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값은 왜 계속 오르나?
투기 막는 정책 '3종 세트'가 필요하다


 


 



이태경 /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상승을 막기 위한 6.19 대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오르고 있다. 애초 6.19대책이 시장의 예측 수준에 머문 탓이 크다. 지금 결정적으로 중요한 건 '왜 서울의 집값이 오르는가'이다.



집값이 오르는 이유를 크게 구분하자면 투기적 가수요와 실수요 때문이다. 투기적 가수요는 실제로 주택수급에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보유세(보유세가 낮으면 주택 등 부동산 보유에 따른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고, 수익률도 훨씬 높아진다), ▲낮은 금리(금리가 낮으면 대출에 따른 이자 부담이 줄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데 주저함이 줄어든다), ▲약한 대출 관리(담보인정비율이나 부채상환비율을 느슨하게 가져가면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등이 조합될 때 발생한다. 



실수요는 경제학의 제일 원칙이라 할 수요와 공급의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수요(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들어가서 살 집이라는 의미에서의 수요)에 비해 주택 공급이 부족할 때 주택가격은 우상향하는데 이때의 주택가격 상승은 실수요에 의한 것이다.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을 투기적 가수요와 실수요로 구분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이 투기적 가수요인지 실수요인지에 따라 정부가 사용하는 정책수단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투기적 가수요로 인해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라면 정부는 보유세를 높이고, 대출 관리를 강하게 해야 한다. 단 금리는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극히 신중해야 한다. 반면 실수요에 의해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라면 정부는 다양한 유형의 주택을 시장에 공급하는데 집중해야 옳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서울의 주택가격 상승은 투기적 가수요 때문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서울은 인구가 줄고 있다(2003년 1017만4086명에서 2016년 993만616명으로 감소). 또 가구수는 늘었지만 대부분이 1인 가구라 주택시장에서는 구매력이 현저히 떨어져 유효수요로 보기 어렵고, 주택보급률은 꾸준히 늘었지만(2005년 93.7%에서 2014년 97.9%로 증가), 주택소유율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2006년 44.6%에서 2014년 40.2%로 감소). 이런 통계들은 주택을 투기목적으로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게다가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2008년 311조1584억원에서 2016년 545조8396원으로 2배 가까이 폭증했다. 이 시기는 '이명박근혜 정권'인데 당시 정부는 빚내서 집 살 것을 강권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빚 내서 집을 사는 것과 빚 내서 전세금을 마련할 것 가운데 택일하라고 시민들을 윽박질렀다. 보유세는 이명박 정부가 완전히 형해화시켰고, 금리는 바닥을 긴다.



형해화된 보유세, 낮은 금리, 쉬운 대출, 부동산 구입을 위한 가계대출의 폭증, 인구 감소, 늘어난 주택공급, 주택소유자의 감소 등은 투기적 가수요가 서울 시내의 주택가격을 밀어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정이 이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취할 정책수단은 자명하다. 주택 소유 실태를 상세하고 투명하게 공개해(특히 근래 서울시 소재 주택 매매 실태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서울시에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의 다주택 소유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 주택 소유 편중도를 시민들에게 알려야 하고, 보유세 현실화를 천명해야 한다. 또한 대출 관리도 한결 강화시켜야 한다. 보유세 현실화 + 엄격한 대출 관리 + 주택 소유 현황 공개, 이 삼종 세트가 구비되어야 투기적 가수요 억제가 가능하다.


 


출처 :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63421&ref=nav_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