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 상 건립은
과거를 기억하고 역사를 바로 세우는 길에 나서겠습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와 사할린, 일본까지 끌려갔던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일본의 침략전쟁을 위한 전시총동원체제 하에서 동아시아 곳곳의 무기공장으로, 탄광으로, 조선소로, 비행장 건설현장으로, 제철소로 끌려간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참혹한 노동조건과 관리자의 무자비한 폭행, 수시로 발생하는 안전사고, 조선인에 대한 차별, 임금은커녕 굶주림 속에 강제노동에 시달리던 조선인들은 수없이 죽어나갔고, 살아남은 이들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거나 머나먼 타국에서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는 분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심지어 일본은 사망한 조선인 노동자를 전범들과 함께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하기까지 했습니다.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며 숱한 이들의 인생을 짓밟은 강제징용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반인륜 범죄행위입니다. 이미 많은 국제사회에서도 강제징용이 국가에 의해 폭력적으로 강압된 노동이 분명하다고 밝히고 있는데도 정작 당사국인 일본은 강제성 없이 적법한 절차에 의한 행위였고 임금미지급, 차별대우 등의 문제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억한다는 것은 현재를 바로 세우기 위한 투쟁입니다.
일본이 자신들의 과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최소한의 사과나 책임조차 회피하는 지금의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 그것은 과거를 올바르게 기억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2016년 8월, 가해국 일본에 ‘강제징용 노동자 상’이 세워졌습니다.
다른 땅도 아닌 일본에 일본 제국주의의 야만성을 폭로하는 상징적 조형물을 세워낸 것입니다. 일본 정부가 방해공작에 나섰지만, 역사의 과오를 현재에 드러냄으로서 미래를 준비하려는 노력은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제주지역에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 상’을 세우려 합니다. 공식적인 국가기록원 자료만으로도 무려 1,700여명이 강제로 끌려갔다고 알려진 제주지역에서부터 역사를 바로 세우는 길을 시작하려 합니다. 또한 노동자 상 건립을 시작으로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참혹한 피해상황의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고, 왜곡된 역사의 물길을 바로 잡는 행동에도 나설 것입니다.
과거를 기억하고 바로 잡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책임입니다. ‘제주지역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 상’ 건립을 시작으로 그 책임을 다하는 길에 나서겠습니다.
2017년 7월 20일
제주지역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 상 건립 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