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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초보농부의 수박모종 준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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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초보농부의 수박모종 준비일기

익명 (미확인) | 화, 2016/04/26- 17:21

아직은 초보농부의 수박모종 준비 일기 2 

3월 하순에 심은 수박모종이 자라고 있습니다. 난생처음 해 보는 수박농사라지만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고 어릴 때부터 농작물 기르는 것을 봐 와 농사 기본기 정도는 몸에 배어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기분에는 수박모종이 엄청나게 잘 자라리라 싶었는데 혼자만의 생각이었을 뿐 좀처럼 자라지를 않네요. 더욱이 노지농사만 지어봤지 하우스 농사는 낯설었고 그러다보니 실수투성이라 결국, 수박 하우스 4동 중 1동을 망쳤습니다.

저녁 때 하우스의 환기창을 닫아 주러 왔다가 기절할 뻔했습니다. 하우스 1동 환기창을 깜빡하고 열어 놓지 않았던 것입니다. 해가 넘어가고 있었음에도 실내는 후끈했습니다. 수박모종을 살펴보니 별 이상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럴 리가 없는데.’ 하며 귀가했는데 다음 날 보니 역시나, 모종이 축 늘어져 있었고 거무스름해져 있었습니다. 하루가 지났고 또, 경악했습니다. 모종이 누렇게 변했고 열기에 덴 부분은 완전히 죽어 있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 낸 수업료가 내 인생 수업료의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수박농사를 지으며 잠깐 방심한 사이 지불한 수업료는 엄청났고 처참한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시설하우스 농사는 야구로 본다면 역전 주자가 있는 상태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투수와 흡사합니다. 농사짓는 건 기본이며 변화무상한 날씨와 비바람에 하우스가 망가지지 않을까 주의해야 하기 때문이죠. 하우스를 창살 없는 감옥이라 부른다는데, 정말 다른 데 신경 쓸 틈이 없습니다. 100m 하우스가 4동이고 1동에 두둑이 2개 있으니 하우스 4동을 왔다 갔다 하면 800m. 아침에 하우스 환기창을 열기 위해 800m를 걷고 저녁 때 닫기 위해 같은 거리를 다시 걸으니 적어도 1.6km를 하우스 안에서 매일 걸어야 합니다.

1_수박모종 2 사본

이번처럼 농사를 망쳐도 속상해서 앉아 있을 수도 없습니다. 날이 후덥지근해도, 추워도 마찬가지죠. 그래도 묵묵히 기운내서 걸으려 합니다. 제가 정성 들여 기른 농산물을 한살림 소비자 조합원님이 마음 놓고 드시며 ‘원더풀’을 외칠 그날까지!

- 오복수  충북 청주연합회 초정공동체 생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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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근 무농약 도라지

5배 정성으로

15년 변함없이

 

“처음 도라지청을 생산할 때는 손으로 도라지를 씻고 작두로 잘라 솥에 끓여 만들었어요. 한겨울에 도라지를 씻고 자르는 일이 정말 고생스러웠지. 손이 얼고 부르텄죠.”

15년 전, 장용진 생산자가 처음 도라지청을 만들 때는 마땅한 시설과 설비가 없었다. 그저 우연한 기회에 좋 은 도라지를 얻었고, 도라지가 기관지에 좋다 하니 청 을 만들면 좋겠다 생각했을 뿐이다. 도라지청 생산 방법을 물어물어 터득해 2005년 2월, 한살림에 처음으로 도라지청을 공급했다. 처음엔 모든 걸 수작업으로 하려니 생산량이 많지 않았다. 한살림 실무자와 다른 생산자들의 조언으로 설비를 만들고, 생산 과정을 정 비했다. 그렇게 15년 동안 꾸준히 공급한 도라지청은 한살림 대표 물품이 되어 조합원 가정 상비약으로 자리매김했다.

5배의 정성과 시간을 들여 만들다

도라지청은 3년근 무농약 도라지만을 원료로 사용한 다. 그 이유는 사포닌 함량에 있다. 1~2년근에 비해 사 포닌 함량이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3년근 도라지는 말 그대로 3년 동안 땅 속에서 뿌리를 내리며 땅심으로 자란다. 그래서 더더욱 농약을 사용할 수 없다. 심은 이가 직접 손으로 풀을 매고, 땅을 관리하며 기른다. 산골농장은 한살림 생산지를 비롯해 횡성, 홍천, 여주 등에서 계약재배로 키운 3년근 무농약 도라지를 수급 한다. 이렇게 가져온 도라지를 깨끗하게 세척해서 자 른 후 먼저 잘 말린다. 말린 도라지로 청을 만들면 도라지 고유의 단맛이 더 우러난다. 보관이 쉬운 이유도 있지만 당도를 올리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조합원들이 혹시 도라지청에 설탕이나 꿀을 넣는 게 아니냐고 묻더라고요. 도라지청 특유의 씁쓸한 맛 뒤 에 단맛이 있거든요. 아마 생도라지보다 말린 도라지를 사용해서 단맛이 조금 더 날 거예요. 100% 도라지만 농축하니 걱정 마세요.”

말린 도라지는 추출과 농축 과정을 거친다. 설비가 잘 되어 있어 기계가 알아서 해주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도라지는 사포닌 성분 때문에 오래 끓이면 거품이 생긴다. 일반적인 공장에서는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 소포제를 사용한다. 식품첨가물로 허가 받은 첨가물 이지만, 장용진 생산자는 한살림 도라지청에 소포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사람이 직접 온도와 압력을 조정하면서 거품이 생기 지 않도록 해요. 그래서 다른 곳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인력도 시간도 5배가 더 들어요. 보통 추출에 24시간, 농축에 24시간 걸리는데 저희는 추출부터 농축까지 5~6일이 걸려요. 소포제를 넣고 높은 온도에서 한번에 농축해버리면 짧은 시간 안에 생산을 끝낼 수 있지만 저희는 사람이 계속 살피면서 거품이 일어날 때즈음 온도와 압력을 조정하거든요. 그래서 도라지청을 만드는 직원들은 주야 교대로 출근해요.”

이야기를 듣고 보니, 어머니가 곰탕을 끓이면서 가스 불 앞을 지키던 모습과 비슷하다. 끓어오를까 눌어붙을까 노심초사하며 푹 고아냈던 곰탕처럼 한살림 도라지청도 그런 정성과 시간으로 만든다.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사랑받을 수 있었던 건 시간과 정성이 녹아 있기 때문 아닐까.

이렇게 만든 도라지청에 무농약 배와 국산 꿀을 넣고 8시간을 더 끓이면 배도라지청이 된다. 도라지청 특유 의 씁쓸한 맛을 보완해 아이들과 노약자도 편하게 먹 을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개발한 물품이다.

“시중에는 배 대신 배농축액 같은 가공된 원료를 사용 하는 곳도 있다고 해요. 아무래도 손이 덜 가고, 보관 도 용이할 테니까요. 저희는 가을에 무농약 배를 수매 해서 믹서에 직접 갈아 냉동시켜두고 그때그때 생산할 때 사용해요. 배의 식감과 영양이 그대로 담길 수 있도록이요.”

대를 이어 지키는 원칙

장용진 생산자의 아들 장선민 생산자도 7년 전부터 함께 일하고 있다. 산골농장의 생산과 세세한 살림은 장 선민 생산자가 도맡고, 장용진 생산자는 도라지 수매 등 굵직한 부분을 담당한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산골농장을 잘 운영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주변 다른 생산자들과 한살림 조합원을 만나면서 단순히 생산을 잘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발견했죠. 1차 생산자들이 제값을 받으며 도라지 농사를 짓고, 산골농장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품질 좋은 도라지청을 만들면, 그 도라지청을 이용하는 한살림 조합원들이 건강할 수 있잖아요. 지금은 어떻게 하면 산골농장이 조합원과 약속한 원칙을 잘 지키면서 변함없는 도라지청을 공급할 수 있을지 고민해요.”

장선민 생산자의 말에 장용진 생산자는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서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 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그들이 말하는 원칙은 다른 것이 아니다. 정직하게 기른 무농약 3년근 도라지로 꾀를 내지 않고 정성 담아 도라지청을 생산하는 것. 너 무나 단순해 보이지만 15년 동안 변함없이 지켜온 원칙이다.

“한번은 조합원이 편지를 건넸는데, ‘도라지청 같이 좋은 물품을 개발하고 생산해 줘서 고맙습니다’라고 썼더라고요. 그 편지를 보는데 정말 가슴이 벅찼어요. 아니, 고마운 건 사실 나잖아요. 내가 생산한 물품을 이 용해준 조합원에게 내가 고마워해야 하는 건데, 오히려 조합원이 이런 좋은 물품 생산해줘서 고맙다는 거야. 이게 한살림이구나 싶었어요. 어휴, 말하면서도 또 감격스럽네요.”

시간과 정성이 고스란히 담긴 한살림 도라지청. 그래서 먹는 사람들에게 더욱 고마운 물품인 모양이다. 유난히 미세먼지가 극성인 요즘, 많은 조합원이 한살림 도라지청에 기대어 건강하게 환절기를 보냈으면 좋겠다.

월, 2019/02/2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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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0월호(625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아산연합회 음봉지회김재석·안정회생산자

김재석(좌)·안정회(우) 생산자 부부는 24년 동안 배 농사를 지었고, 2011년부터 한살림에 한살림 자주인증 기준으로 키운 배를 공급합니다.


 

“어려운 거 없어요” 친환경으로 배 농사를 짓는 것이 어렵지 않냐는 물음에 김재석 생산자가 툭 던진 한마디다. 의아해하는 표정을 눈치챘는지 환하게 웃으며 대답을 이어갔다. “농사는 이제 생활이에요. 매일 눈 뜨면 하는 일인걸요.” 한눈팔지 않고 배 농사만 지어온 그가 하는 말이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배는 당도가 높은 만큼 병충해가 심해 농약 없이 키우기 힘든 작물이다. 그런 배 농사를 ‘어렵지 않다’고 말하기까지, 벌레와 치른 전쟁에서 이기고 지고를 수없이 반복했으리라. 가을에 접어들며 배꽃이 진 자리마다 맺힌 탐스러운 열매 수확을 앞둔 아산 지역 배 생산지를 다녀왔다.

 

 

땅심이 중요하다는 생각

김재석 생산자는 1995년 결혼과 함께 배 농사를 시작했다. 과수원을 하던 부모님 일손을 거들며 자랐기에 농사꾼이 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아내 안정회 생산자도 기꺼이 그 길에 동행했다.

초기에는 수확한 배를 가락시장에 보냈다. 예쁘게 포장되어 전국에서 올라온 배들이 서로 때깔을 뽐내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매일 등급을 매기고 그에 따라 가격도 바뀌었다. ‘눈으로 배를 먹는’ 현실을 실감하던 중 유기농으로 배 농사를 짓던 친형의 소개로 2011년 한살림과 인연을 맺었다. 정해진 가격에 약정 재배를 하니 경매를 좇을 필요도, 어디에든 팔아야 한다는 불안감도 없어졌다. 판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온전히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는 가장 늦게 수확해 가을의 맛을 듬뿍 머금은 만생종 신고 품종을 한살림과 공공급식에 출하하고, 나머지는 배즙, 배칩, 배도라지청 등 한살림 가공식품의 원재료로 보낸다.

“과수 농사에서 병충해를 견디고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나무가 튼튼해야 해요. 그래서 땅심이 중요하죠. 풀과 함께 기르는 초생재배를 하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땅이 유실되거나 좋은 유기물이 없어지는 것을 막고 수분을 유지하며 뿌리에 산소를 공급하고 새나 벌레로부터 지켜주는 역할도 해요.”

물론 단점도 있다. 풀은 자연방제 역할을 하면서도 그 안에 벌레가 많으면 배나무까지 타고 올라와 열매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기가 배밭이야? 풀밭이야?” 일손을 도와주러 온 아주머니들의 볼멘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그럼에도 땅심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저희와 같은 생각을 하는 한살림이 좋았어요. 처음 농사지을 때부터 다음 세대에 건강한 땅을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땅이라는 게 저만 사용하고 끝이 아니잖아요.”

한살림에는 자주인증으로 약정해 내고 있지만, 무농약에 가깝게 생산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향후 유기 전환을 생각하고 있다는 그는 작년에도 방제 횟수를 한살림에서 허용한 것보다 절반이나 줄였고 올해는 더 나아가 아예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다.

 

 

자연의 순리대로 키운 정직한 배

배 농사는 수확이 끝남과 동시에 시작한다. 가지를 손질하고, 이듬해 꽃이 피면 수정하고, 열매를 맺으면 솎고 봉지를 씌우는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생산자의 몫이다. 특히 신고 배는 꽃가루가 없어서 일일이 생산자가 수정을 해줘야 하는데, 꽃피는 시기를 놓치면 한해 농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간다.

배는 8월 말부터 조생종에 이어 9월 중순 중생종, 10월 중순 만생종 순으로 수확한다. 다양한 품종 중에서도 만생종 ‘신고’가 아삭한 식감과 탐스러운 생김새 덕분에 선호도가 높고 나무당 수확량도 좋다. 저장고에 보관해 이듬해 4월까지 공급하지만 이맘때가 제철 배를 맛보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더욱이 한살림 신고 배는 당도 기준 11브릭스(Brix) 이상으로 시원한 단맛이 가득하다.

“시중에서는 배를 따기 바로 전까지도 약을 준다던데, 같은 신고 배여도 한살림은 7월 전에 다 끝내요. 그나마도 독성이 아주 낮죠. 똑같은 저농약 배일지라도 한살림 배는 달라요.”

당도가 높은 배의 특성상 친환경자재만으로 병충해를 예방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한살림에서도 유기나 무농약보다 자주인증 재배 비율이 높다. 하지만 한살림은 자체 생산·출하기준에 따라 금지농약을 정해두고 저독성 농약에 한해 연 6회(관행농업의 1/3 수준) 이하로만 쓰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아직 나올 철이 아닌데 시중에 여러 품종이 있다면 그건 자연의 때에 맞춰 키웠다고 보긴 어렵죠. 한살림은 인위적으로 시기를 조절하지 않고, 잘 익은 배를 제때 수확해서 보내드려요.”

일반 농가라면 보다 편하게 더 예쁜 과실을 생산하겠지만, 한살림 생산지는 그럴 수 없으니 농사짓는 어려움이 배가 된다. 크기를 키워 수확을 앞당기는 지베렐린은 물론, 보관 기간을 늘리는 스마트후레쉬 처리도하지 않는다.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오랫동안 팔려 하지 않고 자연의 순리대로 생산자가 정직하게 키워낸 것이 한살림 배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더 이상 찾기 힘든 날이 오면 남은 건 결국 한살림뿐이에요. 그러니 한살림을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지켜서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해요.”

김재석·안정회 생산자를 만나고 온 후 태풍 ‘링링’의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40~50%가 낙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채 무르익지 않은 배들이 우수수 떨어졌단다. 잦은 비로 성장이 더디고 예년보다 이른 추석 탓에 출하시기도 놓쳐 배 농가들의 피해가 더욱 컸다. 그런데도 그는 “자연이 하는 일이니 그저 받아들여야죠”라고 말한다. 자연과 공생하며 살아온 농사꾼의 마음은 참 단단했다. 생산자의 깊은 인내와 정성이 응축돼 있으니, 올가을에 맛보는 배도 참 시원하고 달겠다.

 


달달하고 아삭한 배가 오기까지
당도가 높은 배는 사람뿐 아니라 벌레도 좋아해서 농약 없이 재배하기 무척 어렵지만, 한살림 생산자들은 한살림에서 허용하는 저독성 농약을 최소한으로만 사용(연 6회 이하)하는 자주인증 배와 유기 또는 무농약 배를 생산합니다.

 

생산자가 말하는 한살림 배 이야기, 아래 영상에서 만나보세요!

글 국명희 사진·영상 윤연진 편집부

 

 

화, 2019/10/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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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0월호(625호) 소식지 내용입니다생명이 넘치는 우리씨앗농장으로 놀러오세요하우스 파에 물을 주고 농장 작물을 두루 살펴본 뒤 내년 봄 수확할 토종파를 심을 하우스를 정리했습니다. 하우스 안에서 귀여운 개구리도 만났네요. 가을이 되면서 수수도 잘 익어가고 내년 봄 출하를 기다리는 파도 열심히 줄기를 뻗는 중입니다. 가을파를 출하한 자리에 심은 쪽파도 기세 좋게 자라고요. 최근에는 대표님이 논에서 발견한 두꺼비와 보기 드문 방아깨비가 알을 낳는 장면을 찍은 사진도 보여주셨답니다. 이렇게 우리씨앗농장에서는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어요. 많이들 놀러와 주시고, 토박이씨앗 농지 조성을 위해 진행 중인 한살림.......

수, 2019/10/0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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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0월호(625호) 소식지 내용입니다사과를 수확하며, 그 일생도 기록하고 있어요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사과를 수확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아오리를 시작으로 연이은 출하에 바쁘게 보내고 있어요. 날씨가 더울 때는 더위를 피해 아침 6시부터 남편과 사과를 땁니다.사과 농사 경력이 30년이나 됐어도, 여전히 어렵습니다. 작년에는 늦장마가 무섭더니 올해도 태풍 링링과 타파로 인해 사과가 많이 떨어졌네요. 그래도 하느님께 감사하며 오늘도 사과를 수확합니다. 올해 생산자연합회에서 진행하는 <작물 소개 UCC 공모전>에 지원했어요. 생산자들이 직접 사진과 영상을 찍어 작물이 성장하고 출하하는 과정을 보여드릴 예정.......

금, 2019/10/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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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0월호(625호) 소식지 내용입니다.굽고 식히고 인고의 과정을 통해 얻은구죽염예대로식품매달 떠나는 생산지탐방이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기에 항상 설레고 행복한 여정입니다. 한살림경남 가공품위원회와 함께한 이번 탐방지는 경남 창녕군 영산면 죽사리에 위치한 ‘예대로식품’이었습니다.예대로식품은 1989년부터 현재까지 한살림에만 공급하고 있습니다. 40대 후반 풍치로 고생하던 생산자님이 치약을 자제하고 죽염을 사용하라는 의사의 권유를 받은 후 직접 두 번 구운 죽염인 2죽염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습기에 약한 소금 특성상 봄과 가을에만 굽는 작업을 진행하며, 습기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주문이 들어올.......

목, 2019/10/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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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1월호(626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부여 참벗공동체 임연빈·이건용 생산자

2011년 한살림과 인연을 맺은 임연빈·이건용 생산자는 유기재배한 대파를 일일채소와 김장용으로 공급합니다. 그 외에도 쪽파, 양상추, 양배추, 브로콜리, 감자 등 한살림 채소류를 생산합니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집집마다 김장 채비를 한다. 산지도 마찬가지다. 주재료인 배추와 무는 물론 갓, 마늘, 대파, 쪽파, 생강 등 부재료까지. 전국 각지의 생산자들이 한 해 동안 정성껏 키운 농산물을 보낼 준비에 한창이다.
여름내 벌레를 이기고 가을 추위를 견디며 자라는 대파를 미리 만나고 왔다. 수확을 한 달 앞두고 있어 아직은 굵기가 충분하지 않지만, 높게 쌓아둔 흙 위로 대파가 쑥쑥 자라고 있었다.

 

질기고 질긴 생명력의 대파

“가을 추위에 벌레들이 죽고 나면 안에서 예쁜 놈들이 얼굴을 내밀고 나와요.” 희끗희끗하고 누런 겉잎 속에는 초록빛 생기를 머금은 새순이 자라고 있다. 임연빈·이건용 생산자 부부는 풀을 뽑고 벌레를 잡느라 쉴 틈이 없으면서도 그 예쁜 놈들을 바라보며 미소짓는다.
생산자의 대파 농사는 5월 육묘부터 시작된다. 6월 말경 밭에 옮겨 심은 뒤 무사히 여름을 보내고 나면 11월부터 수확해 일일채소와 김장용 대파로 공급한다. 유기재배를 원칙으로 하는 한살림 농사에서 여름은 유독 고단하다. 무더위 속에서도 줄기를 밀어 올리며 열심히 성장하는 대파만큼이나 생산자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먼저 이 시기에는 흙을 모아 뿌리와 줄기에 두두룩하게 덮어 주는 북주기를 한다. 대파에서 주로 이용되는 흰 연백부위를 길게 생산하기 위해서다. 대파가 마르지 않도록 수분도 일주일에 최소 두 번 충분히 공급한다. 그러다 보니 풀이 잘 자라는 환경이 될 수밖에 없다.
“올해는 병충해가 정말 심해요. 지난 겨울이 따뜻했던 터라 벌레들이 죽지 않고 여태 살아있거든요. 기후위기를 실감하는 중이죠. 유기자재를 써도 잘 통하지 않으니 결국은 손으로 잡아야 하는데, 끝이 없어요. 그래도 참새가 들어와 일손을 돕기도 해요. 독한 약을 치면 냄새 때문에라도 안 올 텐데, 우리 밭에는 자주 들락거리며 벌레를 잡아먹더라고요.”
대파는 벌레가 워낙 많은 작물이라 관행농사에선 ‘농약에 절인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임연빈·이건용 생산자는 유기자재로 방제를 하는데, 들끓는 벌레 앞에서는 큰 효과가 없다. 하지만 안달복달하지는 않는다. 그저 대파를 믿고 기다린다. 희끗희끗한 잎을 보면 이대로 죽는 건가 싶다가도 어느새 초록 잎이 다시 자라고. 대파는 그렇게 수확까지 버티고 또 버텨내는, 질기고 질긴 생명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화학비료를 한 번 주면 대파가 확 올라오는 데다 줄기도 굵어지고 색이 훨씬 진해지죠. 하지만 유기농사는 그럴 수 없으니 아무리 잘 키워도 굵기나 색깔이 요만큼밖에 안 나와요. 대파는 질소가 많이 필요한 작물인데 유기자재 대부분이 질소가 적거든요.”
굵고 곧게 뻗은 시중 대파에 비해 한살림 대파 생김새가 얇고 투박한 이유다. 다소 볼품없는 생김새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지고 조합원의 항의를 듣기도 하지만, 친환경농사를 짓는 농부로서 기꺼이 감수해야 할 몫이라고 말한다.


자부심으로 짓는 친환경농사

한살림 농사 8년차인 임연빈·이건용 생산자지만, 친환경농사는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무엇보다 나 혼자 잘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 밭 옆에서는 일반 농사를 지어요. 그분이 오면 약을 치나 안 치나 항시 비상이죠. 그래서 농지 사이에 제초제 뿌리지 말라고 비닐도 깔아드렸어요. 양배추 같은 농산물도 수확하면 가장 먼저 갖다 드리고요. 이제는 관계가 상당히 돈독해져서 우리를 많이 이해해주세요.”
지금은 비산 걱정에 이웃 밭까지 신경 쓰는 한살림 생산자지만, 처음부터 친환경농사를 지었던 건 아니다. 부여읍에서 관행농사를 하다가 2011년 옥산면으로 오면서 한살림과 함께하게 됐다.
“그땐 약을 치고 나면 머리가 아프고 구토 증세에 시달렸어요. 친환경농사를 지으면서 그런 게 싹 사라졌죠. 작물도 건강해서 좋지만 내 몸에서부터 느껴지니까.”
한살림 생산자가 되고 나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전에는 부여 특산물인 수박, 멜론을 주로 재배했으나 지금은 대파, 쪽파, 양상추, 양배추, 브로콜리 등 작물이 12여 가지로 늘었다. 조금씩 농사지으니 둘이 할 만하지만 1년 내내 농사를 이어가야 한다. 편리한 화학비료나 농약을 두고도 맨손으로 매일같이 풀이나 벌레들과 씨름을 해야 한다. 훨씬 많은 수고와 노력이 들지만 몸과 마음만큼은 어느 때보다 건강하다.
“사실 기후위기는 기업의 폐기물인 셈이에요. 매 순간 녹고 있는 빙하를 농부들이 농사지으면서 조금이라도 방지하고 있는 거예요. 논이 주는 담수효과는 또 어떻고요. 그러니 친환경농사를 짓는 것이 지구를 살리는 일이죠. 그래서 환경운동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어요.”
자연을 지키고 생명을 살리고자 짓는 친환경농사는 환경운동과 많이 닮아 있다. 그의 농사가 미치는 선한 영향력이 우리 밥상을 넘어 지구에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맘때 수육을 최고로 많이 먹어요. 하하” 김장철이 되면 임연빈·이건용 생산자가 있는 참벗공동체에서는 매일 잔치가 벌어진다. 공동체 회원 집집마다 김장날에 한데 모여 서로 일손을 돕고 음식을 나누기 때문. 이렇듯 김장은 옛날부터 축제고 잔치였다. 언제든 김치를 사 먹을 수 있는 편리한 시대라지만, 빨간 대야 안에 김칫소를 버무리고 돼지수육을 삶아 함께 먹는 왁자지껄한 김장 날의 잔치가 그립기도 하다. 올겨울엔 직접 집에서 김치를 담가 이웃과 넉넉한 정을 나눠봄이 어떨까.


일일채소도 김장용도 한살림 대파

대파는 보통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 초까지 공급하는데, 11월경 김장철에는 김장용으로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한살림 채소는 국가 친환경인증과 관계 없이 모두 유기재배를 원칙으로 합니다. 화학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생산한 한살림 대파에는 대파 본연의 맛과 향이 살아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대파를 생산하는 만큼 생산지별로 재배 기간과 방식은 다를 수 있으나, 대파에 담긴 생산자의 정성은 한결같습니다.

 

글 국명희 / 사진, 영상 윤연진 편집부

 

수, 2019/10/30-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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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호(626호) 소식지 내용입니다이른 추수를 끝낸 귀농가족에게 기분 좋은 가을이 찾아왔어요귀농한 저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 가을입니다. 여름이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정신없는 날들이었어요. 추수를 마치고 가을이 돼서야 여유 있게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었습니다. 올려다보니 하늘이 이렇게 예뻤나 한참을 보게 되고 귀농하길 참 잘했다고 다시 한 번 생각했어요. 봄에는 첫 농사가 주는 걱정과 불안한 마음, 여름에는 작물을 수확한 기쁨과 동시에 많은 비와 태풍으로 작물이 망가져 속상한 마음, 가을이 되니 한 해 이렇게 농사를 지었다는 뿌듯한 마음과 함께 아쉬움이 있네요. 계절을 겪으면서 여러 가지의 감정을 느.......

수, 2019/11/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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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호(626호) 소식지 내용입니다태풍 피해를 입은 제주지역 생산지 탐방일곱 번째 태풍이 오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한살림연합농산물위원회에서 제주도로 향했습니다. 구좌 지역에 처음 도착했을 때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곳이 밭이었다는 생산자님의 설명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새로 작물을 심으려고 정리해 놓은 곳인가 싶어 여쭤보니 지금 상황에는 어떤 것도 심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잎이 제법 자란 당근밭을 보고 여긴 괜찮다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당근 뿌리는 흙 밖으로 나와 썩어가고 잎은 해풍의 소금기에 검게 타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제18호 태풍 ‘미탁’이 오든 안 오든 이 밭은 더.......

월, 2019/11/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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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호(626호) 소식지 내용입니다겨울이 오기 전 잘 말린 들깨를 타작해요날씨가 많이 추워져서 조만간 된서리가 올 것 같네요. 10월 19일 한살림 성남용인과 함께한 벼베기 행사 이후 마무리 작업을 했어요. 남아 있던 벼를 수확하고, 탈곡도 끝냈습니다. 벼베기 행사를 치르고 남은 쇠뿔가지 덮밥을 점심으로 먹고 쉴틈 없이 들깨 밭으로 갔습니다. 한가득 말린 깻단을 들고 내려가서 도리깨로 털고 있는데, 우리씨앗농장 대표님이 가져 온 깻단을 보니 제 깻단은 너무 소박하더라고요. 하하. 동네를 둘러보니 10월 중순에 는 필히 들깨를 털어야 되나 봐요. 주말부터 마을에서 집집마다 깨를 터느라 바쁜 모습이 귀농 첫 해인 저에게.......

수, 2019/11/1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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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2월호(627호) 소식지 내용입니다.주위가 어스레해질 즈음, 제주 곳곳에는 노라발간빛 감귤등이 켜진다. 해 넘어가는 시간이 점차 당겨져 이제 너덧 시만 되어도 등이 켜지는 감귤밭에선 익숙해서 더 좋은 향기가 난다. 김승룡 생산자의 감귤밭도 그랬다. 심은 지 40년이나 되었다는 감귤나무에는 매년 몇 소쿠리나 되는 감귤이 지치지도 않고 달렸고, 올해도 꼭 그만큼의 향취를 피워냈다.한살림에 정식으로 등록한 지 5년 밖에 안 되는 서귀포한라공동체이지만 회원 각각의 농사 경력은 수십 년이 넘는다. 1990년대 초반 한살림에 처음 감귤을 냈던 이영민 생산자나 한라봉 이름을 처음 붙인 문태전 생산자 등이 이 공동체 회원이다.......

화, 2019/11/2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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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2월호(627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제주 서귀포한라공동체 김승룡 생산자


주위가 어스레해질 즈음, 제주 곳곳에는 노라발간빛 감귤등이 켜진다. 해 넘어가는 시간이 점차 당겨져 이제 너덧 시만 되어도 등이 켜지는 감귤밭에선 익숙해서 더 좋은 향기가 난다. 김승룡 생산자의 감귤밭도 그랬다. 심은 지 40년이나 되었다는 감귤나무에는 매년 몇 소쿠리나 되는 감귤이 지치지도 않고 달렸고, 올해도 꼭 그만큼의 향취를 피워냈다.

한살림에 정식으로 등록한 지 5년 밖에 안 되는 서귀포한라공동체이지만 회원 각각의 농사 경력은 수십 년이 넘는다. 1990년대 초반 한살림에 처음 감귤을 냈던 이영민 생산자나 한라봉 이름을 처음 붙인 문태전 생산자 등이 이 공동체 회원이다. 공동체에서는 젊은 편인 김승룡 생산자도 벌써 17년째 감귤농사를 짓고 있다.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일절 주지 않은 기간도 동일하다.

“중학교 다닐 때 아버지가 감귤농사를 관행으로 시작했어요. 틈틈이 아버지를 도와드렸는데 농약을 뿌릴 때면 몸에 자꾸 뭐가 나더라고요. ‘내가 농사지을 때는 무조건 친환경으로 해야지’ 마음먹었죠.”

오래도록 농약과 화학비료에 기대던 농사였기에 나무에게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잔류 농약 덕분인지 친환경으로 전환한 첫해까지는 별 이상 없어 보이던 감귤나무는 2~3년이 넘어가면서 급속도로 약해졌다. 나쁜 것을 끊었는데 오히려 병 걸린 것처럼 볼품없어진 나무를 보며 마음을 굳게 다잡은 게 몇 번이었을까. 지금 그의 밭에는 주렁주렁 열매 맺은 감귤나무가 촘촘히 자리 잡았다. 친환경 농사 특성상 수확량은 조금 떨어져도 자부심은 충만하다.

“아무리 잘 지어도 열매가 관행 농사 때보다 20% 적게 달리더라고요. 병충해 피해도 적지 않고 친환경 비료로는 한계가 있으니 어쩔 수 없죠. 대신 맛은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해요.”

못생겨서 감사합니다

한살림 감귤은 못생겼다. 매끈매끈 윤이 나는 시중 감귤과 달리 표면이 우둘투둘할뿐더러 깨알만한 점들과 상처도 여기저기 나 있다. 감귤 스스로 지닌 힘에 기대어,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지은 농사이기에 오히려 당연한 겉모습이다.

“깨알처럼 점점이 박혀 있는 것은 흑점병, 중간에 허옇게 난 상처는 더뎅이병을 앓고 이겨낸 흔적이에요. 농약을 치면 초기부터 잡을 수 있지만 친환경자재로는 어려워요. 맛에는 별 영향이 없더라도 예쁘지 않은 것은 사실이죠. 시중 감귤이 매끈한 것은 선별하는 기계에서 왁스를 뿜고 스펀지로 발라서 표면에 도포했기 때문이에요. 저희 선별기에서는 먼지를 떨어내는 정도로만 처리하니 빤질거리진 않죠.”

생각해보면 자연에서 난 것이 그렇게 매끄러울 리 없다. 껍질의 상처도 온갖 병충해와 싸워 이겨낸 결과라면 오히려 대견하다. 보기에는 마냥 예쁘지 않아도 정직하게 농사지었기에 한살림 감귤은 껍질까지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다.

“택배로 주문하는 개인 소비자들은 껍질도 먹을 수 있는 감귤이냐고 꼭 물어요. 껍질은 말려서 차로 우려내 먹을 수 있으니 안심하고 드시라고 하면 좋아하시더라고요. 한살림 조합원에게는 익숙한 거지만 실제로 모든 감귤이 그럴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태풍 이기고 온 씩씩한 금빛 열매

올해 제주는 태풍으로 몸살을 앓았다. 제주의 주요 작물인 당근이나 감자, 브로콜리 등도 뿌리가 썩고 잎이 타서 수확조차 포기한 곳이 태반이다. 감귤밭을 둘러볼 때, 걱정했던 데 비해 떨어진 감귤이 많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리는 것을 본 김승룡 생산자가 말했다.

“감귤은 낙과가 별로 없어요. 태풍이 와도 가지가 꺾일지언정 열매가 떨어지는 경우는 별로 없죠. 껍질이 긁히고 찢어진 상처가 나긴 해도 다른 과일에 비하면 다행이에요. 바람보다는 비가 문제예요.”

비가 많은 해는 귤이 싱겁고 단맛이 좀 떨어진다한다. 특히 올해 가을 장마와 세 차례의 태풍이 집중되었던 시기가 하필 귤에 달콤한 맛이 드는 ‘증당기’였기에 영향이 컸다. 힘들게 지은 일 년 농사를 아쉽게 마무리해야 하니 가장 속상할 터인 그가 오히려 그 감귤을 먹을 조합원의 반응을 걱정하는 모습이 눈에 밟혔다. 귤 한 알을 먹을 때, 맛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오기까지 생산자가 쏟은 시간과 시련, 보살핌과 노력을 떠올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몇 해 전 감귤이 꿀처럼 달다 해서 ‘뀰’이라는 우스갯말이 유행했다. 비록 장마와 태풍 때문에 덜 달다지만 한살림에서는 올해 감귤도 ‘뀰’이다. 꼭 꿀만치 달아서가 아니라 그것을 위해 꿀벌처럼 구슬땀을 흘린 생산자가 있기에, 그리고 그 수고로움을 꿀처럼 달게 받아줄 조합원이 있기에. 올해 겨울도 훈훈하게 찾아올 한살림 ‘뀰’을 기대해본다.

 

글·사진 김현준 영상 국명희 편집부


때를 알고 먹는 한살림 귤

우리가 먹는 귤은 흔히 감귤류인 온주밀감과 만감류로 나뉩니다. 온주밀감은 제주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종으로 우리가 흔히 먹는 감귤을 의미하고, 완전히 익도록 오래 두었다가 늦게 수확한다는 뜻을 지닌 만감류는 감귤과 다른품 종을 교배해 만듭니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맛과 향, 식감이 달라 저마다 다른 매력을 지닌 한살림 귤입니다.

 

화, 2019/11/2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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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호(627호) 소식지 내용입니다.잡곡 수확을 마쳤어요저희 공동체가 있는 지역은 산이 많고 밭이 작아 잡곡 위주로 농사짓고 있어요. 올해는 쥐눈이콩, 수수, 기장, 녹두, 팝콘용옥수수를 재배했어요. 유기농으로 키우다 보니 지렁이가 많은데, 멧돼지들이 지렁이를 잡아 먹으려고 많이 와서 늘 긴장하고 있죠.지금은 수확이 한창이에요. 콩을 손으로 베어서 탈곡기로 털어낸 뒤 정선기로 한 번 더 돌려서 먼지나 콩잎 등 이물질을 골라내요. 그리고 한살림 생산기준인 수분율 13%에 맞춰 건조해요. 수분율이 너무 낮거나 높으면 보관하는 동안 썩을 수 있어 건조과정에 신경을 많이 써요. 마지막으로 선별기를 통해 벌레가 먹었거나 모.......

목, 2019/12/05-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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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호(627호) 소식지 내용입니다.1년 고추농사의 기록을 마무리했어요고추는 1년생 작물 중 재배기간이 가장 길고 관행고추의 가격 폭이 커 한살림 내에서도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이에요. 노지에서 유기 방식으로 재배하는 경우 한순간에 농사가 끝날 수도 있어 위험 요소도 크고요. 올해 고추농사 과정을 제 페이스북에 올렸어요. 20회를 올려야겠다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가을걷이가 바빠서 18번으로 마무리하게 되어 아쉽네요. 번호까지 붙이면서 올린 이유는 소비자 조합원들에게 고추농사를 자세히 알려서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주기 위함이었어요. 단순히 유기 고추농사가 어렵다고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재배과정을 직.......

수, 2019/12/1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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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호(627호) 소식지 내용입니다.겨울채소를 책임지는 제주, 가을 태풍으로 생육이 부진합니다제주는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한살림 가족 밥상에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등 겨울채소를 책임지는 주요 생산지입니다. 그러나 겨울채소 모종 심기가 한창이던 지난 9월, 한 달 새 세 차례나 불어 닥친 태풍과 폭우로 제주 겨울채소 밭은 대부분 침수 피해를 겪었습니다. 이로 인해 모종까지 심은 밭의 작물과 땅이 유실되었고, 태풍에 어렵게 살아남은 작물들도 모양이 틀어지거나 병해충 피해를 본 것이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해풍으로 인한 해수 피해가 상당했던 구좌, 성산 지역의 일부 당근밭은 잎이 다 타버려서 올해 생.......

토, 2019/12/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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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을 전환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안다. 단명한 예로 피타고라스부터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이르는 학자들이 진실을 탐구하는 거듭된 노력 끝에 ‘지구는 둥글다.’라는 명제가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청년정책 역시, 청년을 국가 경제발전의 도구로 인식하던「청년고용촉진 특별법」의 시대를 지나, 청년이 권리의 주체임을 천명한 「청년기본법」의 시대를 맞이하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쳐 왔다. 청년당사자가 먼저 움직이고,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호응하며,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하였고, 일자리 일변도 정책을 사회정책으로 전환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말이 가히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시민’인 청년, 사회정책의 권리를 찾다

원가족과 교육제도에서 벗어나 노동시장으로 이행하는 시기에 취업, 독립 등 생애 과업을 수행해야 하는 청년은 ‘경제활동이 가능한 자’로 분류되어 사회정책에서 소외되고 배제되어왔다.

대표적으로 ‘국가건강검진’ 관련해 2019년 이전만 하더라도 직장 가입자거나, 혹은 지역 가입자의 세대주가 대상이었기 때문에 미취업 청년은 무료 국가건강검진 대상이 될 수 없었다. 2016년 전주에서 ‘청년의 건강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며, 청년 무료건강검진 사업이 최초로 시작되었다.

뒤이어 시흥에서는 <청년 빈곤·건강 분야에 대한 실태조사>를 근거로 청년들이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무료 청년건강검진 사업’을 제안하였고, 주민투표로 채택되어 시행한 바 있다. 이후 <광화문 1번가>에 한 청년활동가가 ‘청년 국가건강검진 지원 확대’를 제안하였고, 2019년에 이르러서야 20~30대 피부양자와 지역가입자 세대원으로 대상이 확대되어 학생, 취업준비생 등도 무료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다. 또한, 40세에서 70세에만 각 1회 우울증 검사를 시행했던 부분도 확대되어, 20세, 30세가 포함되었다.

이처럼 사회보장정책에서 ‘보이지 않는 시민’이었던 청년이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청년들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일자리 일변도 정책을 넘어 ‘사회정책’으로 확대하는 과정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국가건강검진 외에도 부모에게 지급되는 주거급여와 별도로 20대 미혼자녀가 학업이나 구직 등의 목적으로 부모와 따로 거주하는 경우, 주거급여를 분리 신청할 수 있도록 ‘청년 주거급여 분리지급’ 올해부터 시행되었는데, 이 역시 청년시민사회 진영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정책을 제안한 결과이다.

청년의 목소리를 담아 ‘제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 발표를

지역에서부터 청년들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조례를 만들고 청년정책을 추진한 경험들이 쌓여, 「청년기본법」이 작년 2월에 제정되고, 8월에 이르러 시행된다. 「청년기본법」이라는 법제도 기반이 갖춰진 뒤, 곧바로 법을 근거로 한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구성되었으며, 청년의 목소리를 담아 「제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한다.

기본계획에는 “원하는 삶을 사는 청년, 청년이 만들어 가는 미래”라는 비전과 △참여와 주도 △격차 해소 △지속가능성이라는 3대 원칙이 담겼으며, 참여·권리, 교육, 일자리, 주거, 복지·문화 등 5대 분야의 정책 방향과 20대 중점과제, 270개 세부과제가 포함되었다.

기본계획 수립과 발표 이후, 올해 「청년 고용 활성화 대책」을 정부합동 계획으로 발표함은 물론, 기획재정부가 「2021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튼튼한 청년 희망사다리 구축’에 관한 과제를 담았고 연달아 「자립준비청년 지원강화 방안」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 제4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 개최를 통해 18개 부처합동으로 반값 등록금의 실현과 주거취약청년 대상 월세 특별 한시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청년세대 격차해소와 미래도약 지원을 위한 청년특별대책」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제 막 시작한 ‘형성기 청년정책’ 남은 과제는?

이처럼 발 빠르게 중앙정부가 ‘청년정책’을 합동계획으로 발표하고, ‘청년정책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변화를 가져오기까지 ‘끝까지 끈질기게 안녕, 거버넌스야 하자!’는 말을 청년 당사자 그룹과 수없이 주고받았던 것 같다. 과정은 지난했지만 여전히 청년정책은 이제 막 시작한 ‘형성기 정책’이라는 점에서 갈 길은 멀다.

다만, 청년정책이 ‘형성기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사회 제 분야가 총 망라해 있다 보니, 작년 기준으로만 볼 때, 전국에서 시행된 청년정책은 총 2,930개(중앙정부 239개, 지방자치단체 2,691개)에 이른다.

정책은 많지만, 청년정책 평가 및 수요조사(2019, 변금선)에 따르면, 청년 당사자들의 정책 인지율은 평균 38.3%, 수혜율 평균 7.2%로 매우 낮은 수준이였으며, 필요수준 평균 85.9% 대비 도움 정도 73.4%로 더 낮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정책을 필요로 하는 청년에게 ‘청년정책’을 어떻게 가닿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집중적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작년 연말 기준 전국 청년센터는 171개에 이르지만, 지역별 역량에 따른 격차가 크고, 예산 규모의 한계, 센터 인력의 고용불안정 및 전문성 확보 문제 등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청년정책 전달체계를 어떻게 구축하고, 발전시켜나갈 것이며, 자원·역량·인력·예산 등 지역별 청년센터의 격차 해소를 위해 ‘중앙-광역-기초’ 단위의 정부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교통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청년참여보장 시즌1)에서는 주요한 청년과 관련된 정책에 대한 의사결정 시, 당사자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법제도 등 기반을 구성하는 시기였다면, 청년참여보장 시즌2 에서는 사회와의 연결과 참여의 권한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사회, 경제, 문화, 정치 등 청년들이 미래인지적 관점에서 주요한 결정에 적극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국가재정법」 제16조 예산 원칙에 대한 내용 중, ‘미래인지적 관점’을 추가하여, 미래 세대에게 주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예산 결정에 있어서, 반드시 ‘청소년·청년’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도록 함으로써 참여 권한을 강화하고 효능감을 재고하는 수준까지 검토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사회·경제적 대전환의 시기에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중요한 삶의 과제를 청년 스스로 해결해나갈 수 있는 힘을 ‘일상의 결핍과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경험’을 통해 쌓아갈 수 있도록 청년 능력개발 정책의 새로운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전통적 노동시장에서는 해석되지 않지만, 새로운 일자리 전환기를 맞이한 변곡점에서 청년들의 다양한 사회활동 지원을 통해 ‘업(業)’으로 전환 가능성을 타진하고, 사회적 실험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청년활동계좌제’, ‘청년참여소득’ 등의 도입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청년과 관련된 조례 제정 현황 중 한 흐름을 보면 청년들의 다양한 혁신 활동과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에서 ‘청년발전기금’, ‘청년미래기금’ 등의 이름으로 기금에 대한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국 최초로 청년발전기금 100억원 조성을 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영광군은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청년 지원 사업 추진을 위해 <청년발전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를 2017년 제정하고, △청년 희망 플러스 통장 운영, △청년 취업 활동 수당 지원, △청년 프리마켓 운영 지원, △청년학교 및 청년동아리 활동 지원, △청년센터 운영 등에 사용하기 위한 기금을 확보하기 위한 연차별 재원 확보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뒤이어 충남 서천군, 서울 금천구, 부산 진구, 부산 남구, 광주 남구, 제주도가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한 상태이다.

청년의 삶을 둘러싼 과제는 앞에 열거한 내용 이외에도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삶의 위기 앞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그동안 사회정책에 소외되거나 배제되어왔던 청년들을 위해 사회보장 범위를 넓히고, 사회적 안전망 보다 더 촘촘히 만드는 일이다.

청년정책이 형성기를 넘어 ‘제도가 안착하는 성숙기’로 나아갈 수 있도록 언제나 그래왔듯 우리는 ‘끝까지 끈질기게 안녕, 거버넌스야!’라고 외치며, 더디 가더라도 올바른 방향을 함께 설정하고, 변화를 모색하며 삶과 현장을 지키는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 글: 조은주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

목, 2021/09/0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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