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8일 - 환경운동연합과 당진환경운동연합은 당진에코파워 석탄발전소 추진을 강행하는 SK가스를 강력히 규탄하며 당장 투자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현재 충남 당진에서는 4,000MW의 석탄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2,040MW가 추가 건설되고 있으며, 만약 SK가스의 당진에코파워까지 건설될 경우 총 7,200MW에 달하는 세계 최대 석탄발전소 단지가 될 것이다. 석탄발전소가 초미세먼지을 비롯한 다량의 오염물질 배출로 치명적인 건강피해를 일으키는 ‘조용한 살인자’라는 사실이 명백해졌음에도, SK가스는 ‘에코파워’니 ‘그린파워’와 같은 왜곡된 이름을 앞세워 주민들을 기만해왔다. SK가스가 석탄발전소 계획을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다면, 사회적 반대에 부딪혀 석탄발전소 사업을 취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SK가스는 2014년 6월 고성그린파워(SK계열사 지분율 29%, 2,000MW 규모)에 대한 지분투자를 통해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진출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동부발전당진(지분율 51%, 1,160MW 규모) 인수를 결정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석탄화력발전 사업자로 부상”했다며 자축했다. SK가스는 석탄발전소 사업 투자에 대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확보가 가능”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안정과 성장’의 날개를 달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력수요 저하, 정부의 환경정책 강화에 따른 석탄발전 규제, 송전선 건설 불투명 등 변화된 상황을 고려한다면, SK가스 경영진의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불과 몇 년까지 석탄발전 사업은 일단 뛰어들면 안정적 수익을 보장해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을지 모르지만, 값싼 석탄발전의 시대는 끝났다.
전력수요가 정부 예측과 달리 둔화세를 나타내면서, SK를 비롯한 LNG 발전사업자의 수익은 크게 악화됐다. 전력예비율이 20% 이상으로 급증하면서 이미 전기가 남아돌고 여러 발전소가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 안정적인 전력수급이라는 명분이 사라진 발전소 건설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게다가 석탄발전소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제약이 불가피하다. 가동 중인 53기의 석탄발전소에 더해 건설‧계획 중인 설비까지 가동된다면, 온실가스 감축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대 온실가스 배출원인 석탄화력에 대한 발전 총량제 도입을 검토 중인 까닭이다. 결국 석탄발전소가 건설되더라도 전력생산에 제약을 받게 되며 이는 발전사의 수익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게다가 당진에코파워는 송전망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있다. 당진 지역에 추가 건설될 석탄발전소가 생산한 전기를 송전하기 위해서는 당진화력~북당진 간 345kV 예비 송전선로의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이 송전선로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당진에코파워는 설사 준공하더라도 상업 운전이 불가능하다.
당진 시민들은 수많은 발전소와 송전선로로 인한 피해를 직접 겪어온 당사자로서 추가 송전선로 건설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대다수 당진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당진시 송전선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당진화력~북당진 간 345kV 예비 송전선로에 대한 강력한 반대운동을 벌여왔고, 어떤 양보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해당 송전선로의 완공예정일을 2021년 6월로 예정하고 있지만, 어림도 없는 소리다. SK가스 역시 당진에코파워 1·2호기를 2022년까지 준공할 수 있다며 가까운 시일에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주주들을 설득했겠지만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기만에 불과하다.
정부와 시민, 기업 모두 석탄발전소가 일으키는 심각한 환경오염과 건강피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석탄발전소 사업을 허가하고, SK가스와 같은 민간 기업이 석탄발전 사업에 뛰어든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기업 이윤을 우선하겠다는 직무유기다.
충남지역은 국내 석탄발전 설비의 47%가 집중되어 있어 이미 심각한 건강피해를 호소 중이다. 화력발전소로 인한 피해를 경제적으로 환산하면 주민건강, 농작물 피해, 발전온배수에 의한 어업과 생태계 피해를 제외해도 총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당진에서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석탄발전소로 인해 매년 300명의 추가 조기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중 SK가스의 당진에코파워 석탄발전소 건설로 인한 추가 조기사망자는 80명에 이른다.
정부도 석탄발전소가 초미세먼지 농도를 심각히 가중시켜 수천 명의 조기사망자를 낳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정부가 수립한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화력발전소가 증설될 경우, 초미세먼지(PM2.5) 증가로 인해 연간 조기사망자수가 1,144명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발전소가 한 번 가동에 들어가면 30년 이상 운전한다고 가정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초미세먼지로부터 조기사망에 이르게 되는 희생자는 34,320여명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한다(“국내 화력발전소 운영에 따른 대기질 영향” 보고서, 2015년).
기후변화 피해와 대기오염에 의한 건강 피해를 막기 위해선 사전 예방이 최우선돼야 한다. 바로 신규 석탄발전소 계획을 백지화하는 것이다. 막대한 피해가 빤히 예측되는 오염시설의 건설을 묵인하고서, 도대체 어떤 다른 사전 예방 수단이 가능할 것이란 말인가. 정부가 매해 수조 원의 예산을 들여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당장 최대 오염원인 석탄발전소 계획에 대한 승인부터 철회해야 마땅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산업은행과 한국전력 동서발전도 시민의 건강권과 환경권에 반하는 당진에코파워에 대한 투자를 회수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SK가스가 당진에코파워 석탄발전사업에서 당장 손을 뗄 것을 요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A coalition of South Korean civil society groups has launched Korea Beyond Coal to press the government and companies to phase out coal power plants by 2030. South Korea currently has 80 operating coal units, which currently provide about 40 per cent of the country’s electricity, and a further seven units are under construction. South Korea imported an estimated 99 million tonnes of thermal coal in 2019, making it the world’s fourth largest thermal coal importer.
A spokesperson for the Korea Federation for Environmental Movements, Lee Ji-eon, said the government’s current energy plan is to allow existing plants to operate for up to 30 more years. On the same day of the launch of Korea Beyond Coal, South Korea’s President, Moon Jae-in, announced a further 20 coal plants would be shut down by 2034 in addition to the 10 slated for closure by the end of 2022.
2020년 12월 30일 — 사회책임투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후변화 등 환경과 관련하여 활동하는 국내 및 국제적인 기관들이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환경운동연합,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이하 참여단체들)는 30일 공동으로 낸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국민연금 기후금융 실행 촉구문’을 통해 “국민연금이 기후위기에 어떤 대응 정책을 수립하고 활동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며 “국민연금이 ‘기후금융’을 통하여 기업과 다른 금융기관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탄소중립을 추동하는 적극적인 기관투자자가 되기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연금은 785조 원의 자산(2020.9월 말 기준)을 운용하는, 세계 3위 규모의 연기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본시장의 대통령으로 불리울만큼 기업과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참여단체들은 “그럼에도 국민연금은 그동안 기후위기에 무감각으로 일관해 왔다”고 비판하며 “국민연금이 더 이상 기후위기의 방관자가 아닌, 강력한 기후행동가가 되기를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정 이후, ‘1.5℃ 기후행동’은 글로벌 금융기관들에게는 상식이다. 전 세계 투자자를 대변하는 7개 기관들(PRI, CDP, UNEP FI, IGCC, IIGCC, AIGCC, Ceres)의 협력 이니셔티브인 ‘투자자 어젠다’(Investor Agenda)도 금융기관들에게 더욱 적극적인 기후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참여단체들은 국민연금이 ‘기후금융’으로 이행하여야 할 필수 사안으로 다음 세 가지를 제시했다. △환경(E) 분야 중점관리사안으로 ‘기후변화’를 지정하고 관여활동 수행 △TCFD 지지선언과 CDP 통한 적극적인 정보공개 요구 △세계적인 탈석탄 선언 대열에 조속한 동참이다.
국민연금은 2021년부터 지배구조(G) 중심의 수탁자 책임 활동을 환경(E)과 사회(S) 분야로도 확대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하여 각 분야에 ‘중점관리사안’을 지정하겠다고 2019년 11월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통하여 밝힌 바 있다.
참여단체들은 이 환경 분야의 중점관리사안으로 ‘기후변화’를 지정하고 투자대상기업에 적극적인 관여활동(engagement)을 수행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위탁사 선정에도 기후금융 관련 실행 능력과 실적 등을 반영함으로써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관투자자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심축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는 인류를 포함한 지구 공동체 생존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투자자와 투자대상인 기업에 재무적으로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로, 특히 장기투자자인 국민연금에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참여단체들은 국민연금이 그동안 책임투자를 하기 위한 기본인 기후변화를 포함한 ESG 정보공개 요구에도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 포스) 지지를 천명하고, TCFD의 요구사항을 담고 있는 CDP(舊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서명기관 참여를 통하여 적극적으로 정보공개를 요구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국민연금이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는 미국(CalPERs, CalSTRS), 캐나다(CPPIB), 네덜란드(ABP, PGGM), 스웨덴(AP1~AP7), 덴마크(AP Pension), 노르웨이(NBIM) 등 해외 대부분의 공적연기금은 물론 사적연금, 민간의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TCFD 지지선언, CDP 서명기관 참여 통한 기후변화 등 환경 관련 정보공개 요구라는 방식을 실행하고 있다. 참여단체들은 국민연금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기후 관련 정보를 적극 요구하고, 기업가치 측정, 위험과 기회 평가, 관여활동 등 투자활동에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TCFD는 금융기관과 기업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재무적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지배구조, 전략, 리스크 관리, 지표 및 목표 등에 대한 투명한 공시를 요구하는 국제적인 이니셔티브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이 기후변화로 인한 금융위기 초래 방지를 목적으로 금융안정위원회(FSB)에 의뢰하여 만든 정보공개 프레임워크로, CDP의 역사적 성과에 기반해 있다. CDP(舊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는 기후변화, 물, 산림자원 등 환경 이슈와 관련하여 전 세계 주요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전 세계 금융기관 주도의 정보공개 이니셔티브로, CDP는 TCFD의 정보공개 요구사항을 그대로 담고 있다. 전 세계 9600개 이상의 기업이 CDP를 통하여 기후변화 등 환경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참여단체는 마지막으로 “탈석탄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의 핵심이다”며 국민연금의 조속한 탈석탄 선언 대열 동참을 촉구했다. 국내외 채권과 대체투자, 그리고 해외주식 자산군에 대해서는 탈석탄을 천명하고, 국내주식 자산은 투자비중 제한과 동시에 재생에너지 사업 등 친환경 사업을 늘려가도록 적극적인 기업 관여활동 전개를 요구했다. 이를 위하여 국민연금이 책임투자에서 투자배제 전략인 네거티브 스크린(negative screen)을 도입하고 반드시 ‘석탄’을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인 GPFG,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인 캘퍼스(CalPERS), 스웨덴의 국민연금인 AP 등 해외 연기금들은 탈석탄을 선언하고 관여활동도 적극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8년 사학연금, 공무원연금의 탈석탄 선언 이후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겠다는 공적금융과 민간 금융기관들의 탈석탄 선언이 급증하고 있다.
한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양이원영 의원, 그린피스와 공동 발간한 ‘2020 한국 석탄금융 백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09년부터 2020년 6월 말까지 9조9955억 원(회사채 9조8239억원+프로젝트 파이낸싱 1,716억 원)을 석탄발전에 투자해 국내 석탄발전 금융 제공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한전 등 국내 석탄발전 관련 기업의 주식투자 규모인 1조702억 원을 제외한 금액이다.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한 국민연금 기후금융 실행 촉구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분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IPCC(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는 기후위기로 인한 파국을 막기 위하여 지구평균기온 상승을 1.5℃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엄중 경고한다. 이를 위하여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 수준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는 순 제로(net-zero) 배출, 즉 ‘탄소중립’(carbon neutral)을 반드시 달성해야만 한다고 제시한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및 회원국 등 주요국이 이미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전 세계의 주요 글로벌 기업들도 탄소중립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최근에는 탄소중립 기본방향과 부문별 추진 전략을 담은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 Long-term low greenhouse gas Emission Development Strategies)과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도 발표했다.
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후금융’은 핵심이다.
우리는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요구 시대에 국민연금에 주목한다. 국민연금은 785조 원(2020.9월 말 기준)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3위 규모의 연기금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자본시장의 대통령이다. 기업과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지대하다. 때문에 국민연금이 기후위기에 어떤 대응 정책을 가지고 활동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그동안 기후위기에 무감각으로 일관해 왔다. 기후위기 시대, 방관은 죄악과도 같다.
우리는 국민연금이 기후위기 방관자가 아닌, 강력한 기후행동가가 되기를 촉구한다. 국민연금이 ‘기후금융’을 통하여 기업과 다른 금융기관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탄소중립을 추동하는 적극적인 기관투자자가 되기를 요구한다. 사실 2015년 파리기후협정 이후, ‘1.5℃ 기후행동’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글로벌 금융기관들에게는 상식이다. 전 세계 투자자를 대변하는 7개 기관들(PRI, CDP, UNEP FI, IGCC, IIGCC, AIGCC, Ceres)의 협력 이니셔티브인 ‘투자자 어젠다’(Investor Agenda)는 금융기관들에게 더욱 적극적인 기후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는 국민연금이 공적연금으로서, 다음과 같이 ‘기후금융’을 적극적으로 실행함으로써 우리나라의 탄소중립에 기여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1. 국민연금은 '환경(E)' 요소 ‘중점관리사안’으로 ‘기후변화’를 지정하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019년 11월 국민연금 책임투자 로드맵인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의결한 바 있다. 방안에 따르면, 환경(E)과 사회(S) 요소에도 중점관리사안을 지정하여, 지배구조 중심의 현행 수탁자 책임 활동을 내년부터는 확대한다.
우리는 국민연금이 ‘환경’ 요소의 중점관리사안으로 ‘기후변화’를 지정하고 투자대상에 적극적인 관여활동을 전개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기후위기는 인류를 포함한 지구 공동체 생존의 문제이며, 투자자와 투자대상인 기업에 재무적으로도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다. 특히 기후위기는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이슈로 장기투자자인 국민연금에 타격이 크다.
국민연금은 자산가치 보호를 위해서 즉각 기후행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더 나아가,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위탁사 선정에도 기후금융 관련 실행 능력과 실적 등을 반영함으로써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관투자자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심축 역할을 해야 한다.
2. 국민연금은 TCFD 지지를 천명하고 CDP를 통하여 투자대상기업에 정보공개를 적극 요구하라!
투자의사결정 뿐만 아니라 관여활동에서 투자대상에 관한 정보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투자대상 정보에는 재무적 정보(financial information)와 ESG로 대표되는 비재무적 정보(non-financial information)가 있다. ESG 정보와 재무적 성과와의 상관관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ESG 등 비재무 정보는 아직 미흡하다. 기후관련 정보도 마찬가지다. ESG 정보 부족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국내 기관투자자, 특히 자본시장 대통령인 국민연금에 있다. 국민연금은 책임투자를 2006년부터 시작하고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도 채택했지만, 그동안 투자대상기업에 대하여 기후변화를 비롯한 ESG 정보공개 요구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후 관련 정보는 기후금융 실행을 위한 기본이다. 우리는 국민연금이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 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 포스) 지지를 천명하고, TCFD의 정보공개 요구사항을 담고 있는 CDP(舊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서명을 통하여 적극적인 정보공개를 요구하기를 촉구한다. 국민연금이 중점관리사안으로 기후변화를 지정하고 관여활동을 전개하고자 한다면, TCFD와 CDP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해외 다수의 공적연기금 뿐만 아니라 사적연금, 민간의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TCFD 지지선언, CDP 서명기관 참여 통한 정보공개 요구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미국(CalPERs, CalSTRS), 캐나다(CPPIB), 네덜란드(ABP, PGGM), 스웨덴(AP1~AP7), 덴마크(AP Pension), 노르웨이(NBIM) 등 국민연금이 비교대상으로 삼는 각국의 대다수 공적연기금이 그렇다. 이 기관들은 CDP의 정보를 투자·대출·보험 등 실제 금융 비즈니스를 위한 기업가치 측정,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 평가, 관여활동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요구하여 산출된 기후 관련 정보는 국민연금의 이익일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과 사회 모두의 이익으로 돌아온다. 유니버셜 오너(universal owner)로서의 관점을 국민연금은 늘 견지하여야 한다.
3. 국민연금은 탈석탄 선언 대열에 조속히 동참하라!
탈석탄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의 핵심이다. 석탄 등 화석연료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거나 기존 투자를 철회(divestment)하겠다며 파슬 프리 캠페인(Fossil Free Campaign)에 동참하고 있는 기관투자자의 수만 해도 현재(2020.12.29.) 1307개(운용자산 14.50조 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이 탈석탄을 선언한 이후,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그룹, 대기업 계열 보험사·증권사·자산운용 등 금융기관들이 이 대열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내년 초에도 다수 금융기관의 탈석탄 선언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아직 탈석탄에 화답하지 않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인 GPFG,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인 캘퍼스(CalPERS), 스웨덴의 국민연금인 AP 등 해외 주요 연기금의 탈석탄 선언 행보와도 대조적이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양이원영 의원, 그린피스와 공동 발간한 ‘2020 한국 석탄금융 백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09년부터 2020년 6월 말까지 9조9955억 원(회사채 9조8239억원+프로젝트 파이낸싱 1,716억 원)을 석탄발전에 투자해 국내 석탄발전 금융 제공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한전 등 국내 석탄발전 관련 기업의 주식투자 규모인 1조702억 원을 제외한 금액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석탄금융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 국민이 내는 보험료로 조성된 국민연금이 단기적 이익을 위하여 우리 국민 뿐만 아니라 전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삶의 질을 훼손하는 투자에 지금처럼 무감각해서는 안된다. 중장기적으로 석탄금융은 좌초자산 우려로 재무적으로도 위험한 투자다.
우리는 국민연금이 조속히 탈석탄 선언 대열에 동참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국내외 채권과 대체투자, 그리고 해외주식 자산군에 대해서는 조속히 천명하라. 국내주식 자산은 사실 투자배제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기후 관련 위험관리 차원에서 투자비중을 제한하고 해당기업이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을 늘려가도록 적극적인 관여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국민연금이 책임투자 전략으로 네거티브 스크린(negative screen)을 도입하고 반드시 ‘석탄’을 포함하기를 촉구한다.
자동차는 학교와 주택 등 생활 공간에서 배출가스를 내뿜어 사람의 호흡기를 공격하고 국내 온실가스의 15%를 배출하는 주요 오염원이죠. 경유, 휘발유와 같은 내연기관차의 대안으로 친환경차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운행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차'(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까지 포함한 ‘친환경차’, 배기가스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스, 휘발유까지 포함한 ‘저공해차’ 등으로 구분됩니다.
친환경차, 소비자 선택만의 문제인가요?
국내 친환경차는 2019년 기준 60만대로, 전체 차량 2368만대 중 2.5%에 불과해요 (그마저 대부분은 하이브리드차!).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300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내세우는데요. 소비자가 친환경차를 구매할 경우 보조금을 주고 세금을 할인하는 정책이 대표적이죠. 자동차 제작사에 대해서도 판매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저공해차로 보급하게 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지만, 강제성은 약해 실효성은 낮아요.
2035년부터 서울에선 전기차만 등록할 수 있나요?
서울시는 ‘서울판 그린뉴딜’에서 2035년부터 전기차, 수소차만 등록하게 하고 관련 제도 개선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어요. 최근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도 정부에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중단하는 내용의 정책 제안을 건넸지요. 이미 선진국, 개발국 등 여러 국가에서는 이르면 2025년~2030년부터 내연기관차를 판매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여러 도시에서는 내연기관차의 운행을 아예 규제하겠다고 했구요.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규제가 필요합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후위기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데다 유엔 기후협약에 따른 장기 대응계획 제출 시한이 도래하면서 주요국은 잇따라 탄소 중립 목표를 선언했다. 앞서 탄소중립을 발표한 유럽연합에 이어 중국, 일본, 한국 정부도 각각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늘리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용어로, 유엔은 1.5ºC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각국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계획을 수립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새롭게 대통령에 취임한 바이든 행정부 역시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 파리협정 재가입과 같은 공약을 중점 과제로 이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00일 내 행정명령이나 민주당이 다수를 점한 의회에서의 법안 처리를 통해 트럼프 정부에서 후퇴된 기후 정책을 촉진하고, 주요국 정상 회담 개최를 통해 국제적 대응에 힘을 싣겠다고 밝혔다.
탄소중립으로 향하는 경주의 신호탄이 울린 가운데 ‘파리협정 이행 원년’을 맞은 올해는 구호나 선언을 넘어선 행동과 변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최종 목적지는 설정됐지만, 그곳에 도달할 경로와 수단은 불투명하고 역량과 기반은 미흡한 상황이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올해 주목할 세 가지 주요 과제로는 단기 중간 목표 강화, 정책 구체화와 개혁, 입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단기 목표를 강화해야 한다. 기후위기에 대해 가장 우려스러운 문제는 이른바 탄소예산의 빠른 고갈이다. 탄소예산이란 특정 수준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예산에 빗댄 용어이다. 고공행진 추세인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탄소예산은 이미 고갈 상태이다. 2019년 기준으로 탄소예산은 약 340기가톤(GtCO2)으로,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지속한다면 1.5ºC의 지구 가열화를 막기 위한 탄소예산은 불과 8년 내 소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탄소예산이라는 렌즈로 기후위기를 바라본다면, 30년 뒤 최종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일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빠른 탈탄소화를 통해 총 누적 배출량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에 달려있다. 다시 말해, 최종 목적지만큼 중간 목표와 경로가 관건이라는 의미다. 가령, 2040년대까지 높은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유지하다가 2050년 즈음에서야 온실가스를 단기간 내 제로로 줄이는 경로를 가정한다면, 이는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겠지만, 대기와 해양에 한계 이상으로 포화된 온실가스로 인해 기후위기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재앙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사실 이는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 대다수 국가들이 수립한 단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현실이다. 각국이 유엔에 제출한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사 달성하더라도, 지구 온도는 파리협정의 목표인 1.5~2ºC를 훌쩍 넘어선 3ºC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2030년 온실가스 목표 배출량은 5억3천만 톤으로, 2010년 대비 18% 줄이는 수준이다. 안토니우 구테후스 유엔 사무총장이 1.5ºC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최소 45% 감축하는 목표를 수립해달라고 각국에 주문한 데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3억 톤 미만으로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반면 정부는 목표가 야심차며 이조차 달성이 쉽지 않다고 호소해왔다. 2015년 수립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해 진전된 목표를 제출해달라는 유엔의 권고에도, 결국 지난해 말 한국 정부는 기존 목표를 그대로 제출했다. 하지만 국내외 비판을 의식했는지, 정부는 2030년 목표를 2025년 이전에 ‘조속히 상향’ 추진하겠다는 단서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2030년 목표를 상향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탄소예산이 급속히 고갈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계속 미루는 우를 더 이상 범하지 않고 당장 5년, 10년 동안 확고한 탈탄소 경로로 진입하도록 사회적 압력과 행동을 형성하는 게 관건이다.
두 번째, 궁극적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하면서 단기적으로 탈탄소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전향적인 정책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 탄소중립이 아직 선언적 수준이며 이를 달성할 구체적 정책과 계획은 만들어 가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대통령 연설이나 정부의 탄소중립 추진전략 문건에서 이런 고민을 읽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신년사에서 “정부는 그동안 우리 경제 구조의 저탄소화를 추진해왔”다면서 “그 노력을 확대하여 올해 안에 에너지와 산업을 비롯한 사회 전 분야에서 ‘2050 탄소중립’ 추진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정부 부처합동으로 발표한 ‘2050년 탄소중립 추진전략’에서는 새로운 정책 과제가 제시되기보다는 전반적 기조와 방향에 대한 내용이 골자를 이뤘다. 여전히 모호하고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를 읽기 어렵다는 의미다. 경제 구조의 저탄소화를 추진하며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했지만, 석탄발전 퇴출 계획에 대한 언급은 빠졌다. ‘미래 모빌리티’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은 제시했지만,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며 여전히 빠르게 늘어나는 내연기관차에 어떠한 강화된 규제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은 없었다. 탄소가격 신호를 강화하겠다는 방향도 원론적인 수준으로 반복되는 데 그쳤다.
그나마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제시한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이 포석이 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유류세 조정, 전기요금 개편,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석탄발전 종료 시점과 같이 그간 정부가 산업계 반발로 단행하지 못 했던 여러 개혁 과제에 대해 정책 제안기구인 국가기후환경회의가 권고안을 도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대통령 직속 기구의 권고안을 검토해 어떻게 정책화할지는 정부의 몫으로 넘겨졌다. 최근 한국전력공사가 연료비 변동을 반영하고 환경비용을 고지하는 전기요금 개편안을 확정하면서 권고안의 일부가 실현됐지만, 나머지는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국가기구환경회의 권고안이 최선은 아니라는 것이다. 권고안에 따르면, 석탄발전 퇴출 목표가 2045년으로 제안됐다. 이번 정책제안이 선언한 ‘지속가능발전을 향한 탄소중립 녹색경제・사회로의 전환’을 구현하려면 석탄발전의 퇴출은 2030년으로 앞당겨져야 한다. 국가기후환경회의 제안을 ‘최대’가 아닌 ‘최소’의 제안으로 인식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보다 전향적인 정책 수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석탄발전과 내연기관차를 퇴출하기 위한 강력한 정책 수립을 추진하고 이해당사자를 설득할 계획이나 정책 의지를 정부에 기대하기 어렵다. 석탄발전 축소의 대안으로 재생에너지 대신 ‘원자력과 천연가스 보완적 활용’이 제시된 대목도 매우 문제적이다. 정부를 압박하는 한편 기후위기 대응 자칫 잘못된 해법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시민사회의 활발한 개입이 절실히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 10년 전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표방했지만, 온실가스 감축은 실패했다. 당시 2020년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5억4천3백만 톤으로 감축하겠다고 설정했지만, 배출량은 계속 증가해 2019년 현재 7억2백만을 기록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그나마 최근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둔화된 원인은 경제 위축과 인구 감소의 영향이지 정책 노력의 결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국제사회에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제 정책 계획에서는 석탄발전을 늘리고 경유차 진흥 대책을 추진하며 선언에 역행하게 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2009년 제정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은 무기력했고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후퇴시키는 등 정부의 ‘정책 실패’를 감추는 근거로 전락했다. 녹색성장법은 산업계 중심의 경제 성장에 방점을 둔 반면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과 탈탄소 규범화, 지속가능 발전, 불평등 완화와 같은 요소에 대한 정책 고려는 약화됐다. 녹색성장법을 폐기하는 대신 새로운 기후위기 대응법의 제정이 시급하다.
따라서 파리협정에서 정한 지구온난화 1.5˚C 방지와 이를 위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명시하고 기후위기 극복의 필요성, 탈탄소 사회경제 구조의 전환, 정의로운 전환을 포함한 규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새로운 법제화가 요구된다. 특히, 기후위기 대응이 국정 운영 전반에 주류화되어 있지 않고, 에너지, 산업, 교통, 건물, 농업 등 정책과의 정합성이 매우 약한 현실을 고려했을 때, 하위법과 하위계획에서 탄소중립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상위법이 마련돼야 구조적 전환이 가능하다.
국회에서 이와 관련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탄소사회 이행 기본법안’(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 대표발의), ‘탈탄소사회 그린뉴딜정책 특별법안’(정의당 심상정 의원 대표발의) 등 법안이 발의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탈탄소사회 이행 기본법안’에서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법제화, 탄소중립위원회와 기금 설치, 구속력 있는 이행 체계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2월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고 6개월 이후 발효될 예정이다. 아울러, 법안에 따르면 발효 이후 1년 내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기후위기대응기본계획, 에너지기본계획 등을 재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은 탄소중립을 법제화한 일곱 번째 국가가 된다.
이외에도, 원전과 석탄발전의 조기 폐쇄나 건설 포기에 대해 손해를 보상하기 위한 ‘에너지전환지원법안’, 탄소중립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과 반환경 기업에 대한 금융을 제한하는 ‘그린뉴딜 금융촉진 특별법안’ 등 제출된 기후 법안들이 제대로 정책화되고 이행되도록 주목과 개입이 요구된다.
“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였던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8년을 정점으로 2019년부터 감소추세로 돌아섰습니다. 초미세먼지도 줄어서 연평균 농도가 개선되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늘어났습니다.”
제1회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맑은 공기의 날’이었던 9월 7일,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정부의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대응 노력을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열린 ‘기후행동 정상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유엔이 이를 공식 채택한 뒤 올해 첫 기념일을 맞았다. ‘대기 환경과 기후 변화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대기오염 저감 활동에 대한 범국가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취지다.
올해 코로나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뿌연 공기가 가시고 푸른 하늘이 열렸다. 하지만 기후위기로 인한 ‘빨간 지구’는 더욱 심각해졌다. 코로나 감염병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도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8월 기준, 지구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414ppm(백만분의1)을 기록했다. 산업화 이전인 1850년에 비해 47%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세계 감염병 대유행부터 최장 기간 이어진 장마와 태풍까지, 기후위기는 당장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비상사태로 치닫고 있다. 한국의 온난화 속도는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빨라 폭염 사망을 비롯한 기후 재난 위험이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푸른 하늘의 날’ 기념일에 초강력 태풍 ‘하이선’이 덮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단기적 대기오염 대책에 안주하며 기후위기에 정부가 무대응한다면, 시민 생명과 안전은 더욱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1.5℃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탈탄소 전환에 대한 정부의 정책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의 현행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1.5℃는커녕 3℃ 이상 온난화로 이어지는 “매우 불충분”한 목표라는 국제사회의 혹평을 받는 처지다.
2020년 9월 12일 청소년, 환경, 노동, 농업, 인권, 종교, 과학 등 사회단체의 연대기구인 기후위기비상행동은 9월 한달간 기후비상집중행동을 진행했다. 사진=이지언
가장 큰 역설은 ‘푸른 하늘의 날’을 제안한 한국이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주범인 석탄발전에 중독된 대표적 국가라는 사실이다. 국내 석탄발전소는 60기가 가동되며 현재 7기가 추가 건설 중이다. 석탄발전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0%를 배출하는 최대의 배출원이며, 연구에 따르면 석탄발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로 해마다 1천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석탄발전의 문제점에 대해 모르지 않는다. 더구나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도 말한다. 동일한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는 신규 석탄발전소 허가를 전면 금지하였으며, 이미 폐쇄한 노후 석탄발전소 4기를 포함하여 임기 내 10기를 폐쇄하고, 장기적으로 2034년까지 20기를 추가로 폐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태양광과 풍력 설비는 2025년까지 지난해 대비 세 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럼, 한국은 석탄발전으로부터 제대로 ‘탈출’하고 있는 것일까.
대통령의 연설을 보면 한국이 석탄발전을 과감히 줄이는 정책을 펴는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그건 착시다. 우선, 석탄발전소를 2034년까지 20기 추가 폐쇄하겠다고 했다. 이는 석탄발전소의 가동 수명을 30년으로 정하고, 수명이 만료되는 발전기를 순차적으로 폐지하겠다는 방침에 근거했다. 석탄발전소의 폐쇄에 대한 공식적 규칙이 없었던 과거보다는 나은 것일까. 아마 10년 전이었으면, 그렇게 평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기후위기로 온실가스 배출을 극도로 억제하고 줄여나가야 할 시점인 현재로선 전혀 그렇지 않다.
1.5°C 지구 온난화 방지 목표를 달성하려면, 석탄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204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늦어도 2030년까지 완전히 퇴출돼야 한다는 게 과학적 명제다. 수명을 30년으로 설정해 석탄발전소가 가동하게 한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1.5°C 목표 대비 3배를 초과할 전망이다. 특히 향후 온실가스 급증의 원인이 될 7기의 건설 중 석탄발전소에 대해서 정부는 수수방관할 뿐이다. 실제 정부 예측을 보더라도, 석탄발전은 15년 이후에도 최대의 발전량 비중을 유지할 전망이다.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목도하는 현재, 석탄발전의 ‘수명 30년 보장’이 아닌 조기 퇴출이 촉진해야 하는 이유다.
환경운동연합은 8월 26일 ‘탈석탄법 제정 캠페인’을 선포하며 “국회는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금지와 ‘2030 석탄발전 퇴출 로드맵’ 수립을 포괄한 탈석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원 1,233명이 선언자로 참여한 ‘석탄발전 퇴출을 촉구하는 환경운동연합 1천인 선언’을 발표해 △2030 석탄발전 퇴출 로드맵 수립 △환경 과세 강화 및 환경급전 제도화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공적금융 지원의 중단 △건설 중 석탄발전의 중단 및 지원 근거 마련을 요구했다. ‘탈석탄법’이 담아야 할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자.
첫째, 석탄발전 퇴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올해 말까지 1.5℃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가운데 전국 모든 광역・기초지자체가 기후 비상 선언을 선포했다. 아울러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목표와 2030년 목표를 강화하자는 국회 ‘기후위기 비상선언’ 결의안이 상임위를 통과하면서 진전된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졌다. 석탄발전을 운영 중인 유럽 15개국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 방안을 공식화했고 대부분 2030년 이전까지 석탄발전의 퇴출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국도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퇴출하기 위한 로드맵이 마련돼야 한다. 폐쇄되는 석탄발전소의 자리만큼 에너지 효율 개선과 풍력, 태양광 재생에너지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석탄발전은 조속히 퇴출하되, 지역 사회와 노동자의 일자리는 보호하고 안정화해야 한다. 석탄발전에 의존하던 지역이 에너지 전환에 기반한 일자리와 경제로 회복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
석탄발전의 퇴출을 제도적으로 정한 해외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네덜란드 의회는 2019년 12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의 일환으로 석탄발전 금지법(Law on the prohibition of coal in electricity production)을 제정해 2025년부터 석탄을 이용한 발전시설을 전면 금지하는 것을 입법화했다. 핀란드는 2029년 5월 1일 이후로 석탄을 연료로 한 전기 및 열 생산을 전면 금지하는 법이 2019년부터 발효됐다. 정책적 의지만 있다면 방안은 만들면 된다.
둘째, 석탄발전의 비용에 환경오염을 제대로 부과해야 한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석탄발전이 과도하게 가동되는 ‘시장왜곡’을 바로잡고 효과적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현행 전력시장은 발전원에 대해 아무런 기후변화 비용이 반영되지 않는 구조다. 그나마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 중이지만, 배출권 가격도 급전 순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오로지 연료비만 따지는 ‘경제급전’만 작동 중이다. 온실가스 배출 비용을 전력시장 급전 순위 결정에 반영하는 ‘환경급전’을 조속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 배출권 유상할당 비율과 화력발전의 배출원단위 기준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석탄발전이 미세먼지의 다배출 오염원인 만큼, 대기오염 세제도 높여야 한다. 발전용 유연탄에 대한 개별소비세 세율을 대기오염 환경비용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2배 수준으로 인상하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이 요구된다.
셋째, 석탄 사업에 대한 공적금융 지원을 중단하고 금지해야 한다. 2015년 노르웨이 연기금은 기후변화 대응 및 윤리적 투자를 위해 석탄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중단과 철회를 선언했다. 전 세계적인 파슬 프리 캠페인(Fossil Free Campaign)에 1천개 이상의 투자기관이 동참했다. 반면, 한국산업은행 등 공적 금융기관은 최근 10년간 국내외 석탄발전 사업에 총 23조원 규모의 금융을 제공하며 석탄 사업에 대한 주요한 자금 제공처 역할을 담당했으며, 석탄발전에 대한 금융 지원의 축소와 중단을 선언한 바 없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국민연금 등 공적금융 기관의 사업 업무에 사회, 환경, 지배구조 등 사회책임을 고려하고 석탄발전 투자를 금지하는 기준을 포함해야 한다. 아울러 기후변화 영향이 큰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지원을 결정하는 경우, 기후변화 비용을 포함한 경제성 평가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건설 중 석탄발전 사업을 중단하고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 현재 강원도 삼척과 강릉, 경남 고성, 그리고 충남 서천 등 지역에 건설 중인 7기의 대규모 석탄발전 사업이 추진돼 2024년까지 순차로 가동된다면, 연간 5,16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석탄발전소 건설과 장거리 송전선 입지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주민 갈등도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다.
이대로 추가 석탄발전소를 건설하기보다는 매몰비용에 대한 보전을 통해서라도 중단시키는 방안이 공익적으로 편익이 높다. 방법이 없지 않다. 현행 전기사업법과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통해 석탄발전소를 포기하는 경우 보상책을 제공할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건설이 진행 중인 석탄발전소를 멈춰 세우기 위해서는 강력한 의지를 모아야 한다. 국회 건설 중 석탄발전 사업의 중단 및 전환을 위한 국회 결의안 채택하고 지원 대책 마련하는 데 머리를 맞대기를 촉구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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