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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에서 생명으로, 다시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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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에서 생명으로, 다시 희망으로

익명 (미확인) | 화, 2016/04/26- 11:22

쌀 전달식 단체사진

 

탈핵에서 생명으로, 다시 희망으로

 

탈핵 캠페인으로 모인 유기농쌀 ‘수산나네집’ 기부

 

3월 12일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터진 지 5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한살림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5주년 탈핵행동 주간(3/7~3/13)에 ‘#기억하자후쿠시마’ 캠페인을 페이스북에서 펼쳤습니다.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사람 1명마다 한살림이 밥 한 공기 분량의 유기농쌀(100g)을 아이들에게 기부하기로 한 것입니다. ‘#기억하자후쿠시마’ 캠페인에는 430명이 참여해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다시금 기억하게 했습니다.

 

기억하자후쿠시마 캠페인 캡처

 

탈핵 의지로 소중히 모인 생명의 쌀은 우리의 희망인 아이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한살림은 430명이 모은 유기농쌀 43kg에 57kg을 더한 100kg을 경기 안성시에 있는 아동양육시설 ‘수산나네집’에 기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유기농쌀을 수산나네집에 전달하는 역할은 한살림안성물류센터에서 냉동물품 입출고를 담당하는 직원협동조합인 한살림물류지원협동조합이 맡았습니다. 한살림물류지원협동조합 조합원 14명은 4월 9일 수산나네집을 방문, 봄맞이 대청소를 하고 아이들방의 장롱도 바꾸었습니다. 탈핵과 희망을 염원하고, 수산나네집 아이들이 맛있는 쌀밥을 먹기를 바라며 한살림쌀 100kg을 나눠 들고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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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나네집은 한살림안성물류센터에서 거리가 5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가까운 이웃입니다. 이미 한살림운송협동조합에서 수산나네집을 방문해 한살림라면을 기부하기도 하였습니다. 한살림은 가까운 이웃인 수산나네집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아이들을 돕고자 합니다. 김남효 한살림물류지원협동조합 이사장은 주변을 돌아보기 힘든 바쁜 일상속에서 봉사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보람을 깨닫게 해준 캠페인 참여자분들과 한살림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더불어 앞으로도 수산나네집과 인연을 이어가며 봉사와 지원을 계속할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한살림도 여러분과 함께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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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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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에세이 공모전은 5월 22일까지 상시 진행 중이니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에세이 공모전 참여하기) 첫 번째 시민 에세이는 주부아빠 김준열 님이 아이들에게 띄우는 편지입니다.

안녕. 새삼스럽게 인사를 한다. 부족한 아빠랑 같이 놀아주고 밥도 먹어주고 화쟁이 아빠를 참아줘서 고마워. 겨리(12살)와 보리(7살)에게 이상한 세계를 물려주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해. 엄마랑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지 말지 고민을 했던 적이 있어. 왜 그랬을까. 십 여 년 전에도 아이를 낳아 잘 키울 자신이 없었거든.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도 되는 듯, 마구 자연을 파괴하고 사람이 사람을 학대하고 착취하는 사회가 싫고 무섭기도 했어.

아빠의 십대 시절은 대학을 가려고 온통 시간을 허비했었어. 돼지고기에 등급을 매기듯 학력, 학벌로 사람들을 계급을 매기는 것도 못할 짓이라고 생각했지.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이고 충분히 의미있는 것들로 가득 차 있기도 해. 겨리랑 보리를 낳아도 좋겠다 결심했지.

사스, 메르스 심지어 코로나19까지 거치면서 너희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자꾸 커져. 사람이 사람을 피해야 하는 사회가 온 거지.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리고 다녀야 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밥을 먹기도 힘들어졌어.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결과인데,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에게 해악을 끼치게 되는 게 미안해.

자연을 파괴해서 이윤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야생 동물이 살 곳이 사라지면서 코로나가 생겼잖아.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많이 어려운 문제이지만, 사람들의 지혜가 모이면 사람과 동물과 자연이 한데 어울려 지낼 수 있는 길을 꼭 찾을 거라 믿어.

초등학교는 개학을 미루게 됐지. 혹시라도 잘못되면 많은 아이들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야. 겨리는 산울어린이학교라는 작은 대안학교를 다니잖아. 학교 앞 텃밭에서 씨를 뿌리며 농사 짓고, 수리산도립공원으로 올라가 등산하며 탐험하고, 학교 친구들이 어떤 정황에 있는지 알고 서로 살필 수 있어서 감사해.

교육을 넘어 서로 돌볼 수 있는 관계가 있는 학교가 있어서 좋다. 산울어린이학교처럼 작은 학교가 많아지면 참 좋겠다는 상상을 해. 학교가 돌봄이 있는 작은 공동체가 되는 거지. 코로나와 같은 재난을 계기로 공립학교도 좀더 작아지는 노력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주부아빠로 지낸 지도 횟수로 4년 차가 되는구나. 당연히 겨리는 학교가고 보리는 어린이집에 가는 게 자연스러웠는데, 함께 지내면서 자라는 모습을 보니깐 감회가 새롭다. 산업화되기 전에는 함께 일하고 밥을 먹었을 텐데 말이지. 엄마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일상을 공유할 수 있었어. 자전거를 타고 산으로, 갈치저수지로, 반월호수로 씽씽 달릴 수 있어서 좋았어.

코로나19가 겨리, 보리, 엄마, 아빠에게 황금 같은 시간을 주고 깨달음을 주었네. 옆집 송희와 품앗이를 하면서 아빠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 집 앞 통장님 댁에서 짓는 농사를 기웃거리고 못자리판을 실어드리기도 하고 가시오가피순을 따서 무쳐 먹기도 했지. 블루베리 묘목에 물도 주었고. 참 신나는 시간이었어.

코로나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웃과 자연이 이처럼 소중한가를 알려주고 싶었는가보다. 당장은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각자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보자. 5월 중순이 되면 산울어린이학교 이모, 삼촌들과 장 가르기를 해야 해. 된장과 간장을 가르는 거야. 건강한 음식과 몸 만들기를 손수 해보는 거야. 작지만 소중한 실천인데, 잘 깨닫지 못했을 뿐인 것 같아. 겨리, 보리야 지금처럼 잘 살아보자. 언젠가 마스크를 벗는 세상이 올 테지.

– 고마움과 미안함이 가득한 주부아빠 준열

월, 2020/05/1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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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에세이 공모전은 5월 22일까지 상시 진행 중이니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에세이 공모전 참여하기) 첫 번째 시민 에세이는 다양한 국적의 컨설턴트와 일상을 나누는 김지혜 님의 이야기입니다.

코로나19는 한 번도 가져 보지 못했던 공통의 공포와 우려는 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다. 일과 성과만 이야기하던 업무 집단, 한 번도 만난 적 없이 각 국가에서 각자 맡은 일을 하던 집단이었다면, 이러한 서로 간 거리를 좁혀준 건 모두가 하는 공통의 일이 아니라 희한하게도 코로나19 바이러스다.

나는 통신 네트워크 관련해 고객 경험 조사 한국 담당으로 일을 하고 있다. 일 년에 한두 달 프로젝트로 지정된 고객과 인터뷰를 하고 보고서를 쓰는 일이다. 국가마다 나와 같은 지역 담당 컨설턴트가 한 명씩 배치돼 있다. 페루에도, 인도에도, 영국에도, 이탈리아에도, 독일에도, 그리고 또 여러 다른 국가…

온라인으로 함께 교육 받고, 메일로 업무 이야기만 오고 가던 사이였는데 본사의 재택근무 통보와 함께 “How are you?”라는 제목으로 모든 컨설턴트에게 단체 메일이 왔다. 지금의 “How are you?” 안부 인사! 분명 평소보다 특별하다. 이후 국가별 메일이 이어졌다. 한 번도 각자의 삶이나 생활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던 우리는 갑자기 각 국가의 상황을 알려주는 지역 리포터가 되었다.

유럽에서는 국경 폐쇄 상황과 국경을 넘어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지구 반대편은 두루마리 휴지가 동이 나고 있다는 이야기,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페루에서도 내일이면 지구상에 두루마리 휴지가 없어지는 것마냥 사람들이 휴지를 사고 있다고 했다. 밀라노에 사는 담당자는 전시 상황 같은 현지 상황을 전했다. 마트에는 한 번에 5명씩만 들어갈 수 있고, 계산대 앞에서는 서로 1.5미터 이상 떨어져 줄을 선단다.

한국보다 더 자유롭다고 생각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외출을 ‘금지’하고, 한정된 외출만 허락한다는 것도 놀라웠다. 우리는 ‘권고’만으로도 많은 시민이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실 내가 의심환자가 아니면 한국은 언제든 나갈 수 있는 자유는 있다.

또 유럽에서는 우리와 다르게 마스크를 여전히 잘 쓰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비록 메일이지만 마스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가 쓰는 마스크는 ‘내가 감염될까 봐서’ 쓰는 경우가 많지만, 그 효과는 내가 확진자일 때 다른 사람의 감염을 막는 역할이 더 크다는 것! 열심히 설명했지만, 여전히 마스크는 두루마리 휴지보다 못한 듯하다.

영국에서는 학교가 휴교함으로써 아이들을 돌보느라 정작 의료진은 이런 사태에 지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놀랍다. 한국은 아이들이 휴교해 집에 있더라도 의료진은 당연히 코로나19 검사와 치료 지원을 하러 가는 것이라 여긴다. 분명 그들의 아이들은 그들이 해결할 문제라고 여긴 것이다. 일반인인 우리는 정작 그들도 가정이 있고,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는 걸 생각지도 못했다.

한국에서 의료진이 집에 있는 아이를 돌보느라 의료 지원을 못 가겠다고 하면 과연 어떤 반응이 나올까. 한 번도 개인적인 상황과 삶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온 세계가 함께 느끼는 공포와 어려움은 이렇게 일이 아닌 삶과 상황에 대해 서로 나누게 해주고 있다.

우리는 서로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일은 우리에게 공통의 목표와 이루어야 과제를 던져주고 함께 하게 했지만 충분한 연대감은 주지 못했다. 우리가 가진 공통의 두려움과 어려움은 서로에게 안부를 물어주고 염려하는 사이로 만들어주고 있다. 분명 어려움은 우리 모두에게서 많은 것을 가져가고 있다. 하지만 분명 우리에게 또 다른 가치를 가져다줄 것 같다.

– 김지혜 님

목, 2020/05/14-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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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한살림밥상
한살림 물품으로 차린 정성스러운 밥상을 공유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축하합니다!
제철밥상상
이메일 오유*(5*39), 임소영(4*75)
인스타그램 @jk.maple.winter @lubas_table_ @hello_dodam

영양균형상
이메일 주*(0*11), 김보*(0*41), 양수*(4*43)
인스타그램 @naho.haru.0815 @youngheewoo15

간편밥상상
인스타그램 @barunjang @aroha.mom @lovelovettttoo @taeoh_grimstory @luv__h__h

아이입맛상
이메일 태은*(9*70), 강*(0*26), 유빛*
인스타그램 @huhuhu__1003 @everyday_wg

? 당첨자(인스타그램) 공지사항
✔️ 당첨자분들께는 이메일과 인스타그램 DM으로 개별연락드립니다.
✔️ 기간 내에 회신이 없는 분은 이벤트 당첨이 취소됩니다.
✔️ 여러 매체로 응모해 당첨이 중복될 경우 1회만 인정됩니다.

#한살림_이벤트 #이유식 #아이밥상 #요리스타그램 #유기농

목, 2020/12/17-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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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에세이 공모전은 5월 31일까지 상시 진행 중이니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에세이 공모전 참여하기) 다섯 번째 시민 에세이는 전희식 님의 칼럼입니다.

재난 소득이 재난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거론될 때 나는 전액을 기부하기로 작정했다. 이심전심이었을까. 이를 알게 된 한살림 생협의 생산자 조합에서 일하는 후배가 여러 사람이 참여하도록 기부 운동을 벌이자고 해서 플랫폼을 만들어 주변에 권유하기 시작했다. 금방 수십 명이 동참했다.

이런 발상은 재난 소득을 받아서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드리자는 소박한 마음에서만은 아니다. 기부 행위 또는 나눔 활동이 어떤 사회적 파급을 만드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기가 닥치면 불안과 불신, 공포가 더 힘들다. 그래서 기부 취지문에서도 나는 재난과 위기 때일수록 살벌한 각자도생의 길보다 믿음과 상부상조의 사회로 나아가자거나 국민 기본소득제로 가는 발판을 만들자고 했다. 그래서 고집스레 ‘재난 소득’이라고 쓴다.

그 당시에는 액수도 액수지만 국민의 70%만 주자느니 100% 다 줘야 한다느니 논란 중일 때였다. 관료가 주도하는 70%라는 선별적 복지와 전 국민이 대상인 100% 일반 복지 사이의 엄청난 차이를 2002년부터 학교 무상급식운동을 하면서도 알고 있었다. 농업 보조금과 지원 사업에 대한 정책적·법적 활동을 하면서 선별 지원이 갖는 관리 비용과 민원, 쟁송 과정까지 알기에 나는 전 국민 대상의 재난 소득 지급을 절대적으로 찬성했었다.

이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국민 기본소득경제체제로 가는 길목이 된다고 여겼다. 서민에게는 상시적 재난상태인 신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국민 기본소득이 필수다. 70% 선별 지급은 100% 전 국민 지급보다 비용도 많이 들고 관료 권력만 강화한다는 게 내 소신이다.

대구에서 폭발적으로 코로나가 번지고 있을 때도 나는 가장 먼저 대구 시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고구마 보내기 운동, 모금 운동을 했다. 총 400만 원에 육박하는 금액이 모금이 됐다. 내가 속한 ‘한국 아난다마르가 명상요가 협회’의 대구 현지 회원을 통해 김밥을 만들었고, 위생용품과 생활용품을 행정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눴다. 명상 단체인 아난다마르가의 회원들이 직접 현미 떡을 해 보내기도 하고 현금도 보내고 과일도 보냈다.

최근 유명한 어느 분이 칼럼에서 기부보다는 건강한 소비가 좋다고 한 걸 읽었다. 강요된 기부는 폭력이라면서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난지원금을 올바른 소비에 쓰자고 했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살리는 생활용품 사기와 동네 상점 이용을 말하는 듯하다. 맞다. 현재 이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우리 고장에도 하루 이틀 문을 닫더니 폐업한 입 간판들이 많다. 심각하다.

그래서다. 나는 서민 공동체를 위해 기부를 하자고 더 권유하는 것이다. 실제 어떤 이들은 내게 물어 왔었다. 기부운동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당장 내 코가 석 자인데 어떡하면 좋냐고. 나는 단돈 천 원도 좋다고 답한다. 나눔을 해 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큰 보람을 느꼈다고. 존재 의미를 찾았다고. 이웃에 믿음이 생겼다고.

내가 미리 알아본 바로는 기부금은 코로나 사태 이후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고용 안정을 위해 쓴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고용 유지, 신규 고용 등을 지원한다. 이는 위의 칼럼니스트가 강조하는 ‘소비’를 유지하는 소비자 군을 형성하는 것이 된다. 고용 안정은 소상공인 대출도 포함한다.

물론 생태주의자인 나는 ‘소비’를 경계한다. 소비는 생산을 촉진하고 경제를 굴러가게 한다고 한다. 그래서 뉴딜정책은 소비 능력을 무더기로 뿌려주는 정책이다. 하지만 코로나로 파란 하늘을 보지 않는가? 그동안 우리는 내일이면 쓰레기가 될 물건을 함부로 만들어냈고 함부로 소비해 왔다. 생태계는 파괴되었고 끝내 코로나19가 찾아왔다.

이전의 소비행태로 절대 가서는 안 된다. 이번 코로나 극복 과정에 단기적으로는 소비를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겠지만 절대 이전의 소비 행태가 복원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연과 조화로운 전혀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장기적 상상이 필요한 때다. 이것이 지금의 공동체와 미래 세대를 살리는 길이다.

– 전희식 님

월, 2020/05/2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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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에세이 공모전은 5월 31일까지 상시 진행 중이니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에세이 공모전 참여하기) 여섯 번째 시민 에세이는 토란 님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버스 도착예정 시간은 14분. 저 버스를 타게 되면 지각을 면할까. 급행버스를 기다려야 하나 선택해야 한다. 버스를 2개월 만에 탄다. 코로나19 31번 확진자발 지역사회 확산은 출퇴근의 풍경도 우리 가족의 아침도 모두 다르게 채색되었다. 시내 중심가 도로나 상가는 인적이 드물었다.

그나마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얼굴은 마스크에 가려져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의심하는 표정이 읽혔다. ‘당신, 신천지 아니야? 할머니는 왜 버스를 타러 나오신 거지?’

처음 보는 사람들 모두 서로에게 침묵하고 속으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침묵만이 감도는 버스 안은 흔한 라디오 음악 소리도 허용하지 않은 채 텅 빈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내가 확진되면 어떡하지, 내가 타고 다닌 이 524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감염되면 어떡하나?’ 여러 가지 복합적이고 미묘한 두려움이 엄습한다.

다음날부터 나는 카풀을 시작했다. 딸아이를 휴교령이 내려진 유치원대신 시어머니에게 맡기면서, 출근하는 발걸음은 오히려 무거웠다. 재택근무나 돌봄휴가를 써야하나? 이런 상황에서 맞벌이를 하는 집안은 어떡하나? 다들 말못할 고민과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하루하루를 견뎠을 것이다.

kf마스크가 주는 답답함보다 내가 숨쉬고, 출근하던 일상이 이렇게 한 순간에 통제될 수 있구나 하는 무서움과 연일 보도되는 확진자수와 동선으로 인해 본의 아닌 사이버 추적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꼬리표처럼 물고 늘어지게 된다.

남편과 같이 출근하는 길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서로의 아침 전쟁을 치러낸 전우애나 오늘도 출근길에 올랐다는 패잔병의 심정이라기보다 연애 이후 이렇게 오전시간을 오래 함께했던 적이 있을까? 무슨 말로 위로나 격려를 할까? 오늘도 바쁘려나 속으로 되뇌는 말들이 마스크를 가린 입 속으로 쑥 기어 들어갔다.

차라리 버스를 타고 다닐 때가 좋았다. 아이가 자고 있을 때 도망가듯 기어 나오는 엄마의 모습이 미안하기도 하지만, 출근 길에 듣는 노래나 팟케스트가, 짧은 출근 시간에 보던 책 한 구절이 내가 오롯이 누릴 수 있는 문화적 시간이었으니까.

가족이래도 불편하고 미묘한 권력 관계랄지, 아침에 마주하는 시어머니의 짧은 인사말 하나에도 신경이 곤두섰다. 워킹맘인 사회복지사인 내 존재의 문제 같기도 했다. 그게 아닌데, 밀려드는 후원물품은 몸을 계속 힘들게 하고 마음을 지치게 한다. 나만 이렇게 힘드나 울분이 생기기도 하고, 오늘도 아이를 맡기려 전전하는 동료엄마 사회복지사의 얘기를 듣다보니 같이 화가 나고 억울했다.

2개월이 지났다. 벚꽃도 지고 라일락도 져버렸다. 흩날리는 꽃눈들 사이에서 많이 울고 웃었다. 봄을 만끽하기보다 흘려보냈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가면 코로나19도 없어지고, 다들 건강을 되찾을까 생각이 많아지니 잠도 오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자 이렇게 지난날을 회상할 겨를이 생겼지, 당시에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서 눈코 뜰 새 없었다. 우예 안되겠습니까? 연대나 우정 아니겠습니까? 구수한 사투리로 위로하는 유명 연예인의 화상 채팅으로 잠깐 웃어보기도 한다.

세상은 한동안 음률을 잃은 것처럼 조용했다. 조용하니, 작은 것들의 외침이 들리기 시작했다. 고라니가 도로를 뛰어 놀고, 해파리가 운하를 거슬러왔다고 한다. 마스크 없는 얼굴을 까먹을 정도로 그전으로 돌아가기 힘들겠지만, 음악가들이 방구석 콘서트를 열고 방세가 밀린 사람들이 무지개 깃발로 저항한다. 인간들은 다시 일상을 찾으려는 자구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아이는 할머니 집에 가는 게 지겨운지 유치원 유치원 노래를 부른다. 신청만 해뒀던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너희들이 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잠시 생각에 빠진다. 잠든 아이의 얼굴은 고요하고 평화롭기만 하다.

다시 버스에 오른다. 창밖의 풍경은 초록으로 뒤덮이고, 사람들의 마스크도 kf에서 덴탈, 천마스크로 변했다. 여전히 서로 말이 없지만, 간혹 음악소리가 열린 창문으로 흘러 들어온다. 절망을 춤을 추며 견디듯이 오늘도 내일을 희망해보며 버스에 오른다. 점심은 뭘로 할까 생각하면서.

– 토란 님

금, 2020/05/2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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