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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생각] 필리핀 선거에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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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생각] 필리핀 선거에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

익명 (미확인) | 수, 2016/04/20- 16:30

*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6 아시아생각] ① '쯔위 사건', 돈벌이에만 혈안인 K-팝에 '경종'

[2016 아시아생각] ② 쯔위 덕 본 차이잉원 "대처 존경한다"? 

[2016 아시아생각] ③ 미국-러시아의 시리아 임시 휴전 합의, 그러나...

[2016 아시아생각] ④ 수치의 '막후정치', 버마의 앞날이 불안하다

[2016 아시아생각] ⑤ 피플파워+30, 독재자의 처자식은 뭘하고 있을까 

 

필리핀 선거에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

[아시아 생각] 피플 파워 30주년에 돌아본 2016년 필리핀 선거 전망 ②

 

정법모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2016년 5월 9일(매 6년마다 두 번째 월요일), 필리핀에서는 16대 대통령과 부통령, 국회의원, 주지사 등을 선출하게 된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이며, 상원 및 하원으로 구성된 입법부 구성을 위하여 297명의 하원의원과 전체 총 상원의원의 절반인 12명을 선출하게 된다.

 

대통령과 부통령은 러닝메이트로 입후보한다. 특이하게도 대통령과 부통령은 분리 선출되기 때문에, 현 정부에서처럼 서로 다른 당에서 나누어 차지할 경우도 생긴다. 지방자치단체 선거도 동시에 치러져, 전국 81개 주의 지사, 부지사 및 772명의 주의원, 145개 시의 시장, 부시장 및 시의원, 1489개 군의 군수, 부군수 및 1만1924명의 군의원을 선출한다. 

 

지난번 선거에서는 코리 아키노의 장례식을 즈음하며 피플 파워의 상징 같았던 노란색 물결이 거리를 뒤덮으며 그 유산 같은 노이노이 아키노가 부패 척결과 민주주의 열망을 담고 부각된 반면 금번 선거는 특별한 이슈나 열망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필리핀에서는 정당 정치가 뚜렷하지 않으며 선거 때마다 정치인이 이합집산하는 경향이 상당히 강한데, 부통령으로 나설 인물들에 대한 구애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만 보더라도 정치 노선이 부각되기 보다는 인기 투표처럼 보인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높은 선호도를 얻고 있는 사람들은 아래와 같다. 

 

비나이(Jejomar Binay: PDP-Laban) : 현 부통령으로, 부유하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남. 소박한 이미지에 마르코스 대통령 시절 인권 변호사로 일하면서 투옥된 적이 있는 이력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음. 21년간 마카티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부통령까지 되었지만, 공격적인 빈민 지역 재개발 추진이나 이후 보수 세력 진영에 자리하면서 청년 시절 이미지는 많이 퇴색되었음. 현재 여러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임. 

 

포(Grace Poe : Independent) : 2004년 대통령 선거에서 석패한 FPJ의 수양딸로 지난 상원의원 선거에서 최다득표를 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인물. 양모의 동생인 여배우 로즈메리 소노라가 생모이지만, 생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음. 마르코스 대통령과의 불륜의 결과라는 소문이 있음. 2015년 12월 '필리핀 10년 거주'라는 후보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자격을 박탈했으나 이의를 제기하여 후보 지위에 오른 상태임. 

 

미리암(Miriam Defensor Santiago: PRP) : 개성이 강하고 모자보건법에 목소리를 높였던 인물. 현재 폐암과 투병 중임. 투병 이미지를 역으로 이용하여 대중적으로 호소하고 있으나 대중의 호오가 분명하게 갈림. 

 

두테르테(Rodrigo Duterte: PDP-LABAN) : 1990년대 다바오 시장 시절에 마약상과 유괴범 등을 처형함. "만약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범죄자들이 다 숨어야할 것"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강한 규율과 통제를 강조하면서 대중적 인기를 얻은 인물. 민다나오 섬에 있는 도시임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인상을 주는 다바오의 모습은 그를 부각시키는 요인이지만 다수의 인권 침해 사례로 시민 단체에서는 비판을 받아온 인물임.

 

마로하스(Liberal) : 현 집권당의 대통령 후보이며 지난 선거에서 빈민 그룹이나 시민 사회의 지지를 얻음. 대통령 가문의 후손으로 내무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제대로 개혁안을 추진하지 못해 대중적 지지가 낮음. 상대적으로 청렴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가장 개혁적인 정책을 수행하던 장관의 부인이 부통령으로 입후보함.

 

현재 비나이, 포, 로하스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중앙 선거에서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 관계 외에 큰 쟁점이 보이지 않으며, 사회 불평등 해소나 복지 관련 개혁 정책들이 드러나고 있지는 않다.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며 시민 사회 활동을 하며 저명해진 월던 벨로 교수는 지난 선거에서 비례 제도를 통해 하원에 들어간 뒤 이번 선거에 상원 후보로 나섰지만 그에 대한 지지율은 유명 권투선수 파키아오보다 한참 아래에 있다.

 

피비린내 나는 지방 선거, 최악의 마긴다나오 학살 사건

 

필리핀의 중앙 선거는 배신, 불륜, 부패, 복수, 출생 등을 소재로 한 막장 드라마 스토리 안에서 가장 호감 있는 인물을 뽑는 인기 투표와 같아 보이지만 지역에서의 선거는, 부족 전쟁이나 서부 활극을 방불케 하는 토호들 간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으로 가득하다.

 

필리핀의 선거와 민주주의에 관심을 가진다면 어쩌면 중앙 선거보다도 지방 선거에 주목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필리핀의 지방 선거에서 주로 호족 가문들이 재력이나 권력을 매개로 유권자들에게 일종의 후견인이 되며 유권자는 표로 보은한다는 이야기는 정치학에서는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이에 더해 중앙 정부와 지방 호족 사이에는 테러나 반군을 억제한다는 미명하에 유사 군대나 사병을 허락함으로써 패권을 강화하고 있는 측면은 국제 정치와도 맞물며 매우 복잡한 양상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이 2009년 민다나오에서 발생한 것이 마긴다나오 학살 사건이다. 2009년 마긴다나오 주에서는 경쟁 가문이 주지사 선거 후보로 등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여성과 언론인을 대다수 포함된 58명을 주지사 가문의 사병들이 학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대규모 학살 자체도 아연실색하게 하는 것이었지만, 6년 이상이 흐른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처벌이나 진상 규명은 지연되고 목격자나 증인들이 계속해서 살해되고 있는 것을 보면, 선거 관련 정의나 민주주의가 달성되기까지는 매우 요원해 보인다. 마긴다오 주에서 아래의 표는 2000년대 선거 관련 폭력으로 희생된 숫자를 보여준다.

 

연도 사고건수 사망자 수
2004 249 468
2007 229 297
2010 180 155

 

 

필리핀 경찰청에서는 총기 관련 규제 이후, 선거관련 희생자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많은 희생자가 생기고 있고, 선거 전후 5개월을 산정 기준으로 하는 경찰의 기준은 제대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최악의 선거 폭력으로 기록될 마긴다나오 학살 사건은 위 통계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 5월 9일 필리핀 대선의 유력 후보로 꼽히는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  ⓒAP=연합뉴스 

 

선거에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

 

필리핀 사례는 때론 듣는 사람의 힘이 빠지게 한다. 그리고 필리핀은 후진적이고 변화 가능성이 없는 나라라고 쉽게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마음이 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피플 파워 30주년에 우리는 다시, 암흑 같은 독재시기에 민중들이 앞장서서 절대 권력을 끌어 내렸고, 여러 선진 법과 제도를 앞장서서 만든 나라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는 사회 변화를 위해서 절대 권력을 교체하는 것이 큰 과업이긴 하지만 그것 자체로 충분한 조건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여러 법, 제도 개선이나 시민 사회의 참여, 사회 재화를 재분배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 등이 후속되어야 할 작업일 것이다.

일단은 선거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세력이 신진 세력이나 기층에 확산되어야 하지만, 여전히 금권과 정치력이 소수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방에서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무기를 활용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필리핀 지방 선거에서의 선거 관련 평화를 정착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보이며, 최근 필리핀 자국, 또는 국제 시민 사회의 선거 감시 활동 등을 통해 폭력 빈도수가 줄어드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총기 관련 규제는 일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일상화되어 있는 소수 집단이나 개혁 세력에 대한 폭력을 억제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만드는 일일 것이다. 지방 토호에 반대하거나 소수 그룹의 권익을 주장하는 지역 리더들이 일상적으로 살해 위협을 받거나 실제로 제거되는 경우가 선거 시기에, 또는 일상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치 대표자를 바꾸는 것으로 사회 변화를 이루었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거에 희망을 버리는 것은 가장 절망적인 상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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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프레시안 공동기획 아시아생각 칼럼 시리즈 

 

 

<편집자 주>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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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리아 토마호크 공습, 짜고 친 힘자랑 (4/14) / 최재훈 경계를넘어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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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획] 아시아생각 칼럼 연재 (2016) >> 바로가기 

[언론기획] 아시아 생각 칼럼연재 (2013~2015) >> 바로가기

화, 2017/04/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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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시리아 토마호크 공습, 짜고 친 무력과시

[아시아 생각] 갈팡질팡 트럼프 외교 정책, 신뢰 안간다

 

최재훈 경계를넘어 활동가 

 


"시리아를 공격하지 말라. 만약 그렇게 한다면, 아주 안 좋은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시리아를 공격하기에 앞서 대통령은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건 큰 실수다."

 

이는 2013년 8월 2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구타 지역에서 사린가스로 추정되는 잇따른 화학무기 공격으로 최소 1400여 명의 주민들이 사망한 직후, 어느 미국인 트위터 이용자의 계정에 올라온 글이다. 당시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이동시키거나 사용하게 되면, 그것이 곧 미국의 전면적인 시리아 군사 공격의 레드 라인이 될 것"이라던 오바마 대통령의 1년 전 경고를 실행에 옮길 것인지를 놓고 미국 정부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던 때였다. 따라서 해당 트윗의 작성자는 "(미국은) 시리아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하며 군사공격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이었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그는 직접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예상밖의 승리를 거두고 미국의 45대 대통령 자리에 취임했다. 그렇다.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야기다. 

 

그런 그가 지난 4월 6일 동지중해에 정박 중이던 2대의 미 해군 구축함에 명령을 내려 개당 100만 달러짜리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59발을 시리아 정부군의 샤이라트 공군 기지에다 쏟아 부었다. 알다시피, 그 이틀 전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주 칸샤이쿤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화학무기가 살포돼 최소 86명이 숨지고 300 여 명이 부상당한 데 따른 보복과 대응 차원이었다. 그러나 과거의 주장과는 달리 트럼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는 물론이거니와 미 의회의 승인 같은 절차 따위는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공격 직후 그가 발표한 공개 성명에서는 오로지 "이 야만적인 (화학무기) 공격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어여쁜 아기들"에 대한 가슴 아픈 연민과, "치명적인 화학 무기의 확산과 사용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것이 미국의 사활적인 국가 안보 이익"이라는 확신, 그리고 "시리아에서 일어나는 살육과 유혈사태를 종식시키려는 우리의 노력에 동참"하라는 "모든 문명국가들에 대한 요구"만이 넘쳐날 뿐이었다. "미국과 전 세계에 신의 축복을 기원"하는 마지막 인사말과 함께 말이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기간 돌연 시리아 공습을 명령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AP=연합

 

"이래도 내가 러시아와 한통속으로 보여?"

 

허나 정말로 순진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면, 트럼프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거의 없다. 또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외치며 대통령에까지 오른 인물이 한순간 갑자기 보편적 인도주의에 이끌린 코스모폴리탄(범세계주의자)으로 변신했다고 믿을 근거도 전혀 없다. 몇 가지 사실만 짚어 봐도 그렇다. 트럼프는 취임 일주일 뒤, 남부 예멘에서 군사작전 도중 숨진 미 해군 특수부대원 한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고 추모하는 트윗을 전송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작전 과정에서 학교와 사원에 피신해 있다가 아무런 이유 없이 살해된 30여 명의 예멘 주민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조차 없었다. 바로 지난 3월 이라크 북부도시 모술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인해 200명에 달하는 민간인들이 사망했을 때도, 이번에 화학무기 공격이 벌어졌던 칸 샤이쿤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시리아의 알 지나라는 마을의 사원에서 역시나 미군의 공습으로 60여 명의 주민들이 몰살당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트럼프가 대통령 자리에 오른 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민간인들의 숫자만 해도 대략 4000여 명, 거기에다 미국의 지원을 받아 예멘을 공습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걸프 연합군의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까지 합치면 그 수는 감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통령에 취임한 뒤 그가 맨 먼저 추진한 정책 중의 하나는 시리아를 비롯해 남수단과 예멘, 리비아, 소말리아, 이라크 등 대부분이 전쟁과 분쟁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7개(나중에 이라크는 제외) 이슬람 국가 출신 난민과 주민들의 미국 입국을 막으려는 것이었다. 이미 자국 내에 체류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을 지원하는 예산을 대폭 삭감했으며, 미국이 난민들에게 결코 안전을 제공해주는 나라가 아니란 걸 그들의 면전에서 자신 있게 이야기할 거라고 광기어린 지지자들 앞에서 떠벌리기까지 했다. 사정이 이럴진대, 어떻게 화학무기로 인해 80여 명의 희생자들이 발생했을 때에만 유독 트럼프와 그 정부 당국자들의 인도주의와 인간적 연민이 갑자기 용암처럼 분출돼 나왔다고 믿을 수 있겠는가.

 

따라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이번 시리아 공군기지 공습은 반이민-난민 행정명령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과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미국보건법안의 하원 표결 좌절, 대선 과정에서 캠프 핵심 인사들이 러시아 정부와 접촉해 도움을 받으려했다는 정황 등으로 인해 벌써부터 레임덕 수준으로까지 떨어진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국내용 무력 과시(show of force)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 러시아가 지원하는 나라의 정부군을 상대로도 미사일을 쏘는 거 봤지? 이래도 내가 러시아와 한통속으로 보여?'하는 메시지를 자국민들에게 던진 거란 것이다.

 

이는 공습 당일 "미 국방부는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양측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기존의 채널을 통해 러시아 군 당국자들에게 공습 사실을 미리 알렸고, 러시아 당국이 (시리아의) 아사드 정부에게도 통지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미국의 정부 관리들도 알고 있다"는 미국 <뉴욕타임스>의 보도로도 잘 드러난다.  

 

실제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이 (화학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시리아 공군력의 20%를 제거했다"는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주장이 무색하게도 시리아 공군기들은 주말부터 버젓이 반군 지역들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사실상 짜고 친 고스톱이란 이야기다. 이렇듯 미국과 러시아 군 당국자들은 이전부터도 시리아에서 혹시나 있을지 모를 양국 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터키에서 거의 매일 접촉을 갖고 그날의 공습 일정과 대상 지역, 공군기의 항로를 서로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바와는 달리, 미국의 시리아 군사 개입 강화가 러시아와의 전면 대결로 비화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에 비해 정말로 우려되는 지점은 따로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에 비판적이거나 대척관계에 있던 미 공화당 주류와 민주당 지도부, 심지어 그로부터 "가짜 뉴스"라고 조롱받던 언론들까지도 하나같이 트럼프 행정부의 시리아 군사 모험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공화당 내의 대표적인 트럼프 비판자였던 2008년 대선 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오늘밤의 믿음직한 첫 걸음을 토대로 우리는 마침내 역사의 교훈을 얻어 전술적 성공이 반드시 전략적 전진으로 이어지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고,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역시도 트럼프가 "옳은 일을 했다"고 칭찬했으며, 민주당 내에서 '진보 세력의 희망'으로 불리며 차기 대선후보로까지 지목되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조차 "(공습은) 균형 있는 대응"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마찬가지로 CNN의 시사 평론가 파리드 자카리아는 "도널드 트럼프가 (이제야 비로소) 미국의 대통령이 됐다"고 찬사를 보냈으며, 워싱턴포스트의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도덕적 차원의 리더십"이 트럼프의 집무실을 관통했다고 하지를 않나, MSNBC의 브라이언 윌리엄스는 아예 한 술 더 떠서 방송으로 중계되는 미사일을 가리켜 세 번이나 "아름답군요"를 연발하기도 했다.

 

이는 곧 일반 국민들의 생각에도 영향을 미쳐 '더 이상 가스에 질식돼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어린 아이들이 없게 하기 위해서는 뭐라도 하는 것(do something)'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do nothing)'보다는 낫다는 여론이 미국 내에서 광범위한 힘을 얻는 결과로 이어질 수가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더 많은 군홧발을 전장에 들여놓게 하는(more boots on the ground)' 정책이, 6년째에 접어든 전쟁으로 인한 시리아 국민들의 고통의 시간을 그만큼 줄여줄 수 있을까? 트럼프 행정부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리아 아사드 정권 교체 전략을 이제 논의 테이블에서 내려놓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이번 화학무기 공격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다고도 했다. 한 마디로 말해, 뚜렷하고 일관된 전략 자체가 부재하다는 뜻이다.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전략으로는 결코 시리아 내전의 종식을 그들에게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끔찍하고 지긋지긋한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뭘까? 아니, 과연 끝나기는 할까? 조금이나마 그 답답함을 풀어보기 위해, 다음 주에 이어질 글에서는 현재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얽히고 설킨 양상과 전쟁 종식의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꺼내볼까 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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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04/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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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5 아시아생각] ① 아웅산 수치, 미얀마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 이유는?

[2015 아시아생각] ② IS의 광기는 美 지배전략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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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아시아생각] ⑤ 세계아동노동반대의 날, 시리아의 '잃어버린 세대'는? 

[2015 아시아생각]  제주 강정, 필리핀 '수빅섬'처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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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아시아생각] ⑧ 버마에 민주화의 바람이 부는걸까요?

 

인권과 민주주의 없는 '아세안 공동체' 출범?

대기업과 정치 엘리트의 도구

 

김형종 연세대학교 교수

 

 

지난 11월 21~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 정상 회의에서 아세안 공동체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연이어 열린 아세안+3,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도 환영과 지지를 표명했다.

 

아세안은 2003년 발리에서 공동체 건설에 합의한 이후 정치 안보 공동체, 경제 공동체, 사회 문화 공동체를 축으로 추진해왔다. 역사 문제, 패권 경쟁, 한반도 문제 등에 얽매인 동북아의 현실을 고려할 때 아세안 공동체 출범은 동남아시아를 넘어 동아시아 차원에서 주목해야할 사건이다. 그러나 아세안 공동체 출범이 완성이 아닌 '과정'임을 고려하더라고 민중 중심의 평화, 번영, 진보를 향한 아세안 공동체 여정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인권과 민주주의 후퇴와 시민 사회의 참여 배제, 경제 통합 중심의 접근, 역외 국가의 전략적 접근 등이 대표적 문제점들이다.

 

정치 안보 공동체는 회원국 간 전쟁의 부재 상태를 넘어 상호 신뢰뿐만 아니라 법치, 민주주의, 인권 향상 등 정치 발전을 목표로 한다. 아세안 공동체 출범은 아세안정부간인권위원회(AICHR)의 설치와 2012년 아세안인권선언 등 그간 성과를 계승하는 한편 그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 지난 11월 22일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아세안정상회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왼쪽에 의장국 말레이시아의 나집 총리가 서있다. ⓒAP=연합뉴스 
 

 

테러방지법 악용 보여주는 말레이시아 

 

그러나 이번에 채택된 '아세안 비전 2025'에서는 인권 보호를 위한 구체적 제도화 방안이 생략된 채 인권을 '촉진'한다는 기존 원칙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이러한 한계는 논의를 주도할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정치적 한계에서 기인했다. 말레이시아 나집 총리는 각종 부패 스캔들과 민주주의 탄압으로 이미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은 상태였다.

2013년 총선에서 득표율 하락 속에 집권을 연장한 나집 총리는 비판 세력에 대해 내란선동방지법 등을 동원하여 만화 비평가부터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반정부 인사에 대한 고발 및 수사를 진행했다. 일례로 지난 2월에는 말레이시아 인권 변호사 에릭 폴슨이 트위터에 올린 정부 비판 글 때문에 내란선동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었다. 내란선동방지법은 영국 식민 지배 시기에 도입되어 정치적 악용 소지가 높은 대표적 악법으로 나집 총리 스스로 2012년 이의 철폐를 약속한 바 있다. 특히 나집 총리는 정상 회의 직전 파리 테러 사건과 관련, 아세안 및 관련 정상 회의에서 테러 확산에 대한 우려와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말레이시아는 전체 인구 중 절반 이상이 무슬림으로 이번 파리 테러를 강력히 규탄했다. 말레시아는 역외 국가들의 테러 방지 협력과 관련해 주요 협력 대상국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최근 말레이시아의 사례는 테러 방지를 위한 조치들이 민주주의와 인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올해 도입된 테러방지법은 주요 테러 용의자에 대해 재판 없이 2년 동안 구금을 허용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권 변호사 앤드류 쿠는 현 정권이 정부 비판 활동을 테러리즘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전제하지 않는다면 테러 방지 협력의 모색은 정치적 탄압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

 

차기 의장국인 라오스도 아세안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2012년 말 라오스 시민 활동가 솜바트 씨가 석연찮은 정치적 정황에서 실종되었다. 이에 대해 대응 부재는 아세안의 한계를 노출했으며 라오스 내 취약한 시민 사회 기반을 고려할 때 인권과 민주주의 논의가 제약될 것으로 우려된다.

 

내정 불간섭 원칙 뒤에 숨은 아세안의 한계

 

아세안 공동체 건설 과정에서 역내 시민 사회의 역할과 참여는 배제되었다. 정상 회의 직전 개최된 아세안시민사회컨퍼런스와 아세안민중포럼(ACSC/APF)은 인권의 보편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제적 인권 원칙과 규범 수용과 더불어 주요 인권 규약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의 지역적 현안에 대한 아세안의 대응도 비판의 대상이다. 지난 수개월간 지속된 인도네시아에서 비롯된 연무 현상, 로힝야 난민 문제를 비롯한 다수의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해 내정 불간섭 원칙을 이유로 아세안 차원의 대응은 없었다. 아세안의 무조건적 내정 불간섭 원칙의 고수는 오랜 비판의 대상이었다. 인권의 보편성과 환경의 초국경적 특성은 아세안 공동체의 출범을 계기로 아세안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치적 과제를 외면한 채 아세안 공동체의 이행 과정과 대외 홍보는 경제 통합과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이는 대기업과 정치 엘리트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으며 이에 시민 사회는 개발 정의를 요구한다. 재분배, 빈곤 문제와 더불어 경제 통합 과정에서 예상되는 사회 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대책이 필요하다. 아세안의 '사회적' 또는 '사회 경제'적인 사안들을 '시장 중심적'으로 이해하고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공 의료의 강화는 의료 시장의 개방 수단으로 둔갑하고 있다. 사회적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기대하기에는 아세안 공동체의 과정이 여전히 '국가 중심적'이라는 한계를 갖는다. 정치 안보 공동체, 경제 공동체, 사회 공동체는 어느 한 축만으로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엘리트와 시장의 힘이 주도하는 사이 이미 그 긴밀한 연결성이 훼손되고 있다.

 

역외 국가들의 전략적 접근은 이들 국가의 아세안 공동체에 대한 지지 표명을 외교적 수사에 머물게 한다. 중국과 미국의 정치, 안보,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하며 아세안은 중립 원칙을 고수하며 회원국 간 단결력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으며 아세안의 전략적 중요성은 증가해왔다. 이번 정상 회의에 참가한 미국과 중국의 정상은 남중국해 문제 등에 여전히 갈등을 연출했지만 이들 모두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을 재확인하는 등 아세안과의 관계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세안 공동체 출범과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을 지지하는 한편 테러와 북핵에 대한 공동 협력을 주장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테러 방지를 위한 협력의 강화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 외교적 중립 원칙을 고수하는 아세안 주도의 다자주의 외교에서 한국은 2008년 아세안안보포럼(ARF)을 비롯해 꾸준히 북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중-미 간 갈등 속 아세안의 중립적 행보가 보여주듯이 근본적으로 남북한 문제인 사안에 대해 공식적이고 실질적으로 한국을 지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정 국가에 대한 지지 입장은 아세안이 추진하는 아세안 공동체의 국제적 역할과 위상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오히려 아세안 공동체 건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권과 민주주의 확립은 아세안 공동체의 필요충분조건

 

아세안은 2007년 아세안 헌장을 채택하여 제도적 정비뿐만 아니라 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개발하고 공유하고자 했다.  "우리 아세안 민중"으로 시작되는 아세안 헌장의 서문은 아세안 공동체가 나아갈 바를 보여준다. 그러나 당시 제시되었던 비전이 현실과 타협하고 오히려 후퇴하는 상황이다. 아세안 공동체 출범은 이 시점에서의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앞으로 끊임없이 전개될 과정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보다 많은 국제 사회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특히 인권과 민주주의의 확립이 아세안 공동체의 필요충분조건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역외 국가들은 자국 또는 집권 세력의 이익을 위한 편협한 전략적 접근에서 탈피하여 동아시아 공동체 모색을 위한 중요한 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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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5/12/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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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7 아시아생각] ① 시리아 토마호크 공습, 짜고 친 힘자랑 

[2017 아시아생각] ② '개와 늑대의 시간'이 된 시리아 비극, 해법은?

[2017 아시아생각] ③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평화의 페달을 밟는 사람들

 

아세안 50주년을 지배한 '이명박근혜' 그림자

[아시아 생각] 4강 중심외교, 아세안 외교로 보완해야


김형종 연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한반도 위기에 대한 외교적 해법의 모색이다. 전통적 4강 외교와 함께 동아시아 차원의 역학관계에도 주목해야 한다.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자 간 직접적인 갈등을 회피하며 북핵 문제에 있어 공조를 모색하는 양상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이를 전략적 협상 도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29일에 필리핀에서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의는 설립 50주년을 자축하고 공동체를 향한 협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그러나 실제 정상회담을 지배한 이슈는 남중국해 문제와 한반도 문제였다.

 

▲ 아세안지역포럼(AFR)는 6자 회담이 중단된 현재 북한이 참여한 유일한 다자체 기구다. ⓒasean.org 

 

전통적 중립성 탈피한 아세안의 변화에 주목해야  

 

남중국해를 둘러싼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중국 등 당사국 간 분쟁의 평화적 해결 모색은 아세안의 오랜 과제이다. 미국이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통해 남중국해 분쟁의 당사국을 자처하는 과정에서 필리핀과 베트남의 중국과의 갈등은 심화되었다. 지난해 7월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영유권 주장과 인공섬 건설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며 필리핀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는 듯했다. 그러나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등장은 이전 정권이 일관되게 추진한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통한 중국견제 전략의 변화를 가져왔다. 두테르테는 인권 문제와 관련 미국과 각을 세웠으며 친 중국 행보를 보이며 투자 등의 실익을 챙기고 있다.  

 

올해 의장국이 필리핀임을 고려할 때 이번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아세안은 유화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아세안 의장국은 정상회의 의제 설정과 최종 의장성명서의 도출에 있어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이번 의장성명서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묘사나 비난의 표현을 찾을 수 없었다. 두테르테는 의장 성명서 발표 이후 필리핀 내 정박 중이던 중국 군함을 방문했다. 그러나 아세안 회원국 간 이해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의견 도출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의가 가능했던 것은 미국의 일정정도의 용인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남중국해 사안과는 달리 한반도 위기와 관련 북한에 대한 비판에는 바로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하루 전에 열린 아세안외무장관회의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심대한 우려(grave concerns)'를 표명했는데 이는 정상회의 의장성명서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정상회의에서는 한반도 긴장 심화가 북한의 행위에서 비롯되었음 명시했다. 그간 아세안 관련회의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특정 상황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한반도 차원의 평화적 노력을 희망하는 수준에서 입장을 표명해왔던 것에 비해 이번 아세안의 입장은 북한에 대한 비판의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정상회담 이후 동남아 현지 전문가들은 북한문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1991년 남북한 유엔가입 이전에 남북의 치열한 외교적 각축장이었다. 아세안 설립 이후로는 국제사회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 중국, 일본, 호주, 인도, EU 등 주요 국가들을 대화상대국으로 만들어 협상력을 높였다. 한국은 전두환 정권하에서 대화상대국 관계를 추진하였는데 이는 정권의 정통성을 보완하고 대북 압박의 수단으로 삼으려했다.

 

1981년 아세안 5개국 순방은 이러한 전략에서 추진되었다. 당시 관련 외교문서들은 타 대화상대국에 비해 경제력이 미약한 한국이 북한 견제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이에 정치적 부담을 느낀 아세안 국가들이 사실상 한국의 대화관계 수립 제안을 거절하는 과정들을 보여준다. 당시 대화상대국 관계 개설에 실패한 한국 외교부는 자체적으로 '아세안의 푸대접 사례'란 제목의 내부 공문으로 아세안에 서운함을 성토한 바 있다. 이후 냉전해체와 한국의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한-아세안 대화관계가 수립될 수 있었다. 아세안이 정치적 민감성에 대해 집단적으로 중립성을 유지하는 기조에 대한 한국정부의 이해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명박 정부가 아세안지역포럼(ARF)에서 추진한 대북견제 외교의 실패는 대표적 사례이다. 

 

북한도 아세안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며 공들여왔다. 전통적으로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인도네시아, 베트남, 라오스 등이 있다. 2000년부터 ARF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아세안과 우호협력조약(Treaty of Amity and Cooperation)을 체결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도 북한의 총 무역액 중 동남아시아의 교역비중은 약 10%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전통적 우호 국가들의 지지를 기대하며 아세안과 대화상대국 관계 설립을 제안했으며 2016년 리수용 현 북한외무성 장관은 아세안 5개국을 방문했다.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 앞서 아세안의장국에 보낸 서한을 통해 북한은 작금의 한반도 상황이 전쟁직전의 상황임을 알리고 긴장해소를 위한 아세안국가의 협조를 요청했다. 

 

아세안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의 변화는 미중간 갈등의 사이에서 헤징전략의 도구로 한반도 사안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위협과 더불어 실리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아세안은 미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다. 남중국해 문제는 이러한 아세안의 딜레마를 상징하는 것으로 최근 수년간 아세안 회원국 간 이견이 확대됨에 따라 아세안정치안보공동체의 실현에 있어서도 심각한 도전이었던 것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대북공조를 모색하는 상황에서 필리핀의 국내적 이해관계가 반영된 결과로 아세안은 나름의 명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5월 4일 아세안 외무장관과 회동한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아세안 국가들에 북한과의 관계를 ' 최소화'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지금 당장 미국의 이해가 남중국해보다 북한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이를 위해 아세안을 활용하여 동아시아적 포위망을 구축하겠다는 의도이다. 아세안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며 북한을 비판하며 미국과 중국의 이해를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아세안의 이러한 변화는 몇 가지 점에서 문제적이다. 우선적으로 아세안이 강조하는 중심적 역할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주요 강대국을 포함하며 동아시아 협력을 주도해온 아세안은 중립원칙을 지키며 강대국의 영향력에서부터 자유를 추구했다. 이는 섣불리 균형자(balancer)역할을 자처하지 않았고 기계적 중립을 고집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갈등 당사국의 민감한 사안을 다루지 않고 지속적 신뢰구축의 장을 마련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강대국들로부터 고른 구애를 받아왔다.

 

이번 조치는 아세안이 강대국의 이해를 수용하며 스스로 균형 잡고자 했던 관행을 훼손했다. 둘째, 한반도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단호한 입장과 더불어 대화의 채널을 회복할 필요성이 있다. 6자회담이 중단된 상태에서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체인 ARF는 정치적 부담 없이 당장의 활용이 가능한 대화채널이다. 이번 입장변화는 전통적 의장국의 중립원칙과 상충된다.  

 

이러한 아세안의 입장변화에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북한 고립을 추구한 아세안외교가 영향을 미쳤음도 부정할 수 없다.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한반도위기 해결을 우리가 주도하기 위해서는 대화를 위한 다양한 대화채널을 사전에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4강 외교뿐만 아니라 아세안에 주목해야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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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05/2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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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6 아시아생각] ① '쯔위 사건', 돈벌이에만 혈안인 K-팝에 '경종'

[2016 아시아생각] ② 쯔위 덕 본 차이잉원 "대처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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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아시아생각] ⑥ 필리핀 선거에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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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아시아생각] ⑧ 땅은 우리의 삶, 필리핀 할라우강에서 온 선주민의 호소

 

"폭격으로 죽은 11명은 누구였을까?"

[아시아 생각]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기억해야 하는 진짜 이유

 


하늬 평화교육프로젝트 모모 활동가

 

지난 8월 15일 예멘 서북부 지역에 위치한 한 병원이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공습을 받아 최소 11명이 사망했다. 이 병원은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운영하는 것으로, 사망자에는 민간인뿐만 아니라 구호 활동가들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4일 앞두고 들린 소식이다.

 

8월 19일은 유엔이 제정한 '세계 인도주의의 날(World Humanitarian Day)'이다. 2003년 8월 1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 위치한 유엔 사무소가 폭탄 공격을 받아 인도주의 활동가 22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유엔은 2008년부터 '세계 인도주의 날'을 통해 여러 국제 구호 단체와 함께 분쟁과 내전 현장 및 재난 지역에서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하다 희생당한 활동가들을 기억하고 이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예멘 서북부 지역에 위치한 압스 병원이 공습당한 모습. 이로 인해 최소 14명이 사망했고 24명이 부상당했다. ⓒ국경없는의사회

 

 

공격의 목표가 되어버린 인도주의 활동가들 

 

안타깝게도 '세계 인도주의의 날' 제정 이후 현장에서 활동하다 목숨을 잃은 활동가들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4년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영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사망자 수가 매년 100여 명이 훌쩍 뛰어넘고 있으며, 부상이나 납치 등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소말리아, 수단, 남수단과 시리아였다. 즉, 지속적으로 분쟁과 내전 상황으로 인해 인도주의 지원이 가장 절실한 곳에서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채 하루하루 위험 속에서 구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인도법에서는 인도주의 활동가를 공격하는 것은 명백한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무력 갈등으로 인해 희생되는 사람만 있을 뿐,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독립적인 조사는 진행되지 않는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희생되는 인도주의 활동가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처럼, 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빼앗겨 버린 민간인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쟁과 통제 불능의 무기 거래, 인도주의 활동가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 

 

2016년 2월 세계인도주의 정상회의(World Humanitarian Summit)에서 발표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보고서 에 따르면, 전 세계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지역의 80% 이상이 무력 갈등으로 인해 삶의 터전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 곳이며, 인구 밀집 지역 공격의 피해자 90% 이상이 민간인이다. 

 

시리아는 내전이 5년 이상 고착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천 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있고 미처 공격을 피하지 못하거나 떠나지 못한 사람들은 정부군이나 반군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또한, 미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각각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은 공습을 퍼붓는데 군사 시설과 민간 시설을 구분한 지도 오래이다. 아니 이제는 구호 물자나 민간인들이 필요한 물자가 들어오는 통로를 차단하기 위해 공격한다. 또한 공격에 필요한 무기들은 통제의 기능을 상실한 거래를 통해 잘못된 손에 흘러 들어가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조사에 따르면, 무책임한 무기 거래로 인해 사망하는 민간인의 수는 매년 50만 명이 넘는다. 무력 갈등을 또 다른 무력으로 막으려는 시도들이 난무하고 그에 반해 불충분하고 불균등한 인도적 지원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피해는 고스란히 민간인과 이를 위해 활동하는 활동가들의 몫이다. 

 

현실이 이러한데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안전한 활동은 어떻게 보장받을 수 있을까? 각국 정부에서 자신들의 전략적 이익을 취하기에 급급해 군사적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으면서 어떻게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희생을 진심으로 기억하자고 호소할 수 있을까?

 

분쟁을 멈추려는 시도,'세계 인도주의 날'에 가장 필요한 것은 아닐지 

 

국제 구호 단체를 비롯해 인도주의 단체에서 지금까지 인도적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더 많은 지역에 충분한 지원이 균등하게 배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로 인해 2003년보다 훨씬 더 많은 시민들이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국제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통해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희생을 높이 기리고 그들의 활동이 얼마나 필요하고 소중한가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인도적 지원 활동을 기억하는데 그치기보다, 활동가들이 그 현장을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국제 사회가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희생을 진정으로 고민하고 안타까워한다면, 이들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전쟁을 막기 위해 또 다른 전쟁과 무기 거래를 조장하는 것을 멈춰야 할 것이다. 군사적 지원 대신 인도적 지원이 충분히 전 세계 곳곳에서 전해져야 하며, 소형 무기와 같이 민간인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무기 거래를 통제하여 안전한 곳에서 인도주의 활동가들이 구호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또한 분쟁으로 인해 셀 수 없을 정도로 희생당한 민간인의 피해를 줄여나가는 방법 역시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전 세계 곳곳,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곳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노력에 감사하면서도 전쟁으로 인해 이름조차 모두 알 수 없는 수많은 희생자를 기억하고 이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잠시나마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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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6/08/1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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