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에서 원전 계약 전반을 총괄한 칼둔 행정청장의 한국 방문으로 ‘UAE 관련 의혹’의 전모가 드러났다.

그가 방한하자마자 하루도 안 돼 김태영 전 국방장관은 서둘러 ‘국회가 동의 안 해 줄까 봐 유사시 한국군 자동개입 조항이 포함된 비밀 군사협정을 체결했다’고 실토했다.

국정조사하라며 핏대를 세웠던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은 이명박·박근혜의 책임이 분명해지자 금세 꼬리를 내렸다. ‘이면합의 없다’고 잡아뗀 이명박의 말은 모두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났다.

군사협정대로라면 UAE 주둔 한국 특전사 병력은 철군하려면 UAE 동의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책임있는 모든 이들은 국민들께 책임있는 사과와 위험천만하고 중대한 범죄에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아랍에미리트와의 잘못된 약속을 파기할 뜻이 없는 듯하다. 어제(2018.1.9) 임종석 비서실장과 아랍에미리트 칼둔 행정청장이 만나 한-UAE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현재 UAE 원전과 아크부대는 중동전쟁의 위험에 포괄적이고 전면적으로 휘말될 공산이 커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연합군의 일원으로 예멘 군사공격에 참여하고 있는 UAE는 이란 견제를 구실로 MD까지 배치한 중동의 대표적인 친미, 친사우디국가이다. UAE는 미국이 대이란 압박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한 지역이다. 또한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적극 지원해 왔다. 1990년 1차 걸프전에 이어 2003년 미영연합군의 이라크 침공 당시에도 미군을 적극 지원했을 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에 군대까지 주둔시킨 바 있다.

더욱이 UAE는 중동의 대표적인 반이란 국가다. 이란과는 대(大)아부무사, 소(小)턴브 섬 등 석유매장량이 많은 호르무즈 해협의 세 개의 섬을 놓고 영토분쟁까지 벌이고 있다.(반전평화연대(준), ’2014년 해외파병에 관한 긴급의견서’ 중에서)

더군다나 기아와 전염병으로 세계 최악의 인도적 위기(유엔 표현)를 겪고 있는 예멘에 UAE는 폭격을 퍼붓고 있다. 그 결과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은 UAE의 바라카 원전을 핵심 군사적 목표물로 삼아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후티 반군이 바라카 원전에 미사일을 발포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후티 반군이 “UAE의 바라카 원전을 향해 장거리 크루즈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보도(연합뉴스 2017년 12월 3일치)는 알아라비야 방송과 BBC, AP통신 등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UAE 정부는 부인했지만 후티 반군은 “우리는 아부다비에 있는 그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했다”고 반론했다.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 할지라도 원전이 제3국의 공격을 받게 될 경우 현재로서는 아크부대가 개입하게 할 수밖에 없다. 한국이 중동전쟁의 화염에 휘말릴 공산이 너무 크다.

바라카 원전이 군사적 공방의 대상이 된다면 자동개입 조항이 포함된 군사협정에 발목이 잡혀 아크부대는 오롯이 중동전쟁에 휘말리게 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전면재검토되는 과정을 거쳐 한-UAE 군사협정을 파기하고 아크부대를 하루 빨리 철수시켜야 한다.

2018. 1. 10
반전평화연대(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