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정의센터는 먹거리가 인간과 생태계의 건강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책임 있는 행동을 모으고,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운 먹거리체계를 만들기 위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2017년 하반기부터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운 먹거리체계를 만드는데 한 발짝 더 나아가기 위해 ‘먹거리공동체프로젝트’를 시작하였습니다.
아동,청소년,독거노인,이주여성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건강한 먹거리를 나누고 소통하며, 지역, 마을,이웃들간에 따뜻한 관계망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웃들과 관계망을 만들어 건강한 먹거리를 나누는 마을부엌 사람들 소식에 이어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과 함께 먹거리를 나누고 소통하고 있는 사람들의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10명의 베트남 요리 선생님들과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을 기획해 진행하고 있는 다누리맘 대표님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였습니다. 이야기 내내 다누리맘에서 진행하고 있는 먹거리, 요리프로그램이 다문화라는 경계를 자연스럽게 사라지게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고 있다 느꼈습니다. 사람들을 연결하는 먹거리의 힘을 다시 인식했고 인터뷰 당시 나눴던 이야기를 글로 전달합니다.
Q) 간단한 다누리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다누리맘 산후조리사업 서비스는 올해 2월에 종료하였습니다. 현재는 다문화 요리활동가를 양성하여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누리맘의 목적은 다문화 여성이 주도적인 경제활동을 하고, 우리나라에 다문화라는 경계 없이 옆에 사는 친구, 주변에 사는 이웃으로 인식이 바뀌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요리활동을 하면서 사람들과 같이 요리를 만들어 먹고 식문화를 이야기를 하니 그것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먹거리 분야에서 이분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 먹거리 사업으로 주력하게 되었습니다.
Q) 다문화 쪽 사업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다문화에 관심이 있어서 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 기획에 관심이 있었고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어 들어왔다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처음 산후조리사업 서비스를 할 당시 300가구가 넘는 다문화가정집을 직접 방문했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산후조리 선생님들이 성장하고, 산모들 역시도 한국에 정착하는 데 큰 힘이 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죠. 신생아가 처음 태어난 순간들을 계속 보고, 사람의 인생에 첫 순간을 함께 한다는 자체가 뿌듯하고 벅찼어요. 그러면서 기업이 소셜의 목적을 안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Q) 다문화 요리활동가 양성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현재 다문화 요리활동가 정규자격증은 아직 없습니다. 약선 식생활연구센터 대표 고은정 선생님을 비롯한 한식 전문가분들께 한식 전반적인 것들에 대해 올바르게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식 문화부터 식재료, 주요양념 등 기본적인 지식부터 강의 시연, 평가까지 거쳐 요리활동가 10명을 배출하였습니다. 이후에 베트남어로 배우는 요리교실을 6개구 보건소에서 31회 진행했고, 약 80명의 베트남 초보 엄마들이 한식을 즐겁고 쉽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Q) 다른 프로그램도 있나요?
네 가락몰 스튜디오에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베트남 가정식을 알려주는 프로그램도 운영중입니다. 베트남은 어릴 때부터 가족들과 같이 요리를 하는 문화가 있고 가사에 참여하는 일이 많아서 선생님들 한 분 한 분 자국의 요리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인들에게 호응도가 좋아요. 진짜 현지인이 알려주는 요리 프로그램이라 그 나라의 식문화가 생생히 전달되어 더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요.
Q) 다누리맘 요리프로그램만의 특징이 있나요?
단순히 다문화 여성, 주부가하는 요리 프로그램이 아닌 그 나라의 전문가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음식에 관심이 있어서 참여한 사람들에게 “식재료”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려주려 합니다. 또한, 다문화 음식을 강조하기보다는 “올바른 해외 식문화 교류” “새로운 맛을 알려주는 즐거움”에 초점을 맞추어 요리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녹아들 수 있도록 합니다.
현재 구성원은 베트남 출신 요리활동가 10명입니다. 앞으로는 몽골,필리핀,일본 3국가로 확장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국가가 다양해서 전보다는 더 많이 선발하겠지만, 인원수보다는 요리활동가가 끝까지 오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너무 많은 인원은 뽑지 않고 10명~15명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다누리맘에서 요리활동가 분들은 주로 어떤 이유로 어떻게 강사활동을 시작하시나요?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요리에 관심 있는 분들이 주로 시작하십니다. 그리고 초기 한국에 정착할 당시에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기에 다른 다문화 여성들이 초기 한국에 정착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어 강사활동을 시작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그리고 이렇게 양성된 분들이 활동을 하면서 실제로 다른 다문화 여성분들과 교류를 더 많이 하시나요?
실제 다문화 여성들은 주로 자기가 사는 동네 위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이 강사활동을 하면서 같은 나라 사람들을 만나 함께 요리하고 강의 준비를 하다 보니까 친구도 발견하고 인적네트워크가 형성되더라구요. 서로 점점 더 교류를 하는 걸 볼 수 있었어요.
Q) 대표님이 다누리맘을 이끄시면서 가장 보람찰 땐 언제인가요?
요리선생님들이 강사로서 성장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사실.. 선생님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걸 떠나서 그냥 이 선생님들과 함께해서 좋아요. 지금은 눈빛만 봐도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거든요. 점점 유대관계가 형성이 되는 것이 느껴져요. 선생님들 중에 기존에 했던 일들을 그만두고 다누리맘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메뉴개발을 하고 강사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원래 일을 그만두는게 쉽지는 않잖아요.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다보니 점점 가족이 되는 느낌도 들고, 잠을 줄여서 일을 하더라도 힘이 되고 재밌습니다.
Q)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일을 하는데 있어 어떤 어려움이 있으신가요?
문화적인 부분보다는 아무래도 사회생활을 오래하기보다는 주부로 있다가 오신 선생님들이 많았기 때문에 사소한 것에서 오는 직업의식들이 조금 부족했었어요. 월1회 모여서 회의하고, 저와 매일 연락하고 대화하면서 해결해가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다누리맘의 활동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합니다.
회사 미션은 ‘More than cook(요리 그 이상의 것)’입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다양한 식문화, 다양성이 인정되는 식문화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의 요리에 대한 마음, 활동하고자하는 하는 의지가 정말 큽니다. 잘 보이려고 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나라도 우리의 식문화를 더 잘 알려줄 수 있을까? 어떤 메뉴를 개발할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강의연습을 합니다. 한 번은 수업을 하다가 뭉클했었어요. 선생님들 역시도 같은 감정을 느꼈고 강의가 끝나고 눈물을 흘리셨어요. 스스로도 6개월 동안 노력한 것이 느껴지셨나봐요. 사람들에게 통했다는 것에 감사했어요. 1년 사이 선생님들의 마인드가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저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래서 선생님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더 많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 다누리맘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