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형 외국인 농촌근로자 수급 확대를 위한 조공외 운영체 추가 신설 - 진안군 전춘성 님의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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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경제대개혁, 민생살리기 대담회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와 재벌총수의 전횡‧비리 견제 위한 지배구조 개혁 절실
급격한 인구사회구조 변화 속, 노동중심 지속가능한 일자리 필요
민생살리기의 시작은 경제민주화, 유통재벌 골목상권 진출규제와 종속거래구조 개선이 핵심
주최 : 경제민주화, 양극화 해소를 위한 99% 상생연대
일시 : 2020년 1월 15일 (수) 오전 10시 - 오후 5시
장소 : 전태일기념관 4층 태일이네
경제적인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오늘(1/15) 경제민주화, 양극화해소를 위한 99% 상생연대(이하 99%상생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2020 경제대개혁 민생살리기 대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대담회는 재벌개혁, 양극화해소(노동존중), 경제민주화와 민생살리기 이렇게 3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되었습니다. 3개의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현 경제 현황을 진단하고 평가하여 문제점을 해결할 주요 개혁과제를 모으고자 마련된 것입니다. 아울러 모아진 개혁과제를 다가오는 21대 총선에서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전달하여 국회가 본연의 책무를 다하도록 함으로써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도록 할 것입니다.
1부 : 재벌개혁
재벌개혁 분야에 대한 발제를 맡은 김남근 변호사(민변 부회장)는 재벌개혁의 필요성부터 조목조목 짚었습니다. 헌법 제119조 제2항의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설명하면서 재벌개혁을 역설했습니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 심화으로 인한 독과점문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등 폐해를 확인하면서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를 꼭 개혁해야한다고 하였습니다. 금융부실이 경제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큰 만큼 금산분리의 원칙도 더 이상 훼손되어서는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일감몰아주기 근절을 위해서 간접지배 계열사 부당지원행위도 규율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에 따른 적극적 의결권행사도 필요함을 역설했다. 강력한 입법과 함께 지자체 공정위 등 전방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토론자로 나선 채이배 국회의원은 경제민주화를 통한 재벌개혁 기반 마련을 위한 시행령 등 개정방향을 설명하였습니다. 이사회의 독립성강화, 주주권 강화, 이해관계자에 대한 정보공개 확대, 회계감사투명강화, 일감몰아주기 부분으로 나누어 꼭 입법에 의한 개혁이 아니더라도, 시행령 등의 개정을 통해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조항들을 지적하였습니다.
홍명수 명지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대규모기업집단의 구조, 지배구조의 개선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언급하였습니다. 현행 독점규제법상 경제력집중 억제를 위한 규제는 재벌의 해체가 아닌 지나친 확장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공정위의 지주회사 권장정책과 경제력집중 억제 수단의 완화가 문제를 더 키워 관련 규제의 체계 정합성 문제가 발생했음을 말했습니다. 중소기업 정책과의 조화도 중요함을 지적했습니다. 공정위의 일부 기업집단과의 소통을 통한 개선노력은 의미가 있었지만 한계가 있었음으로 기존 법집행의 강화와 규제역량 집중에 노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권오인 경실련 재벌개혁본부 국장은 기업수, 매출액 영업이익 등에서 재벌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심화되고 더욱 공고하게 되고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재벌의 토지자산의 증가 규모 추이를 설명하면서 제대로 된 투자의 선순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경제구조는 취약해지고 대중소기업간 격차는 심화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출자규제를 정상화하고 금산분리와 금융그룹통합 감독 등을 통해서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막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배주주 사익편취방지를 위한 소수주주동의제 도입과 일반원칙으로서의 징벌배상과 디스커버리제 도입의 필요성도 언급했습니다.
2부 : 양극화해소(노동분야)
양극화해소 분야에 대한 발제를 맡은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인구사회구조의 급격한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고 있고, 가장 적게 태어나고 있는 현실을 이야기 했습니다. 일과 산업의 디지털화로 인하여 빠른 업종전환과 산업간 융합으로 산업생태계가 급변하고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자동화가 확산돼 노동시장 내 고용불안을 가중하는 한편 디지털 플랫폼 산업의 출현은 전통적 산업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감세와 규제완화 노동유연화 등으로 인해 누적된 국민들의 부채는 심각함을 지적했습니다. 노동존중사회를 위한 노동중심으로의 전환과 함께 녹색경제로의 진행과 분권화 파편화된 노사관계의 다층화를 통한 실질적 사회적 대화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사회연대적 노사관계 구축을 바탕으로 노동중심 임금소득주도성장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노상헌 경실련 노동위원장(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양극화해소를 위해 풀타임 노동을 해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근로빈곤층 대책이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더 이상 희망이 없는 가난이 대물림 되는 절망의 빈곤이기에 심각함을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장내 근로자수와 별개로 전면적인 근로기준법 적용이 필요함을 역설했습니다. 근로시간 제한 연장, 야간 휴일근로 가산임금, 부당해고 제한 등의 중요 조항의 배제되어 있는 근로자가 임금근로자의 1/3에 달하고 있음을 상기시켰습니다. 또한 고용보험의 확대적용과 실업부조 실시, 연금제도에서의 최저연금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는 생산적인 일자리의 보급과 유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3부 : 경제민주화와 민생살리기
홍춘호 한상총련 정책본부장은 경제민주화와 민생살리기 분야의 발제를 맡았다. 재벌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과 종속적거래구조로 인하여 경제민주화운동은 이제 산업영역전반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심화되는 유통대기업의 독과점 양상과 골목상권 진출로 도소매업, 음식점업, 서비스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음을 언급했습니다. 재벌대기업의 계속되는 불공정거래행위(판매강제, 부당반품, 부당단가인하, 기술탈취 등)로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유통분야 독과점 규제 및 보호정책을 위하여, 대기업 유통업태에 대한 체계적 관리, 골목상권 진출 규제, 대규모점포 의무휴업 확대, 사업조정제도 및 적합업종제도의 실효성 제고등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토론에 나선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은 민생살리기의 중요성을 여야가 따로없이 이야기 하지만 정작 구체적인 성과는 요원한 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정부도 여러 가지 민생살리기 정책을 제시하지만, 한계가 있음을 언급하면서 중앙집권적인 접근을 넘어서 지방정부의 역할과 과제가 확대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수도권공정경제협의체 출범과 같은 예를 통해서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구체적인 협력을 통한 민생살리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호준 한국편의점네트워크 사무총장은 가맹업 분야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여전히 불평등과 불공정이 만연한 상황에서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역설했습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점주)이 분쟁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가맹점 사업자단체의 협상권, 차액가맹금 공개 및 총매출대비 수익구조 분석 및 공개, 가맹본부와 가맹점간의 공정한 표준가맹계약서 채택 등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 대담회 자료집 [https://drive.google.com/open?id=1n5A01mhylVVbHMqR5EOI4AtNtbJObceW"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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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핵심협약조차 비준하지 않는 가칭 ‘노동존중’ 정부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 원장
ILO 핵심협약이란?
ILO 핵심협약은 회원국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 의무이자 국제노동기준이다.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금지, 아동노동금지, 차별금지 등 4개 분야의 8개 협약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은 핵심협약 8개 중 결사의 자유(제87호, 제98호), 강제노동금지(제29호, 제105호)에 관한 4개 협약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OECD 회원국 중에서 결사의 자유에 관한 제87호, 제98호 협약을 모두 비준하지 않은 국가는 ‘한국’과 ‘미국’ 밖에 없다. ILO 187개 회원국 중에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금지에 관한 협약을 모두 비준하지 않은 국가는 <그림 1-1>과 같이 단 7곳에 불과하다. 그 주인공은 한국, 중국, 브루네이, 마셜제도, 팔라우, 투발루, 퉁가다.
<그림 1-1> ILO 187개 회원국 중에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금지에 관한 협약을 모두 비준하지 않은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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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핵심협약은 결코 거창한 내용이 아니다
ILO 핵심협약의 내용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노동자에게 선물을 주거나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다. ▲노동조합 설립의 자유,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과 활동, ▲노조설립과 활동에 대한 국가의 간섭 배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취급 배제 등 우리 헌법 제33조가 보장하는 노동 3권의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ILO 핵심협약은 전 세계 문명국가가 대부분 비준했고, 언뜻 보더라도 노동자가 자기 마음대로 노동조합을 설립해서 활동할 수 있다는 당연한 원칙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왜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못할까 궁금증이 들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에서 사용자는 마음대로 기업을 설립하고 활동할 수 있다(기업설립과 활동의 자유). 하지만 노동자는 마음대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활동할 수 없다(노조설립과 활동의 자유 부정). 250만 명에 달하는 특수고용노동자, 6만 명의 조합원 중에 불과 9명, 비율로 0.015%의 해고자가 가입했다는 이유로 법외노조 통보를 받아 법 밖으로 밀려난 전교조가 그 대표적인 예다. 경영계가 ILO 핵심협약 비준을 한사코 반대하는 것은 헌법상 노동3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동자가 마음대로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는 반헌법적 발상이다. 문제는 노동존중을 표방한 현 정부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표 1-1> 결사의 자유와 관련한 ILO 핵심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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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핵심협약 비준은 대한민국의 국격과 신뢰의 문제
한국은 1996년 0ECD 가입 당시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2020년 현재까지 24년에 걸쳐 줄기차게 약속을 위반하고 있다. ILO가 수차례에 걸쳐, 거의 해마다 연례행사로 한국 정부에게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조속히 ILO 핵심협약을 비준할 것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정부는 쉬쉬하지만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국가’, ‘돈만 아는 노동후진국’으로 낙인찍혀 위상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
<그림 1-2> EU(유럽연합)가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국회 비준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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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다.
한-EU FTA를 체결하면서 우리 정부는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EU(유럽연합)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라고 지적하면서 한-EU FTA에 따른 전문가 패널을 소집했다. EU는 또 한국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 해고자와 실업자뿐만 아니라 특수고용노동자를 포함한 자영업자 등을 결사의 자유에서 배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EU FTA에 따라 구성된 전문가 패널은 2019년 12월 말 활동에 착수했고, 3개월의 활동 기간이 끝날 때 보고서를 채택하게 된다. 보고서에 한국이 한-EU FTA를 위반했다는 결론이 담길 경우 한국은 FTA 역사상 최초로 노동 관련 규정을 위반한 ‘노동 후진국’으로 다시 한번 낙인찍힐 우려가 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으로 대한민국의 국격, 신뢰와 직결된 문제다.
대한민국에는 노조할 권리가 없다
노조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ㆍ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한다. 법원과 정부는 노조법 제2조 제1호를 이유로 자영자, 특수고용노동자, 해고자 및 실업자의 결사의 자유를 부정하고 있다. 보험설계사, 대리운전기사, 건설기계 운전사, 화물트럭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 신고가 번번이 반려되거나 지체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최근 실태조사(2015. 11. 20.)에 의하면, 특수고용노동자는 약 230만 명에 달하고, 이는 전체 취업자 2,500만 명의 9.2%에 달한다. 고용형태의 다양화로 방송ㆍ애니메이션 작가, 간병인, 택배기사, 퀵서비스, 대리운전기사, 텔레마케터 등 플랫폼 노동, 특수고용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노조법 제2조 제1호의 협소한 근로자 정의로 말미암아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사용자가 노조결성을 방해하더라도, 노조 가입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여 해고하더라도 속수무책이다. 노조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조법 보호대상에서 배제되고, 기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와 관련 ILO는 한국 정부에 대하여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도록 지속적ㆍ명시적으로 권고한 바 있다.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할 사람인지 결정하는 기준은 고용관계의 존재 여부를 근거로 하는 것이 아니다’, ‘자영노동자나 자유직업 종사자들의 경우에도 단결권을 향유해야 한다’는 ILO의 권고는 우리 상식과 배치된다. 노동조합은 제조업의 정규직만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여겨졌고, 정부와 사용자, 그리고 언론이 이를 마치 당연한 것처럼 선전하고 홍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해고자든, 특수고용노동자든, 자유직업 종사자든 가리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노동조합을 만들어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보편화된 상식이자 최소한의 원칙이다.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였고, 노동존중을 표방한 현 정부마저 그 우물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표 1-2> ILO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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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예로 전교조를 들 수 있다. 60,000명의 조합원이 소속된 전교조는 9명, 비율로 0.015%의 해고자가 가입했다는 이유로 2013. 10. 24. 정부의 팩스 한 장에 의해 ‘노조 아님’을 통보받았고, 지금까지 7년이 넘도록 일체의 권리가 박탈되어 있다. ILO 제320차 이사회는 2014. 3. 26.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금지하는 조항은 결사의 자유 원칙에 위배되고, 1999년 이래로 합법적인 지위를 가지고 활동한 전교조의 법외노조화에 대해 깊은 유감과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법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지체 없이 취할 것’을 촉구했다. 2017. 6. 17.에는 노조법, 교원노조법, 공무원노조법상 해고자의 노조가입을 금지하는 조항을 폐지할 것을 ‘단호하게’ 요청하고, 이에 관한 ‘진척사항을 구체적으로 보고’할 것을 요청한 바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까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팩스 한 장으로 법외노조임을 통보했듯이, 팩스 한 장으로 얼마든지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를 취소하고 법적 지위를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존중을 표방한 현 정부는 ILO의 거듭된 요청에도, 한-EU FTA를 체결하여 결사의 자유를 존중, 증진 및 실현시키기로 약속하였음에도 지금 이 순간까지 그 팩스 한 장을 보내지 않고 있다. ‘노동존중’이라 쓰고, ‘노동무시’로 읽은 현 정부의 태도가 단적으로 확인되는 대목이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커녕 오히려 노동개악에 혈안이다
정부는 허송세월을 하다가 2019. 7. 31.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필요하다면서 노조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그러나 정부 입법안은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기는커녕 오히려 침해하고, ILO 핵심협약 비준에 장애가 되는 노동개악 요소만 가득하다.
첫째, ILO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지적하면서 지속적ㆍ명시적으로 개선을 권고한 핵심사항들은 모두 누락되었다.
▲ 노조법 제2조 제1호 근로자 정의(자영자ㆍ특수고용노동자의 결사의 자유), ▲ 제2조 제2호 사용자 정의(하청, 간접고용노동자의 결사의 자유), ▲ 제12조(노조 설립 시 행정당국의 광범위한 재량권), ▲ 파업과 민ㆍ형사책임 문제 등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을 효과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개선사항들은 모두, 통째로, 100% 누락되었다.
둘째, 그나마 정부입법안에 있는 내용도 ILO 원칙과 국제노동기준에 훨씬 못미친다
▲ 노조 임원 자격은 규약으로 정하되, 기업별노조의 임원은 재직자로 한정하였다. 현재도 공무원노조ㆍ교원노조를 제외한 산별노조는 실업자ㆍ해고자도 조합원이 될 수 있고, 따라서 산별노조 임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기업별노조의 임원 자격인데 정부 입법안은 여전히 실업자ㆍ해고자는 기업별 노조의 임원이 될 수 없도록 했다. 현재와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음에도 마치 노조임원 자격을 확대하여 결사의 자유를 보장한 것처럼 노동자와 ILO, 그리고 유럽연합을 기망한 것이다. ▲ 전임자 급여도 마찬가지다. ILO는 지속적으로 전임자 급여 지급은 노사간에 자율적으로 정할 문제이지 국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고 하였음에도, 정부입법안은 여전히 법으로 정한 근로시간면제제도를 유지하고 그 한도를 초과한 단체협약 또는 사용자 동의를 무효로 하고 있다. ▲ 공무원의 단결권 역시 직급 제한은 삭제되었지만 직무 제한은 여전히 종전과 동일한 형태로 남아 있고, 공무원과 교원의 결사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단체교섭과 쟁의권 보장에 관한 사항은 누락되었다.
셋째, ILO 핵심협약 비준과 상관없는, 오히려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노동법 개악요소만 가득하다
▲ 첫째, 노조법 제5조 개정안은 사업 또는 사업 장에 종사하는 조합원(종사자 조합원)과 종사자가 아닌 조합원(비종사자 조합원)을 구분하여 조합활동을 차별한다. 비종사자 조합원이 사업 또는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하려면 노사 합의 또는 사업장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여기서 ‘종사자가 아닌 조합원’에는 실업자ㆍ해고자뿐만 아니라, 산업별ㆍ지역별ㆍ연합단체 등 초기업 노조의 임원ㆍ조합원도 포함된다. 따라서 개정안은 사용자가 산별노조 임원과 조합원의 조합활동을 제한하는 도구로 악용할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가 임의로 사업장 규칙을 만들어 이를 근거로 산별노조 임원과 조합원, 연대단체의 출입을 막더라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이 경우 필연적으로 산별노조 활동은 위축되고 결사의 자유는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다. ▲ 둘째, 노조법 제42조 제2항 개정안은 직장점거를 전면적ㆍ포괄적으로 금지한다. 사용자의 점유를 배제하고 조업을 방해하는 형태의 쟁의행위를 금지하고, 생산 기타 주요업무에 관련되는 시설과 이에 준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이를 ‘전부 또는 일부’라도 점거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한다. 여기서 ‘전부 또는 일부’의 의미는 100% 금지하겠다는 것으로서 주요업무 시설을 부분적ㆍ병존적으로 평화롭게 일부 점거하여 피케팅을 하는 것도 금지될 우려가 있다. ▲ 셋째, 노조법 제32조 개정안은 단체협약 유효기간의 상한을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3년이 지나야 단체교섭,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하고 헌법상 보장된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이 교섭창구단일화 제도와 결합할 경우, 소수노조는 교섭대표노조가 결정된 날로부터 최소 4년 이상 교섭요구를 할 수 없고 이는 실질적으로 단체교섭권의 박탈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노동개악 요소, 산별노조ㆍ비종사자 조합활동 차별, 직장점거 금지 및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은 ① ILO 핵심협약 비준과 전혀 상관없고, ② 협약비준을 빌미로 기존의 노동기본권을 후퇴시킨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ILO 헌장, 협약 위반이다.
<표 1-3> ILO 헌장과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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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말과 행동은 일치해야 한다. 노동존중을 표방했다면 그 첫걸음은 ILO 핵심협약 비준이어야 했다. 1996년 OECD 가입 후 24년간 약속했던, OECD 회원국 중 ‘한국’과 ‘미국’만 비준하지 않은, ILO 181개 회원국 중 한국, 중국, 브루네이, 마셜제도, 팔라우, 투발루, 퉁가 등 단 7개국만 비준하지 않은 ILO 핵심협약을 비준했어야 한다. 핵심협약을 비준하고, 이를 통해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를 보장했어야 한다. 250만 명의 특수고용노동자, 200만 명의 간접고용ㆍ하청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서 사회양극화, 불평등을 해소했어야 한다. 노동자들이 자기 마음대로 노동조합도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동존중을 하겠다는 것은 차가운 얼음, 그 자체로 모순이다. 그러나 정부는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빌미로 노동개악 시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차라리,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라’. 2019년 현 정부의 노동개악 시도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에서 나왔던 그 절규가 귓가를 맴돈다.
국민의힘 대선 유력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헌법부정’ 농정인식에 엄중한 우려
– 원칙을 규제로만 인식하는 편협함과 농정에의 무지 보여 –
– 다양한 농민·농업인의 목소리도 경청해야 –
대선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한 후 첫행보로 지난 1일 한 세미나에 참석해 농업에 관련한 발언을 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윤 대선예비후보는 “농지법과 관련된 여러 법률들을 보면 경자유전에만 너무 집착하고 있다”며 경자유전의 원칙 폐지를 밝혔다고 한다. 이는 행정부 사법행정의 최고위직의 하나인 검찰총장을 지낸 대선 유력 후보가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으로 경실련은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대한민국헌법 제121조는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고 천명하고 있다. 검찰총장이 되기까지 수사와 공소에는 능한 율사였는지 모르나, 사법시험 합격 후에 헌법을 한 번이나 제대로 읽어 보았는지 의문이다. 농지법은 그러한 헌법의 원칙을 구체화하여 농지소유제한, 농지소유상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원칙을 규제로만 인식하는 유력 대선 후보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예비후보의 편협한 농정인식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
윤 대선예비후보는 또한 ‘스마트팜’에 대해서도 농업의 발전이 규제로 막혀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최근 스마트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 인양 오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마트팜’은 비용도 많이 들고 관련 농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한다기보다, ‘스마트팜 밸리’화 되어 대기업의 토건사업화 되는 부작용이 심각한 경우도 많다. 스마트팜은 규제 때문이 아니라, 농가소득의 불안정으로 인한 농가의 자본여력이 부족한 점이 문제의 핵심인 것이다. 이렇게 다양하고 복잡한 농정에 대해 규제개혁 프레임으로만 접근하는 윤 대선예비후보의 농정인식은 문제가 있다. 본연의 ‘스마트농업기술‘이 보급되어 농업의 진정한 발전을 견인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덧붙여, 윤 대선예비후보는 ‘농산물 비축’도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일축했다고 한다. 농산물 비축은 농산물의 가격 안정을 도모하는 중요한 가격정책이다. 소비자 가계의 안정과 농가소득의 안정에 기여하는 주요한 기제인 것이다. 이를 두고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에 갇힌”것으로 언급한 것은 윤 대선예비후보의 농정에의 무지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윤 대선예비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1위를 달리고 있다.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만큼 현재 국민의 지지를 제일 많이 받는 후보인 것이다. 그러한 윤 대선예비후보가 헌법이 예정하는 경자유전의 원칙을 부정하고, 농정현실에의 편협한 인식과 무지만을 드러낸다면, 국민의 지지는 신기루에 불과할 수도 있다. 300만 농민·농업인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농민·농업인과 국민의 엄혹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8월 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먹습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우리의 몸과 세상이 만들어지고 달라집니다. 푸드마일리지를 아시나요? 식품이 생산된 곳에서 일반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이동거리를 나타내는 것인데요. 푸드마일리지가 높을수록 많은 양의 식품을 먼 지역에서 수입해왔음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식품의 안전성도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먹는 것은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메마른 땅에서 싹을 틔우기 힘들 듯, 아프고 병들어가는 지구에서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는 것은 요원한 일인지 모릅니다. 지속가능한 먹을거리를 찾는 움직임 역시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겠지요. 이번에 만난 후원회원 역시 지속가능한 먹을거리를 위해 고민하고 움직이는 분입니다. 바로 김영준 후원회원(윈원농수산 대표)입니다.
노동운동에서 농업운동으로
“1985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시 농수산공사에서 근무했어요. 94년에 농안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파동을 겪으면서 농업에 본격적인 관심을 두게 됐죠. 당시 노조 상근자로 있었는데, 농수산물 유통 대란을 보니 노동운동만큼이나 농업운동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농안법 파동은 농수산물 유통문제에 대해 정치권 및 시민사회의 관심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농안법 재개정을 위한 농민・시민단체 연대회의’가 결성되기도 했는데요.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파동을 지켜본 김영준 후원회원도 직접 발 벗고 나섰습니다. 농수산공사 노조 상근자로 근무하면서 활동의 영역을 넓혔습니다.
“이때 농업, 유통 등에 대해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아요. 법 시행이 유예된 6개월 동안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의해서 시민, 농민의 개정안을 만들었어요. 제안이 받아들여지고 시행되었는데, 함께했던 사람들과 헤어지기가 아쉽더라고요. 그렇게 사단법인 농수산물유통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김영준 후원회원은 농수산물유통연구소에서 ‘현실 공부’를 했다고 말합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을 비롯해 전국의 도매시장을 들러 인터뷰하고 자료조사를 하며 농촌, 농업, 농민의 현실과 마주했기 때문입니다.
건강과 환경에 좋은 먹을거리를 만들다
서울시 농수산공사 퇴사 후 김영준 후원회원은 작은 사업체 하나를 꾸렸습니다. 바로 윈윈농수산입니다. ‘윈윈’(win-win)이라는 이름에는 ‘소비자와 생산자, 유통종사자가 모두 윈윈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김영준 후원회원의 포부가 담겨있습니다.
“노동운동 할 때 생협운동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거든요. 그분들을 보며 소비자생협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됐어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있기 아주 오래전부터 먹을거리 운동을 해 왔으니까요. 로컬산업의 확장을 위해서도 생협은 더 성장해야 합니다. 2015년 기준으로 생협 조합원 수가 155만 명이래요. 전체 인구의 10% 수준인 500만 명 정도까지 늘어나야 합니다. 생협이 수입을 배당하지 않는 조건으로 정부가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목민관클럽 회원 지자체장님들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역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테마파크 등의 자본집약형 산업이 아니라 생협과 같은 로컬산업이거든요.”
윈윈농수산은 홍합, 바지락, 새우살, 대구살, 당근, 버섯, 아스파라거스 등 다양한 농수산물 가공식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수산물, 그중에서도 새우살이 주력 상품입니다. 조금 비싸더라도 건강과 환경에 좋은 국산 수산물만을 활용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양식하지 않은 것, 불가피하게 양식하더라도 배합사료를 주지 않는 수산물을 취급하는데요. 최근에는 이유식을 위한 다짐농수산물도 개발했습니다. 이렇게 가공된 식품은 생협 등으로 납품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구 1kg에서는 230g의 순살이 나오거든요. 고래회충 등과 가시 등을 발라내는 작업은 기계로 하기 힘들어요. 모두 수작업으로 합니다. 국내산 재료를 쓰는 데다가 가공 작업도 번거로워 완제품 가격이 싸지는 않아요. 하지만 자연과 사람이 상생할 수 있는 먹을거리를 제공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2001년 창업했는데, 시작하고 2년간은 정말 힘들었어요. 어떻게 하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되었네요. (웃음) 저까지 총 19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거든요. 저는 여기도 작은 공동체라고 생각해요. 직원들과 함께 경제활동을 하며 먹고 산다는 것 자체가 보람찬 일 같습니다.”
시민의 삶에 더 와닿는 대안 만들어주길
김영준 후원회원은 농안법 개정 당시 알게 된 김완배 서울대 교수와의 인연으로 희망제작소와 인연이 닿았고 강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한국 농업과 농촌의 방향성을 찾아본 단행본 ‘농업농촌 희망 설계도’의 종잣돈을 마련해주기도 했는데요. 후속 연구가 진행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합니다.
“‘농업농촌 희망 설계도’의 목차에 따라서 지침서 등을 만들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개론을 넘어 좀 더 실질적인 내용을 담으면 농업 현장에 더 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앞으로 희망제작소도 시민의 삶에 더 와닿는 디테일한 대안을 마련하는 활동을 하길 바랍니다.”
어떤 삶을 꿈꾸냐는 질문에 ‘믿을 수 있는 친구’ 되고 싶어
“큰 꿈은 없어요. 다만, 주위에 의미있는 일을 하는 분이 많은데요. 이분들이 힘들 때 언제든 찾아와 술 한 잔 기울이고 하소연할 수 있는 믿음직한 친구가 되고 싶어요. 언제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친구 말이죠. 저와 그분들은 다른 환경과 조건을 가졌지만, 각자의 사정에 맞는 연대를 하는 거죠.”
앞으로 어떤 삶을 꿈꾸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입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분이 희망제작소의 후원회원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해졌습니다.
– 글 :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인터뷰 진행 :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
– 사진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 ・ [email protected]
농업의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하라
– 공업 강국을 위한 농업 희생, 우리농업은 여전히 개도국 수준이다 –
정부는 지난 25일 세계무역기구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를 공식 발표했다. 공업부문은 선진국 수준일지 몰라도 농업부문은 여전히 개도국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1960년대 공업 일변도 성장 전략 추진으로부터 2000년대의 무분별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까지 농업을 일방적으로 희생시켜 온 결과, 우리농업은 개도국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정부의 60여년에 걸친 불균형 성장정책으로 초래된, 우리농업과 농민의 생존 위기를 정부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WTO 개도국 지위는 농산물시장 완전개방 및 기후변화에 대응한 식량안보와 피폐해진 농가경제의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 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국민에 대한 안정적인 식량 공급과 농가경제 안정을 위한 정책적 한계를 스스로 떠안은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미국과 중국 간 무역마찰에서 비롯된 미국의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압박에 정부는 스스로 희생양을 자처하고 있다. 경실련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여,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첫째, 농가소득이 열악하고, 영세 고령화된 개도국 수준의 농업 현실을 무시한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다.
보조금과 관세 효과, 농산물가격의 연쇄적인 폭락 현실 인식, 농가소득 문제 등 종합적이고도 면밀한 대책도 없이 경솔하게 결정을 해버렸다. 농업소득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1천2백만 원 수준이고, 도농간 소득격차 뿐 아니라 농가 간 소득격차도 심각한 상태이다. 정부가 논의 중이라는 직불제도 반쪽짜리이고, 효과성과 효율성 및 공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 농산물 가격폭락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둘째, 농민단체 등 이해관계자에 대한 대화와 소통도 없이, 또 다시 농업에 희생을 강요하는 공정하지도 않고 형평성도 없는 졸속적인 정책추진이다.
그간 농민단체들은 대책 없는 졸속적인 결정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해왔지만, 정부는 이러한 목소리는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강행해 버렸다. 이로 인해 당사자인 농민들은 강력하게 반발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쌀 등의 민감품목에 대한 개별 협상권한을 확인하고, 미래의 협상과정에서의 계속적인 특혜를 주장하지 않는 정도의 것이며, 협상 타결까지는 현재의 혜택은 유지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입 농산물의 관세인하가 진행되고, 실질적인 보조금 지원 규모가 축소되는 등 우리농업은 존폐의 위기에 몰릴 것이다. 농민들이 생존을 걸고 분노하고 있는 목소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셋째, 이번 농업의 개도국 지위 포기에서 소극적 자세를 보인 농림축산식품부는 200만 농민들의 엄중한 질타를 받을 것이다.
농업, 농촌, 농민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농식품부는 이번 결정에서 직무를 유기했다. 통상당국의 주장에 대해 설득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농식품부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언론에 농식품부의 주장은 한 줄도 보도되지 않았다. 누구를 위한 농식품부인가? 농가소득과 농산물가격의 불안정한 실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농식품부가 농업 포기에 앞장서고 있다면, 2백만 농민을 저버리는 행위이다. 정부가 내놓은 대안이라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실효성도 없고 실적도 없다. 2015년에 설치된 이후 3년간 겨우 620억 원으로 3년간 목표액 3천억 원의 20%에 불과하다.
정부는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해 농업을 희생하면 공업을 살릴 수 있다는 전망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을 것이다. 미국 통상압력의 첫 단추가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일 수 있다. 첫 단추를 잘못 꿰어 다른 단추까지 열어줘야 하는 비관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농업은 정부의 무시와 방관 속에 나날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출범 초기 약속했던 문재인 정부의 농업분야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은 설상가상의 어려움을 겪게 됐다. 농업을 포기하고 선진국이 된 나라는 거의 없다. 정부는 졸속적인 개도국 지위 포기 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2019년 10월 2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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