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배달비 반값 지원 - 논산시 오인환 님의 공약
현대기아차가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 산업용 부품 3만 개를 자사 자동차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부품 3만 개는 자동차용 품질 규격에 미달하는 제품이다. 자동차용 부품은 가혹한 조건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산업용 부품보다 높은 수준의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문제의 부품 3만 개는 반도체의 일종인 저항기(resistor)로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BCM(차체 제어 장치)에 장착됐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뉴스타파가 보도한 ‘현대기아차 위조부품 사용 의혹’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국회 김제남 의원실(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에서 현대기아차 부품 조달 체계를 조사하던 도중 드러났다. (관련기사 : “현대기아차 위조부품 사용” 내부 보고서 입수) 현대모비스는 김제남 의원실 측에 “현대기아차의 BCM(차체 제어 장치) 납품 업체인 ‘대동(주)’에서 일본의 ‘롬(ROHM)’ 사(社) 부품의 공급이 부족해 현대모비스 측과 사전 협의 없이 대만의 ‘타이테크놀로지(TA-I technology)’ 사가 만든 부품을 대체해 사용했다”고 밝혔다.

▲ 맨 왼 쪽의 R195가 문제가 된 타이테크놀로지의 부품이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대체된 타이테크놀로지 부품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일반적인 품질 기준으로 삼고 있는 미국 자동차전자부품협회의 자동차용 품질 규격(문제가 된 저항기와 같은 ‘수동소자’의 경우 품질 규격은 AEC-Q200)을 충족하는 제품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자동차용 반도체는 고온 고습 등 가혹한 조건에서도 정상 작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가전제품에 쓰는 것보다 훨씬 강한 테스트를 통과한 신뢰성 높은 부품들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반도체가 용도에 따라 가져야 하는 품질 특성은 다음과 같다.
| 항목 | 가전용 반도체 | 산업용 반도체 | 차량용 반도체 |
|---|---|---|---|
| 동작 온도 | 0 °C ~ 40 °C | -10 °C ~ 70 °C | -40 °C ~ 155 °C |
| 수명 | 1~3년 | 5~10년 | 15년 |
| 습도 | 낮은 수준 | 환경에 따라 적용 | 0~100% 내습성 |
| 고장률 | 3% | 1% 이하 | 고장률 0% 목표 |
| 공급 기간 | 2년 | 5년 | 30년 |
▲ 출처 :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동향 및 기술현황, 전자공학회지, 2012년 9월
현대기아차가 원래 사용하고 있었던 롬 사의 부품(모델명: MCR03EZP)은 자동차용 품질 기준을 만족하는 부품이었다. 해당 부품의 특성이 기록된 ‘데이터시트’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AEC-Q200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용(AUTOMOTIVE)’임이 명시돼 있었다.

▲ 롬 사 부품의 데이터시트. AEC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용(AUTOMOTIVE)’임이 적혀 있다.
하지만 이번에 현대기아차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 타이테크놀로지의 부품(모델명: RM06)은 자동차용이 아니었다. 원래 자동차용 부품을 쓰던 자리에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용 부품을 사용한 것이다. 문제의 부품은 지난 2014년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제조 과정에 투입됐으며 부품 수는 약 3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 대 수로는 약 1000대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측은 어떤 차종에 해당 부품이 쓰였는지에 대해선 확인해주지 않았다.

▲ 오른쪽에 RM이라고 표기된 문서가 대체품으로 사용된 타이 테크놀로지 부품(저항기)의 데이터시트다.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 부품이다. 타이 테크놀로지에는 왼 편의 문서에 보이는 바와 같이 똑같은 기능을 하는 자동차용(Automotive Grade) 부품 라인업이 따로 있다. 현대기아차 부품에 장착된 부품 3만 개는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 부품이었다.
현대기아차의 납품업체인 대동의 임원 A씨는 “공급 부족이 발생했는데 생산은 해야 하고 납품 수량을 채워야해서” 불가피하게 해당 대체품들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일반적으로 저항기 같은 경우는 중요한 부품이 아니다보니 부품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섞어 쓰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동차용 부품이 있는데 왜 일반 부품을 사용했는지를 묻자 “이런 일은 극히 드물게 벌어지는 일”이라면서 “당시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측은 지난 11일 김제남 의원실 측에 “대동 측과 대체품 사용에 대해 사전에 협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부품은 특별히 자동차 등급 부품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기아차가 ‘위조부품’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관련기사 : “현대기아차 위조 부품 사용” 내부 보고서 입수), 미국의 대표적인 부품검사기관이 “현대기아차가 위조부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왔다. 미국 위조부품 검사기관 CTI(Component Technology Institute ; 부품기술연구소)는 뉴스타파가 입수한 현대기아차 내부보고서인 ‘QRT 보고서’와 관련 자료를 분석한 뒤 총 5개 부품에서 위조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CTI는 대표적인 위조부품 검증 규격인 ‘CCAP-101’을 만들어 관련 업체에 자격을 발급하고 직접 검사를 시행하는 이 분야 최고의 민간 검사기관이다.

▲ CTI의 분석 보고서
위조부품의 유일한 단서, ‘QRT 보고서’
뉴스타파는 현대기아차에서 ‘위조(counterfeit)’ 부품이나 ‘위조가 의심(suspect)’되는 부품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담긴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지난 8일 보도했다. 총 두 편의 보고서는 국내의 위조부품 검사기관 QRT가 현대모비스의 의뢰로 작성했다. QRT는 검사 대상이었던 4개의 장치에 장착된 10개의 부품에 대해 위조 혹은 위조가 의심된다는 결론을 내고 이 사실을 현대모비스에 보고했다.
하지만 최초 보고서 작성 시점에서 6개월여가 지난 올해 4월, QRT는 보고서가 성급하게 작성됐다며 위조 부품이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바꿨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보고서에서 지목한 10개 부품 가운데 7개에 대해 납품업체인 제조사로부터 진품 확인서를 받아왔다. 하지만 위조 가능성이 높아 디캡(De-cap, 칩 표면 분리) 검사를 실시했던 나머지 3개 부품 중 2개에 대해서는 검사 과정에서 부품이 지나치게 망가졌다는 이유로 확인서를 받아오지 못했다. 나머지 1개 부품은 디캡 검사로 겉면이 파괴되어 ‘다이(Die, 내부 틀)’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진품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가 진품 확인서를 받아온 부품들 중에도 장치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 불명의 크랙(깨짐)이 발견된 부품이 2개 있었다. 위조부품은 아니지만 적어도 불량이라는 말이 된다. 또한 김제남 의원실에서 위조부품 의혹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품질규격 미달 부품 3만개가 현대기아차 전자장치에 쓰인 사실이 발견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 현대기아차, ‘자동차 품질규격 미달 부품’ 3만 개 사용 확인)
QRT 보고서는 지금 상황에서 위조부품 사용 여부를 과학적으로 검증해 볼 수 있는 유일한 자료다. QRT는 위조부품 검증시 기본적으로 실시하는 외관 검사, 비파괴 X선 검사, 디캡(De-cap) 검사 등을 하고 중요 부분에 대한 고화질 이미지를 보고서에 첨부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두 편의 보고서 중 첫 번째 의뢰 후 작성된 QRT 보고서와 부품 이미지들을 미국의 위조부품 검사기관인 CTI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CTI, “5개 부품 위조 가능성 있다”

▲ 1번, 5번, 21번 다이오드의 엑스선(X-ray) 사진
CTI는 먼저 1번, 5번, 21번 다이오드를 위조 의심 부품으로 분류했다. QRT 보고서는 모서리의 갈린 흔적과 내부 뼈대의 차이가 발견된 21번 다이오드만 위조 의심 부품으로 분류했었다. CTI는 세 부품의 X선 이미지에 대해 “1번, 5번, 21번 모두 과거에 사용됐던 흔적이 보인다”며 “이런 징후들은 아마 이 부품들이 (과거에) 설치되거나 제거될 때 생긴 흔적들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반도체들은 시판되지 않은 차량의 신품 전자장치에 장착됐다가 고장을 일으켜 QRT에 분석 의뢰된 부품이었다.

▲ 27번 트랜지스터
또한 현대모비스가 진품 확인서를 받아오지 못한 두 개 부품(27번 트랜지스터, 4번 트랜지스터) 모두 위조로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부품 위조기법 중 하나인 블랙 토핑(black-topping)의 흔적과 크랙(깨짐)이 발견됐다고 QRT가 분석했던 27번 트랜지스터의 경우, “(부품) 패키지와 표면 마킹의 상태를 보면 이 부품들을 위조품으로 의심할 수 있다”면서 “칩의 바깥쪽 틀이 조악하고 습기가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틈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칩의 다이(Die, 내부 틀)는 원래 칩 제조사인 미국 NXP가 만든 제품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4번 트랜지스터
부품의 가장자리에서 크랙이 발견돼 QRT가 위조 의심 부품으로 분류했던 4번 트랜지스터에 대해서도 “(부품을 위조하는 과정에서) 표면의 마킹이 다시 됐다고 볼 수 있는 미세한 마모의 흔적들이 보인다”면서 “크랙은 칩을 뜯어내고 다시 기판에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 145번 저항기와 195번 저항기
위조품뿐만 아니라 QRT 보고서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저품질 부품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지난 16일 뉴스타파 보도(관련기사 : 현대기아차, ‘자동차 품질규격 미달 부품’ 3만 개 사용 확인)를 통해 자동차용 품질 규격 미달품으로 확인된 195번 저항기(resistor)의 경우 “열악한 제조 과정을 보여준다”고 지적했고, 145번 저항기 역시 “전형적인 저가 생산의 결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CTI는 이처럼 총 5개 부품에서 위조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CTI의 수석 컨설턴트 레온 하미터는 “이 부품들의 유통 과정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주어진 자료와 사진을 바탕으로 제한된 결론을 낼 수 밖에 없음(Since we do not have any history on this module and the importance to be sure there are no counterfeit components in the module, this is the most we can determine based upon the data provided. Only limited conclusions can be made from the data and photos.)”을 전제로 “일부 부품들이 위조품이라고 볼 수 있는 약간의 가능성이 있다(we think there is a low probability of some components being counterfeit)”고 밝혔다.
“위조부품 결론 조작” VS “조작 불가능”
국정감사에 현대차 권문식 부회장을 불러 직접 위조부품 의혹을 검증하고자 했던 김제남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은 명확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 다만 김제남 의원은 증인을 철회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잔여 의문을 철저히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현대기아차가 ‘내부 보고서’가 성급하게 작성됐다고 말을 바꾼 상황에서 지금은 위조부품이 사용됐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지만, 위조품이 없다는 확신도 없는 상태다.
현대모비스 측은 QRT 보고서를 공동으로 발주한 장석원 박사가 위조품이라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 부품을 조작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모비스 측은 또 장 박사를 “사기꾼” 혹은 “브로커”라며 비방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장석원 박사를 의심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장석원 박사는 2차 분석 대상이었던 BCM(Body Control Module) 하나와 오디오 장치 하나를 시험 의뢰 전 열흘 정도 가지고 있었다. 현대 측은 장 박사가 위조품이라는 결론을 내기 위해 이 과정에서 고의로 제품을 손상시켰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장 박사는 부품 내부의 회로 기판을 확인하기 위해 제품 겉면을 열고 사진을 찍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장 박사가 시험용 부품을 고의로 손상시킨 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 현대모비스 법무팀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건을 내사해 온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아직 현대 측이 수사를 의뢰해온 바는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수사를 통해 지금 시점에서 조작 여부를 확인하는 건 불가능할 거라고도 말했다. 여기서 한 가지 살펴볼 부분이 있다.

▲ LF쏘나타에 들어가는 BCM (차체 제어 장치, Body Control Module)
전자 기판을 습기나 염분으로부터 보호하고 부식을 막기 위해 ‘콘포말 코팅(conformal coating)’이라는 것을 한다. 아크릴, 에폭시, 혹은 실리콘 같은 물질을 기계 장치를 이용해 얇게 도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시중에 나온 자동차 전자기판을 열어보면 반짝이는 투명막이 기판 위에 빈틈없이 덮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장 박사가 부품을 위조품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소자에 작은 크기의 흠집을 내고 금을 가게 만들었다면 콘포말 코팅층도 파괴될 수밖에 없다. 기계로 코팅된 막을 개인이 흔적없이 복구하기는 어렵다. 해당 기판이 QRT 기술진에게 전달돼 외관을 살펴봤을 때 찢어진 코팅막은 어렵지 않게 발견됐을 것이다. 반도체를 들여다보고 문제를 찾아내는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진을 보유한 QRT가 콘포말 코팅이 손상되어 드러나는 외관의 고의적 손상과, 콘포말 코팅이 보존된 채로 나타난 부품 내부의 불량도 구분하지 못했을지는 의문이다.
“QRT, 위조 판별 기술 부족” VS “신뢰해도 좋다”
현대모비스는 QRT가 위조품 판별의 기본도 모른 채 섣부르게 위조 결론을 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에 위조부품을 잘 찾아낼 경우 앞으로 프로젝트를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욕심도 섣부른 결론을 내리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QRT는 국가공인 부품신뢰성 검증기관으로서 삼성, LG,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NXP 등 글로벌 칩 메이커들에게도 부품검증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또한 2010년 경부터 국내 토종업체로는 유일하게 위조품 검사를 해왔고, 국내 학계와 산업계의 부품신뢰성 분야 전문가들이 총망라된 한국신뢰성학회의 학술대회에서 2011년 위조품 검증 기술에 대한 발표를 하는 등 관련 분야를 선도해 온 곳이다.
QRT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위조부품 검증의 경우 QRT가 오랫동안 해온 반도체 신뢰성 검증 만큼 긴 현장 경험이 있지는 않지만, 양쪽이 거의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뢰해도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

▲ QRT에게 다양한 종류의 부품신뢰성 검증을 맡기고 있는 기업들 (QRT 홈페이지 캡처)
“전세계 반도체 1%는 위조…미 방위산업에까지”
미국에서는 이미 중국산 ‘쓰레기 위조부품’ 유입을 심각한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2014년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의 보고서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증가하는 위조 집적회로의 위협(Counterfeit Integrated Circiuts : A Rising Threat in the Global Semiconductor Supply Chain)(다운로드)>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자회사들이 매년 위조부품으로 인해 얻는 손실이 100조 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반도체의 1% 가량이 위조품으로 의심되며, 위조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 또한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또한 자동차, 항공, 무기산업 등의 시장 분석을 제공하는 IHS에서 2012년 발표한 위조칩 시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부품 중 하나인 트랜지스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조사 대상 다섯 개 부품 가운데 2위를 차지하고 있다.
| 순위 | 부품 종류 | 전체 발생 비율 | 자동차용 부품 |
| 1 | 아날로그 IC | 25.2% | 17% |
| 2 | 마이크로 프로세서 IC | 13.4% | 1% |
| 3 | 메모리 IC | 13.1% | 2% |
| 4 | Programmable Logic IC | 8.3% | 3% |
| 5 | 트랜지스터 | 7.6% | 12% |
▲ 2011년 위조부품 상위 5개 ⓒ IHS Parts Management 2012
미국은 자신들의 방위산업에 흘러드는 위조부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2년 발간된 미 상원 국방위원회 보고서 <국방부 공급망의 위조 전자 부품에 대한 연구(Inquiry into Counterfeit Electronic Parts in the Department of Defense Supply Chain)(다운로드)>는 무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위조칩 문제를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2011년 발생한 SH-60B 헬리콥터의 전방 적외선 시스템 고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위조부품이 발견됐다. 상원 국방위원회는 그 공급 과정을 세밀하게 추적했고 결국 최종적으로 중국 선전(深圳) 시의 ‘화지 전자’라는 곳을 발견해냈다. 미국의 대잠수함 초계기인 P-8A 역시 부품의 동결 상태를 감시하는 ‘아이스 디텍터’가 고장나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위조부품이 발견됐다. 해당 부품의 조립과 납품 과정을 추적한 결과, 텍사스에 위치한 유통업자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역시 중국 선전 시에 위치한 ‘액세스 전자’라는 곳이 위조품 공급처로 특정됐다. 미 상원은 위조부품의 70%가 중국에서 흘러들어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중국의 위조부품 제조과정 영상. 수명이 다한 전자쓰레기를 신품으로 위조해 다시 시장에 판매한다. 위조칩 모서리에서 발견되는 갈림이나 깨짐 등이 이런 재생 과정에서 발생한다. ⓒ aaa component test lab
미 상원은 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국가 내에 위조부품이 유입되는 것을 막고 정체불명의 유통업자가 부품을 공급하는 것을 줄이기 위한 내용을 담아 국방수권법을 만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12월 이 법안에 서명했고 이듬해부터 상원이 제시한 구체적인 조치들이 시행 중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위조부품의 유입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체계가 전무한 상황이다. 산업체에서도 불량품 검사는 철저하게 하지만 위조품에 대한 인식이나 검사 체계는 아직 부족하다.
흔히 불량품과 위조품을 혼동하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불량품 대부분은 정상 동작을 안 하기 때문에 수입검사(IQC)나 출하검사(OQC) 등 여러 단계의 품질 검사에서 상당수 걸러진다. 하지만 위조품은 수명이 거의 다한 제품을 재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은 해당 기능을 해낸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품질 검사들을 통과해 제품에 탑재될 수 있다. 문제는 그 위조품이 자기 역할을 해내는 기간이 짧다는 데 있다.

▲ 신뢰성공학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목욕통(Bathtub) 곡선. x축은 사용 시간, y축은 고장 발생률이다. 제품이 막 완성된 시점(그래프 왼쪽)에서 고장률은 높다. 불량 때문이다. 이와 같은 초기 고장은 제품 출하 전 충분한 품질검사를 통해 결점 있는 제품을 골라냄으로써 줄일 수 있다. 시간이 지나 제품을 오래 사용하고 난 후에 고장은 다시 많아지기 마련이지만, 위조부품을 사용할 경우 위 그래프의 빨간 화살표가 가리키듯 고장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든다. (2014년 IEEE 보고서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증가하는 위조 집적회로의 위협(Counterfeit Integrated Circiuts : A Rising Threat in the Global Semiconductor Supply Chain)에서 인용)
자동차 위조부품은 결국 ‘안전 문제’
위조부품을 쓰면 위 그림에 나오는 것처럼 고장 없이 쓸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다. 이미 한계에 이른 부품들이 새 제품으로 둔갑해 쓰이기 때문이다. 마치 굵은 쇠사슬의 고리 하나가 얇은 철사끈으로 엮여 있는 형국이다. 당장은 제 기능을 해내지만 팽팽하게 잡아당기다보면 얼마 안 가 끊어질 수 있다. 그것은 소비자에겐 고장이자 ‘비용’으로 돌아온다. 나아가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
아직 현대기아차에 위조부품이 쓰였다고 확신할 수 없다. 위조부품이 사용됐다는 내부보고서가 있었고, 해외 검사기관에서도 위조부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이제 공은 현대기아차로 넘어갔다. 무조건 아니라는 말만 반복한다고 의혹은 해소되지 않는다. 더구나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면 혹시 모를 위조부품의 유입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 볼 필요는 있다. 앞서 언급한 미 상원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모든 위조부품의 유통망을 파악할 수 없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현실을 바탕으로 대책을 세운 것이다. 더구나 자동차 부품은 궁극적으로 안전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현대기아차가 보다 솔직한 자세로 남아있는 의혹들을 보다 떳떳하게 검증하고 현실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하는 이유다.
※ 뉴스타파에서는 자동차 제조 회사의 불투명한 부품 유통망 문제나 품질 문제와 관련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정재원 기자 : [email protected]

수출 실적이 최악이다. 지난 2월에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14개월 연속 감소세고, 3개월째 두 자리 수로 떨어졌다. 주요 언론도 대서특필하고 있다.

▲ 3월 1일 관련 보도들 캡쳐.위쪽부터 YTN, 조선일보, KBS, SBS, 경향신문
2월 수출 감소, 정부 발표보다 더 심할 가능성 높아
그러나 2월 수출 감소 규모는 3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액 감소율 -12.2%보다 더 심할 가능성이 높다. 뉴스타파 분석에 따르면 그렇다. 왜 그럴까?
매월 1일 발표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 동향은 잠정 집계다. 3월 1일 발표된 수출입동향 통계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신고한 물량을 관세청이 취합하고, 발표만 산업통상자원부가 한 것이다. 확정치는 보통 매월 15일 관세청이 따로 발표한다. 특히 수출액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의 잠정치 발표 후에 관세청이 통상적으로 수정을 해왔다. 그래서 산업통상자원부의 잠정치와 관세청의 확정치 사이에는 늘 편차가 있었다.
잠정치와 확정치의 편차는 얼마나, 그리고 얼마나 자주 발생했을까? 뉴스타파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인 2013년 2월부터 지난 1월까지 만 3년, 36개월 동안 산업통상자원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수출액 잠정치와 관세청이 수정 발표한 확정치를 비교해봤다.
표에서 보듯 잠정치와 확정치가 같았던 경우는 36개월 가운데 딱 4번 뿐이었다. 나머지 32번은 잠정치와 확정치가 모두 달랐다. 매달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6번의 보도자료 가운데 32번이 틀렸다는 말이다. 특히 이 가운데 잠정치의 수출액 통계가 확정치보다 나빴던 경우는 딱 2번 뿐(2015년 2월과 4월)이었고, 나머지 30번은 잠정치의 통계가 확정치보다 더 나았다. 다시 말해 잠정치로 발표된 수출액 통계가 결과적으로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마사지’된 것처럼 보이는 보도자료가 박근혜 정부 3년, 36번 동안 30번이나 나왔다는 얘기다.
2015년 7월 수출 잠정치와 확정치 간 편차 1조 원 넘어
월별 편차는 어느 정도 났는지 살펴봤다. 지난해 7월 정부가 발표한 잠정치를 보면 수출액 감소율은 -3.3%였다. 그러나 확정치는 -5.2%에 이르렀다. 무려 1.9% 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2015년 7월 우리나라의 수출액이 460억 달러 가량이었으니 8억 8천만 달러쯤 더 높게 발표됐다는 말이 된다. 달러 당 원화 환율을 1200원으로 잡아 계산하면 1조 원이 넘는 액수다. 2014년 3월에도 잠정치와 확정치 간의 편차는 1.5% 포인트나 벌어졌고, 2015년 6월에도 잠정치와 확정치 간의 오차는 0.9%포인트였다. 잠정치가 확정치보다 높았던 30개월을 평균해 계산해 보면 평균 0.4% 포인트의 편차가 발생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수출 통계를 고의로 ‘마사지’했을 거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수출입동향은 기업이 관세청에 신고한 것을 취합해 발표하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기업의 수출 신고분과 출항일 기준의 실제 수출분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사정 등으로 신고된 수출품의 출항이 늦어지면 오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편차가 이렇게 수출 실적이 높은 쪽으로 일관되게 발생하는 현상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특히 정부는 매달 1일 실제보다 높은 수출 실적을 국가통계로 발표하고, 언론은 이 잠정치를 마치 실제 달성된 수출액인 것처럼 크게 제목을 달아 받아쓰지만 15일 후 관세청에서 발표하는 확정치에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수사기관의 수사 발표는 대대적으로 받아쓰면서도 이후 법원 판결은 외면하거나 쥐꼬리만큼 쓰는 한국 언론의 고질적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다.
3월 15일이면 관세청에서 2월 수출액 확정치를 발표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2.2%를 웃돌까? 아니면 밑돌까?
취재/리서치:최경영,김강민
청춘을 다 바친 곳이에요. ‘패션의 메카’라고 불렸던 상가에 이제 패션하고 상관없는 브랜드점들이 들어와 있어요. 어디에 가도 있는 그저그런 몰이 되가는 게 마음 아픕니다.
동대문 두타몰(구 두산타워)에서 의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조민기(가명) 씨의 말이다.
조 씨는 1999년 두타몰 개점 이후 18년째 줄곧 이곳에서 점포를 지켜왔다. 동대문 상권에서 산전수전을 견뎌낸 조 씨지만 이제는 더이상 버티기가 힘든 상태라고 한다. 사드 사태 이후 급격히 침체된 동대문 상권의 분위기도 문제지만, 그보다 조 씨를 힘들게 하는 것은 쇼핑몰 운영주체인 두타몰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었다.
항상 상생을 얘기합니다. 대외적으로는 그럴싸하게 두산 그룹의 이미지를 만들더군요.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 안에서는 다 곪아 터지고 있습니다. 쇼핑몰과 상인이 다같이 십몇년간 일궈온 상가인데 회사의 이익을 위해 상인들을 희생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정말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두타몰 전기요금 미스테리…점포는 개점휴업인데 전기요금은 50% 올라
두타면세점 입점이 계기가 됐다. 두산 그룹은 2015년 자사 계열사(주식회사 두산의 100% 자회사)인 두타몰에 면세점을 유치했다. 중국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삼는 두타몰과 면세점이 상승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입점 공사가 시작되면서 두타몰의 엘리베이터와 주차장은 사실상 폐쇄됐다. 고객 주차장 일부가 건축자재 창고로 활용됐고, 고객들이 이용해야할 엘리베이터는 공사 전용으로 사용됐다. 입점 상인들이 사실상 ‘개점휴업’ 수준의 타격을 입을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두타몰 측은 상인들을 대상으로 면세점 입점 이후 ‘낙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니 상생차원에서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입점 상인들이 상권의 발전을 기대하며 당장의 손해를 감수했다. 2015년 말 시작된 공사는 2016년 상반기 내내 계속됐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져나왔다. 예년보다 훨씬 많은 전기요금이 청구되기 시작한 것. 엘리베이터와 주차장을 비롯한 각종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데다 쇼핑몰 방문객도 급감한 상황이어서 입점상인들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취재진이 입수한 두타몰 2층 62㎡ 넓이의 한 매장의 경우, 전기요금이 전년대비 50% 이상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2월의 전기요금이 총 55만 원 수준이었는데 면세점 공사가 한창인 2016년 2월에는 83만 원의 전기요금이 청구됐다. 30만 원 가량 요금이 오른 것이다.
면세점 입점 공사에 사용되는 전기요금이 전가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입점상인들 사이에 돌았다. 결국 입점상인 50명은 회계장부를 공개하라고 두타몰에 요구했다. 하지만 두타몰 측은 업무상 기밀이라는 이유로 입점상인들의 요구를 거절했다.
전기요금 청구의 근거를 밝히라는 상인들의 요구가 나온 직후, 두타몰 측은 익월에 청구된 전기요금 일부를 차감했다. 취재진이 확인한 두타몰 2층 점포 기준으로 약 17만 원 가량이 차감됐다. 일방적인 조치였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가 어떻게 잘못 청구되었지는 알 수 없었다.

기대했던 ‘낙수효과’도 물거품이 됐다. 두타몰은 입점 공사용으로 사용하던 엘리베이터를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로 사용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1층 유명브랜드샵에서 연결되는 이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다른 점포를 거치지 않고 면세점이 입점한 7층으로 바로 올라갔다.
두산 측은 뉴스타파에 보낸 서면답변을 통해 면세점 공사기간 동안 전기요금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오히려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고 2월(사용량 검침 입력 오류)과 4월(냉온수기 가동시간 증가)에 한해 상승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입주 상인들의 민원에 의해 공정위 조사까지 받았지만 공정거래법상 저촉 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사용량 검침 입력 오류가 있었지만 과다청구된 전기료를 상인들에게 반환해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는 점이 공정위의 참작 사유였다.
입점상인 불신 부르는 ‘깜깜이’ 관리비 연 60억 원 추산
하지만 전기요금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그나마 전기요금은 액수가 크지 않고 전용과 공용, 기본요금의 항목이 나눠져 있어서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관리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관리비는 그조차도 어려운 ‘깜깜이’ 상태다.

두타몰 2층 전용면적 62㎡ 점포의 월 관리비는 350~400만 원 수준. 이 가운데 문제의 일반관리비는 전체의 80% 수준인 280만 원이다. 매달 고정적으로 지급된다. 면세점 입점 공사로 쇼핑몰 내 시설을 이용할 수 없었던 시기에도 이 금액에는 변동이 없었다. 두타몰 측은 직원 임금과 주차관리비 등의 명목으로 지출되는 돈이라는 설명했지만 전기요금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같은 금액이 산정됐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같은 기준대로 단순계산하면 현재 두타몰에 입점한 300여 개의 점포가 내는 관리비의 액수는 연 6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두타몰의 관리비 액수는 취재진이 파악한 다른 쇼핑몰들의 관리비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두타몰 인근에 위치한 롯데의 쇼핑몰 ‘피트인’의 경우, 문제의 일반관리비는 아예 책정이 되지 않고, 전체 관리비 청구액도 20만원 수준(32㎡ 매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의 또다른 쇼핑몰인 김포 롯데몰의 전용면적 103㎡ 매장도 마찬가지로 일반관리비 없이 20만 원 내외의 관리비만을 받았다. 매장크기와 위치 등 여러 제반 사항을 고려하더라도 두타몰의 관리비는 많게는 타 쇼핑몰의 20배에 이를 정도로 많은 셈이다.
두산 측은 이같은 관리비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두타몰의 일반관리비는 ‘밀리오레’와 ‘헬로우APM’ 등 다른 동대문 상가들에 비해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산 측은 다른 주요 쇼핑몰 의 관리비 내역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주지는 않았다. 두산 측은 “관리비 산정은 입지와 브랜드, 관리 상태 등을 고려해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를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이미 공정위로부터 관리비 상세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것을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부본부장으로 두타몰과 상인들의 갈등을 지켜봐 온 이강훈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아파트와 같은 주거 시설의 관리비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상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법적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유통상가들은 유독 이에 대한 법적 기반이 취약한 실정입니다. 대기업 유통상가들이 관리비와 관련된 문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실제 관리비를 내는 상인들이 사용처를 감시하고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새로운 관리 방식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강훈 변호사 /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갑도 을도 아닌 병’ 전차인 상인의 계급
두타몰과 입점상인들의 갈등이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은 3년 전이다. 두타몰이 리모델링을 앞두고 200여 개 점포와의 재계약을 거부하자 입점상인들이 집단 행동에 나섰다. 2014년 8월,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에 선 이들은 지난 십수 년 간 두타몰 내부에서 벌어진 일들을 낱낱이 고발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월차임 산정 방식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에서부터 시작해 △ 부당한 계약갱신 거절, △ 판매 목표 강제, △ 공실 임대 강요, △ 점포 이전 및 인테리어공사 강요 등의 ‘백화점식’ 불공정 행위들이 드러났다.
두타몰과 상인의 관행적인 ‘갑을 관계’는 제도적 허점에서 발생했다. 법적으로는 입점상인 대부분은 3자가 맺는 전대차 계약 방식을 갖는다. 두타몰이 금융투자자인 임차인에 분양한 것을 임차인이 상인들에게 다시 임대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입점 상인은 전대료를 이중으로 지게 된다. 두타몰의 전대료는 관행적으로 두타몰에 지급하는 임대료와 두타몰이 금융투자자에게 지급할 이자를 합산해 산정된다. 법적 보호로부터도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계약서가 두타몰과 임차인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성되지만 전차인 신분인 입점 상인은 이에 응할 수 밖에 없다. 특히 1년 주기로 이뤄지는 재계약은 입점 상인으로 하여금 두타몰의 일방적인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사드 여파에도 매출액 증가…두타몰 1000억 원 배당의 영업비밀은?
최근 사드 사태 이후 동대문 상권에 불어닥친 불황의 타격은 고스란히 상인들에 전가되고 있다. 두타몰은 관리비와 최소 임대수수료(미니멈 개런티) 등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있지만, 상당수 입점 상인들에는 매출이 임대료와 관리비도 부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1일 점포 90곳이 재계약을 포기하고 두타몰을 떠난 이유다.
(주)두타몰의 경영실적은 매년 좋아지는 추세다. 2016년에는 매출 734억 원, 당기순이익 122억 원을 금융감독원에 공시했다. 2013년 이후 모회사인 주식회사 두산에 대한 배당도 꾸준히 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배당한 금액이 총 1190억 원에 이른다.
두산 측은 입점 상인에 대한 강제적 퇴점은 없었으며 정기적으로 상인 간담회를 진행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모회사에 대한 배당은 두타몰 건물에 입점한 주식회사 두산이 지급한 임대료에 대한 보전 차원이라고 밝혔다.
취재 : 오대양, 강민수
촬영 : 정형민, 오준식
편집 : 박서영, 이선영
CG :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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