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회가 그 어느 나라의 카톨릭 교회보다 수구보수적이라는 것은 우리 국민들은 모르고 있다. 독재정권시절 정의구현사제단과 일단의 양심적이고 진보적 성향의 사제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인해서 한국천주교회가 국민들로부터 과도한 찬사와 존경을 받거나, 민주화의 크나큰 공헌을 한 것으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서,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위해서, 민족의 통일을 위해서 한국천주교회 차원에서 한 일은 없다. 한국천주교회와 정의구현 사제단은 분리를 해서 봐야 한다. 정의구현 사제단은 한국천주교회내에선 눈에 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한국천주교회의 실질적인 의사결정기관인 한국천주교회 주교단이 군사정권의 압력에 순수히 동조하여 정의구현 사제단을 해체시키기 위한 공작을 수없이 자행되었다는 것을 일반인들은 알턱이 없을 것이다.
한국천주교회는 성직자들과 신자들 양 축으로 움직여지고 있다. 성직자들의 최고의사 결정기관은 "한국천주교회 주교회의"이고 신자들의 의사결정의 대표적 기관은 한국천주교회 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있다. 주교회의는 사실상 한국천주교회의 모든 정책과 활동에 대해 결정하는 최고위 결정기관으로서 한국천주교회는 바로 주교회의에서 움직여지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잘 알고 있는 "정의구현 사제단"은 한국천주교회내에서 공인되지 않는 비공식 단체이다. 한국천주교회의 현실참여 활동과 운동의 정신은 바로 정의구현 사제단에서 주도해 왔고 형성해 온 것이지 한국천주교회의 공식대표기구인 주교회의에서 이끌어 온 것이 아니다. 교회의 수구보수화를 사수하는데 양축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주교단과 평신도사도직협의회이다. 한국천주교회는 이들 양날개로 날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보기엔 정의구현 사제단이 한국천주교회의 공식 기구로서 한국천주교회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오해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죄송한 애기이지만 아직도 정의구현 사제단은 주교단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평신도사도직 협의회등 각 교구청 산하의 성당에서 활동하는 사목위원회등 신도들의 사목활동은 대다수가 사회적 약자들이 아니라 사회적 강자들내지 이들 사회적 강자들이 인정한 신심이 강한 신자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한국천주교회의 수구보수성에 불구하고도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하기 위해 저 낮은곳으로 임하려는 깨어 있는 평사제들과 신도들에 의해서 한국천주교회는 필요이상으로 과대평가 받고있고 사회적 강자들의 사회적, 정치적 논리를 수용하면서 교회의 수구보수화를 재촉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김수환 추기경이며 각 교구청의 교구장인 대주교나 주교들, 그리고 각 교구청에서 목자의 길보다는 행정관료성에 젖어 있는 권력지향적인 사제들이 한국천주교회의 수구보수화를 재촉하는 핵심들로서 이들의 각 교구청의 경제적 정치적 힘을 가진 신도들과의 밀월관계는 새로운 사회를 나아가는데 걸림돌로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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