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오피니언] 고단한 3040이 보내는 신호, 자기돌봄권이 필요하다

지역

[오피니언] 고단한 3040이 보내는 신호, 자기돌봄권이 필요하다

익명 (미확인) | 월, 2016/04/25- 16:13

3040은 피곤의 절정기에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30대와 40대 10명 중 9명이 ‘피곤하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10세 이상의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연령대에 맞춰 학업-졸업-취업-결혼-출산·양육과 같은 생애주기의 과업을 흔들림 없이 달성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있다. 위의 통계수치는 이 불가능에 가까운 과업을 늦게나마, 그리고 질서정연한 방식으로는 아니더라도 가능케 만들려는 개인들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열심히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 안정적인 소득과 일자리를 얻거나 유지할 수 있는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그나마도 하지 않는다면 생존열차로부터의 추락은 순식간의 일이 될 것이다. 안전장치는 없다. 너무 피곤해서 스스로 뛰어내리기라도 했다면, 이제 무엇을 타고 어디로 향해야 할지는 오롯이 나만의 몫이 된다. 혼자라면 어찌 해 볼만도 하겠지만, 과거의 내가 그러했듯이 내가 아니면 생존열차라도 오를 기회를 갖지 못할 어린 자녀가 있다면 사태는 좀 더 복잡해진다. 나를 돌봐주었던 부모도 과거의 어린 나처럼 누군가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어떤 이는 생존열차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또는 다시 생존열차에 오르기 위해, 또 다른 어떤 이는 어린 자녀를 안고 부모의 손을 잡고 부지런히 움직이고 달리고 또 달린다. 뒤를 돌아 볼 수도 좌우를 살펴볼 수도 없고, 휴식은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피곤하지 않은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3040의 고단한 삶은 우리 사회를 얼마나 지속가능하게 할 것인가? 비관적 신호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전달되고 있었다. 혼자 매달려 있기도 벅찬 생존열차에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기르는 일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늘어났다. 결혼과 출산은 안전한 삶의 기반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인식되었고 청년들은 다양한 위험 회피 전략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국가는 청년들이 보내는 신호에 출산율 증가를 목표로 하는 저출산 대책으로 화답했다. 그러나 아이를 낳기는커녕 이제 20대부터 ‘탈조선’을 꿈꾸기 시작한다. 국가는 15년쯤 후엔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청년과 국가의 무전이 이처럼 어긋나는 한 지속가능성은 점점 멀어져 갈 것 같다.

문제는 여전히 경제성장 중심의 발전주의 시대에 머물러 있는 국가이다. 1960년대 이후 국가는 물질적 부의 생산을 위한 수단으로 국민을 동원하여 ‘압축적 근대화’를 주도했다. 태어나는 아이를 생산인구로, 아이의 부모를 인구재생산 수단으로, 노인을 부양부담 인구로만 인식하는 사고는 국민을 국가 경제적 부의 극대화를 위한 수단으로만 보는 낙후된 발전주의 시대의 사고에서 한 발도 벗어나지 못했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로부터 세월호 참사까지 이르는 비극을 경험하고도 이를 ‘압축적 근대화’가 초래한 위험으로 인식하고 철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목표와 운영원리를 재점검하기 위한 시간을 갖지 못한 까닭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어떻게 청년들을 결혼시켜 생산인구를 증가시킬 것인가 보다 고단한 3040의 ‘자기돌봄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해 보는 것은 어떨까? 능력을 개발하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자기계발’ 시간을 주자는 것이 아니다. ‘돌봄’의 생애과정에서 있는 3040이 국가와 사회에 보내고 있는 신호를 ‘돌보는 이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를 중심에 두고 대안적 사회운영 원리를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발전주의 시대부터 철저히 도구화되었던 돌봄과 돌봄의 관계적 속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저출산 위기’는 가족 내에서 사적인 문제로 간주되던 돌봄의 사회적 분담의 필요성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가족 밖으로 나온 돌봄은 일자리 창출, 경제성장, 새로운 성장 전략의 수단으로만 인식되었다. 가족 내 돌봄을 지원하여 여성도 돈을 벌게 하고, 가족 밖으로 나온 돌봄은 중고령 여성의 일자리로 만듦으로써 가구생계를 유지하도록 함과 동시에 GDP와 같은 국가경제의 생산성 지표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발상이다. 이 과정에서 누구나 돌봄을 받지 않고는 태어날 수도 존엄한 노년을 맞을 수도 없다는 돌봄의 욕구의 보편성, 그러므로 누군가가 이 욕구를 채워주고 있었다는 사실은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다. 정책결정권자 중 누구도 돌봄이 기계를 이용하여 물건을 생산하는 일과 다르게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욕구에 충실한 관계적 행위라는 사실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관계적 행위로서 돌봄이 규범과 돌보는 사람의 도덕적 자질에만 의존하면, ‘좋은 돌봄’은 가능하지 않게 된다. 돌봄관계가 이루어지는 조건에 따라 관심, 애정, 사랑, 신뢰와 같은 친밀한 감정적 유대가 자랄 수도 있고, 미움, 무관심, 방치, 학대와 같은 지배관계가 형성될 수도 있다. CCTV를 매개로 한 돌봄은 결코 ‘좋은 돌봄’을 만들지 못한다. 부모의 도덕적 자질을 향상시켜 자녀를 돌보게 하겠다는 발상은 아동학대를 예방하는데 한계가 있다.

돌보는 사람이 경제적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고용불안에 시달리지 않아야 하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로하지 않아야 한다. 돌보는 사람은 목표없는 지나친 경쟁에 내몰리지 않아야 하며, 돌봄으로 인해 빈곤해지지 않아야 한다. 돌볼 시간을 위해 업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하며, 이러한 권리의 행사가 직장 내 불이익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돌봄으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으로 피로해졌을 때는 돌보지 않을 권리, 휴식 시간에 대한 권리, 충전의 권리도 주어져야 한다.

가족 내에서 자녀를 돌보는 일은 ‘애나 보지’와 같은 표현에 함축된 어른이 하는 인형놀이 같은 한가하고 한심한 일이 아니다. 전업돌봄자는 노는 사람이 아니다. 타인의 욕구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소진되기 쉬운 전업 가족 돌봄자는 가족 밖에서 대안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좋은 돌봄의 조건은 가족 밖의 영역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적용된다. 가족 밖에서 돌보는 사람은 경제적으로 자신을 돌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돌보는 일은 무엇보다 가치있는 일로서 존중받고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경제적 이윤 추구의 대상으로 인식되지 않아야 하며, 돌보는 사람은 타인의 욕구에 충분히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 만큼 정신적, 육체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야 하며 한다.

3040이 보내는 ‘자기돌봄권’의 신호는 ‘돌보는 사람을 돌보는 사회’라는 아이디어에 근거한 사회개혁의 출발점이다. 관계로서 돌봄에 대한 이러한 이해에 기반한 정책은 고용, 임금, 노동시장, 보육, 노인, 장애인, 보건 등 기존의 다양한 사회정책 영역을 아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돌봄을 중심으로 인한 개혁은 경제적 자립 이전에 모든 인간이 필연적으로 경험해야 하는 ‘돌봄의 보편성’에 기반하여 돌보는 사람과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 모두 시민으로서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만이 돌봄 관계에 있는 시민, 즉 모든 시민이 생존열차가 아닌 기차여행과 같은 삶을 즐기는 국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10년 후 자신의 미래를 오늘의 3040을 통해 전망하는 20대도 ‘탈조선’의 꿈을 꾸던 마음을 바꾸어 우리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만들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글 : 마경희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희망제작소와 서울도서관, 연세대학교는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사회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지와 의미 있는 사례를 짚는 온라인 컨퍼런스 를 지난 11월 25일 개최했습니다.
1부 세션인 중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의 기조 발제 내용을 카드뉴스로 전해드립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관련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열린컨퍼런스①] 데이터는 생태친화적이다?
[열린컨퍼런스②] 스마트시티를 시민참여로
[열린컨퍼런스③] 디지털뉴딜, 시민사회의 역할은?
[열린컨퍼런스④] 마스크앱 개발, ‘시빅해커’의 활약
[열린컨퍼런스⑤] 디지털혁신의 조건, ‘공동창작’

수, 2020/12/23- 22:13
1
0

희망제작소와 서울도서관, 연세대학교는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사회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지와 의미 있는 사례를 짚는 온라인 컨퍼런스 를 지난해 11월 25일 개최했습니다.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토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관련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열린컨퍼런스①] 데이터는 생태친화적이다?
[열린컨퍼런스②] 스마트시티를 시민참여로
[열린컨퍼런스③] 디지털뉴딜, 시민사회의 역할은?
[열린컨퍼런스④] 마스크앱 개발, ‘시빅해커’의 활약
[열린컨퍼런스⑤] 디지털혁신의 조건, ‘공동창작’

목, 2021/01/07- 00:08
1
0
지방자치법이 32년만에 전부 개정되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기반은 주민자치에서 시작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주민자치’ 조항이 삭제되어 논란과 과제를 남겼습니다. 민관협치 활성화 등 주민의 참여 통로를 확장하는 시도가 이어진 만큼 향후 사회적으로 어떤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지, 통장이나 이장처럼 우리 동네에서 주민 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으로서 참여를 촉진하는 인센티브제를 운영하고 있는 사례를 모아 세 편에 걸쳐 전합니다.

[주민자치/기획①] ‘진짜’ 주민자치로 가는 길
[주민자치/기획②] 통장, 반장? 주민이 참여하는 법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과 참여의 기회가 많다는 걸 알면서도, 현실적 여건 때문에 참여하지 않거나, 우선순위에서 미룰 때가 있을텐데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사회 정책이나 활동에 참여하려면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야 하기에 종종 참여의 장벽이 높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민 참여는 민주주의 확산의 주춧돌이기에 다양한 형태로 주민 참여를 촉진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주민 스스로 지역 이슈에 의견을 내고, 주도적으로 참여할수록 민관협치가 활성화될 수 있기에 주민자치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례를 통해 내가 사는 지역에는 어떤 인센티브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첫 시작이 될 거라고 봅니다.

주민 참여할수록 포인트가 쌓인다!

평소 마트나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마다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가격을 할인 받나요? 소액이라도 할인받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재미도 쏠쏠하죠.
민간 영역에서 활성화된 포인트 제도를 공공 영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미 여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주민참여 포인트제’를 통해 주민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광주시 광산구, 남양주시, 충북 음성군, 동두천시 등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는 지난 2013년 2월부터 주민의 참여 장벽을 낮추기 위한 일종의 인센티브 일환으로 ‘포인트’를 활용한 ‘주민참여 포인트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주민참여 포인트제’는 기본 조례에 근거해 구정에 직접 참여한 주민에게 포인트를 부여하고, 누적된 포인트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인데요. 광산구에 주소를 둔 주민이나 광산구에 소재한 사업체에 근무하는 사람 혹은 기타 구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추천된 사람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구정 활동에 참여할 경우 포인트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주민참여 기본조례 제15조(주민참여 포인트)
주민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주민제안 등 구정에 직접 참여한 주민에게 주민참여 포인트를 부여하고 누적 포인트 내역은 구 홈페이지 등에서 열람하도록 할 수 있다.
누적된 포인트는 예산의 범위 안에서 보상금 등으로 지급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활동을 할 때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을까요. 온라인으로는 광산구 홈페이지 내 활동(구민제안, 정책제안, 발명아이디어, 구정제보, 예산참여방)을 했을 때 500~3000점을 적립할 수 있고, 오프라인으로는 공청회, 세미나, 간담회, 주민 대상 공개강좌, 공모전, 설문조사, 입법예고 의견제출 등 주민참여 분야의 활동에 참여할 경우 500~3000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민참여 활동을 통해 차곡차곡 쌓은 포인트는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이나 문화상품권으로 교체할 수 있으며,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종량제봉투, 음식물폐기물 납부필증으로 교환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주민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어떤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있는지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주민 참여 시 직장인 ‘공가’를 사용하자!

주민 참여에 관심 있더라도 업무상 평일에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죠. 주민자치회 활동이 근로기준법 제10조의 ‘공의 직무’에 해당된다는 고용노동부의 유권 해석을 받았지만, 실제로 자치 활동을 위해 공가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하는데요.

당진시에서는 지난 2019년 직장인의 지역사회 활동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12개 기관이 참가해 공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향후 직장인들이 좀 더 주민 자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여전히 여러 회사들이 주민 자치 활동을 인식하는 게 주요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주민자치회 활동을 하는 경우 사업장에 ‘공가’ 신청이 가능한 만큼 근로자의 주민 자치 참여의 통로가 좀 더 넓어졌다는 건 반길 만한 일입니다.

주민 자치의 성공사례 구산동도서관마을

이처럼 주민자치를 통해 지역에 어떤 변화가 벌어졌을까요. 주민 주도로 이뤄진 서울시 은평구 구산동 도서관마을과 공구공유센터 사례를 소개합니다.

은평구 주민들은 지난 2006년 동네 가까이 도서관이 있다면 좋겠다는 주민들의 바람으로 서명운동을 펼쳤습니다. 은평구에서도 노후된 주택 10개 필지를 구입하며 노력했지만, 예산 문제로 작업이 연기되었고, 2011년에 공사가 재개되었습니다.

도서관이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은 좀 더 구체적인 자치활동을 통해 실현되었습니다. 바로 주민들이 2011년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사업에 응모해 종자돈을 만든 겁니다. 예산 확보뿐 아니라 도서관 마을이 만드는 사업 초기부터 시설 조성 및 운영에 이르는 등 전 단계에 지역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주민이 참여해 구산동 골목길에는 작은 연립주택들이 도서관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노후 주택 3채를 리모델링해 기존 건물의 구조와 형태를 보전했다고 하는데요. 도서관 내부 중앙에는 1990년대 지어진 주택 외벽을 그대로 남겨 동네에 관한 이야기를 남겨 놓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마을’과 ‘공동체’라는 가치가 두드러지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주민자치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지역문화의 산실, 은평공유센터

은평구에 또 다른 사례는 공유문화를 확산하는 은평공유센터(자세히 보기)입니다. 은평공유센터는 지난 2015년 비영리민간단체인 ‘은평e품앗이’의 활동과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제도로 설립된 물품, 지식, 재능, 공간을 공유하는 공유단체인데요.

공유경제의 가장 기본단계인 물품 공유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인 만큼 생활용품, 캠핑용품, 전동공구 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간혹 일상에서 필요하지만, 구매하기 어렵거나 망설여지는 물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주민들이 대여하고,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또한 물품뿐 아니라 주민들의 지식과 재능을 공유하는 클래스도 꾸준히 열리고 있습니다. 예컨대 양말 공예, 가죽 공예, 목공 클래스 등 주민이 한 공간에서 만나 교류하고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인 만큼 주민 자치가 딱딱한 정책의 얼굴이 아닌 ‘지역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지방분권법에 따른 근로자의 주민자치활동 ‘공가’ 신청가능
기억의 보존과 전달…’구산동 도서관마을’

– 글: 방연주 미디어팀 연구원 [email protected]

수, 2021/02/17- 19:47
1
0

지방자치법이 32년만에 전부 개정되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기반은 주민자치에서 시작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주민자치’ 조항이 삭제되어 논란과 과제를 남겼습니다. 민관협치 활성화 등 주민의 참여 통로를 확장하는 시도가 이어진 만큼 향후 사회적으로 어떤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지, 통장이나 이장처럼 우리 동네에서 주민 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으로서 참여를 촉진하는 인센티브제를 운영하고 있는 사례를 카드뉴스로 재가공해 전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관련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주민자치/기획①] ‘진짜’ 주민자치로 가는 길
[주민자치/기획②] 이장, 통장? 주민이 참여하는 법
[주민자치/기획③] 주민참여를 포인트적립으로?

수, 2021/03/03- 01:21
1
0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일상이 달라진 만큼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모습과 역할도 돌아보게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도시 재생의 방향성과 관광 위주의 지역이 풀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산업이 크게 주춤했는데요. 지역에서는 지역 문화와를 알리는 지역 관광이 중요했던 만큼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영향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희망제작소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김향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지역산업과 지역혁신에 관한 사례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관광이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지역혁신형 관광 추진 사례를 중심으로 재가공해 전합니다.

‘방문객 산업’인 관광, 지역과의 상관관계

관광산업은 소비 진작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기 활성화 및 지역 세수창출 등에 상당한 효과를 가지고 있어 국내 내수활성화에 기여도가 높은 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관광은 ‘방문객 산업’입니다. 그러나 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해서 지역경제가 좋아진다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지역 기반 시설을 정비하고, 고용 기회가 늘어나고, 지역 유산의 보전 및 발굴에 기여하지만, 과도한 개발로 인해 경쟁 심화, 환경 파괴 및 생태계 파괴, 주민의 상대적 소외감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관광은 지역산업에 관광 소비를 증대하고, 지역의 수입을 극대화하는 게 주요합니다. 예컨대 볼거리, 즐길거리를 주는 체험형 관광으로 방문객이 좀 더 길게 체류할 수 있게 만들거나, 지역 특산품, 기념품, 공산품 판매를 증대하는 방식과 더불어 지역 내 환원이 가능한 지역 관광의 전략 수립이 필요합니다.

혁신을 바탕으로 한 지역기반형 관광은

이러한 지점을 고려해 각 지역의 정체성을 살린 관광지로 순천, 영월, 전주, 정선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전남 순천시는 ‘대한민국 생태수도’를 내건 만큼 순천만 생태 관광으로 지역 관광에 힘을 실었습니다. 순천만 생태적 복원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으나 현재 순천만(링크)을 찾는 관광객이 연간 3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낙안읍성, 순천도심, 한옥체험촌 등 지역관광 활성화에 기여한 바 있습니다.


▲ 순천만 습지 일몰 풍경 ⓒ 순천만습지 홈페이지

강원도 영월군은 ‘박물관 고을 특구’라는 테마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관광에 변화를 일궜습니다. 영월군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박물관고을육성사업’을 꾸준히 실행하며 지역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박물관도 미술·사진, 역사·문화, 자연·생태, 과학, 도예, 기타 등 전시 콘셉트와 테마에 따라 활성화했고, 관광객은 박물관 스탬프 투어에 참여할 수 있는 경로로 설계되었습니다. 이처럼 지자체의 노력과 박물관 설립자의 영입으로 ‘지붕없는 박물관’이자 ‘에코 뮤지엄’으로 지역 브랜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전북 전주시는 문화자원 보전 활용을 통한 ‘한옥마을’로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우리나라 도시 주거 문화의 역사성, 전통성을 유지하고, 한옥에서 지속적인 거주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한옥문화체험 등 관광 자원을 발굴했습니다. 실제 전주시는 ‘전통문화특별시’를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의 특성을 살린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히고 있습니다.


▲ 삼탄아트마인 홈페이지(http://samtanartmine.com/)

마지막으로 강원도 정선군에서는 폐광지역의 유휴시설을 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1964년부터 2001년까지 38년 간 운영하다 폐광된 삼척탄좌시설은 ‘폐광지역 복원사업’ 계획에 따라 2013년 문화예술단지 ‘삼탄 아트마인’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지역의 스토리를 품고 있는 삼탄아트센터는 삼탄역사박불관, 현대미술관, 예술놀이터, 작가 스튜디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역문화유산인 폐광 터를 관광지로 활용해 갤러리 운영을 비롯해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관람객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역사와 자원의 고유성을 살려 관광명소로 재탄생시킨 만큼 주목 받았습니다.

지역의 관광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기

이처럼 각 지역에서는 지역이 보유한 자원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역 관광에 힘을 실어왔지만, 코로나19 국면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김 연구위원도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로, 코로나19를 일상적으로 안고 살아가야 하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인 만큼 지역 관광 분야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관광업계가 최대 위기에 처했지만, 관광의 역할을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관광 소비자가 안전과 힐링을 우선하면서 비대면 소비, 개별관광, 혹은 자연친화 여행이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지역 관광의 추진과제를 점검하며 지역 관광 혁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시적으로는 시설 중심의 개발에 치우친 지역 관광이 아닌 고유 자산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고로 전환해야 하며, 생태 및 환경 보전에 관한 요구가 높아진 만큼 보전을 통한 지속가능한 개발에 방점을 찍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방역의 안전성, 비대면 관광이 가능한 공간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과거에 비해 행복과 가치(웰빙, 웰니스)가 주목 받는 만큼 책임 있는 관광소비, 지속가능한 관광을 실천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역의 특화된 이야기를 풀어낸 콘텐츠 스토리텔링과 지역을 변화시키는 청년을 인력으로 육성하는 등 다층적인 지원과 개발이 필요합니다.

– 정리: 미디어팀
– 참고자료: 김향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발제자료, <지역산업과 지역혁신-지역관광산업>

금, 2021/03/12- 21:13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