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갑질중단하랬더니 최대의 갑질 행사하겠다는 MBC


: MBC<리얼스토리 눈> 프로그램 폐지 검토에 대한 입장


 


가해’ PD를 징계하고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해 달라고 했더니 대안도 없이 프로그램 폐지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MBC <리얼스토리 눈> 얘기다. 배우 송 모 씨 가족의 빈소를 몰래 촬영해 논란을 빚었던 사태의 이면에는 본사 <리얼스토리 눈> 관계자의 인격 모독적 욕설과 그 같은 갑질 횡포를 가능하게 한 불평등한 권력관계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그런데, 그 결과는 용기를 내 갑질을 폭로한 독립PD들의 생계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문제는 MBC의 태도다. MBC는 독립PD들이 <리얼스토리 눈> 관계자가 시사과정에서 내뱉은 334초가량의 녹취록이 폭로됐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MBC<리얼스토리 눈>과 관련해 시청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강조하면서 담당 CP(가해PD)를 향한 명예훼손성 발언을 즉시 중단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MBC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애도에 찬 빈소에 들어가 몰래 촬영하는 것이 MBC 사측이 이야기하는 국민의 알권리란 말인가. MBC는 똑똑히 알아야 한다. <리얼스토리 눈> 사태는 몰래 촬영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말이다. MBC는 과잉취재와 선정성을 국민의 알권리로 포장하지 말라. 그리고 무엇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등 국민들의 실질적 알권리에 눈감아온 MBC로서 할 얘기도 아니지 않나.


 


MBC <리얼스토리 눈> 사태는 이미 예견된 문제인지도 모른다. 지난 2015년에도 언론노조 MBC본부에서는 협찬 등 물의를 일으킨 외주업체 문제를 제기하고 사측에 근본적인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MBC 경영진은 당시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사태를 키운현 현 MBC경영진이라는 말이다.


 


MBC<리얼스토리 눈> 폐지 검토에 반발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MBC가 해당 프로그램을 아무런 대안도 없이 폐지하겠다는 것은 불공정거래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갑질이기 때문이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배대식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은 곧바로 거기 딸린 외주제작사 개수와 스태프들이 몇 명인지 아나. 오늘부로 실업자라면서 제가 14년간 지켜본 방송사가 이렇다. 그들은 안 변한다고 꼬집었다. SNS를 통해 의 입장일 수밖에 없는 독립PD들의 성토 또한 높아지고 있다.


 


MBC <리얼스토리 눈> 사태는 그동안 벌어졌던 방송사-외주제작사(그리고 독립PD)들 간 벌어진 불공정 거래가 원인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다시 요구할 수밖에 없다. MBC는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가해 PD에 대한 징계조치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 벌어졌던 불공정거래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을 스스로 내놓아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안도 없이 <리얼스토리 눈> 폐지해 그로 인한 노동자들의 생존 위협을 위협하는 게 아니다. MBC가 공영방송으로써 그동안 벌어졌던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에 앞장서고 진정한 국민의 알권리에 부합하는 방송사가 되는 것이다.


 


방통위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난 <고 이한빛 PD 사건 이후, 드라마 제작현장의 노동실태 개선 국회 토론회>에서 방통위 관계자는 외주제작의 문제와 관련해 “‘갑을만이 아니라 병정의 문제도 있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인식 전환이다. 그런 점에서 방통위가 그 어떤 사건보다 MBC <리얼스토리 눈> 사태에 주목해주길 바란다. 주무부처로서 방통위가 MBC에서 벌어진 방송 외주제작 시스템과 불공정 계약의 문제에 어떻게 감독권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뿌리 깊은 방송 제작 관행을 뿌리 뽑을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연대는 그동안 방통위의 감독권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방송사 재허가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MBC <리얼스토리 눈> 사태 또한 마찬가지다. 방통위가 이번에야 말로 노동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길 다시 한 번 당부한다.


 


2017922


언론개혁시민연대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