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某老儒之白日場壯元漢詩後

 

有肉何無骨(유육하무골)

村鷄伴鳳凰(촌계반봉황)

不如投紙筆(불여투지필)

可測每空忙(가측매공망)

 

어떤 老선비의 백일장 장원 漢詩를 읽고 나서

 

살은 있건만 어째서 뼈는 없으며

村에 사는 닭이 봉황과 짝하였나

紙筆을 탁 던져 버림만 못하리니

늘 공연히 바빴음을 가히 알겠다.

 

<時調로 改譯>

 

왜 有肉無骨이며 촌닭이 鳳과 짝했나 

종이와 붓 따위를 내던짐만 못하리니

공연히 늘 바빴음을 가히 헤아리겠다.

 

*老儒: 늙은 선비. 또는 늙고 학덕이 높은 학자 *無骨: 뼈가 없음. 체계가

  있지  않고 어지러워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글 *村鷄: 촌닭 *紙筆: 종이

와 붓을 아울러 이르는 말 *空忙: 공연히 바쁨. 일없이 바쁨.

 

<2017.7.22, 이우식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