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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51] 비정한 나라의 국민으로 산다는 것 : 세월호 2주기, 다음 참사 때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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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351] 비정한 나라의 국민으로 산다는 것 : 세월호 2주기, 다음 참사 때란 없다

익명 (미확인) | 금, 2016/04/15- 16:50

비정한 나라의 국민으로 산다는 것

세월호 2주기, 다음 참사 때란 없다

 

최현정 임상심리학박사,  트라우마치유센터 사회적협동조합 사람마음

 

치유가 허락되지 않는 유가족

 

세월호 참사 2주기가 왔다. 겨울 지나고 봄이 올 것이 당연하듯, 앞으로도 참사의 주기는 계속 오고 말 것이다. 간혹 매체를 통해서나 거리에서나 희생자 가족을 만나게 되는데, 날이 갈수록 얼굴이 새까맣게 깡깡 마르는 게 보인다. 모호하게 굳어버린 이들의 표정에 자동으로 한탄한다. 울분과 자책의 고통으로 까맣게 타버린 표정이 안타까워 죽겠다. 가족은 한 번도 제대로 애도해 본 적이 없는 거다.

 

트라우마 심리치료가 직업이라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고통의 강도가 다른 것은 아니지만, 어떤 트라우마의 경우 심리지원에서 그 회복 경로가 달라진다. 경로가 굴곡지고 가는 길이 훨씬 더디다. 두 가지 정서가 관련 있다. 하나는 자책감, 다른 하나는 분노이다. 특히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자책과 분노인 경우다. 대부분의 트라우마가 사실 자책이나 분노와 관련 있지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일 때 특히 이 자책과 분노는 무자비하다. 이런 종류의 자책과 분노는 보통의 감정과는 다르다. 신체와 마음의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그런 종류의 체험이다. 당연히, 슬픔을 온전히 느끼는 건 불가능하다.

 

자책이 관여하는 트라우마에서 당사자가 회복을 희망하기까지는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이들은 회복이 '필요하다니까' 심리 지원을 요청하지만, 진심으로 치유를 희망하는 쪽으로 마음먹지는 않는다. 참사로 떠난 사람을 향한 자책은 고통에서 자유롭기를 절대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면 대신 아프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데, 돌이킬 수 없이 떠난 사람의 고통을 대신 느껴야 하므로, 회복은커녕, 애도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분노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2차 청문회에 갔다. 자본의 탐욕과 무책임한 사람의 무능력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도 속에서 불길이 치솟을 일이다. 그런데 의문스러운 정황에서도 증인은 답이 없다. 인양 과정에 대한 의문을 추궁해도 고위직 공무원은 사회성 좋은 미소를 띠고 앉아 있다. 나 같으면 세상 사람이 다 밉고 지겨울 지경이다. 그런데 아무리 진실을 밝히려 혹은 못 찾은 가족을 찾으려 노력해도 거대한 벽 앞에 가로막히니, 자기 가슴 치며 자책할 수밖에 없다.


애도할 수 없는 비정한 나라

 

고통 받은 자들이 자책해야 하는 사회는 비정상이다. 세월호 참사 가족들의 고통이 지속된다면 그것은 국가와 사회가 야기한 것이다. 가족들이 정신질환이 있어서도, 욕심이 많아서도 아니다. 국가와 사회가 애도를 방해했기 때문이다.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었는가 투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앞으로 무얼 개선해야 참사를 예방하는지 국가가 점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면 애도도, 기억도, 치유도 소용없다. 한국은 애도할 수 없는 비정한 나라다. 사람들이 죽어서 그것을 알려주는 무서운 나라다.

 

이와 같은 나라에서 함께 사는 국민이라면 무엇이 가족의 애도를 막았는지 질문해야 한다. 국가는 치유센터를 버젓이 만들어 놓았지만 애도의 조건을 말살시켰으므로 아무 소용이 없다. 사실 가족들은 오래전부터 애도하게 해달라고 울부짖었다. 진상 규명의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애도를 시작하려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진실 없이 애도란 없다. 진실을 밝혀내겠다는 아이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고 나서야만 부모는 마음 놓고 슬퍼할 수 있다. 애도가 시작되려면 못 돌아온 가족이 돌아와야 한다. 장례도 못 치러주었는데 슬픔은 웃기는 이야기고, 매일은 공포의 연속일 뿐이다. 살아남은 아이들이 마음껏 슬퍼하지 못하고 자기 가슴을 치거나 숨죽여 산다. 이미 고통 받은 사람들이 고통의 이유까지 대답해야 할 의무는 없는데, 국가가 의무를 져버리니 결국 이는 고통 받은 사람들의 몫이 되었다.

 

정말 가슴 칠 일이 또 있다. 타이밍 절묘한 보상 대책으로 진상 규명이나 처벌을 피하는 행위는 한국 사회의 고질병이다. 국가는 참사의 진상 규명도 끝나지 않았는데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나왔다. 회복을 책임질 국가가 국민에게 저지른 가해 행위다. 더 이상 국가에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보상의 조건이므로, 보상은 진실을 외면하는 쉬운 수단이다. 심지어 여론을 오염시키면서 가족들이 안전하게 사회로 복귀하는 길을 훼방 놓고 가족들의 심적 고통을 악화시켰다.

 

막혀버린 애도는 강도 높은 만성 스트레스가 된다. 강도 높은 스트레스가 불러일으키는 것은 심리적인 고통에 더하여 급성‧만성 질환, 술, 약물, 그리고 때 이른 죽음 혹은 스스로에 의한 죽음이다. 얼마 전에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을 살펴보았다. 그 중에서 의료 지원에 관한 법률을 보니까, 의료 지원 기간은 이미 끝나 있다. 진상 규명은 시작 단계고 애도는 시작되지도 않았음에도. 생존자와 가족들이 원하는 기관에서 심리치료와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기한도 정해져 있다. 근거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지만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법률로 정해놓은 거다. 이건 바꾸어야 한다. 실상에 안 맞는 시행령은 겉치레 아니고 뭔가.

 

여전히 남아 있는 '나머지' 사람들의 몫

 

가끔 안산의 합동 분향소에 간다. 가서 염치없게도 영정 사진 앞에서 제발 너희 가족들을 돌봐 달라고 간청한다. 이 가족들은 엄청난 일들을 해내고 있는데, 자책하면서 시들어가는 것만 같다. 가족들은 이 비정하기 짝이 없는, 무능한, 만성 고질병 속 대한민국 사회에서 진상규명을 주장하고, 특별법을 이끌어내고, 특조위도 만들었다. 이 특별법은 개정되어야 하고, 특검이 생겨야 진상 규명이 박차를 가할 테지만, 가족들은 이미 대단하다.

 

지금 다시, 처음 시민의 마음이 그러했듯이, 가족들이 이룬 것을 시민들이 보고, 다시 나설 차례인 것 같다. 미약한 속에서 만약 무언가가 이루어졌다면 희생된 자들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이루어낸 것이다. 나머지는 나머지 사람들의 몫으로 채울 일이다.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내가 있는 자리에서 양심을 지키고 책임을 다하는 것, 고통 받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진실에 관심을 갖는 것, 책임을 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거나 타인을 탓하지 않는 것, 고통 받는 사람을 업신여기지 않고, 세상의 일들에 무심코 돌을 던지지 않는 것. 그런 것들을 계속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만큼은, 한국 사회의 고질병에 넘어가면 안 될 것 같다. 한국 사회가 개선될 가능성을 이 가족들이 열어 주었는데 놓칠 수 없다. 내가 죽임을 당할지도 모를 앞날을 이 가족들이 고쳐 준다고 하는데 놓칠 수 없다. 이번에야 만큼은 진실을 밝히고, 마음껏 애도하고, 정의로움 가운데에서 고통 받은 사람들이 치유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내야 한다. 다음 참사 때란 없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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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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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삼바 내부문건 분석한 「제3차 Q&A」 발표

증선위 심의(11/14)에 맞춰 삼바 내부문건 의미와 남은 쟁점 정리

삼성물산 ‘합병 주가의 적정성 관리’와 삼바 ‘완전 자본잠식 회피’가 동기

3가지 조작 방안중 ‘지배력 변경 조작’을 인위적으로 선택한 것일 뿐

'삼바 투자자 보호' 및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진상규명' 시급 

 

1. 취지와 목적

  • 오늘(11/12)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제일모직-(구)삼성물산의 ‘합병 주가의 적정성 확보’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의 ‘자본잠식 회피’를 위해, 삼바 재경팀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과 다양한 회계적 조작방안을 협의한 삼바 내부문건이 공개된 이후, 모레(11/14) 개최되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 회의에 맞춰 삼바 내부문건의 내용과 함의를 분석한「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제3차 Q&A」(이하 “제3차 Q&A”)를 발표함. 
  • 참여연대는 그동안 삼바의 분식회계와 관련하여 2개 보고서(「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관련 기자간담회 자료」(https://bit.ly/2JV3a4T), 2018.5.14.; 「콜옵션 부채를 반영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 변동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미치는 효과 분석 보고서」(https://bit.ly/2NLCmpe), 2018.7.12.) 와 2차례의 Q&A(「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Q&A」(https://bit.ly/2zezdYn), 2018.5.24.;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제2차 Q&A」(https://bit.ly/2PS4oTN), 2018.10.30.)를 발표한 바 있음.
  • 이번에 발표하는 제3차 Q&A는 삼바 고의 분식회계 사건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내부 문건에 나타난 새로운 사실이 고의 분식회계에 미치는 함의를 알기 쉽게 정리하고, ▲삼바 투자자 보호와 ▲제일모직-(구)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진상규명 등 향후 과제를 정리함. 
  • 내부 문건에 나타난 새로운 사실이 고의 분식회계에 미치는 함의를 알기 쉽게 정리하고, 삼바 투자자 보호와 제일모직-(구)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진상규명 등 향후 과제를 정리함. 

 

2. 제3차 Q&A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음. 

<제1부> 삼바 분식회계 사건의 배경  

  1.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의 삼바의 역할
  2. 2015.8.~2016.4. 사이에 진행되었던 주요 사건들의 정리

 

<제2부> 내부문건에 나타난 고의 분식회계의 증거들

  1. 이번에 발견된 내부문건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작성한 문건인가?
  2. 내부문건에 등장하는 삼성 내외의 등장인물들은 누구인가?
  3. 삼바의 가치평가에 삼성물산TF와 미래전략실이 등장하는 이유와 핵심 관심사는 무엇인가?
  4. 삼성물산TF와 삼바 재경팀이 객관적인 방법으로 삼바의 가치를 산정했는지 아니면 특정한 목표치를 가지고 있었는지? 
  5. 안진회계법인의 수치가 확정되면서 삼바는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됐는가?
  6. 내부문건에 따르면 삼바가 자본잠식을 회피하기 위해 미래전략실에 보고한 3가지 회계처리 조작 방안은 무엇이었나?
  7. 제3안(에피스를 종속회사로 계속 간주 + 공정가치 대폭 저평가)이 가장 먼저 탈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8. 제1안(바이오젠과의 계약서 소급 수정 + 콜옵션 부채를 자본으로 계리)을 포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9. 제2안(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새롭게 인식 + 공정가치 평가이익 생성)이 매력적인 대안이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10. 내부문건에 따르면 제2안을 선택하기 위해 필요한 선결 조건은 무엇이었나?
  11. 그러한 선결 조건은 과연 충족되었나?
  12. 삼바가 2015.11.의 상황에서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정확히 회계처리했다면 어떻게 했어야 하고, 그 결과는 무엇이었나?

 

<제3부> 삼바 고의 분식회계를 둘러싼 각종 오해의 불식과 향후 과제

  1. 삼바가 자본잠식에 처했어도 코스피에 상장할 수 있었나? 
  2. 가치평가에 정답이 없으니 큰 문제가 아닌가?
  3.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연기 통보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4. 최근 바이오젠은 콜옵션을 행사했는데, 이것이 2015년의 회계처리 판정에 영향을 미치는가?
  5. 2015.8.~11. 기간중 회계법인들의 행동은 정당한가?
  6. 삼바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을 수 있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7. 삼성물산에 대한 감리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왜 그런가? 
  8. 삼바 가치평가 및 분식회계와 관련하여 검찰이 밝혀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3. 제3차 Q&A의 주요 결론은 다음과 같음.

  • 내부 문건에 따르면 합병 회계처리에서 삼바 가치평가가 필요했던 삼성물산은 ‘합병을 정당화하는 삼바 가치를 도출하는 것’이 필요했고, 통합 삼성물산 합병의 불공정성을 적절히 은폐할 수 있는 삼바 평가액이 예상치 못한 결과인 삼바 자본잠식의 문제를 발생시키자, 미래전략실 차원의 대응이 필요했고, 미래전략실과 삼바는 ‘삼바 가치 평가액이 파생시킨 자본잠식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소’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음. 
  • 삼바가 실제로 진행한 회계처리는 2015년에 갑자기 지배력 판단을 바꿀만한 아무런 사유도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채택할 수 없는 것이었음. 2012년부터 관계회사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했으므로 소급하여 장부를 수정했어야 함. 이 경우, 대규모 평가이익(정확히는 종속회사주식처분이익)은 절대로 발생할 수가 없음
  • 2016년 삼바에 적용되었던 완화된 상장규정 하에서도 자기자본은 2,000억원을 초과해야 했기 때문에 삼바가 완전 자본잠식이면 상장은 불가능했음. 완전자본잠식상태에서도 상장이 가능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 
  • 회계법인 등 외부평가기관의 기업가치 평가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일관성, 객관성, 공정성을 지켜야 하지만, 안진회계법인은 2015년 5월 삼바를 19.3조원으로 평가(불공정한 합병비율을 정당화)했고, 2015년 8월에는 6.9조원으로 평가(불공정한 합병비율이 장부에 드러나는 것을 가리기 위함)했음. 불과 3개월의 시차를 두고 3배 차이가 나는 평가를 한데다가 이는 의뢰인의 요구를 정확히 충족하는 결과였음. 기업의 필요에 정확히 들어맞는 평가결과는 신뢰받을 수 없음. 
  •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단가는 당초 투자단가에 기간이자만 더한 것으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콜옵션 행사단가가 이렇게 낮다면 에피스 설립시점인 2012년부터 이 콜옵션은 실질적이었음. 즉, 2018년 콜옵션 행사는 에피스가 2012년부터 관계회사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간접 증거임. 
  • 내부문건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통합 삼성물산이 “합병시 (제일)모직 주가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삼바 가치를 목표 수준(6.9조원)에 맞춘 이유는, 구 삼성물산을 헐값에 합병했다는 흔적(염가매수차익)을 적절히 숨기고 싶었기 때문으로 추정됨. 내부문건에서 분식의 의도가 드러났고, 공시된 재무제표에서도 의심스러운 수치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감리는 불가피함. 
  • 삼바 분식회계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규명을 위해 삼성이 국민연금에 제출한 삼정 및 안진의 가치평가(“제1차 가치평가”)보고서와 합병 후 통합 삼성물산의 합병 회계 처리를 위해 안진이 제출한 가치평가(“제2차 가치평가”)보고서의 공개가 시급함. 그 외, 삼바와 삼성물산 및 미래전략실과의 공모 정황, 회계법인과 공모한 정황, 삼바와 바이오젠과의 콜옵션 행사 및 나스닥 상장을 협의한 과정 등에 대해서도 그 진실이 밝혀져야 함. 결국 삼바 분식회계 사건은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제일모직-(구)삼성물산 합병을 지원하기 위해 발생한 것이므로, 승계 과정 전반과 합병의 적절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함.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제3차 Q&A> 

-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문건 공개에 따른 고의 분식회계의 민낯과 함의 -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의 고의 분식회계 사건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자체의 난해함과 정확한 관련 정보의 공개 미비 때문에 일반 대중이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이 사건은 삼바만이 개입된 독립적 사건이 아니라, 삼바의 대주주인 제일모직이 (구)삼성물산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가치평가 및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하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문제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고의 분식회계의 효과는 단지 삼바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이에 따라 참여연대가 2017.2.17.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삼바 분식회계 혐의에 따른 특별감리를 요청(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483582)한 이후, 그동안 삼바 분식회계의 고의성을 두고 삼바와 금융감독원 간에 치열한 공방이 전개되어 왔다.

 

그런데 지난 2018.11.6.~7. 이틀에 걸쳐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구을)이 공개한 삼바 내부문건(이하 “내부문건”)은 삼바 및 삼성물산 그리고 삼성그룹 전체를 관리하던 미래전략실이 서로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분식회계를 모의한 정황과 그런 행위를 하게 된 동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2018.11.14.로 예정된 증권선물위원회 정례 회의를 앞두고, 그동안 삼바의 분식회계와 관련하여 발간된 2개 보고서(「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관련 기자간담회 자료」(https://bit.ly/2JV3a4T), 2018.5.14.; 「콜옵션 부채를 반영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 변동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미치는 효과 분석 보고서」(https://bit.ly/2NLCmpe), 2018.7.12.) 와 2차례의 Q&A(「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Q&A」(https://bit.ly/2zezdYn), 2018.5.24.;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제2차 Q&A」(https://bit.ly/2PS4oTN), 2018.10.30.)에 이어 이번에 제3차 Q&A를 통해 삼바 고의 분식회계 사건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내부문건에 나타난 새로운 사실이 고의 분식회계에 미치는 함의를 알기 쉽게 정리하고자 한다. 

 

<제1부> 삼바 분식회계 사건의 배경 

 

1.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의 삼바의 역할

  •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작업의 핵심적 목표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임. 
  • 이를 위해 자신이 안정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제일모직(에버랜드의 후신, 합병후 현재의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지분 4.06%를 보유한 (구)삼성물산의 합병이 필수적이었음.
  • 2015.9.1. 두 회사가 합병하고 제일모직이 존속회사가 됨으로써 이재용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을 16.40%로 지배하는 최대주주가 되었음.
  • 삼바 분식회계는 이 과정에서 합병을 사전적, 사후적으로 합리화하기 위해 활용되었음. 삼바 내부문건은 삼바의 분식회계가 합병 과정에서 통합 삼성물산의 합병 회계처리를 위해 왜곡되는 과정을 잘 보여줌.

 

2. 2015.8.~2016.4. 사이에 진행되었던 주요 사건들의 정리

  • 삼바의 분식회계가 중점적으로 논의되었던 2015.8.~2016.4. 사이에 일어난 주요 사건을 정리하면 아래 <표 1>과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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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내부문건에 나타난 고의 분식회계의 증거들

 

1. 이번에 발견된 내부문건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작성한 문건인가?

  • 2015년 6월 및 8월~10월 사이의 문건은 삼바 재경팀이 삼바 내부 보고목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통합 삼성물산 결산과 관련된 삼바 평가를 다룸. 
  • 2015년 11월에 작성된 3건의 보고서(11/10, 11/17, 11/18)는 삼바 재경팀이 미래전략실에 보고하기 위한 작성한 것임. 삼바 평가액이 확정됨에 따라 파생된 문제인 삼바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작성되었음.

 

2. 내부문건에 등장하는 삼성 내외의 등장인물들은 누구인가?

  • 내부 문건을 작성한 삼바 재경팀
  • 통합 삼성물산 결산과정에서 삼바 평가액을 관리한 삼성물산TF
  • 통합 삼성물산의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 삼바의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 2015.8.31. 기준 삼바 평가업무를 수행한 안진회계법인
  • 삼바 자본잠식 이슈를 삼바 재경팀으로부터 보고 받은 삼성 미래전략실
  • 안진회계법인의 에피스 평가수치(5.3조원)과 다른 수치(또는 평가 불능)로 평가하는 것을 협의한 한영회계법인 
  • 삼바와 함께 에피스를 공동 설립하고 콜옵션을 보유한 바이오젠

 

3. 삼바의 가치평가에 삼성물산TF와 미래전략실이 등장하는 이유와 핵심 관심사는 무엇인가?

  • (삼성물산TF) 통합 삼성물산 합병 회계처리에서 삼바 가치평가가 필요했는데, ‘합병을 정당화하는 삼바 가치를 도출하는 것’이 핵심 관심사였음.
  • (미래전략실) 통합 삼성물산 합병의 불공정성을 적절히 은폐할 수 있는 삼바 평가액이 예상치 못한 결과인 삼바 자본잠식의 문제를 발생시켰기 때문임. 삼바 자본잠식은 향후 삼바의 상장이나 차입연장 등에 문제를 가져올 수 있었기 때문에 미래전략실 차원의 대응이 필요했음. 즉, ‘삼바 가치 평가액이 파생시킨 자본잠식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소’하는 것이 미전실과 삼바의 핵심적 관심사 였음. 

 

4. 삼성물산TF와 삼바 재경팀이 객관적인 방법으로 삼바의 가치를 산정했는지 아니면 특정한 목표치를 가지고 있었는지? 

  • 내부 문건 중 2015.8.12.자 문건에서는 콜옵션 효과를 반영할 예정인데, 이 경우 발생하는 기업가치 하락 효과는 할인율 인하로 상쇄하여 평가액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라는 문구가 존재함. 
  • 이 표현은 콜옵션 효과를 반영하기 전후의 삼바의 가치가 비슷하게 되도록 평가될 것이라는 의미로, 삼바 평가액을 특정한 숫자에 맞추려는 의도가 드러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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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안진회계법인의 수치가 확정되면서 삼바는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됐는가?

  • 안진회계법인의 삼바 수치가 6.9조원으로 확정되면서, 동시에 에피스 가치도 5.3조원으로 확정. 
  • 그 시점에서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은 약 0.4조원을 지급하고 에피스 주식 41.2%를 매입할 수 있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에피스 가치 확정과 동시에 콜옵션 부채의 가치도 1.8조원(5.3조원×41.2% - 0.4조원)으로 확정. 
  • 이를 삼바의 장부에 부채로 반영할 경우 삼바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처함. 2015.11.10. 삼바 재경팀이 삼성 미래전략실에 보낸 이메일의 첨부문건에는 콜옵션 부채 1.8조원을 반영시 완전 자본잠식에 처한다는 내용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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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내부문건에 따르면 삼바가 자본잠식을 회피하기 위해 미래전략실에 보고한 3가지 회계처리 조작 방안은 무엇이었나?
  • 2015.11.10. 삼바 재경팀이 미래전략실에 보고한 방안은 모두 현실을 조작하는 방안이었음.
  • 제1안은 회계기준상의 미묘한 차이(콜옵션의 행사조건이 고정되어 있지 않으면 부채가 아니라 자본)를 이용하여, 콜옵션이 부채로 잡히지 않도록 ‘바이오젠과의 계약서를 소급 수정’하는 방안임. 
  • 제2안은 실제로 추진한 방안으로 ‘지배력 상실을 이유로 대규모의 평가이익’을 잡는 방안임. 이 방안에서는 지배력 상실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에피스의 상장신청과 같은 중요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명시했음. 
  • 제3안은 에피스를 계속 종속회사로 유지하되, 콜옵션 부채를 크기를 0.7조원으로 줄이기 위해 ‘에피스의 평가를 인위적으로 2.7조원으로 낮추는 평가보고서’를 만들어내는 방안임.
 
7. 제3안(에피스를 종속회사로 계속 간주 + 공정가치 대폭 저평가)이 가장 먼저 탈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 제3안으로 평가할 경우 물산의 핵심 주문사항인 “합병 주가의 적정성 확보”를 충족하지 못함.
  • 또한 제3안의 경우 남아있는 자본이 미미하여 추후 손실 발생시 자본잠식 가능성 있고, 향후에 삼바가 상장시 과소자본으로 적정주가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됨.
  • 나아가 에피스의 상장이 진행될 경우 최대주주인 삼바도 에피스를 낮게 평가했다는 것이 상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었음. 
 
8. 제1안(바이오젠과의 계약서 소급 수정 + 콜옵션 부채를 자본으로 계리)을 포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 계약서를 소급하여 수정하는 문제로 위법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바이오젠 거부 가능성이 높았음.
  • 또한, 삼바는 그 당시 후속제품 마케팅협력, 일부지분 재매입 등 여러 사안을 바이오젠과 협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협상력 약화를 우려했음. 
 
9. 제2안(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새롭게 인식 + 공정가치 평가이익 생성)이 매력적인 대안이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 통합 삼성물산 입장에서 필요한 삼바 평가액과 일관성 유지 가능  
  • 콜옵션 부채를 장부에 반영해야 한다는 회계법인 요구를 반영하면서도, 대규모 이익이 발생하여 자본잠식 탈피도 가능했음. 
 
10. 내부문건에 따르면 제2안을 선택하기 위해 필요한 선결 조건은 무엇이었나?
  • 삼바 내부적으로도 2012년부터 존재했던 콜옵션 때문에 2015년에 갑자기 지배력 판단을 바꾸기 위해서는 특별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음. 즉, 에피스의 나스닥 상장과 같이 중요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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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그러한 선결 조건은 과연 충족되었나?
  • 삼바 내부적으로 판단한 2안(지배력 상실)의 선결조건은 충족되지 않았음. 2015년 결산이 확정되기 전인, 2016.1.27. 삼바는 에피스의 나스닥 상장을 공식적으로 포기했음. 
  • 2016.3.에 확정된 2015년 결산에는 결산 확정 이전에 발생한 사건의 영향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삼바는 내부적으로 제2안을 채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을 것임.
 
12. 삼바가 2015년 결산에서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정확히 회계처리했다면 어떻게 했어야 하고, 그 결과는 무엇이었나?
  •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는 2015년에 갑자기 지배력 판단을 바꿀만한 아무런 사유도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채택할 수 없는 것이었음. 
  •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2012년부터 관계회사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했으므로 소급하여 장부를 수정했어야 함. 이 경우, 대규모 평가이익(정확히는 종속회사주식처분이익)은 절대로 발생할 수가 없음
 

<제3부> 삼바 고의 분식회계를 둘러싼 각종 오해의 불식과 향후 과제

 
1. 삼바가 자본잠식에 처했어도 코스피에 상장할 수 있었나? 
  • 2015년 11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이 개정되어 이익 또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기업도 상장이 가능해 졌지만, 이익과 매출이 없는 기업이 적용되는 ‘시총+자본’요건에서도 자기자본은 2,000억원을 초과해야 했음. 
  • 즉, 2016년 상장심사시 삼바에 적용되었던 완화된 상장규정 하에서도 완전 자본잠식이면 상장이 불가능함.
  • 일부 언론의 보도(문화일보. 2018.11.8. ‘<팩트체크>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로 5조 뻥튀기? 자본시장법·회계기준 벗어난 주장일뿐’, https://bit.ly/2JWeBZM)에서 나온 완전자본잠식상태에서도 상장이 가능했다는 주장은 사실관계가 완전히 어긋나는 가짜 뉴스임. 
 
2. 가치평가에 정답이 없으니 큰 문제가 아닌가? 
  • 가치평가에 정답은 없지만, 회계법인 등 외부평가기관의 평가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일관성, 객관성, 공정성을 지켜야 함. 동일한 평가기관이 동일한 회사를 비슷한 시기에 평가를 했는데, 그 결과가 판이하게 다르다면, 어느 누구도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없을 것임.  
  • 안진회계법인은 2015년 5월 삼바를 19.3조원으로 평가했고, 2015년 8월에는 6.9조원으로 평가했음. 불과 3개월의 시차를 두고 3배 차이가 나는 평가를 한 것임. 
  • 더구나, 두 번의 평가는 의뢰인의 요구를 정확히 충족하는 결과였음. 2015년 5월의 19.3조원 평가는 불공정한 합병비율을 정당화하는 데 꼭 필요한 숫자였고, 2015년 8월의 6.9조원 평가는 불공정한 합병비율이 장부에 표시되는 것을 절묘하게 가려주는 평가결과였음. 평가를 의뢰하는 기업의 필요에 정확히 들어맞는 평가결과를 어느 누구도 신뢰할 수 없음. 
 
3. 2015년 시점에서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연기 통보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 회계기준에 따르면, 지배력 판단의 근거는 콜옵션 보유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고, 콜옵션이 실질적 권리인지 여부나 기타 전체 합작 계약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해야 함.
  • 하지만 2018년 5월 기자회견에서 삼바는 2015.7. 콜옵션 행사 레터 수령을 지배력 판단의 중요 근거처럼 주장했음. 삼바 주장 자체가 회계기준에 비추어 볼 때 근거 없는 주장이었음. 다만, 회계기준의 세부적인 내용을 모르는 일반 대중에게는 설득력이 있는 해명처럼 보였음. 
  • 그런데, 2015년 7월 이후에 콜옵션 행사 연기를 통보해 왔다면, 삼바가 일반 대중을 속이는 해명을 해왔다는 것이 드러난 것임. 
  • 즉, 회계기준의 관점에서도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을 속이기 위해 시작한 궤변이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관계로 귀결되자 이를 숨겨왔다는 것이 확인된 것임. 
 
4. 최근 바이오젠은 콜옵션을 행사했는데, 이것이 2015년의 회계처리 판정에 영향을 미치는가?
  • 2년 6개월 이상의 시점차이가 존재함. 1개월 사이에도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이 발생하는 바이오 주식가격을 고려할 때, 2018년의 행위가 2년 6개월 전인 2015년의 회계처리를 설명하는 데에는 큰 한계가 있음.
  • 더구나,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단가는 당초 투자단가에 기간이자만 더한 것으로 매우 낮은 수준임. 2018년 시점에서 에피스의 시가총액이 1.6조원만 넘는다면 콜옵션 행사가 가능함. 
  • 오히려 2018년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콜옵션 행사단가가 이렇게 낮다면 에피스 설립시점인 2012년부터 이 콜옵션이 실질적이었다는 점임. 즉, 2018년 콜옵션 행사는 에피스가 2012년부터 관계회사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간접 증거로 보아야 함. 
 
5. 2015.8.~11. 기간 중 회계법인들의 행동은 정당한가? 
  • 통합 삼성물산의 감사인이었던 삼일회계법인과 삼바의 감사인이었던 삼정회계법인이 완전자본잠식을 회피하는 방법을 삼성물산 또는 삼바에게 조언한 것은 감사인의 업무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난 것임. 
  • 또한, 바이오젠과의 계약서를 어떻게 수정해야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처리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삼일과 삼정이 조언을 한 것으로 드러남. 정확한 감사를 하는데 사용해야 할 전문적인 지식을 계약서를 불법적으로 수정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사용한 것으로 전문가로서의 기본적인 양심마저 저버린 것임. 
  • 안진회계법인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가치평가 작업을 수행하지 않고, 통합 삼성물산 요구에 정확히 들어맞는 결과를 도출해 주었음. 그러한 가치평가 결과가 합병 회계처리를 위해 회계장부를 포장하는데 사용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전문가적인 양심을 버리고 분식에 협력했다고 할 수 있음. 
 
6. 삼바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을 수 있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 삼바의 고의 분식회계 의혹이 점차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 굳어짐에 따라 삼바 주가 급속 하락중 (538,000원(10/1) → 308,500원(11/12, 11:00 am), 하락율=43%).
  • 이에 따라 삼바의 회계장부와 그동안의 삼바측 해명을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해가 급증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투자자 손해를 회피하기 위해 삼바 분식회계 사태를 적당히 덮고 넘어가자는 주장도 대두.
  • 그러나 진실을 덮으면 앞으로 이와 유사한 제2, 제3의 투자자 손해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음. 진실을 정확히 밝히되, 그에 따른 투자자 손해는 진실을 은폐 왜곡한 당사자에 대하여 추상같은 책임 추궁과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보전하는 것이 원칙.
  • 구체적으로 삼바 및 삼성물산의 이사(사실상의 업무집행지시자 포함)들이 불법행위를 통해 해당 회사에 끼친 손해는 주주대표소송으로 보전하고, 분식회계에 따라 주주들이 입은 직접 손해는 자본시장법상의 손해배상 소송이나, 증권분야 집단소송으로 보전하는 것이 마땅함.
  • 이를 위해 이런 고의 분식회계를 지시한 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정확한 진상규명이 필수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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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삼성물산에 대한 감리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왜 그런가? 
  • 내부문건에 표현되어 있는대로 통합 삼성물산은 “합병시 (제일)모직 주가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삼바 가치를 목표 수준(6.9조원)에 맞추었음. 
  • 그러한 평가결과를 목표로 했던 이유는, 구 삼성물산을 헐값에 합병했다는 흔적(염가매수차익)을 적절히 숨기고 싶었기 때문으로 추정됨. 2015년 통합 삼성물산의 재무제표의 염가매수차익, 영업권, 주식처분이익은 짜맞추지 않았다면 불가능할 정도의 일치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음. 
  • 내부문건에서 분식의 의도가 드러났고, 공시된 재무제표에서도 의심스러운 수치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감리는 불가피함. 
 
8. 삼바 가치평가 및 분식회계와 관련하여 검찰이 밝혀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 우선 삼바 분식회계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어야 함.
  • 특히 삼성이 국민연금에 제출한 삼정 및 안진의 가치평가(“제1차 가치평가”)보고서와 합병후 통합 삼성물산의 합병 회계 처리를 위해 안진이 제출한 가치평가(“제2차 가치평가”)보고서의 공개가 시급함.
  • 그 외, 삼바와 삼성물산 및 미래전략실과의 공모 정황, 삼바 및 삼성물산이 회계법인과 공모한 정황, 삼바와 바이오젠과의 콜옵션 행사 및 나스닥 상장을 협의한 과정 등에 대해서도 그 진실이 밝혀져야 함.
  • 또한 삼바 분식회계 사건은 결국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제일모직-(구)삼성물산 합병을 지원하기 위해 발생한 것이므로, 승계 과정 전반과 합병의 적절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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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8/11/1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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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해외연대의 세월호 기억행동 – 세월호 가족과의 간담회에서 바자회까지 이모저모 편집부 런던에서 열린 29차 세월호 집회, Remembering Sewol Disaster UK 지난 9월 17일 토요일, 영국 런던, 미국의 북가주, 뉴욕, 뉴저지, 애틀란타, 필라델피아에서 세월호 기억행동들이 있었다. 런던에서는 ‘Remembering Sewol Disaster UK’의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 런던 침묵 시위가 29회째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리는 중이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지역의 ‘북가주 공감 ...
월, 2016/09/1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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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시민들과 함께 다양한 추모행사를 갖는다.
 

<관련 뉴스>

 

# 인천in : 인천시민단체들 세월호 4주기 추모행사 http://www.incheonin.com/2014/news/news_view.php?sq=42967&m_no=1&sec=4

 

# 연합뉴스 : 세월호 참사 4주기…인천 곳곳에서 6∼15일 추모 행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4/04/0200000000AKR20180404114200065.HTML?input=1179m

 

# SBS : 세월호 참사 4주기…인천 곳곳에서 6∼15일 추모 행사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698314&plink=ORI&cooper=DAUM

 

# 한겨레 : 인천 곳곳서 세월호 4주기 추모 행사 “잊지 않겠습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39084.html

 

#  일간경기 : 세월호 참사 4주기…인천 곳곳서 추모행사 http://www.1ga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6545

 

# 중부일보 : 세월호 참사 4주기…인천 곳곳에서 6∼15일 추모 행사 http://www.joongboo.com/?mod=news&act=articleView&idxno=1240998

목, 2018/04/0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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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부대낌과 상호작용의 정치

누가, 왜 여성과 소수자를 두려워하며 배제하는가?
어떻게 근대 공론장의 한계를 넘어 부대끼는 몸들의 공통장을 구성해 나갈 것인가?



지은이  권명아  |  정가  24,000원  |  쪽수  464쪽  |  출판일  2019년 2월 11일
판형  사륙판 (130*188)  |  도서 상태  초판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총서명  아프꼼총서 5  |  ISBN  978-89-6195-198-2 03300   |  CIP제어번호  CIP2019000620
도서분류  1. 페미니즘 2. 여성학 3. 문학 4. 문학비평 5. 사회학 6. 철학 7. 정치학



근대 공론장의 주체에게 젠더화된 타자들은 ‘벌레, 홍수, 떼거리’로, 위협적이며 제압하고 다스려야만 하는 존재로 인지되었다. ‘벌레, 홍수, 떼거리’라는 표상은 문화와 지역을 막론하고 근대 체제에서 정동의 힘이 ‘이성적 주체’와 ‘다스림의 주체’에게 인지되고 포획되는 방식이었다. 이광수나 염상섭 같은 근대 공론장 주체에게 근대 도시를 무너뜨리며 범람하는 ‘홍수’는 식민지 토목 권력의 힘을 통해서 혹은 문명개화를 통해서 반드시 다스려져야 하는 ‘미개’와 ‘야만’의 상징이었다.

미투 운동의 도래는 이러한 의식주체의 정신혁명과 대결해온 페미니즘 정치사상과 발본적 유물론의 궤적 속에서만 이해가 가능하다. 정신혁명의 상속과 계승이 ‘혁명’의 자리를 독식하는 바로 이 시점에서 봉기한 미투 운동이야말로 지금까지 한 번도 도래하지 않은 신체의 유물론 정치, 그 발본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간략한 소개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는 정동과 페미니즘, 페미니즘과 젠더 정치의 정동 효과들에 대한 이론적 연구이자, 온 힘을 다해 무언가 ‘다른 삶’을 만들어보기 위해 부대낀 날들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페미니즘과 젠더 어펙트에 대한 이론적 탐색과 실천적 개입은 하나의 몸과 다른 하나의 몸이 부대껴 만들어내는 힘·마찰·갈등에서부터, 개별 존재의 몸과 사회, 정치의 몸들이 만나 부대끼는 여러 지점들까지, 그리고 이런 현존하는 갈등 너머를 지향하는 ‘대안 공동체’에서도 발생하는 ‘꼬뮌의 질병’을 관통하면서 진행된다.

여성, 소수자로서의 신체적 경험은 페미니즘 사상이 출발하고 나아간 가장 큰 기반이었다. 정동 이론이 페미니즘과 젠더 이론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정동 이론은 신체에 대한 새로운 유물론이자, 신체들과 신체들의 연결과 부대낌 즉 사회적인 것에 대한 새로운 이론이다. 그리고 신체에 대한 유물론적 사유와 실천에 거의 유일한 지적 원천은 바로 페미니즘과 젠더 이론이다. 또한 젠더 연구는 경험을 신체의 유물론의 차원에서 고찰하는 연구 방법을 축적해왔고, 정동 이론은 젠더 연구의 이러한 경험 연구 역시 이어받고 있다. 정동 연구는 공통적인 것을 둘러싼 긴 투쟁의 산물이다.

이 책은 정동에 대한 논의의 역사를 따라 18세기까지도 올라가지만, 주요 연구 대상은 박근혜 정권이 성립되던 시점에서 시작해서 
세월호 사건, 백남기 님 살해 사건, 역사 교과서 국정화, ‘최종적 불가역적인’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페미니즘 운동의 부상, 문화계와 문단 등 <○○계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의 부상, 시사인 절독 운동메갈리아 파동, 촛불집회탄핵, 대통령 선거, 정권 교체, ‘촛불 혁명’ 이후, 그리고 미투 운동을 경유하는 시기의 한국 사회의 여러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상세한 소개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

페미니즘 운동을 통해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와 같은 속담이 여성차별적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런 
여성차별적인 표현을 뒤집어 보면 단순한 표현 이면에는 ‘여성의 불가해한 힘’에 대한 공포가 자리 잡고 있다. 남자 셋이 모이면 시국과 정치를 논하기는 하지만, 접시를 깰 수는 없다. 시국과 정치에 비해 ‘접시’는 사소한 가정사를 비유하는 것이긴 하지만, 동시에 여자들은 단지 모이는 것만으로도 접시를 깰 수 있고, 울기만 해도 집안을 망하게 한다.

여성은 모이면 힘이 세지고, 그 힘은 ‘파괴적’이다. 인류의 역사를 통해 여성은 모이면 힘이 강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부단히 모여서 힘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그 힘은 항상 ‘파괴적’인 것으로 매도되고, 이런 매도와 가치의 전도를 통해 여성의 힘은 평가절하되거나 뿌리 뽑혔다. 이 책은 이렇게 여성의 힘이 ‘파괴적인 것’으로 매도되어온 역사가 현재의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공격에서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를 분석한다.

여자떼의 무한한 힘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가치 정립하기

이 책의 목적은 역사적 분석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 역사적 분석은 바로 
여성의 연결과 연결을 통해 발생하는 힘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가치 정립하기 위한 실천적 시도이기도 하다. 여성이 모이면 힘이 세지고, 그 힘이 무언가를 파괴한다고 인류 역사를 통해 반복해서 인식했다는 말은, 달리 말하면 그만큼 여성에게 잠재된 힘이 무한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무리 무한한 힘을 지니고 있어도, 그 가치가 매도되고 평가절하되는 일이 ‘일상’이 되고 자연스러운 일이 되면, 그 누구도 스스로의 힘을 긍정할 수 없다. 그래서 무엇보다 먼저 바로 여성의 힘을 파괴적인 것으로 매도하고 평가하는 그 가치부여의 체계 그 자체를 전복해야만 한다. 이 책은 여성의 힘을 파괴적으로 매도해온 과정에 대한 역사적 해석을 통해 여성의 힘을 평가하고 가치부여하는 이론적인 전복을 시도하고 이를 통해 소수자 운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천적으로 타진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페미니즘이 다시 부상한 시대라고 하지만, 
‘미투운동’은 음모론, ‘꽃뱀론’으로 여전히 매도된다. 기존 권력 구조의 지배적 카리스마를 비판하는 성폭력 고발운동은 ‘진보 진영’을 파괴하려는 음험한 힘으로 모욕당한다. 여성차별적인 담론 구조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군중 검열’이나 무지몽매한 ‘메뚜기 떼’가 자행하는 ‘지식 테러’라고까지 공격받는다. 평생 ‘위안부’ 문제를 고발하고 전시성폭력을 비판해온 위안부 피해자들에게도 유사한 공격이 반복된다. 이 책은 현재 진행 중인 페미니즘 운동, 차별 반대 운동과 이에 대한 공격과 매도를 여성의 힘에 대한 공포가 축적된 역사의 지평에서 해석한다.

여성의 잠재적 힘에 대한 공포는 ‘민주주의’의 근원적 딜레마


여성의 힘에 대한 공포는 인류 역사상 반복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마르크스까지 인간이 함께 모여서(사회적) 힘을 만드는(정치적) 존재라는 것은 인간의 존재 이유라고 논의되었다. 그러나 여성은 모이면 ‘파괴적’이 된다.

근대 민주주의 정치사상은 사회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 그리고 민주주의의 의미를 재구성했지만, 오히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사회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의 사상 그 자체를 통해 여성의 힘에 대한 공포를 합리화했다. 여성이 참정권에 제한을 받고, 여성들의 집합적 행동이 파괴적인 것으로 가치 절하되는 것은 이런 맥락과 관련이 깊다.

근대 체제에 이르러 이런 여성의 잠재적 힘에 대한 공포는 ‘민주주의’의 근원적 딜레마로도 자리 잡는다. 여성이 근대 시민적 이성과 합리성에 미달하는 ‘감정적’ 존재라는 점에서 참정권에 제한을 받았지만 이는 단지 이성과 감성의 대립의 산물만은 아니다. 중세의 ‘마녀사냥’이 여성이 지닌 불가해한 힘과 지식, 열정에 대한 공포의 전형적 산물이고 이를 정당화한 것은 종교와 봉건제였다. 반면 
근대 민주주의에서 이 공포는 여성의 힘을 ‘광기’(정신의학), ‘범죄’(법학, 사회학, 범죄학, 행동심리학 등)로 규정하는 근대 지식과 ‘문란’을 외치는 근대적 윤리에 의해 합리화되었다.

성찰적인 공론장 주체 vs. 파괴적인 군중


여성의 힘에 대한 공포는 역사적으로 소수집단의 힘을 억압하는 패러다임으로 확산되었다. 부르주아 남성은 모여서 ‘민주주의’를 만들지만, 하층 남성은 모이면 ‘사회질서를 파괴한다’고 매도되었고, 서구의 백인 주류 집단이 모인 광경은 민주주의의 ‘장관’으로 보이지만, 비서구 비백인 집단이 모인 장면은 ‘난장판’이나 잠재적 테러집단의 떼거리로 공포를 자아내는 우려스러운 문제적 현장이 된다.

근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공론장은 모여서 힘을 만드는 것이 정당화된 집단에 의해서만 구성 가능한 것이었다. 이성과 성찰의 주체는 모여서 민주주의를 만들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떼거리들은 모여서 파괴적인 ‘군중심리’를 형성할 뿐이다. 성찰적인 공론장 주체와 파괴적인 군중이라는 범주의 차별적 구성은 여성, 하층 남성, 비백인 인종 집단 등 소수 집단의 집합적 힘을 가치 절하하고 근절하는 ‘합리적 근거’가 되었다.


오늘날 페미니즘이 ‘공론장’을 파괴하는 폭도나 ‘극단주의’, 잠재적 범죄자라고 공격하는 논리는 그런 점에서 전혀 새롭지 않은 역사의 반복이다.



지은이 소개


권명아 (Kwon Myoung A)

“삶-연구-글쓰기의 인터페이스” 아프꼼의 래인커머(來人comer)이다.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 재직 중이며 젠더 어펙트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파시즘과 젠더 정치,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한국 근현대사와 문화, 문학을 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1990년대 페미니즘 정치를 다룬 『맞장뜨는 여자들』(2001)은 단독자로서의 여성 주체가 부상하는 역사적 순간을 기록한 책이다. 단독자로서 여성 주체가 부상했던 짧은 정치적 순간은 외환위기로 인해 급격하게 진부한 삶의 양태로 회귀했다. 『가족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2000)는 이 퇴행과 반복의 한국사를 다룬 책이다. 이후 젠더 정치로 본 한국 근현대사 3부작인 『역사적 파시즘 : 제국의 판타지와 젠더정치』(2005), 『식민지 이후를 사유하다』(2009), 『음란과 혁명 : 풍기문란의 계보와 정념의 정치학』(2013)을 냈다. 파시즘과 젠더 정치 연구는 매혹, 열광 등 파시즘과 정념의 특별한 관계를 해명하는 일이기도 했다. 『음란과 혁명 : 풍기문란의 계보와 정념의 정치학』이 『무한히 정치적인 외로움 : 한국 사회의 정동을 묻다』(2012)와 짝을 이루는 연구서인 이유다.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 부대낌과 상호작용의 정치』는 이런 필자의 연구 여정의 결과이자, 다른 삶을 향한 발명과 실패의 개인적이고도 집단적인 실험의 결과이다.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는 헤이트 스피치(혐오발화)와 젠더 정치에 대한 후속작과 나란히 읽혀지면 더 좋겠다.



책 속에서 : 부대낌과 상호작용의 정치


불법촬영은 ‘재미, 장난 또는 정신 차려야 할 일’ 정도로 합리화되고, 성적인 노예화가 사랑 혹은 동의에 의한 성관계로 정당화되기를 반복한다. 마찬가지로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한 무죄 판결은 성폭력을 ‘다시 태어나야 할 일’ 정도로 정당화하고, 권력관계의 위력을 통해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을 넘어 애정, 헌신, 보살핌, 전심전력의 수발을 노예적으로 강요한 것을 ‘존경’에 의한 행동으로 합리화했다.

― 1부 1장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의 신체 유물론, 27쪽


페미니즘에 대한 분할 통치와 적폐에서 스스로를 면죄하면서, 국가와 자본의 힘에 편승하여 자신을 확대하는 문단 문학 주체는 종말의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지만 문단 문학이 종말을 고하는 시점마다, 문학의 정치성을 새롭게 구축하고 발명한 것은 페미니즘 운동이었다.

― 1부 3장 해시태그의 정동이 재구축한 페미니즘 문학, 85쪽


오늘날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여자떼 공포와 공론장 부재에 대한 위기감은 단지 ‘메갈’이라는 새로운 인종의 탄생에서 비롯된 것도, 그 집단의 실태 조사로 판단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오히려 최근 페미니즘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야말로,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의 역능을 문란, 퇴폐, 부적절함, 근본주의적 불순분자로 배제하면서 구축된 근대적 주체성과 공론장의 한계를 되돌아보는 ‘근본적’이고도 발본적인 이론의 재구성을 요청하는 사태이다.

― 2부 1장 여자떼 공포와 다스려질 수 없는 자들의 힘, 157쪽


이른바 혁명의 시대가 종지부를 고하고 ‘욕망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어떤 선언들은 우리가 마치 갈등과 계급투쟁을 넘어서 욕망이라는 새로운 유토피아라도 발견한 것처럼 떠들어댔다. 그러나 욕망의 시대와 함께 도래한 것은 자유도, 유토피아도 아닌, 새로운 빈곤 사회였다.

― 2부 4장 정치경제학 너머의 빈곤, 209쪽


최근 한국 사회에 나타난 성폭력 생존자들의 해시태그 운동도 온라인 담론 공간을 일시적으로 점거하면서, 이를 통해 기존의 물질적인 제도(문학 제도, 문화 제도 등)에 저항하는 오큐파이 운동의 한 사례로 자리매김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1992년부터 계속 진행하고 있는 수요 집회 역시 점령당한 신체를 애도하는 저항적 오큐파이 운동의 세계적인 사례이다.

― 3부 2장 증강 현실적 신체를 기반으로 한 반기념 정치 구상, 294쪽


이렇게 홀로 여럿인 주체 양태는 응답을 듣지 못한, 아니 응답에 대한 간절함에 하나이자 유일한 자신조차 상실한 결과이기도 하다. 아무도 응답하지 않으니, 스스로 자신의 삶과 폭력의 경험과 그 모든 의미를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 평생 지속된 결과 김복동이라는 한 존재는 묻는 자, 응답을 찾는 자, 자신의 죄를 묻는 자, 살피는 자, 자신을 보살피는 자, 전생의 복동, 이곳저곳의 전장으로 끌려 떠도는 복동, 아이를 꿈꾸던 복동, 전생에 아이를 잃은 복동 … 등으로 여럿으로 나뉘고 자리를 바꾼다.

― 3부 3장 홀로-여럿의 몸을 서로-여럿의 몸이 되도록 하는, 시적인 것의 자리, 301쪽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마주침에서 촉발되는 안심의 정동이란 비참에서, 불안에서 놓여남을 의미한다. 마음을 놓는다는 것은 이러한 놓여남의 다른 표현이다. 따라서 마음을 놓는 과정, 불안에서 안심으로 이행되는 과정은 수동에서 능동으로 변형되는 과정이며, 낭시의 표현을 빌자면 영혼이 펼쳐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 4부 1장 마음을 놓다, 352쪽


문제는 임박한 파국, 혹은 정동적 현실이 전송하는 신호들(불안과 위기, 혹은 특정의 정념들/수동들)을 통해 또다시 소유자로서의 주체라는 위치를 다시 공고히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공통적인 것을 발명할 수 있는, 다른 신체들을 사유해 나가는 길일 것이다. 그렇게 구축된 신체에 더 이상 ‘인문학’이라는 이름이 걸맞지 않다고 해도 그리 슬퍼할 만한 일은 아닐지 모른다.

― 4부 5장 정동적 전환과 인문의 미래, 421쪽



저자 강연회 : “여자가 모이면, 뭐라도 바꾼다!!
― 여자떼, 여성 집단행동의 역사”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출간을 기념하는 저자 강연회를 아래와 같이 개최합니다.

◆ 강연 주제 : 여자가 모이면, 뭐라도 바꾼다!! ― 여자떼, 여성 집단행동의 역사
◆ 강연 : 권명아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지은이, 동아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 일시 : 2019.2.25.(월) 저녁 7시30분
◆ 장소 : 다중지성의 정원 (문의 02-325-2102)
◆ 신청하기 : http://bit.ly/2BzfDYV



함께 보면 좋은 갈무리 도서


『무한히 정치적인 외로움』(권명아 지음, 갈무리, 2012)

이 책은 198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지난 20여 년간의 변화와 낙차(落差)를 살펴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저자는 슬픔, 외로움, 사랑, 위기감, 불안 등 정념의 키워드들을 통해 영화, 소설, 드라마 등 다양한 문화들을 넘나들며 조망한다. 더불어서 시대를 초월한 여성 문인들의 삶과 작품들을 새롭게 조명하며 지난 20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의 ‘정치적인 것’을 둘러싼 변화를 통합적이며 힘 있게 그려내고 있다.


『정동 이론』(멜리사 그레그, 그레고리 J. 시그워스 엮음, 최성희, 김지영, 박혜정 옮김, 갈무리, 2015)

아프 꼼 총서 2권. 정동 연구라는 이제 막 발아하는 분야를 정의하는 시도이자, 이 분야를 집대성하고 그 힘을 다지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저자들은 정동 이론의 주요 이론가들을 망라하고 있다. 정동이란 의식적인 앎의 아래와 곁에 있거나 그것과는 전반적으로 다른 내장[몸]의 힘으로서, 우리를 운동과 사유, 그리고 언제나 변하는 관계의 형태들로 인도한다.


『캘리번과 마녀』(실비아 페데리치 지음, 황성원, 김민철 옮김, 갈무리, 2011)

자본주의의 역사에 있어서, 남성이 임금 노동자로 탈바꿈된 것 만큼 여성이 가사노동자이자 노동력 재생산기계로 되었다는 점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는 페미니즘 역사서이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물질적 토대를 닦았던 이 폭력적인 시초축적 과정에서 마녀사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건이었음을 밝힌다. 이 책에서는 공식적인 역사서나 맑스주의적 관점에서 쓰인 역사책에서도 다뤄지지 않는 산파 여성들·점쟁이 여성들·식민지의 원주민 여성 노예들·여성 마술사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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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9/02/1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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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blockquote> <h1>세월호참사 5주기 함께 해요</h1> <h2>주요 행사 안내</h2> <p>세월호참사 5주기 추모행사와 문화제가 4월 13일과 16일에 서울과 안산에서 진행됩니다. </p> <p>참여연대도 서울과 안산에서 희생자를 기억하고 추모합니다. 여러분도 함께 해 주세요. </p> </blockquote> <p> </p> <h1>4.13 -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h1> <h2><strong>일시 : 2019년 4월 13일(토) 14:00~21:00 </strong></h2> <h2><strong>장소 : 광화문 광장 일대</strong></h2> <p> </p> <p>* 본 행사는 저녁 7시 광화문 북광장에서 진행됩니다. 참여연대 깃발을 찾아주세요. </p> <p>* 플래시몹(16:16)에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 '평화의 서클댄스' 팀도 참여합니다. <a href="http://academy.peoplepower21.org/lectures/19995&quot; target="_blank" rel="nofollow">평화의 서클댄스 보러가기</a></p> <p>* 4.13 기억문화제 <a href="http://416act.net/index.php?mid=notice&page=3&document_srl=85793&quot; target="_blank" rel="nofollow">전체 행사 안내 보러가기</a>  </p> <p> </p> <ul><li><strong>컨퍼런스 '기억 : 오늘에 내일을 묻다. - 기억, 책임, 미래'</strong></li> <li style="margin-left:40px;">4월 13일 (토) 10:00~16:00 /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li> <li><strong>국민참여 기억무대</strong></li> <li style="margin-left:40px;">4월 13일 (토) 14:00~16:00 / 광화문 본무대</li> <li><strong>플래시몹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strong></li> <li style="margin-left:40px;">4월 13일 (토) 16:16 / 광화문 중앙광장(세종대왕상 앞)</li> <li style="margin-left:40px;"><span style="color:#d35400;">※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의 '평화의 서클댄스' 팀도 함께 합니다.</span></li> <li><strong>'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 본공연</strong></li> <li style="margin-left:40px;">4월 13일 (토) 19:00~21:00 / 광화문 본무대</li> </ul><p> </p> <p style="text-align:center;"><img alt="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 src="http://416act.net/files/attach/images//793/085/46cd63031ee8f79ef09f8a87…; style="width:600px;height:845px;" /></p> <p> </p> <p> </p> <h1>4.16 -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식 </h1> <h2><strong>일시 : 2019년 4월 16일(화) 15:00</strong></h2> <h2><strong>장소 : 안산 화랑유원제 제3주차장 (경기 안산시 단원구 동산로 268)</strong></h2> <p> </p> <p>* 세월호 참사 5주기 <a href="http://416foundation.org/collusion/?uid=152&mod=document&quot; target="_blank" rel="nofollow">시민추모행진(13:00~) 안내 보러가기</a></p> <p> </p> <p style="text-align:center;"><img alt="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식" src="http://416foundation.org/wp-content/uploads/kboard_attached/2/201904/5c…; style="width:600px;height:800px;" /></p> <p style="text-align:center;"> </p> <p> </p> <p> </p> <p> </p></div>
화, 2019/04/0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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