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목숨을 건 제주제2공항 반대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겠다는 제주도를 규탄한다

 지난 10월 10일, 제주제2공항 건설 사업으로 고향을 등져야 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한 우리 지역주민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제주도청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더욱이 김경배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목숨을 건 단식에 나섰다.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우리 지역주민들이 생계의 어려움에도 농성을 시작했다는 것은 더 이상 뒤로 물러설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이다.

 그런데, 농성을 시작한지 이틀 만에, 행정당국은 천막농성장을 10월 17일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강제철거 하겠다는 계고장을 발부하였다. 계고장에는 주민들의 천막이 “보행 및 교통소통에 많은 지장을 주고 있어 이를 방치함은 공익을 해할 것으로 인정”된다고 적시됐다.

 그러나 우리 대책위는 보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인도 안쪽으로 천막을 설치해 통행과 소통에 전혀 방해되지 않는다. 현장상황이 어떤지 파악도 하지 않고, 대책위와 대화도 없이 일단 겁주기부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주민과의 무한 소통을 하겠다는 원희룡도정이 주민들과 대화하는 방법이다. 대화는커녕 지역 주민 수천 명의 외침은 무시하고 제 갈 길만 가겠다는 협박을 계고장이라는 형식을 통해서 한 것이다.

 물론 이번만이 아니었다. 제주제2공항 계획이 발표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원희룡지사는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후벼 파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제주도 역사상 최대의 실향민 사태가 발생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들의 저항을 지역이기주의로 매도하였다. 그리고 어제, 다시 계고장 발부해 지역주민들에게 또 상처를 주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번 농성은 국회와 문재인대통령이 제2공항 추진의 전제로 제시한 절차적 투명성과 주민과의 상생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시작된 것이다. 정상적인 도정이라면 제2공항 추진일 멈추고 문재인대통령이 약속한 주민과의 대화에 나서야 했다. 그렇지만 제주도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공문을 발송하여 제2공항의 조속한 추진을 요청하고 나섰다. 결국 우리 주민들을 쟁기대신 아스팔트로 나서도록 만든 것은 도정 스스로이다.

 이런 절박한 상황을 살피지도 않은 원희룡지사의 첫 인사가 계고장이라는 사실은 분노를 불러오기 충분하다. 주민의 민주주의적 의사표현에 대해 먼저 귀 기울여할 행정이 주민의 요구가 무엇인지도 묻지도 듣지도 않은 채 철거를 먼저 거론하는 것은 사람이 먼저라는 문재인정부의 철학과는 거리가 먼 불통독재행정이며 청산해야 할 적폐세력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다. 다라서 우리 주민들은 이대로 당하지만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천막이 찢기며 강제로 내쫓기더라도 우리는 열 번 백번 도청 앞에 천막을 칠 것이다.

2017년 10월 11일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성명서_계고장_17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