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중국핑계 그만해라
조 강 희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정부가 미세먼지에 대해 연일 중국탓 만하고 있다. 이제는 관계당국자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노골적으로 평상시에는 30~50%는 중국에서 넘어온 것이고, 심한 날에는 80%에 가까운 양이 중국영향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중국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있을 거라는 점은 이해되지만 80% 가까이 된다는 수치는 교묘히 국내의 미세먼지 감축노력을 회피하는 근거로 이용되고 있다.
허나 구체적인 영향정도는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유는 중국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데이터가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국내의 미세먼지 배출량이야 각 측정소에서 나온 양을 수치에 대입하면 되지만 중국은 그렇치못하다. 통계 수치가 원천적으로 부정확하니 그 각각의 수치가 대입되어 시뮬레이션으로 돌린 대기모델링 결과도 객관적으로 공인받기 어렵다.
어쨋든 우리의 대기질은 국내의 미세먼지 양에 중국의 양이 더해진 결과다. 따라서 중국의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먼저 국내의 미세먼지 저감정책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게 우선순위다. 그러나 정부와 지지체들은 스스로 미세먼지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계속 중국핑계로 자신들의 역할을 유보하거나 회피한다.
더 큰 문제는 미세먼지를 감축한다고 하면서 뒤로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신규증설을 계속 승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에 영향을 주는 충남과 인천의 석탄화력발전소는 24시간 가동 중이고, 이로 인한 황산화물과 미세먼지는 끊임없이 배출되고 있다. 게다가 이제는 시민들을 현혹시키기 위해 명칭도 바꾸고 있다.
최근에 승인된 당진석탄발전소의 이름은 에코파워라고 칭했다. 뭔가 친환경적인 듯 치장을 했는데 이는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경유차를 클린엔진이라고 하며 홍보했던 것과 유사하고, 핵발전소를 원자력발전소라 부르면서 안전문제를 회피해가려는 태도와도 동일하다. 국민들을 초등학생수준으로 보는 교묘한 눈속임이다. 이제 더 이상 정부 당국자들은 중국의 핑계를 대면 자신이 해야될 역할을 회피해서는 안된다.
한편 인천은 타도시에 비해 미세먼지 수치가 월등히 높은 도시다. 9개 화력발전소와 산업단지가 존재하고 항만, 공항 등을 왕복하는 대형트럭은 시커면 배출가스를 뿜으며 도심을 질주하고 있다. 물론 인천시는 항상 여러 대책을 발표는 하지만 추진에 따른 성과분석은 없다.
그리고 또다시 재탕 삼탕의 유사한 대책을 매년 수립한다. 2009년에도 2014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미세먼지를 선진국 도시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했지만 달성은 커녕 환경부 기준 PM10 50㎍을 계속 초과했다. 그리고 또다시 2020년까지 PM10 40㎍의 목표치를 내놓았지만 양치기소년이 될 가능성 높다. 그나마 이 목표치도 가까운 도쿄의 2배가량의 높은 수치로 목표로 잡기에도 쑥쓰럽다.
미세먼지 원인 대부분이 중국이라며 뒤로는 국내 석탄발전소 신규 승인해주는 정부, 차량2부제로 흉내만 내는 정부, 미세먼지 경보 발령하고, 야외외출을 자제하고, 미세먼지도 투과되는 마스크를 꼭 쓰라는 정부, 반드시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이런 정부정책 중단시키고 획기적인 미세먼지 대책이 제시되기를 촉구한다.
(경기일보 2017년 5월 3일에 실린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