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공동선별 공평한 공동정산
감물흙사랑공동체(이하 흙사랑공동체)는 여러 작물을 친환경 유기농사로 짓는 소농들로 이루어져 있다. “한농가가 열 가지 넘는 품목을 농사짓는데 이게 오히려 친환경 유기농업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단일 품목을 몇 만 평씩 하면 친환경으로 하기 쉽지 않거든요.” 윤영우 공동체 대표의 말이다.
흙사랑공동체의 가장 큰 특징은 공동선별. 회원들은 공동체 입고기준에 따라 자기 밭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오전 10시 전에 공동작업장에 입고한다. 회원의 역할은 거기까지고, 다음부터는 법인의 역할이다. 특히 공동체 회원은 선별작업에 개입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왜 돈 들여 품 사서 하냐, 우리가 직접 하면 되지 않냐 그래서 한번 그렇게 했어요. 그런데 객관적으로 못 해요. 나랑 친한 집이 브로콜리를 갖고 와도 기준에 안 맞으면 딱 빼야 하는데 사람 마음이 그렇게 되지 않더라고요.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은데’ 이렇게 되는 거예요. 그런 일이 생기면서 ‘우리 회원들은 아예 선별에서 손 떼자’ 이렇게 정리를 해버린 거예요.”
그래서 흙사랑공동체는 지역주민에게 선별작업을 맡긴다. 지역주민은 일자리를 얻고, 흙사랑공동체는 좋은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식이다. 윤영우 대표는 “그게 품위를 잘 유지하는 방법”이라며, “좋은 품질의 물품을 내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공동선별과 함께 흙사랑공동체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것이 공동출하와 공동정산. 공동선별한 생산물은 공동체에서 책임지고 출하하며, 모든 회원은 자신의 생산물이 어디에 얼마만큼 출하되느냐에 상관없이 생산량에 대해 공동정산을 받는다.
“2004년 한 창고에 저장해 놓은 브로콜리 2,000상자가 전부 노랗게 떠버린 일이 있었어요. 거기에 자기 물품이 다 들어간 회원도 있었고 하나도 없는 회원도 있었죠. 그때 어떻게 할지 이야기하다가 ‘우리는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좋은 일도 같이 한다’는 마음으로 2,000상자를 폐기한 손해를 모든 농가가 같이 나누면서 공동정산을 시작했죠.” 그때부터 벼는 벼대로 양배추는 양배추대로 품목별 공동정산 체계를 마련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공동정산을 하면서 회원끼리 더 연대하게 됐어요. 자기의 농업기술을 감추지 않고 다른 회원에게 알려주려고 해요. 경쟁하지 않고 협력하면서 서로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거예요.”
이규웅 생산자는 공동출하, 공동정산의 장점으로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작물 기르고 수확하는 것만도 힘들고 바쁜데 우리는 상자에 담아보내기만 하면 끝이니까 편하고 좋아요. 소포장하고 매출 계산하고 그런 일을 안 해도 되니 손이 훨씬 덜 가고 농사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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