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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에는  거대한 습지로, 건기에는 비옥한 녹지로 변하는 '하올'

 

김혜린 국제연대팀 활동가

[caption id="attachment_183400" align="aligncenter" width="640"]ⓒ김혜린 ⓒ김혜린[/caption]

6개월마다 거대한 습지에서 녹지로 옷을 갈아입는 신비한 생태계, ‘하올(haor)’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나요? 방글라데시에서만 볼 수 있는 하올은 움푹한 그릇 모양의 얕은 함몰지대로 우기에는 여러 줄기의 물이 만나 거대한 습지를 이루고 건기에는 비옥한 녹지가 됩니다. 방글라데시에는 총 7개 지역에 약 400여개의 하올이 분포되어있는데요. 오늘은 여러분께 국제사회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탕구아 하올(Tanguar haor)’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caption id="attachment_183401" align="aligncenter" width="640"]ⓒ김혜린 ⓒ김혜린[/caption]

방글라데시 북동부의 수남간즈(Sunamganji) 지역에 위치한 탕구아 하올은 생태적, 경제적으로 독특한 습지 생태계입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137종의 어류와 284종의 조류, 30종의 포유류 및 39 종의 파충류가 이곳에 서식합니다. 이는 방글라데시에 서식하는 전체 생물 종의 25%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또한, 이곳은 중요한 철새 도래지로 작년 겨울에만 60여 종의 철새가 찾아와 머물고 갔다고 합니다. 높은 생태적 가치를 자랑하는 탕구아 하올은 1999년에 방글라데시 정부에 의해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Ecologically Critical Area)’으로 지정된 데 이어 바로 다음 해인 2000년에는 ‘람사르 습지 지역’으로 등록되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83402" align="aligncenter" width="640"]ⓒ김혜린 ⓒ김혜린[/caption]

약 10,000 ha에 달하는 광대한 탕구아 하올은 주변 마을에 거주하는 6만 명의 사람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원천이기도 합니다. 특히 풍부한 어획량은 지역 사람들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 국가 경제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탕구아 하올은 인간이 자연의 이치에 거스르지 않고도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83403" align="aligncenter" width="640"]ⓒ김혜린 ⓒ김혜린[/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3406" align="aligncenter" width="640"]ⓒ김혜린 ⓒ김혜린[/caption]

그러나 최근 탕구아 하올은 기후변화와 환경파괴, 지속 불가능한 어업 방식 및 미흡한 정부 정책 등으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자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내어줍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우리도 욕심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