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비닐봉지 쓰셨나요?

"비닐봉지에 담아주세요"

물건을 사고 쉽게 사용하는 비닐봉지. 하지만 아프리카 케냐에서 비닐봉지를 사용하려면 최대 4천만 원을 내야 합니다. 지난달 28일, 케냐 정부가 비닐봉지의 사용 및 제조, 수입 등을 금지했기 때문인데요. 이를 어길 경우 최고 3만 8천 달러(약 4천 3백만 원)의 벌금을 내거나 최대 징역 4년에 처합니다.

케냐의 강력한 금지령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케냐는 주변국에 비닐봉지를 수출하는 주요국가였는데요. 비닐봉지 생산 시 발생하는 화학물질은 공해를 일으켜 골칫거리였죠.마구 버려지는 비닐봉지도 말썽거리였습니다. 동물들이 버려진 비닐봉지를 먹기 때문인데요. 수도 나이로비 도살장에서는 도축할 때마다 소 위장에 들어있는 비닐봉지 수십 장을 꺼냅니다. 그 소고기를 먹는 건 다름 아닌 사람이죠. 무분별한 비닐 사용이 환경을 파괴할 뿐 아니라,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에게도 악영향을 끼치는 겁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일이 우리나라에도 있습니다. 2012년 제주 김녕리 해안에서 돌고래 사체가 발견됐는데요. 비닐을 삼키고 죽은 것으로 밝혀져 충격이었죠. 최근에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가 제주 앞바다에서 지느러미에 비닐봉지를 걸고 헤엄치는 돌고래를 촬영했습니다. 돌고래는 미역 같은 해조류를 지느러미에 걸고 노는 습성이 있는데요. 비닐봉지를 놀잇감으로 착각한 겁니다. 자칫 먹이로 생각해 먹기라도 했다면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르죠. 김현우 고래연구센터 박사는 "해양생물 보존을 위해 해양 폐기물 경감 노력이 시급하다"고 경고합니다.

약 190억 장. 우리나라에서 연간 제작·사용되는 일회용 비닐봉지 수인데요. (자원순환사회연대) 무심코 버린 비닐봉지가 환경오염과 생태계 교란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습니다. 오늘 사용한 한 장의 비닐봉지. 미래에는 심각한 불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기사 원문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9/01/0200000000AKR20170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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