장, 언론보도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이달 초 김재수 씨의 미국 LA 사무실을 여러 차례 찾아가고 메모도 남겼지만, 그를 만나지 못했다.

‘Do you know 명박 리?...그리고 연방검사의 편지

메리리 변호사는 2004년 중반 옵셔널의 변호인으로 이 사건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사건을 맡을 당시 이상한 일들이 많았다고 했다. 옵셔널과 공동수임합의서까지 쓴 다스와 이명박 측이 옵셔널을 속이는 일이 벌어졌고, 사건을 담당하던 미국 연방정부 검사가 옵셔널 측에 편지를 보내 변호사 선임을 방해하는 일도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장용훈 옵셔널벤처스 대표의 말이다.  

2004년 초 옵셔널과 다스, 그리고 이명박은 김경준을 상대로 같이 소송을 진행하자는 내용의 합의서를 썼다. 합의서에 따라 옵셔널은 다스에 변호사비 2억원을 보냈다. 그러나 돈을 보낸지 몇달이 지나도록 다스와 이명박은 옵셔널을 위한 소송 등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돈만 계속 요구했다. 어쩔 수 없이 메리리 변호사에게 연락해 변호를 부탁했다. 그런데 메리리 변호사를 새로 선임하기로 한 즈음에 미국 연방정부 검사가 옵셔널로 편지를 보냈다. 메리리를 선임하지 말고 다스 측과 공동으로 소송을 계속하라는 내용이었다.

장용훈 / 옵셔널벤처스 대표

이상한 일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메리리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처음 이 사건을 맡았을 때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관련된 사실을 알게 됐고, 다스측 변호사로부터 사건을 맡지 말라는 압력도 받았다”고 말했다.

  • 기자:
    다스가 김경준을 상대로 시작한 소송에 이명박이 관련됐다는 사실을 언제 처음 알았나?
  • 메리리 변호사:
    2004년 이 사건을 맡을지 여부를 고민할 때 다스 변호사를 만났다. 그 자리에서 그 변호사가 말해 줬다. 이명박을 아냐고 물어봤다.
  • 기자:
    정확히 어떤 말이었나?
  • 메리리 변호사:
    명박 리를 아냐고 했다. 정확히 ‘Do you know 명박 리?’였다. 이명박이 누군지 몰랐던 내가 ‘이명박이 누구냐’고 묻자 서울시장이라고 알려줬다.
  • 기자:
    다스 변호사가 이명박 이름을 꺼낸 이유는 뭔가?
  • 메리리 변호사:
    다스 변호사는 이명박을 거론하면서 ‘이 사건이 약간은 정치적이고 복잡한 일’이라고 말했다. ‘니가 맡기는 어려운 사건’이라고 했다. 정확히 그렇게 얘기했다.  
▲ 2004년 존리 미 연방검사가 장용훈 옵셔널벤처스 대표에게 보낸 편지

다스와 이명박 측이 미국 연방정부와 일정한 교감을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대목이다. 메리리 변호사는 다스 측 변호사를 만난 자리에서 다스와 연방검사 사이의 수상한 관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스 측 변호사가 스스럼없이 담당 검사와 전화통화를 하고, 심지어 연방검사의 휴가까지 챙기는 상황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취재 : 최문호 한상진 강민수 임보영 김지윤
촬영 : 최형석 김기철
CG : 정동우
편집 : 박서영
연출 : 송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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