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중심, ‘사람은 자연의 일부이다.’ 라는 지점들이 세상 안에서 잘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인 거지요. 요즘 너무 살기 힘들지만 봄봄 공간이 누군가에는 따뜻한 위로를 줄 수 있는 활동하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사람과 자연을 생각하고, 노동과 마을을 연결하는 공간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는 갤러리카페 봄봄, 정용진 대표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다.]

 

# 1. 마을공동체를 만들게 된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카페봄봄은 오픈한지 4년이 좀 넘었습니다. 6년 전, 고 이춘자 대표님이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저희 대표님이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지역에 사는데 노동과 마을을 연결해야 한다는 논의를 하시다가 돌아가셨어요. 그 이후 대표님이 저희의 정신적인 지주였는데 고민이 많았죠. 이 공간이 마을주민이든 노동자이든 회원이든 아니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자는 의미에서 탄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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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한 미소로 반갑게 맞아주신 갤러리북카페봄봄, 정용진 대표 >

 

 

# 2. 마을공동체 공간 프로그램 운영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우리는 노동과 마을의 합체를 위해 카페 봄봄으로 오픈을 했구요. 공간 구성은 약 60평 규모로 카페, 강의실, 책방, 세미나실 등이 있고, 기존의 서울노동광장 사무실을 리모델링한 거구요. 서울노동광장은 이 공간 맨 안쪽 2~3평 규모로 있어요.

이웃나눔밥상을 운영하면서 관계를 자연스럽게 형성하기도 하구요. 또한, 여기 공간을 꼭 이용하지 않더라도 건물 앞에 텃밭이 있어서 이웃 간에 이야기를 서로 나누기도 해요^^

현재 저희 주방이 꽤 크거든요. 올 초에 좀 넓혔어요. 저희가 사용을 하기도 하지만 모임이나 행사가 있으신 분들은 공간 대여 사업을 통해 필요하신 분이 공간을 사용하기도 하구요. 이용하는 분들은 악기를 다루시는 분이 공간을 대여하기도 하고, 정치를 하시는 분들도 대여하시고 있고요. 예전에 녹색당에서 오시기도 하셨어요. 그리고 동창회를 하는 등 다양하게 행사가 진행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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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봄봄 내부 모습 >

 

# 3. 마을공동체를 지금까지 어떻게 재원을 마련하고 계신가요?

현재 카페 봄봄은 서울노동광장 회비 50%와 카페 봄봄 회비 50%로 운영비를 지출하고 있어요. 서울노동광장은 150명 정도, 카페 봄봄은 140명 정도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사실은 수익사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저희 목표는 카페 봄봄 자체적으로 임대료의 80%를 유지할 수 있게끔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이고 카페 봄봄 회원을 300명까지 확대해야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에요.

 

# 4. 마을부엌 참여는 영등포구 거주자에 한해서만 이용이 가능한가요? 아니면 지역 제한 없이 참여 가능한가요?

영등포에 거주하시는 분들 뿐만 아니라, 마을활동가들도 참여하고 계시구요. 2년 전 철도노동자들이 파업출정식을 여기서 했어요. 연령층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어요.

이웃나눔밥상을 할 때, 인근 고시원 거주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법적인 부분이나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부분이 발생되었을 때, 봄봄 회원 중에 변호사도 있고 세무사도 있어서 자문을 이용하시기도 하구요.

 

# 5. 서울시 마을공동체로는 언제 선정이 되셨나요?

저희가 서울시 공간지원사업을 공모사업으로 냈었어요. 지금까지 3번 선정이 되었고요. 그 예산안에 인건비도 포함되어 있고요. 공간지원사업이 3년으로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추후 어떻게 해야 할지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 6. 서울시 마을공동체로 선정되기 이전에는 어떻게 운영하셨나요?

이전에는 서울노동광장 사무실로 사용하였어요. 그 때는 회원제로 사용을 했었고요. 사업허가가 날려면 화단이 있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주민들과 만나는 지점에 화단이 있어 현재 좋은 매개체가 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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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봄봄이 관리하는 봄봄텃밭 >

 

# 7. 갤러리카페봄봄(이하, 봄봄) 안에서 이웃아! 밥 한번 먹자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얼마나 정기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나요?

이웃나눔밥상 이라고 한 달에 한 번씩 집밥처럼 밥, 국, 반찬을 만들어서 이 근처에 고시원이 많은데 고시원에 거주하는 사회적으로 약자 위치에 계신 분들에게 무료로 나누고 있어요. 이외에도 봄봄밥차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한 예로, 사드배치 반대 현장에 나가서 힘내시라고 집에서 먹을 만한 반찬을 만들어서 밥차를 끌고 나가기도 했어요.

그리고 영등포목요밥상이라고 해서 있는데요. 이것은 굉장히 오래되었어요. 진보적인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이 모여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고요. 영등포 산업선교회가 이 공간을 통해 식사준비를 하고 있어요. 스페인 요리도 하고, 샌드위치도 만들기도 했습니다.

 

# 8. ‘이웃아! 밥 한번 먹자음식메뉴는 어떤 식으로 결정되는지 궁금해요~ 메뉴 개발이 어떻게 되고 있나요?

마을부엌과 관련해서는 카페지기 중에 학교급식조리원으로 일을 하셨던 매니저가 계셔서 그분을 중심으로 이웃나눔밥상을 비롯하여 반찬강좌도 만들어 보았고, 외부 강사를 초청하여 발효식품인 고추장, 된장을 만들어 보는 강좌를 진행했어요. 마을부엌 일과 관련해서는 돈 보다는 매니져 품이 많이 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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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봄봄 조리대 모습 >

 

# 9. 봄봄 프로그램 중 동네마실도서관, 누구나강좌, 소소한 일상전시관으로 운영내용이 나와 있는데, 어떻게 운영되어지고 있고, 참여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누구나강좌의 경우 특성화고에 노동인권강좌를 나가기도 하고요. 동네마실도서관의 경우, 올해 초부터 페북에 500명의 팔로워분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리고 페북에 카페봄봄을 검색하면 나와요^^

동네마실도서관의 경우 월 신간 40~50권 정도 구매를 하기도 했구요. 근래에 책까지 약 2,000권 정도 되구요. 장서 구성은 노동광장을 할 때부터 있었던 책들도 있고, 기증을 받기도 했어요. 책 이용은 모임을 하는 분들에게 대여를 하고 있어요.

이외에도 일본어강좌, 드로잉강좌, 중학생들을 위한 기타강좌 등도 있고, 발효학교, 수제맥주 만들기, 고전인문학 강좌, 모기퇴치약 만들기, 천연샴푸만들기 등 정말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요.

 

# 10. 마을공동체를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 있던 적은 언제인가요?

서울노동광장과 카페봄봄을 비교했을 때 오시는 분들이 참 다양해져서 공간의 활력을 만들어 가고 있는 점이 참 좋아요.

공간이 있을 때 어떤 공간으로 사용할 것이냐.. 공간이 주는 힘이 컸던 것 같아요. 주변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고시원 등 취약한 주거 형태에 계시는 분들이 많구요. 영등포에서 공원으로 가는 길에 어둡고 노숙자들이 많은데 사람들이 카페봄봄 때문에 많이 밝아졌다고 말씀해 주셨을 때, 보람이 큰 것 같아요.

 

# 11. 마을공동체를 운영하면서 개선해야 할 점이 있으신지요?

카페봄봄 공간이 노동과 마을이 만난다고 하는 지점에서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공간을 유지 한다는 게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 공간을 지키고, 관리하는 인건비와 관련 이 많은 일을 1~2명으로는 운영하기 어렵거든요. 저희는 5명의 매니저로 운영되고 있어요. 정말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재원과 사람들이 잘 충당되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앞으로 이런 선순환 구조를 잘 이어져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 고민이에요. 예를 들면, 서울시에서 빈집 같은 공간을 10년 이상 무상 임대 한다거나 하는 방식의 공간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재원이든, 문화든, 정책이든 종합적으로 가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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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봄봄 내부 서가 모습 >

 

# 12. 운영을 하는데 있어서 궁극적으로 바라시는 부분이 있나요?

저는 사회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헌법1조가 ‘국가의 주권은 국민이다.’ 인 것처럼 법에도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을의 주민 스스로가 마을의 주민인지도 모르는 것처럼 저는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생각이 달라도 의견이 잘 모아질 수 있도록 공론의 장이 만들어진다면 부정부패나 최근의 국정농단과 같은 문제된 것들이 있을 수 없는 거지요. 마을이 잘 만들어져서 사회가 잘 만들어지고 국가로 잘 이어지기를 바라는 거거든요.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중심, ‘사람은 자연의 일부이다.’ 라는 지점들이 세상 안에서 잘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인 거지요. 요즘 너무 살기 힘들지만 저희 봄봄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위로를 줄 수 있는 활동하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 13. 서울시 마을공동체 사업 관련 먹거리 나눔 부분에 대하여 기대하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추가로 말씀해주세요~

앞으로 노동과 마을을 고민하는 공간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노동조합도 이런 공간을 만들었으면 좋겠고, 마을에서도 노동과 관련된 강좌도 개설해 보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밥차도 있는데 지금은 고인이 되신 고 이춘자 대표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 이어져 현재는 장학회에서 외롭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1달에 1번씩 밥차가 나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에 나갔고, 백남기 어르신 농성장에도 나갔어요. 사드철회 현장에 밥차가 나갔을 때는 ‘쿨피스 노사드’로 지지했구요. 촛불시위 때에는 ‘그만두유’를 갖고 가기도 했어요. 또한, 철도파업 때는 음료 3~4천개 가져갔고요. 현재 봄꽃밥차는 50명 안팎 분량으로 만들어 가고 있어요. 잘 차려진 밥이 아니라 평소 집에서 먹을 수 있는 밥을 준비해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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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봄봄에서 집회 현장에 지원한 ‘쿨피스 노사드’ >

 

# 14. 마을공동체와 먹거리에 대한 사회적으로 담고자 하는 함의 혹은 철학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먹거리에 대한 개인적인 철학은 ‘먹을 만치만 뜬다.’ 입니다.^^

쿠바 등 국외 사례의 로컬 푸드, 도시텃밭, 경작지처럼 우리나라에도 근거리에 도시텃밭이 많이 만들어져서 공급과 수요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될 것 같아요.

또한, 최근에 불거진 맥도날드 불고기 문제에서부터 살충제 계란 파동을 보면서 국가 관(官)의 입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시한다고 다 되지는 않겠지만, 안전한 먹거리가 나올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싶어요.

집에서 밥을 만드는 사람들은 상대방을 생각해서 만들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먹거리를 통해서 사람들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만남의 장(場)이 집이든 어디든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