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접근성 강화로 제때 치료받는 진천 실현 - 진천군 김명식 님의 공약
개혁이란 낡은 체제를 꾸준히 바꿔 나가는 것이다. 낡은 체제에서 권력을 독점하고 기득권을 누리던 자들의 힘을 빼내는 일이다. 기성권력의 이해관계를 해체하고 그동안 배제되거나 소외되었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일이다. 개혁이란 기득권자들의 방해나 반항을 정면으로 돌파하여 그들의 아성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데 큰 의미와 가치가 있다. 그래서 구체제의 변화는 제도의 변화를 낳아 국가와 사람들의 삶을 달라지게 한다.

한국사회에서 의사와 변호사, 회계사들은 그들의 이익을 나누어 갖자는 소비자들의 간절한 요청을 매번 거절해 왔다. 심지어 의사들은 동종업계의 전문가나 숙련가라고 부를 수 있는 약사와 한의사, 간호사들의 직역 위에 서서 그들과 모든 면에서 같이 하기를 거부해왔다. 의사가운데서도 대학병원의 의사들은 특별한 대우를 받으며 다른 의사들보다 우월한 지위에서 자신들의 아성을 쌓아 놓고 다른 이들의 진입을 차단해 왔다. 공공성을 벗어난 의사의 횡포와 권위주의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수도권의 의사들은 같은 의사이지만 지방 의사, 시골의사의 어려움과 설움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수도권 종합병원 의사들은 의료업 자체를 수익사업으로 상정하기 때문에 매우 치열한 경쟁 속에서 힘들게 의술을 베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들은 종합병원장이 원하는 고수익을 위해 더 많은 검사를 하고, 더 많은 의료행위를 해야 한다고 훈련을 받고 배우고 익힌 대로 진료시간을 늘려간다. 이리하여 한국에서도 의술의 상업화, 자본주의화, 신자유주의화가 완성되어 가던 중이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은 공공의료 비중이 낮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료라는 일은 공공성을 띠어야 한다. 그러나 시장자본주의 국가인 한국은 공공의료 비중이 5-10%대로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 경제협력기구(OECD) 가입국 국민 의료비 가운데 공공재원 비율은 한국이 54.5%로 OECD 평균 72.3%에 비해 너무나 낮다.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멕시코(50.6%), 칠레(49.2%), 미국(47.6%)밖에 없다. 한국은 스페인(73.0), 터키(76.8%), 이태리(77.3%)보다 낮다. 이에 비해 아래 <표 1>에서 알 수 있듯이 뉴질랜드(82.7%), 룩셈부르크(83.5%), 노르웨이(85%)는 국민의료비 중 공공재원 비율이 80%대에 이르고 있다. OECD 국가 평균은 2003년에 이미 71.2%였으나 한국은 같은 해 52.2%였고, OECD 국가들이 2008년에 72.1%에 이르렀으나 한국은 2010년에 56.6%까지 많아졌으나 2012년 54.5%에 머물러 있었다(<표 2> 참조).


그렇다면 어떤 대책을 세워 건강을 지켜 왔을까? 그동안 의사들과 야합한 정부들은 ‘보건의료’를 서비스산업으로 규정하고, 공공성 강화와 정반대 방향인 산업화와 민영화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래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헬스 케어’(건강 돌봄)이라는 외래어를 도입하고 국민건강과 의료분야를 ‘사업 분야’로 규정하고, 의료산업화와 민영화, 의료의 자본주의화를 보다 강하게 밀어붙여 왔다. 이를 위해 양대 친기업 정권은 보건의료분야 규제완화를 집중 추진했다. 제주 헬스케어타운에 국내 최초의 영리병원을 허용하고, 의료인과 환자간 원격진료를 추진하고, 서비스발전기본법 및 규제자유지역(프리존, free zone)을 추진하고, 국민건강정보의 민영화 등을 추진해 왔다. 민영보험상품이 완전하게 자율화되어 보험사들은 신이 났고, 민영의료보험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였으며 보험료도 급증하였다.
친기업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공적 건강보험의 보장성은 악화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경제 위기상황에서 재난적 의료비를 감당해야 할 가구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가구에서는 집안 어른이 갑자기 고질병에 걸려 의료비를 부담하는 게 재난을 당한 상황처럼 다가온 것이었다. 결국 의료를 국가가 아니라 시장에 내어맡겼고, 국민건강을 국가가 책임지는 게 아니라 자본이 돈을 받고 건강 여부를 담당하게 되어 버렸다.
민주화는 국민건강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해왔다. 1987년 민주화대투쟁과 노동자대항쟁 이후 1988년 농촌의료보험이 도입되었고, 1989년 도시지역 의료보험 도입으로 전국민건강보험이 이루어졌다. 민주화가 실현되어야 국민건강도 개선될 기미를 보인다는 점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 뒤 공적으로 재정이 전국민건강보험에 투입되어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수요가 증가되었다. 그러나 노태우 정부이후 보건의료분야를 의한 공적 공급을 증가시키기 위한 진지한 시도는 없었다.【1】
삼성 이씨재벌과 현대정씨재벌 등은 1990년-2000년이라는 20년동안 재벌병원 및 대형사립병원을 경쟁적으로 키워 몸집을 불려왔다(medical arms race). 노무현 정부시기부터 의료업은 병원자본들이 ‘의료산업화’라는 이름으로 공공성을 지키는 게 아니라 사익을 위한 영리병원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정부는 외국병원의 영리화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병원영리화의 길을 열어주려고 해왔다.
의료개혁의 과감한 추진은 민영화중단과 공공의료·예방의학 등 공공성 전면강화에 달려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돌림병과의 전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미증유의 긴박한 상황에서 지난 7월 23일 보건복지부는 공공의대 증설을 통해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의료계, 특히 의대 등 의학교육계와 별다른 협의를 거친 것은 아니었지만 얼마든지 예상된 상황이었다. 이미 1년전 서울의대 연구진은 공공의대 설립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연구용역을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보수꼴통 성향의 한국의사협회 등은 진료거부를 불사한다면서 매우 경직되고 한심한 행동계획을 수립, 시행해 나갔다.
2020년 8월 6일 나의 페이스북 게시 글이다.
“환우 생명·안전·진료를 마다하고 의사 파업한다고? 기초의학·예방의학·감염전문의·지방근무 공익의사·공공의대가 절대 필요하다. 의사이기주의·이익단체의 갑질을 의료소비자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 의사협회장 꼴도 보기 싫지요, 그쵸?”
다음 날 국회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다음과 같은 글을 역시 페이스북에 올렸다. 8월 7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의대 정원 확대 불가피한 선택, 집단 휴진을 멈춰주시기 바랍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해 오늘과 14일 집단 휴진에 나선다고 합니다. 유감입니다.
아래는 의료계로부터 입수한 의사 인력 추계 분석입니다. 2027년부터 의사 수가 부족해지기 시작해 2035년에는 10,000명 이상의 인력 부족에 시달리게 됩니다. 특히 이런 상태가 서울을 제외한 여러 지역에 집중되어 의료 격차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집단행동에 나서는 측에서는 의사 수가 부족한 게 아니라 지역별 불균형이 문제라고 말하지만, 분석에 따르면 전체 의사 인력 자체도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래서 당과 정부는 의대 정원을 늘리는 한편 이들을 지역에 배치해 인력 부족과 지역 격차 모두를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정부와 각 병원이 대체 인력 확보 등의 대책을 마련해 당장은 진료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의료진의 부담이 큰 지금 휴진과 같은 집단행동이 자칫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질까 여전히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의대 정원 확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정부가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겠다 약속했고 실제로 대화에도 나섰습니다.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호소합니다.”
아래 표와 그림은 이날 페이스북에 첨부된 것들이었다. 구구절절 공공의대 설립과 의사 증원 확충이 필요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기득권자로써 자기 이익 방어에 골몰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독일 연방정부는 2020년 의사 증원을 추진하기로 했다.【2】
문대통령, 한국질병관리청을 직접 찾아가 정은경 신임 초대 한국질병관리청장에게 직접 찾아가 임명장을 친수하였다. 바이러스 돌림병(COVID-19)의 세계적 만연으로 인해 신체나 정신모든 측면에서 어렵고 힘든 국민들은 감동하였다.【3】 예방의학 전공자로써 한국질병예방과 통제기구를 진두 지휘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부여되었다. 이제야말로 의료개혁의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고 더 이상 주저하거나 거리낌 없이 추진해야 한다.
첫째, 의료업은 공공성을 띤 고귀한 업무라는 특수성과 본질을 중시하여 모든 민영화 시도가 중단되어야 한다. 특히 족벌경영체제에서 벗어나 병원 고유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운영되어야 한다. 병원은 본질상 영리사업을 하는 곳이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 따라서 재벌들이 개입, 운영하고 있는 대학병원들은 재벌경영체제에서 모두 분리되어야 한다. 이들 대학병원들은 대자본의 마귀에서 벗어나야만 의료 본연의 자세에서 보다 품질 좋은 의료를 기대할 수 있고, 의료인 역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진료와 진단,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정권시기 원격의료를 추진했다. 그 내막을 들춰보면 “유비쿼터스 헬스(Ubiquitous Health)”는 바로 삼성병원이나 통신재벌 등 극소수 대자본만이 이익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이었다. 나아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고 호칭해도 충분한 기술혁신이나 기술변화의 급속한 흐름을 굳이 “제4차산업혁명(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담론의 수입가공과 이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온갖 정치적 호들갑을 떤 것도 따져보면 대자본의 이익 추구를 위한 일종의 지적 사기술이거나 담론 조작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의료현장의 진찰과정에서 수집된 엄청난 개인정보를 가공해서 “거대자료(Big Data)”의 산업 활용을 역설한 것 역시 “사람”을 “존중하고 보호하고 지켜야 할 존재”가 아니라 단지 “치부의 대상”이요 수단이라고만 고집, 강요하는 자본가의 탐욕과 과욕,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따라서 의료현장에서 이런 탐욕의 손길과 촉수를 분리해내야 한다.
둘째,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료개혁의 대상을 분명히 하고 의료개혁의 속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2013년 4월 12일 저녁, 진주의료원 폐원 조례 개정안이 경남도청 공무원이 동원된 상태에서 “폭력 날치기”로 통과됐다. 진주의료원의 적자는 연 30억 원 정도였다. 경남 재정의 0.025%인 셈이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재정적자와 강성노조 탓을 하며 많은 주민들이 반대하는 데도 불구하고 진주의료원을 폐업시켰다. 지역 공공의료의 거점을 마구 부숴버린 것이었다. OECD 국가 평균 공공의료 비중이 70%이상인데 비해 한국은 병상 수11%, 의료기관 수 5%만 공공의료를 위해 애쓰고 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신성한 의무와 책임을 다한다고 한다면 공공의료 비중을 OECD 가입국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예산이 부족하다고. 그렇다면 이런 공공의료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세금을 올려나가는 증세작업과 함께 분단비용의 전면 감소, 군사비의 대폭 감소를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셋째,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예방의학, 기초의학, 환경의학, 감염병 전문의, 시골의사를 대폭 증원하고, 지방 공공의대를 설립하여 지방에서 일할 수 있는 의사들을 늘려야 한다. 그래서 갑자기 찾아 온 질병으로부터 누구나 동일하고 유사한 수준의 진단과 처치를 받을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가 정비·강화되어야 한다.
<각주>
【1】 우석균 2017 보건의료분야 문제와 대안 2017 민주·평등·공공성의 새 민주공화국을 위한 정치사회적 재안 보고대회. 전국교수연구자비상시국회의·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178-188쪽.
【2】 독일 집권당, 의대생 50% 증원 추진…의료계 “환영” 한겨레 2020-09-06.
【3】 한국은 미국의 질병통제및관리센터(Centers for Disease Prevention and Control)의 설치목적과 조직기구를 모방하여 한국질병관리본부, Korea Centers for Disease Prevention and Control (KCDC)를 설치, 운영해 오다가 COVID-19이후 한국형 방역(K-방역)의 중심기구임이 확인되었다. 이제는 “한국질병관리청”이 아니라 분명 “한국질병예방통제청“이라고 정확하고 분명하게 호칭해야 마땅하다.
허상수
[월간경실련 2021년 1,2월호 – 시사포커스(4)]
국민의 생명 보호보다 우선한 의사 기득권
– 정부의 편법·특혜 의대생 국가고시 재응시 허용 유감 –
남은경 정책국장
정부는 지난해 말(12월 31일) 매년 하반기에 한 차례 시행하는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2021년에는 상·하반기 2회 실시하기로 하고, 상반기 시험은 1월 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정부의 의사 증원 계획에 반대해 국가고시를 거부했던 의대생에게 사실상 재시험 기회를 준 조치다. 정부는 공공의료 강화 대책의 차질 없는 시행과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 인력 확충, 취약지 의료공백 방지를 위해 기존 의사 인력 배출 일정에 차질이 없는 게 중요하다며 시행 이유를 밝혔지만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은 없어, 다른 국가고시와 형평성 등으로 반대한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미흡했다. 재시험 기회 부여는 없다던 정부의 입장을 뒤집는 결정으로 많은 국민들은 실망하였다.
의대생들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추진에 반대하며 정부가 두 차례나 부여한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응시 기회를 거부하였다. 다른 국가고시와 달리 두 차례나 시험 응시 기회를 부여한 것도 의사라는 직종에 대한 특혜인데, 이를 거부한 학생들에게 또 다시 응시 기회를 부여하자 이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어지는 등 여론은 싸늘하였다.
정부가 공정의 원칙 훼손
의사 시험 재응시를 허용하는 것은 다른 국가고시 응시생들과의 공정성 시비를 부를 수 있는 문제이므로 매우 신중해야 한다. 더욱이 국시 응시 거부 이유가 직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잘못을 저질러도 책임지지 않는 무소불위의 특권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정부가 번번이 의료계의 실력행사에 밀려 원칙과 소신 없이 입장과 정책을 번복한다면 공정의 원칙은 지켜지기 어려울 것이다.
의료계는 의사 고시 미응시로 당장 2,700명에 달하는 의사 배출에 지장이 생기면 의료공백으로 인해 현 의료체계가 마비될 것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에 지속적으로 시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공백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볼모삼아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킨 후, 이제와 국민을 되레 걱정하는 척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이에 대해 당시 복지부 장관 등은 국민 공감대 없는 재응시 기회 부여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해 12월 20일 한 언론과의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국민 여론 때문에 신중한 입장이었는데 지금 코로나19 상황까지 고려해 조만간 정부의 결정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시험 재응시 허용 결정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새롭게 복지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현 권덕철 장관도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재응시 허용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정부는 당장의 의료공백 문제를 이유로 제대로 된 사과도 없는 이들에게 시험 재응시 특혜를 부여했다.
의사 부족,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위해 공공의료 부족 및 격차를 해소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의약분업 이후 의사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의대 입학정원을 300여 명 가량 감축하였고,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의료량으로 의사 부족 문제에 시달려 왔다. 의대 증원 방안이 정부 내에서 여러 차례 논의되었지만, 의사단체의 반대로 공론회되지 못했다. 경실련은 의료계의 이익에 반하는 정부 정책이 나오면 집단 진료 거부를 일삼는 의료계의 불법행태를 막고, 부족한 공공의료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국공립 의과대학과 병원 설립이 필요함을 10년 전부터 주장했다.
2015년 메르스 확산으로 감염병의 위험성과 국가 대응체계 마련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공공의료를 확충할 기회를 맞았지만 또 실기했다. 정부는 감염병 전담병원 설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결국 코로나19로 전체 의료의 10%에 불과한 공공의료가 80%의 감염환자의 치료를 담당하며 공공병상과 인력 부족 문제가 또 다시 불거졌다. 그러나 의사단체들에 의해 또 다시 중단되었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 상황에서 위·중증 환자의 진료도 거부하는 집단행동은 정부와 정치권을 무력화시켰다. 의대생의 국가고시 응시 거부는 이러한 의료계의 행동에 동조하는 행위로, 이번 정책 중단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책도 없이 이들에게 특혜를 주는 무책임한 행태에 국민들은 더욱 분노하였다.
정부가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의료계의 요구에 부응해 불가피하게 시험 재응시 기회를 부여하더라도 먼저 사회적 논의를 통해 의료 인력과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는 등 보다 치밀한 전략을 마련했어야 한다. 관련 정책의 중대성을 고려하여 당장의 의료불편을 감소하더라도 법과 원칙에 따라 정책을 추진하고, 의료계의 반대 등 논란 요소를 제거하고 국민에게 양해를 구했다면 공공의료 확충이라는 정책 추진의 방향과 원칙을 보다 분명히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향후 정부의 의사 증원과 공공의료 확충 정책의 추진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의료인력 확충 논의 재개해야
경실련을 비롯한 시민사회소비자 단체는 지난 1월 15일 권덕철 복지부장관과의 면담에서 정부의 의사 국시 재응시 허용에 유감을 표하며 의정합의로 중단된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논의를 조속히 재개할 것을 촉구하였다. 우리나라 의료인력 부족은 단순히 이번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의 재응시 허용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국제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의사의 절대 부족과 코로나19의 확산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빈약한 공공의료 부족 문제는 오래된 일이다. 지속적인 대책 요구에도 정부는 민간 의료의 공적 활용을 이유로 외면해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중증환자 증가에 따른 당장의 의료인력과 병상 부족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민간을 통한 중환자 병상확보에 즉각 나서고, 중장기대책으로 권역별 공공의대와 공공병원 설치 등 의료 인력 확대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추진해야 한다. 공공의료 확충, 더 이상 물러서거나 실기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의료인력 대량해고는
코로나19 극복이 아니라 포기입니다
2차 대유행을 앞둔 시점에서 해고가 아니라 인력 확충 시급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 대구동산병원 대량해고 규탄 공동성명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35125.html">"'코로나 최전방' 대구동산병원, 의료인력 50여 명 무더기 해고" 오늘 아침 언론보도다.
지난 2월 21일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뒤 병원 전체를 비워 코로나19 확진자를 전담해 온 동산병원이 코로나19 대응 인력을 무더기 해고한 것이다. 임상병리사 10여 명, 간호조무사 20여 명, 조리원 21명. 모두 필수적인 의료인력이다. 해고 통보를 받은 임상병리사는 고령의 부모님에게 감염될 위험을 무릅쓰고 "매일 방호복 입고 땀 흘린 대가가 이거라고 생각하면 배신감이 든다"고 했다.
아직 코로나19는 진행 중이다. 언제 다시 제2, 제3의 감염 파도가 몰아칠지 알 수 없다. 더구나 대구는 요양병원 등에서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일선의 의료인력들은 인력과 장비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 많은 의료인력이 필요하고 더 많은 의료장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어려움이 일부 언론들과 정부의 자화자찬 속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우리는 정부 당국에 한시바삐 공공병상과 의료인력을 확충할 계획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여전히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집권 여당도 코로나19 '성과'를 21대 총선에 이용할 생각만 가득할 뿐, 공공병상과 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진지한 공약은 찾아볼 수 없다.
코로나19와의 사투로 지친 의료진을 잠시 쉬게 하고 도울 의료인력을 더 충원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리고 해고된 50여 명의 의료인력은 그동안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소중한 인력이다. 그런데도 일시적 '경영악화'를 이유로 대량 해고를 감행한 것은 민간병원이 이윤을 생명과 건강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다. 병원 경영진은 정부의 손실보전 약속을 믿을 수 없다고 했는데, 정부 당국이 의료인력 확충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사회 전체에 줬다면 동산병원이 50명을 대량 해고하는 사대를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문재인 정부는 여러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해고금지와 같은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강력히 요구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동산병원과 같은 사례가 다시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하청, 용역, 계약직 등 비정규 인력 등 모든 병원 인력은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 인력이다. 모두 직접고용 정규직화하지는 못할망정 누구도 해고해서는 안 된다. 병원인력이 모자라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에 대처하지 못하게 되면 지친 의료진들도 불가항력이라 느껴 병원을 떠날지도 모른다. 이탈리아 등 해외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공공병상과 의료인력 확충에 대한 분명한 계획을 세워 발표하라. 그리고 코로나19 사태 동안만이라도 해고금지 조치를 취하라. 동산병원과 같이 해고를 자행하는 민간병원들은 스페인처럼 국유화해서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라.
대구 동산병원은 50여 명 대량해고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 일시적 어려움을 이유로 코로나19 대처에 헌신해 온 노동자들을 해고할 것이 아니라 즉각 정규직화해야 마땅하다. 대구시도 동산병원의 대량해고 조치를 관망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대구 방역 사령탑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
2020년 4월 1일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청년의료인회,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서울YMCA 시민중계실,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성남무상의료운동본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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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공공의료의 다른 이름, 하얀 가운 노예들”. 얼마 전 조선일보에 버젓이 실린 기사 제목이다. 기사 내용과는 별개로 조선일보가 제목을 다는 ‘실력’은 타의 추종을 받는다. 특히 사실관계 확인에는 극도로 인색한 해외지역 사례를 마구잡이로 인용하거나, 자신들의 정치적 의도를 숨기지 않는 편파적 보도와 해석들로 국제뉴스의 상당 부분의 지면을 할애하기도 한다.

조선일보가 유독 집중하는 라틴아메리카의 두 나라가 있다. 바로 베네수엘라와 쿠바다. 이 두 국가는 소위 ‘사회주의’ 이념 지향이 두드러지는 곳이다. 이들 시각에 의하면, 두 나라의 모든 ‘불행’은 자본주의 체제를 따르지 않은 대가였고, 세상 모든 ‘악’의 근원이다. 쿠바와 베네수엘라가 일찌감치 미국의 눈엣가시였으며, 호시탐탐 체제 전복을 노리고 있는 사실을 과연 모르는 자가 있을까.
이 두 체제를 ‘악’의 축으로 규정한 미국의 이념적 틀에 편승한 탓일까. 이들 국가를 다루는 국내 주류 언론의 대부분 시각은 시종일관 편협하고 악의적이다. 그런데 때마침 국내에서는 코로나19사태를 계기로 다시 한번 “공공의료”에 대한 논의가 수면에 떠 올랐다. 그리고 이어 의사들의 진료거부가 시작되었고, 이를 바라보는 많은 국민의 시선은 싸늘했다. 환자 생명을 담보로 의사들이 보인 작태에 많은 이들은 분노했으니까.
그래서였을까. 이번에도 조선일보는 ‘시의적절’한 기사, 즉 공공의료에 대한 진지한 문제 제기나 대안을 논의하는 방식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덮어버리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의 기사로 응수했다. 쿠바 의사들은 이제 ‘하얀 가운 노예들’이 된 것이다. “쿠바는 이웃 국가에 폭탄이 아니라 의사들을 보낸다”라는 피델(Fidel)의 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하얀 가운의 부대”에서 차용한 표현일 게다.
과테말라로 파견된 여의사가 매춘을 강요받는다는 이야기부터, 쿠바 의사들은 반드시 해외 의무복무 기간을 가져야 한다는 터무니 없는 사실, 의사 면허증을 반납하려고 하면 수년간의 수감 생활을 해야 한다는 등, 사실이 아닌 거짓들로 채워진 기사가 보란 듯이 실렸다. 기사의 태반은 출처가 불분명했고, 사실확인도 제대로 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그래도 국내 ‘주요’ 언론사인데 사실관계 정도는 확인하는 ‘수고’를 바란다는 건 너무 무리한 요구일까.
조선일보가 ‘하얀 가운 노예들’이라 부르는 쿠바의 “헨리리브(Henry Reeve)국제의사파견단”은, 2005년 최초 결성된 이후 재난과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긴급의료를 지원한 공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이에 한국인 최초 국제기구 WHO 사무총장을 지낸 故이종욱 박사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이종욱 박사 상(Memorial Prize)”을 2017년에 수상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는 걸까.
이탈리아는 초기 코로나19 사태로 의료체계가 마비되자 쿠바 의사들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쿠바는 화답했고 의사와 간호사를 포함한 약 52명의 의료진을 파견했었다. 이후 약 두 달간의 임무를 끝내고 고국 쿠바로 돌아온 의료진들의 모습이 생방송으로 전파를 탄 적이 있다. 마침 이 방송을 함께 보고 있던 쿠바 친구들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그들 눈에 새겨진 세 글자! ‘잘난 척’. 그랬다. 그것은 그들의 자랑스러움이었다.
이탈리아에서 무사히 귀국한 의사들을 환영하는 방송에서는 그들을 ‘영웅’으로 추켜세우는 와중이었다. 이때, 무뚝뚝하게 진지한 말을 곧잘 던지는 친구는 혼자 웅얼거리듯 말을 내뱉는다.
“우리는 영웅이 될 생각이 없어. 그저 의사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거지”.
그렇다. 소위 ‘국뽕’ 방송이었다. 마치 올림픽에서 메달을 타거나 자국의 이름을 널리 알린 사람들을 맞이하는 세계 여느 국가들이 보여주는 흔한 방송이다. 방송사가 이른바 ‘국위선양’ 이슈를 다루는 유난스러움도 만국 공통이다. 이에 시니컬하게 반응하는 친구도 평범한 시청자의 모습일 뿐이다.
의사가 되려는 의대생들이었기에, 그들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에 나는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던 터였다. 미래 쿠바 맨발의 의사들일 수도 있으니까. 물론, 주위의 모든 의대생이 이런 교과서 같은 말을 툭툭 던지는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도 다양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니까. 낮은 임금에 불만을 가진 아이들도 있고, 공부를 다른 전공보다 많이 해야 하는 너무 ‘당연한’ 현실에 구시렁거리는 아이들까지. 그럼에도 이들 모두 그들의 미래 직업을 자랑스러워한다. 의사가 되고 싶고, 그 직업을 대하는 각자의 각기 다른 이유야 내가 어찌 다 알 수 있으랴마는.
쿠바는 이번 코로바19사태로 적어도 30여 국가에 의료진을 파견했고, 그들의 안전한 귀국을 기원하는 “박수”소리가 매일 밤 9시면 동네 이곳저곳에서 울려 퍼졌다. 해외 파견된 의사들을 기다리는 가족, 친구이자 연인들이고 이웃이기도 한 쿠바 지역 주민들의 응원과 기원이 담겼다. 이들 모두는 쿠바 의사들을 자랑스러워 한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왜 굳이 이들을 ‘하얀 가운 노예들’로 둔갑시켜야 했을까.
돌연 쿠바 의사들의 ‘인권’이 걱정된 것은 아닐 테니, 오랜만에 다시 한국 사회의 수면으로 떠 오른 공공의료에 대한 논의가 못내 못마땅했다고밖에는 읽히지 않는 이유다. 합리적 의견들을 수렴하여 공공의료에 대한 논의를 해보자는 지극히 상식적인 시도조차 쿠바 공공의료에 대한 거짓 뉴스를 유포하는 것으로밖에는 응답할 만큼 궁색한 것인가! 그도 아니면, 이 시국에 선정적 뉴스 제목으로 클릭 수를 늘리려는 기자 한 개인의 ‘일탈’로 봐야 하는가! 진실이 무엇이든 분명한 것은 쿠바 의사들을 ‘매춘부’와 ‘노예’로 소개한 이들의 볼썽사나운 저널리즘은 당분간 계속되리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공공의료가 못마땅할 수도 있고 쿠바의 사회시스템이 맘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거짓과 날조된 사실로 채운 기사가 아닌 진실과 확인된 사실에 근거하면 안 되는 것일까?. 이번 조선일보 기사가 적어도 영어판으로라도 실리지 않는 이상 쿠바 사람들이 이 기사를 읽게 될 확률은 제로다. 따라서, 당사자들의 항의를 받을 가능성도 없다. 이 기사는 오롯이 대한민국 국민만을 겨냥한 가짜뉴스인 셈이다. 우리도 ‘대충’ 그냥 넘겨버리곤 한다. 사실관계를 굳이 확인해야 할 만큼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 지장을 주지는 않으므로. 그래서일까. 이렇게 고약하고 악의적인 해외 기사가 계속해서 판을 치는 이유가 말이다.
정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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