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의 마필관리사 다단계 고용구조에 대한 부산경실련의 입장]
마필관리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다단계 고용구조, 즉각 개선하라!
한국마사회의 다단계 고용구조와 열악한 노동환경, 안타까운 세 목숨 앗아가
마필관리사의 죽음, 비정규직의 사회적 타살이자 경제정의를 저버린 참혹한 결과
한국마사회는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시급히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할 제도 개선해야
지난 1일,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일하던 한 마필관리사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지난 5월에는 같은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마필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지난 6월에는 과천서울경마장의 또 다른 마필관리사가 가족이 보는 앞에서 목숨을 끊었다. 하지만 한국마사회는 마필관리사의 잇단 죽음 앞에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려는 의지보다, 사건을 축소하고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필관리사 세 명의 안타까운 죽음은 불합리한 고용구조, 고강도와 저임금, 임금체불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기안하는 바가 크다. 1990년 한국마사회는 경쟁 체제를 도입하겠다며 ‘개별 마주제’를 적용했다. ‘개별마주제’는 마사회, 마주, 조교사, 기수·마필관리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고용구조이기 때문에 맨 아래에 있는 기수와 마필관리사는 착취를 당하게 된다.
특히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은 270건에 달하는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을 위반하였으며, 마필관리사 등 394명에게 1억 1,400만원의 임금체불을 자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의 조교사들이 법정 연장근로시간인 주 12시간을 넘기면서까지 일을 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2월 기획재정부가 공시한 ‘2016년 공공기관 경영정보’에 따르면, 한국마사회의 연봉은 9,503만원으로 공기업 연봉 1위였다. 하지만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마필관리사의 지난 해 월평균 실수령액은 214만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세 마필관리사의 죽음은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 약탈적이고 열악한 노동조건에 내몰린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적 타살이자 경제정의를 저버린 참혹한 결과이다. 이는 우리사회가 처해 있는 노동환경의 부끄러운 민낯일 뿐 아니라, 생명으로 연대하며 나아가야 할 우리 공동체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최근 잇달아 발생한 세 명의 마필관리사 자살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또한 다단계처럼 약탈적이고 불공평한 고용구조에 대한 개선과 함께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노동환경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2017년 8월 8일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원 허 이만수 한성국 조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