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2015 변시 이야기] '내가 나일 수 있는 세상'을 위한 참여와 연대_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지역

[2015 변시 이야기] '내가 나일 수 있는 세상'을 위한 참여와 연대_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익명 (미확인) | 목, 2016/04/14- 11:53

 

2015년을 가득 채운 변화의 시나리오. 그 시나리오들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을까요?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 그 결과들을 공유합니다. 미미하지만 꾸준히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나갈 작은 움직임들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합니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프로젝트 B 지원사업으로 2015년 ‘불어오라, 사랑과 평등의 바람이여!’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조직위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고,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해보면서 많이 배울 기회가 되었고 또 향후 어떤 방향으로 축제 외의 사업을 펼쳐볼 수 있을까에 대한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습니다. 이번 사업을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이 사업을 계속 확장해나갈 방법을 도모해나갈 것입니다.

  


'내가 나일 수 있는 세상'을 위한 참여와 연대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B> 사업 지원을 받아 ‘불어오라, 사랑과 평등의 바람이여!’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마치 표현의 자유로 여겨지는 현재 한국사회에서 ‘혐오를 이기는 사랑에 대한 선량한 인간적 믿음’과 ‘차별을 녹이는 평등에 대한 따뜻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고자 시작했습니다. 캠페인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에 변화를 주고, 다른 사회가 가능하다는 것을 함께 느끼고 만드는 데 초석을 다지자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또한, 외국의 활동가들을 초청해 해외 사례들을 함께 이야기해보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든든한 국제연대를 다지고자 했습니다.

 

우리는 우선 아시아 LGBT 콘퍼런스 <변화와 혐오에의, 이중노출>을 기획했습니다. 한국의 LGBT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20여년. 이 콘퍼런스는 20여 년 동안 LGBT 존재가 사회에 인식되고 인권 상황이 조금 나아진 한편, 반대로 전에는 없던 성소수자를 향한 조직화한 혐오의 움직임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한국의 이중적인 상황을 포착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우리와 비슷한 경험이 다른 아시아 국가의 LGBT 운동 속에도 있지 않을까, 그들은 어떤 운동의 역사 속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우리 같이 이야기해보면 어려움을 헤쳐 갈 전략도 힘도 훨씬 세지겠지!’ 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싱가포르, 중국 상하이, 필리핀 그리고 한국. 종교도 정치도 문화도 완전 다른 네 나라 활동가들이 5월 9일 서울에서, 각 나라의 LGBT 운동 역사와 일으킨 사회변화, 처한 어려움을 나누었습니다. 엄격한 법으로 유명한 싱가포르에서 어떻게 동성애를 차별하는 법을 폐지하려고 싸웠는지, 집회도 선전 문구도 금지된 중국의 상하이에서 어떻게 ‘상하이 프라이드’라는 LGBT 축제를 열 수 있는지, 천주교가 압도적인 종교적 국가 필리핀은 어떻게 아시아에서 가장 LGBT 친화적인 나라가 될 수 있었는지, 아직도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에 징계가 내려지는 한국에서 3만 명 규모의 퀴어문화축제를 열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서로의 운동 역사 속에서 방법을 배우고 비슷한 어려움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무엇보다 큰 의미는 서로 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각자 내 나라에서 활동할 때, 더딘 변화와 사라지지 않는 부당함들에 지치기도 하는데, ‘내 나라 밖에서 비슷한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동료들이 있다, 우리 서로 필요할 때 언제든지 힘이 되어줄 수 있다!’ 이것이 아시아 콘퍼런스를 준비하고 실행하면서, 여러 나라 단체와 협력하고 참여 활동가들을 직접 만나며 느낀 가장 큰 의미입니다. 

 

아시아 LGBT 활동가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면, 이번에는 우리 시민들과 함께 사랑과 평등에 대한 메시지를 나누기 위해 거리로 나갔습니다. 무지개꽃 판넬 등 선전물을 제작해 시민들이 직접 그곳에 메시지를 적고, ‘혐오를 이기는 사랑’과 ‘모두를 위한 평등’의 지지자로서 인증 사진을 남기는 거리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서울시내에서 총 4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호응이 높아 3.8 여성대회, 아이다호데이, 퀴어문화축제 현장 등에서 총 9회가 열렸습니다. 


10월에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부산의 BIFF 거리에서도 진행했으며, 마지막 마무리는 활동가들이 홍대부터 신촌까지 자전거를 타며 사랑과 평등을 전파하는 ‘RIDE WITH PRIDE'를 펼쳐 이색 캠페인으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거리 캠페인을 통해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모든 사랑은 평등하다는 것을 믿고 지지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것에 큰 힘을 받았습니다.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퀴어문화축제가 개최하는 주요 행사인 퀴어퍼레이드에서도 캠페인은 계속되었습니다.

2015년 제16회를 맞은 퀴어퍼레이드는 서울의 중심부인 서울광장에서 열렸으며, 역대 최다인 3만 명의 시민이 참여했습니다. 캠페인에 대한 설명과 함께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 바람개비를 나눠주고, 포토존에서 ‘내가 나일 수 있는 세상’을 지지하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2015년 퀴어퍼레이드는 보수 기독교 세력의 계속되는 집요한 방해로 일정과 장소가 여러 차례 변경된 끝에 어렵게 열릴 수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더욱 많은 시민이 퀴어문화축제에 지지를 표함과 동시에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캠페인은 온라인으로도 퍼져 SNS상에는 수많은 게시물이 올라오고 공유되었습니다.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이 사업의 마무리는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힘주고 받기 파티’였습니다. 캠페인에 대한 성과를 함께 공유하고 내가 나일 수 있는 세상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네트워킹하는 자리였습니다. 올 한해 ‘성소수자 혐오’에 대한 이슈를 돌아보고, 향후 우리가 어떻게 서로를 지지하고 연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아울러 함께 즐길 수 있는 신나는 공연도 펼치며 이번 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함께 축하했습니다.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매년 6월 2주간 열리는 퀴어문화축제를 만드는 데 한해 역량을 집중하는 단체입니다. 이번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사업으로 조직위는 그동안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연간캠페인을 진행해본 셈입니다. 인력과 재정적 열악함 등으로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걱정도 많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 잊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 또한 현재 우리 사회에 매우 빠르고 강하게 집단화, 세력화되고 있는 성소수자 혐오에 대해 사회적으로 알려나가는 큰 기회가 되었다고 봅니다.

 

조직위는 이번 사업으로 앞으로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문화운동의 주체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와 지지를 보여준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조직위는 향후 우리 사회의 변화를 꿈꾸는 많은 시민과 함께 더욱 적극적으로 혐오에 대항하고 평등한 사랑을 전파하기 위한 활동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글 / 사진 :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퀴어문화축제는 지난 2000년에 처음 시작해 2015년까지 총 16회가 열렸습니다. 한국 성소수자의 자긍심 고취와 일반인들의 성소수자(LGBT)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매년 5월 말~6월 초 사이에 약 2주 동안 펼쳐지는 공개 문화 행사입니다. 매년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그에 따른 공연, 파티, 영화제, 전시회, 토론회, 사진전 등을 진행하며 메인 행사는 ‘퀴어 퍼레이드’로 불리는 대규모 거리 행진입니다. [퀴어문화축제 홈페이지 둘러보기]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 [1%기금] 더 보기



창+문 변화사업국 변화사업박정옥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작자 표시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변화의 시나리오 여러 단위 사업들 중 거의 유일하게 활동가 개인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으로 2002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5년에도 어김없이,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휴식] 부문에 총 11팀 22명의 활동가들이 선정되었고, 동료들과 혹은 가족들과, 또는 혼자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함께 나눕니다.

 

박효주님은 유럽의 여러 미술관을 중심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림을 보면서 거친 숨을 고르고 자신을 마주할 수 있었고,  자신의 빛과 그림자를 찾고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 살아갈 시간들에 대해 질문하고 치열하게 살아간 작가들의 삶과 작품에서 열정과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림에 기대어 마음을 들여다 보다

 

 

초여름의 더위가 막 시작되던 지난 6월, 활동가로 8년 만에 휴식을 가졌다. 나무에 기대어 마음을 본다는 휴식(休息)의 의미처럼 나에게 나무와 같은 그림을 보며 마음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화가도 예술가도 아니지만 그림을 보기 위해 설렘을 안고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다.


고흐, 캐테 콜비츠, 오토딕스….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본다는 생각에 오랜만에 요동치는 심장 박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밤낮없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그러하기에 이 여정이 더 소중하고 고맙게 느껴졌다.

 

 

빛과 그림자를 보다 

 

재충전 박효주내셔널갤러리(영국, 런던) 

 

6월 중순의 런던의 아침 공기는 차가웠다. 런던의 중심지, 트라팔가 광장에 있는 내셔널 갤러리를 찾았다.


내셔널갤러리는 회화 작품을 대중에게 공개한 첫 번째 미술관은 아니지만 ‘공공서비스’의 개념을 가진 미술관이다. 당시 미술관은 일정 자격과 격식을 갖추어야 들어갈 수 있었으나 내셔널갤러리는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도 출입허가증을 요구하지 않고 무료 관람을 허용한 세계 최초의 미술관이다.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 투어 프로그램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 나도 점심시간의 가이드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았다.보티첼리의 ‘비너스와 마르스’라는 작품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 대한 가이드의 해설을 통해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책으로만 접하던 작품을 육안으로 마주할 때는 벅찬 감격에 정신줄마저 살짝 놓을 형국이었다.

 

평소 그림을 마주하면 처음에는 밝은 부분(하이라이트)을 보고 어두운 부분으로 시선을 옮기면서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찾는다. 이번에는 그림을 보듯 나를 마주해보니 실수하고 좌절하며 한계에 부딪히며 힘들어하는 내 어두운 그림자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빛은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내 어두운 그림자의 무게에 빛이 힘을 잃어버린 채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 나 자신에게 미안해졌다. 고흐의 해바라기 앞에서 잃어버린 나의 빛에 기운을 불어 넣고 미술관을 나왔다. 내 삶의 빛을 찾아 온전하게 살아가고 싶은 열망이 노랗게 타올랐다.

 

    
물음을 던지다

  

재충전 박효주벨기에 왕립미술관(벨기에, 브뤼셀)

  

런던의 빅토리아역에서 야간버스를 타고 도버해엽을 건너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 도착했다. 온 몸을 엄습해오는 냉기를 느끼며 왕립미술관으로 향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일상생활을 담은 풍속화, 인물화, 정물화가 발달했다. 루벤스, 브뢰헬, 반다이크 등의 플랑드로 작가들의 작품에서 초현실주의 르네 마그리트까지 볼 수 있었다. 브뢰헬의 그림은 한 편의 동화처럼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긴장을 풀고 웃으면서 그림을 보았다.

 

우리 주변의 고통받는 강정마을주민, 밀양의 할머니, 쌍용차 해고자, 세월호 유가족.... 사람들을 마주하면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그리고 쉽사리 바뀌지 않는 현실에 분노하고 좌절하고 슬퍼했다. 비록 현실이 고통스럽더라도 시민들과 유쾌하게 아픔을 겪는 이들의 고통을 나누려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인지... 아쉬움이 밀려왔다. 이제라도 고통의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과 즐겁게 유쾌한 연대로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꿔본다. 

 

재충전 박효주레이크스 박물관(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암스테르담의 랜드마크인 “I am Amsterdam“의 뒤편에 위치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레이크스 미술관은 무려 10년 동안 미술관 관계자, 건축가, 시민들이 온갖 다양한 문제들을 놓고 치열한 논쟁과 고민을 거듭하며 리노베이션을 거쳐 2년 전에 다시 문을 열었다. 같은 해에 문을 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빠른 준공을 위해 무리한 공사를 진행하다 인재를 낳은 것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언제쯤이면 한국사회도 전문가와 시민들이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친 다음 정책이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이 미술관은 오랜 고서를 소장한 아름다운 도서관과 고흐, 렘브란트, 베르베르의 명작과 튤립과 풍차, 해상무역의 번성을 보여주는 정물화, 풍경화, 공예 등을 볼 수 있었다. 그중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작가 렘브란트의 명성과 부를 누리던 젊은 시절부터 외롭고 가난했던 노년까지 자화상을 볼 수 있었다. 렘브란트는 왜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는지 궁금해졌다.


지금 나의 자화상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리고 노년의 내 자화상은 어떻게 그려질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큰 질문을 얻었다. 


 

열정, 숨결을 느끼다

  

재충전 박효주반고흐 미술관(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바라본 하늘은 불운한 고흐의 생애만큼 짙은 먹구름이 가득했다. 불운한 광기의 화가, 고흐는 하루하루를 예술가로 치열하게 탐구하며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림이란 우리가 느끼는 것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사이에서 서 있는 듯한 보이지 않는 철벽을 통과하는 일이고, 그림을 잘 그리려면 서서히 인내심을 가지고 삽질을 해서 그 벽을 파내는 것밖에 없다고 남겼다. 그리고 원칙에 따라 실천하지 않는다면 흔들림 없이 계속할 수 없다고 위대한 일은 우연이 아니라 분명한 의지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덧붙였다.


고흐의 작품 앞에서 나는 비로소 믿음과 확신이 없이 수없이 흔들리며 힘겹게 살아온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고흐가 실패와 좌절 앞에서도 모든 열정을 쏟아낸 그림 <감자를 먹는 사람들>, <해바라기>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을 보고 또 보았다. 고흐의 그림의 따뜻한 색깔은 나에게 위로를, 힘찬 붓 터치는 앞으로 흔들림 없이 살아갈 힘을 주었다. 고흐의 열정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 고흐의 자화상, 구두, 해바라기를 그려보았다.

 

 재충전 박효주캐테 콜비츠 미술관(독일, 쾰른)

  

지구온난화로 인해 선풍기도 필요 없는 독일에서도 30도가 넘는 더위가 계속되었다. 쾰른 거리에는 축제가 한창이지만 월요일은 미술관이 쉬는 터라 서둘러 미술관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누군가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뽑으라면 주저없이 캐테 콜비츠라고 말할 것이다. 1867년 칸트와 같은 지역에서 태어난 콜비츠는 주로 프롤레타리아 삶의 고난과 비극, 전쟁의 참상을 흑백의 판화로 작업을 했다. 전쟁에서 아들을 잃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죽어가는 것을 본 콜비츠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증오에 경악하고 인간을 살 수 있게 만드는 사회주의를 위해 작품 활동을 했다. 그래서인지 나에게는 그 어떤 작가보다도 강렬한 울림이 전해졌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주저앉지 않고 “구제받을 길 없는 사람들, 상담도 변호도 받을 수 없는 사람들, 정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 시대의 사람들을 위해 한 가닥의 책임과 역할을 담당하려 한다”는 결연한 의지로 반전과 평화를 위해 <전쟁> 연작을 남겼다.


피에타 작품에서 얼굴을 죽은 아들에 묻은 슬픔과 팔, 다리를 통해 강한 모성과 삶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콜비츠에 작품에서 진정한 연대란 낮은 곳으로 향하는 “노자의 물”이라는 신영복 선생님 말씀이 머릿속을 맴돈다. ‘연대’라는 말을 곰곰이 되뇌며 그림으로 담아 보았다.

 

 

덧붙이며

 

30일의 일정 동안 27개의 미술관을 부지런히 다녔다. 작품의 조명, 배치, 전체 구성을 작품의 특성과 관람자를 충분히 고려한 독일 미술관의 전시는 감탄을 낳기에 충분했다. 자연과 예술의 하나를 보여주는 홈브로이히 섬 미술관은 잊을 수 없는 곳이다. 거친 숨을 고르고 그림 앞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빛과 그림자를 찾고 앞으로 과거를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치열하게 살아간 작가들의 삶과 작품에서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열정과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분단 70년에 베를린 장벽, 분서현장, 유대인 역사박물관, 다하우 수용소 등의 전쟁과 폭력을 반성하고 기억하는 공간을 찾아 전쟁, 평화,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하고 그 중요성을 깨닫는 경험은 아주 소중했다. 유대인 역사박물관의 아우슈비츠 생존자 프리모 레비의 “그것은 일어난 일이다. 그러므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라는 말을 기억하며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반도의 평화의 그날이 오기를 소망해본다. 
  

마지막으로 이번 여정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주신 아름다운재단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글ㅣ사진  박효주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 [1%기금] 더 보기



창+문 변화사업국 변화사업박정옥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작자 표시
목, 2016/03/10- 18:54
363
0

변화의 시나리오 여러 단위 사업들 중 거의 유일하게 활동가 개인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으로 2002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5년에도 어김없이,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휴식] 부문에 총 11팀 22명의 활동가들이 선정되었고, 동료들과 혹은 가족들과, 또는 혼자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함께 나눕니다.

 

김승순님은 동료인 송송이님과 스위스 알프스 탐험을 다녀왔습니다. 몇 달 사이에 흰머리가 수북할 만큼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상황에서 2주간의 여행으로 거대한 자연 속에서, 말 없는 나무들에게서, 순진무구한 동물들에게서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알프스에서 느꼈던 에너지가 지금도 응원해 주고 있답니다.

 


스위스부터 슬로베니아까지, 알프스 대탐험

 

 

재충전 김승순

 


서울에서 제네바로 가는 길

 

우리는 왜 알프스라는 곳을 선택했을까? 때의 감정과 생각들 모두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는다. 무슨 이유로 알프스를 가고 싶었는지 가물가물한 기억을 더듬으며, 정신없는 출발을 했다. 가을이 와야 하지만 여전히 무더운 날씨에 비까지 내리는 불금, 사람으로 넘쳐나는 서울을 떠나 인천 공항으로 갔다. 제네바로 가는 경유지, 이스탄불 공항은 동아시아, 유럽, 서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오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거대한 츄파츕스를 비롯, 면세점은 새벽시간에도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10시간이 넘어, 드디어 우리가 탄 비행기는 알프스 산맥을 넘어서, 몽블랑 위를 날아 제네바로 향하고 있었다.

 

 

중립국 스위스의 수도 제네바

 

재충전 김승순

엄청나게 넓은 제네바 호수는 호수 한가운데가 스위스와 프랑스의 국경이 있다고 한다. 제네바 호수의 명물은 제트분수이지만, 숨은 매력은 호수변 백사장을 따라 해변 같은 공간에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수영도 하고, 일광욕도 즐기고, 호수에서 헤엄치고 있는 새들에게 먹이를 주기도 하면서, 여유로운 주말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우리도 호수에 발도 담그고, 썬베드에서 누워 긴 비행의 피로를 풀었다. 언제 떠나온 건지 서울이 벌써 까마득했다.


썬베드에 누워 올려다 본 중립국 제네바의 새파란 하늘에는 수없이 많은 비행기가 남겨놓은 길들이 기하학적인 무늬를 만들고 있었다.

 


아름다운 호수 도시 안시

 

재충전 김승순

 

안시 호수를 병풍처럼 들러싼 알프스 산맥, 빙하의 흔적이 느껴지는 산의 모양새, 꼭대기가 회색으로 반짝이던 바위산. 겹겹이 쌓은 산에 드리워지던 산 그림자. 알프스의 서쪽 어딘가쯤의 자락인 여기. 여기 안시에서 이제 본격적인 알프스 여행이 시작될 것 같다.


안시는 북적이는 사람들이 생기와 어수선함을 만들어 내는 곳이지만, 그래도 '여유' 라는 것이 느껴진다. 여유.
비행기에서 아이의 웃음을 참아넘기는 여유, 달려오다 가도 횡단보도의 사람을 보고 멈 춰서는 여유. 나무그늘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여유. 잔디밭에서 공차는 아이와 놀아주는 여유. 온갖 여유로움이 알프스가 둘러싼 이곳의 일상이다. 안시에서 맞은 여행의 첫 번째 주말. 마침 구시가에서 장이 열리는 날이다.


오래된 건물들, 중세시대의 좁은 골목길에 육류, 과일, 채소, 지즈, 햄 등 각종 식재료와 가방, 장식품 등의 물품을 파는 상인이 가득하다. 중세시대에 만들어졌다는 구도심의 1층이 상가로 변하고, 상가 앞 길을 따라 천막이 쳐지고 장이 선다. 광장이나 공원과는 달리 좁을 골목길을 따라 장이 열린 모습은 우리의 시장 모습과도 유사한 것 같았다. 장에서 파는 물건이 늘 그렇듯 주인 아저씨가 직접 만들어 파는 이곳의 살라미는 무척 싸고 맛있었지만, 시식만 하고 결국 사지 못 했다.


안시는 생각했던 것보다 예쁘고, 매력적인 도시이다. 그저 아기자기 예쁘기만 할까 봐 실은 조금 걱정이었는데, 구시가가 잘 보존되어 있고 호수에는 공원이 잘 가꿔져 있어 산책하기 좋았다.

  

재충전 김승순

 

물길 가운데 위치한 건축물, 팔레 드 릴은 11~17세기까지 지어진 건물로, 중세시대부터 사용된 감옥은 2차대전 당시(1944년)에도 감옥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내부에는 안시의 건축문화에 대한 전시가 열리고 있었고, 감옥으로 사용된 장소 정도만 관람할 수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한이 남아있는 곳일까 라는 생각을 하니 좀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흰색의 산, 몽블랑으로 가는 샤모니 마을

 

몽블랑 주변의 가장 높은 전망대 에귀디미디에 올랐다. 샤모니마을에서 2,000m가 더 높은 전망대까지는 불과 20분. 손가락이 붓는 고산증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저기 멀리 몽블랑이 보였고, 주변의 설산을 걷는 사람들이 보였다. 거대한 자연 속에 사람은 정말 작은 존재였다. 몽블랑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봉우리와 멀리 설산, 구름, 햇살, 산꼭대기에 드리운 구름의 그림자까지.. 너무너무 추웠지만, 그 모든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음에, 맑은 날씨에 감사한다.

 

재충전 김승순

 

에귀 디 미디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은 걷기로 했다. 몽탕베르까지는 약 3시간 정도가 걸렸다. 바위와 초원처럼 펼쳐진 풀들, 드문 드문 보이면 작은 꽃들, 멀리 뾰족이 속은 봉우리에는 흰 눈의 쌓여 상상만 하던 알프스 트레킹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오래된 산악관광마을 체르마트

 

여러 가지 감정이 드는 샤모니 마을를 끝으로 프랑스의 알프스와는 작별이다. 머물고 싶기도, 오래 머물 곳이 아닌 것도, 번잡하면서도 한가하고, 한가하면서도 복잡한 느낌의 샤모니마을. 크레인과 만년설이 공존하는 도시. 몽블랑익스프레스를 타고 프랑스를 떠나 체르마트로 가는 동안, 발로신에서 마흐띠니를 넘어오자마자 집과 풍경이 달라지는 게 조금 신기하기도. 프랑스 쪽이 훨씬 아기자기하고 꽃도 많고 예쁜 느낌이다. 언어도 달라져서 지금 기차 안은 온통 독일말이다.

 

체르마트의 어마어마한 리조트 시설과, 볼품없이 빈 창고처럼 남아있는 구시가는 흐린 날씨와 더불어 우리를 숙소 밖으로 끌어내지 못 했다. 저녁까지 밍기적 거리다 보러간 체르마트 페스티벌 체르마트 다행히도, 그간의 실망을 날려버릴 수 있을 만큼 연주자들 실력도, 공연 공간도 상당히 좋았다. 


다음날 아침에 조금 서둘러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 올랐다. 다행히 전망대에 내렸을 때 해가 들어 몬테 로사는 볼 수 있었지만 금세 구름이 몰려오고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우리는 마테호른을 보기 위해 2시간을 기다렸다.

  

재충전 김승순


날씨라는 것에, 자연에 감사할 순간이 자꾸만 생기는 여행이다. 자연이란 원래가 그런 존재인 것 같기도 하다. 원한다고 사람의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닌 그런 것. 빙하로 깎인 많은 봉우리들이 아름답지만, 마테호른은 정말 특히 더 아름다웠다. 많은 사람들이 감탄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름답다는 표현이 참 잘 어울리는 그런 모습으로 잠시 우리에게 얼굴을 내밀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살아있는 스위스국립공원

 

세계문화유산 코스를 지나는 빙하특급을 타고 체르마트에서 스위스국립공원이 있는 마을 제르네츠로 갔다. 빙하특급은 알프스의 멋진 경관을 볼 수 있도록 넓은 면이 유리로 되어 있었고, 특급이란 말에 걸맞지 않게 제법 천천히 달려서 충분히 풍광을 감상할 수 있었다. 빙하특급에는 매우 귀여운, 산양모양의 커터가 돌아다니면서 음료나 간단한 다과를 서빙하고 있었으며, 도착한 제르네츠 마을의 벽면 곳곳에도 산양이 그려져 있었다.


유명한 건축가가 지었다는데, 그냥 콘크리트 덩어리처럼 보이는 국립공원 인포메이션. 겉모습의 인상과 달리, 내부는 전시, 기념품숍 등 볼거리가 많았다. 인포메이션을 나와 버스를 타고 스위스국립공원 진입로에 다다르자 보이는 안내판! 국립공원에서 단지 가능한 건 조용히 하는 것뿐이었다.

 

재충전 김승순

맑고 화창해서 걷기 좋은 날씨였다. 우리는 스위스국립공원 인포센터에서 워킹 코스를 추천받아 포스트버스를 타고 약 2시간 코스로 칠드런 코스라는 표시가 딱 맞게 매우 쉽고 편안한 길을 걸었다. 초원 너머 설산이 보이고 옆에 작은 개울이 있는 평화로운 풍경. 정말 좋은 날이었다.


스위스국립공원은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산불피해가 발생한 지역도 자연복원을 위해 그대로 두고 과학자들이 연구 중이라고 했다. 결국 자신은 보지도 못할 복원된 숲의 모습을 위해 대를 이어가며 하는 연구라니. 멀쩡한 산에 케이블카니 스키활광장이니 등을 설치해 파괴하려고 하는 탐욕스러운 인간들이 있는 반면 이렇게 흘러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사는 인간도 있다는 생각에 어쩐지 뭉클해졌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삶과 죽음라는 단어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탈리아로 넘어가기 전 너무 유명한 휴양지, 생모리츠를 들렸다. 호수 주변을 시간을 측정하면서 돌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10바퀴 도는 동안 우리는 한바퀴를 겨우 돌고 이탈리아로 떠나기 위해 제르네츠로 돌아왔다. 화창한 날씨에 호수에 비치는 반영 아름다워서 가장 멋진 사진은 생모리츠였던 거 같다.

  

재충전 김승순

 

스위스국립공원을 넘어 이탈리아로 가는 길. 같은 알프스 지역으로 비슷할 거라는 예상은 금세 무너졌다. 초원은 모두 농지로, 오래되고 보수되지 않은 건물들로, 소란스럽고 활기 넘치는 사람들로 바뀌어, 특별한 통관절차는 없었지만 이탈리아에 왔다 것을 실감했다.

 

 

신들의 지붕, 이탈리아 알프스 돌로미티

 

돌로미티의 관문, 코르티나담페초의 안내소에서 유연히 듣고 간 곳은 티치아노가 태어난 마을이었다. 사실 티치아노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지만, 그렇게 누군가를 추억하고 기리는 감정은 사람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티치아노가 살던 마을 Pieve di Cadore에는 티치아노가 그린 성당의 그림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200년이 넘어 우리는 그 성당을 찾았다. 우리가 간 9월은 성수기가 아니어서 대중교통이 자주 있지 않았고, 우리는 미니버스를 렌트해서 돌로미티를 다녀와야 했다. 나중에 보니, 자주 없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모바일 카드를 이용해서 가는 방법도 있었다.

 

 

재충전 김승순

 

돌로미티는 신들의 지붕, 자연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곳어었다. 원근감과 거리감, 스케일 이런 기존에 알고 있던 단어들의 새로움을 Tre chime 주위를 돌아가는 트레킹 길에서 계속 생각했다. 알 수 없는 거리와 깊이의 웅장한 자연과 너무도 작은 사람들이 색색깔의 등산복과 스틱을 들고 돌고 있는 모습이 마치 멀고 먼 순례의 길을 떠나는 모습이었다. 깊고 크고, 웅장한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에는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계곡과 거리를 가늠할 수 없는 초원이 이어져 있고, 때마침 내린 눈은 우리에게 다시 경험할 수 있을지 모를 멋진 경관을 선물해 주었다.

 

 

여행의 끝자락, 류블라냐

 

드라바강과 사바강변을 따라 알프스 여행의 종착지 슬로베니아로 향했다. 날씨가 화창하지는 않았지만, 류블라냐는 축제 기간이었다. 과거 로마지역이기도 했던 이곳에서는 로마시대를 재현하는 연극, 당시의 먹거리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었다. 음악축제도 진행 중이어서 또 한 번의 공연도 관람할 수 있었지만, 체르마트에서와 달리 난해하기 그지 없는 현대곡으로 듣는 내내 괴로웠다. 공연이 끝나고 나온 길은 사람들도 가득차 북쩍거렸다. 류블라냐는 알프스로 여행하면 머무른 도시 중 가장 큰 도시이고, 또 밤 문화가 있는 도시로 서울로 돌아가기 전에 적응에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재충전 김승순

  

류블라냐는 환경도시를 표방하고 있었고, 길거리에 분리수거함도 매우 잘 정리되어 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던 도중에는 전기자동차가 충전 중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안녕 알프스 - 봉주르! 도보르 단!

 

재충전 김승순

여행 중 기차역 엘리베이터에 열리는 버튼은 있는데, 닫히는 버튼이 없는 보면서 '쉼'이라는 것이 떠올랐었다. 점심 브레이크 타임으로 3~4시간을 보내는 여기 알프스에서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제 다시 서울로 간다. 인구 천만이 산다는 서울로.. 작고 작은 마을과 도시를 지나서 알프스를 지나왔다. 지나서만 온 마을이 수없이 많다. 오랜 세월을 알프스에 기대어 살아온 마을들. 지키는 곳도 이용하는 곳도 어지럽혀진 곳도 모두 여러 가지 모습이지만, 분명한 것은 알프스는 삶을 지탱하는 터전이라는 것이다.



알프스를 얼마나 알고 가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아름답고 다채로운 풍경과 다양한 사람들, 놀라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던 순간들을 기억해야겠다. ‘봉주르’로 시작해 ‘도보르 단’으로 이제는 알프스와 멀고 먼 아시아 대륙 저 끝 동방의 하얀 나라로 돌아간다.

안녕 알프스!

 

 

글ㅣ사진  김승순 (생명의숲국민운동)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 [1%기금] 더 보기



창+문 변화사업국 변화사업박정옥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작자 표시
금, 2016/02/12- 14:57
469
0

변화의 시나리오 여러 단위 사업들 중 거의 유일하게 활동가 개인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으로 2002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5년에도 어김없이,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휴식] 부문에 총 11팀 22명의 활동가들이 선정되었고, 동료들과 혹은 가족들과, 또는 혼자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함께 나눕니다.

 

이수연님은 혼자 모든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즐겁기도 했지만 알차게 짜야 한다는 강박에 꽤 부담을 느끼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간 여행은 걱정과 부담이라는 감정이 설렘과 뿌듯함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나부터 필요한 표현의 자유, 대자연에서 리셋하고파

 

영화시사회 한번 당첨되는 작은 행운도 없던 내게 이렇게 큰 선물이 설마 되겠어? 기대 없이 아름다운재단 쉼프로그램에 신청했는데 감사하게도 선정이 되었고 2015년 하반기는 그야말로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정작 여행지에 있던 시간보다 준비하며 기다리는 시간이 더욱 행복했던 것 같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성매매피해자들과 함께 지냈던 8년, 지금 민변에서의 4년의 시간이 정말 내가 지내왔고 지내고 있는 시간들인가... 멍하니 앉아있던 적이 많았었는데 한 달 안식월 동안 호주에서 시간을 보낸 후 내 모습은 많이 바뀌어있는 듯하다. 머릿속 세포들이 맑아지고 마음속 우울함이 긍정의 마인드로 바뀌었다고나 할까~ ^^ 

 

나의 우울했던 세포들에게 활기를 되찾아준 16일간의 호주여행은 시드니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재충전 이수연

1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은 힘들었지만 시드니 공항에 도착하니 숙소까지 잘 찾아가야 된다는 생각에 정신이 말똥 말똥해졌다. 호주 세관신고는 엄격하다는 여행후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집에서 싸온 고추장, 라면, 햇반을 곧이곧대로 신고를 해서 송아지만 한 개에게 탐색을 당해야했다;; 뭐 이것 또한 추억이 될 테니~


교통비가 비싸다고 들었지만 정말 어마어마했다. 공항에서 5정거장 숙소까지 가는 지하철비는 만오천원정도. 헉. 만약 국제면허증이 있다면 렌트해서 다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지하철에서 처음 바라보며 신기해했던 오페라하우스는 4일 동안 주위를 빙빙 돌며 정말 질리게 봤고 다른 건 몰라도 오페라하우스에 대한 미련은 없을 것 같다. 


생각보다 날씨는 쌀쌀하고 비도 자주 왔다. 비가 와도 우산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 신기했다. 블루마운틴 투어를 나섰을 때 나는 무슨 생각으로 반바지를 입었는지. 하루에 사계절을 다 경험할 수 있는 곳이 호주라는 것을 제대로 느낀 하루였다. 코알라의 주식인 유칼립투스나무가 햇빛에 비쳐 푸른빛이 돌아 블루마운틴이라고 한단다. 국토의 70%가 산인 우리나라에서 온 나에게 이 산은 그냥 북한산 수준(?)이어서 산에서 큰 감명은 못 받았지만  꿈에 그렸던 사랑스러운 동물 코알라를 만나서 너무 좋았다. 유칼립투스에 알코올 성분이 있어서 하루 20시간 이상은 잠들어 있어서 깨어있는 아이를 보기가 어렵다고 한다. 정말 한 마리 집에 데리고 갔으면 좋겠는데.... 귀여운 것들~ 또 만날 때까지 안녕!!

  

호주에서 16일 동안 머무르며 우리나라와 이 나라와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재충전 이수연

하루의 대부분을 도보로 이동하다 보니 가장 먼저 느낀 점은 호주는 차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다. 횡단보도마다 버튼이 있어서 보행신호가 아니어도 건너고 싶을 때 버튼을 누르면 곧 보행신호로 바뀌었다. 파란불로 바뀌면 1초도 못 기다리고 경적을 울려대는 우리나라와 비교해보면  정말 다른 광경이었다.


그리고 공원 어디서든 자유롭게 누워 책을 보고, 낮잠을 즐기고 도시락을 먹는 풍경도 사뭇 우리나라와 달랐다. 무언가에 쫓겨 앞만 보고 달리는 우리는 조금도 느린 것을 봐주지 않고 주춤거리는 것을 싫어하는데 말이다. 천천히 쉬어갈 줄 아는, 여유로운 마음을 갖는 것이 우리에게 지금 시급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장 큰 다른 것은! 살짝 부딪혀도 먼저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눈이 마주치면 미소를 띠어주는 모습이었다. 절대 웃음이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우리 얼굴을 무섭게 만들긴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미소와 여유로움을 간직해야 하지 않을까~

  

두 번째 도시 멜버른.
멜버른은 초겨울의 날씨였고 긴팔보다 반팔을 더 많이 가져왔는데.... 매일 똑같은 긴 소매옷 만 입고 사진을 찍다 보니 나중에 어디가 어딘지 분간도 안되었다. 그래, 이것도 추억이 될 테지;; 멜버른은 다양한 민족이 살고 있는 도시이자 시드니보다 활기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 유명한 ‘미안하다 사랑한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멜버른에서 가장 멋진 곳은 그레이트 오션로드다. 예전 광고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 그레이트 오션로드는 1차세계대전 이후 참전군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마련하기 위해 3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10년 넘게 다져온 길이라고 한다. 어쨌거나 바닷바람에 날아갈 뻔했지만 경이로운 자연을 느끼기에는 충분하고도 넘치는 곳이었다.

 

호주는 물 부족 국가여서 물 절약이 생활화되어 있는데 어느 정도냐 하면, 설거지통 두 곳에 물을 받아두고 하나는 비누칠하고 다른 통에 그릇을 넣었다 빼는 것이 설거지 끝이고, 샤워는 비누칠하고 앞에 한번 돌아서서 한번 씻어내는 것이 다여서 샤워시간이 5분도 안 걸린다고 한다. 호주게스트하우스 주인이 한국인에게 방 빌려줬다가 샤워시간 30분 넘는 것을 본 후 다시는 한국 사람에게 방을 빌려주지 않는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단다. 

 

재충전 이수연

 

한국도 물부족국가인데 물을 아껴 써야겠단 생각을 하며 서핑의 도시! 휴양의 도시! 골드코스트로 이동했다. 서핑하기 가장 좋다는 이 도시는 구름이 잔뜩 끼고 추워서 멜버른에서 입었던 긴팔을 또 똑같이 입어야 할 상황이 되었다. 예쁜 사진 남기겠다는 계획과, 서핑 한번 배워보겠다는 나의 꿈은 사라졌지만 이 또한, 이 도시를 다시 찾으라는 계시이므로 즐겁게 패스!! 시드니, 멜버른 곳곳을 찾아다녀 조금은 고단하고 긴장된 심신을 쉬어가며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골드코스트에서 가질 수 있었다. 지금 이곳처럼 내 인생에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언젠간 갖게 될 텐데 그전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즐겁게 과로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을까?

  

풀지 못한 숙제를 안고 브리즈번으로 이동~

도심 한가운데 인공해변과 공원이 예쁜 브리즈번은 네 도시 중 가장 맘에 드는 곳이었다. 곧 일상으로 돌아가야 된다는 생각이 계속 맴돌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 공원 잔디에 앉아 라이브로 노래도 듣고 제대로 반팔 입고 돌아다닐 수 있는 날씨를 즐기며 그렇게 호주에서의 일정이 마무리되어 갔다.

  

별 탈없이 건강하게 여행을 마무리하고 지금은 민변에 복귀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16일간의 호주 여행은 내 인생 중 가장 달콤한 휴식과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함께 경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숙제는 아직 끝내지 못했지만 지금 맡겨진 일을 충실히 해내면서 계속 고민해 볼 생각이다.


너무나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주신 아름다운재단에 감사를 전하고 한 달의 내 빈자리를 채워주신 동료분들께 너무너무 감사하다(특히 내 업무 대신하느라 고생하신 장 차장님께 더 큰 감사의 마음을~~^^). 쉼 프로그램으로 받은 밝은 기운을 주위에 나눠주고 도움 주는 사람으로 더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해보며 여행후기를 마친다.

 


 

글 l 사진  이수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 [1%기금] 더 보기



창+문 변화사업국 변화사업박정옥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작자 표시
금, 2016/02/12- 11:51
160
0

변화의 시나리오 여러 단위 사업들 중 거의 유일하게 활동가 개인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으로 2002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은 휴식 부문과 함께 해외연수 부문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 [해외연수] 부문에 총 8팀 22명의 활동가들이 선정되었고, 각자 활동하고 있는 이슈와 관련한 해외연수를 진행하였습니다.

 

박정운님은 녹색연합의 김현욱, 한승우, 배영근, 임성희님과 함께 독일과 네덜란드의 생태복원 사례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이자르강의 하천복원사례, 히펠강 재자연화 사업, 네덜란드의 델타지구 사업의 현장 답사를 통해 역사와 자연의 교훈으로부터 자연과 공생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지혜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환경운동가의 유럽 재자연화 사례지 현장 답사

"역사의 교훈으로부터 자연과 공생하는 지혜를 배우다"

 

 

유럽 생태복원 사례지 연수를 제안했던 나에게, 이번 9박 10일간의 연수는 향후 생태복원운동을 더욱 힘 있게 진행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당초 필자가 유럽생태복원 사례 연수를 제안한 배경에는 환경운동과 시민과의 결합을 염두한 것이 하나 있었다. 그동안 녹색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의 자연생태계 복원운동은 주로 시민들의 생태감수성과 높은 지적수준, 도덕성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았다. 비경제적인 예산낭비 등에 대한 주장도 있었으나, 실제적으로 국민과 주민들이 환경문제를 민생으로 인식하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이러한 환경운동의 한계와 주민과의 결합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하천과 하구역 등 국민들의 삶과 밀접히 연관된 지역에서의 운동이라는 사실에 천착하여 향후 국민 그리고 주민과 함께하는 환경운동의 준비과정이라 할 수 있었다.


더불어, 이번 연수를 제안한 두 번째 배경은 그동안 토건개발 중심의 경기활성화 정책들이 더 이상 민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민생을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이제 국민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으로 인한 재정적자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하천 생태계 파괴와 예산낭비, 평창동계 올림픽의 예산낭비 사례가 국민들이 토건개발사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토건개발에 대한 저항의식은 있지만 토건개발을 대체할 새로운 발전에 대한 비전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에, 민생과 연결된 생태복원 사례지의 소개를 통해, 파괴가 아닌 생산의 방향으로 국가의 정책이 전환하고 이러한 전환에 녹색연합이 기여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이번 연수를 제안하게 된 것이다.

 

이번 연수는 독일 뮌헨의 이자르(Isar)강 복원사업 - 슈투트가르트(Stuttgart)의 바람길과 녹지네트워크 -  브란덴부르크Brandenburg)의 하펠(Havel)강 재자연화 - 네덜란드 질란트(Zeeland)의 하굿둑 해수유통 사례를 중심으로 녹색연합 활동가 5명과 독일현지의 녹색연합 임성희 전문위원 등 6명이 함께 했다. 녹색연합 활동가들은 모두 하구 복원과 자연생태계 복원 활동을 열심히 하는 지역의 담당자이거나 해당 분야에 관심이 많은 활동가들이어서 여느 연수팀보다 열의 있게 참여했으며, 그만큼 얻은 성과도 많다고 할 수 있다. 

 

<이자르 강에서 휴식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이자르 강에서 휴식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 이자르 강에서 휴식을 즐기는 가족과 어린이들이자르 강에서 휴식을 즐기는 가족과 어린이들

번째 방문지였던 독일의 이자르강 복원사업에서는 ‘인간과 자연이 교감하고 공생하는 공간으로서의 하천복원’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이자르강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이라는 특징 때문에 생태경관복원과 더불어 시민들의 자연친화적인 친수활동이 가능하도록 하천을 복원했다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최근 한강수중보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태계도 개선하고, 시민들의 친수활동이 가능한 방향으로 한강의 구조를 변경하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슈투트가르트 녹지축 답사 / 중앙역 녹지를 훼손하는 슈투트가르트21(중앙역 개발) 반대하는 시민들슈투트가르트 녹지축 답사 / 중앙역 녹지를 훼손하는 슈투트가르트21(중앙역 개발) 반대하는 시민들

 

두 번째로 방문한 슈투트가르트 바람길과 녹지네트워크 조성 사례에서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시민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도시계획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사례였다. 슈투트가르트시는 도시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전단계인 과학적인 바람길 조사와 더불어 이를 실행하기 위한 광역도시계획은 물론 마을단위 도시계획까지 수립하고 있었다. 또한, 도시계획에 따라 장기적으로 녹지와 공원을 확충하고, 옥상녹화 등을 진행하는 행정의 모습은 우리가 꼭 배워야 할 선진행정이라 할 수 있다. 

 

하펠강 재자연화 사업 구간 / 하펠강 재자연화 사업 내용 안내판하펠강 재자연화 사업 구간 / 하펠강 재자연화 사업 내용 안내판

 

세 번째로 방문한 브란덴부르크의 하펠강 재자연화 사업은 우리에게 생태복원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함과 더불어 생태적인 홍수방어 대책의 사례를 보여주었다. 우리나라에서 홍수대책이라면 제방을 더욱 높고 튼튼하게 짓고, 필요에 따라서는 하천 생태계의 파괴를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독일 하펠강 복원 사례는 오히려 하천 생태계를 개선하고 범람원을 확충하여 하천과 습지 생태계를 건강하게 확대하는 홍수대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강물에게 더 많은 자유를 주는 방향으로 하천재자연화 사업을 실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하천과 습지의 생태계가 개선되고 홍수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2018년부터 부분해수유통을 계획하고 있는 하링블리츠 하굿둑 / 해수유통이 이뤄지고 있는 블라우어 댐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시민들>2018년부터 부분해수유통을 계획한 하링블리츠 하굿둑 / 해수유통이 이뤄지고 있는 블라우어 댐에서 낚시하는 시민들

 

네 번째로 방문한 네덜란드 질란트주의 하굿둑 복원 사업은 자연과 인간 간의 공존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었다. 당초 네덜란드는 1953년 대규모 하구역 홍수 피해로 방조제 건설 사업에 착수하였다. 1960년대부터 본격화된 하굿둑 조성사업은 1986년 수질오염사고와 하구호의 수질악화 등으로 근본적인 재검토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당초 계획했던 하구 담수화 계획을 철회하고 방조제를 건설하지만 대신에 상시적으로 배수갑문을 개방하여 해수유통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환한다. 이렇게 하여 2015년 현재, 4개의 하구역이 이미 개방되었고, 2018년까지 나머지 한 개의 하구역의 방조제를 개방하여 해수유통을 한다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의 경우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주요 4대강 하구역과 새만금호의 해수유통을 결정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에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나찌 시절 무기공장이었던 곳에 들어선 레벤스가르텐 생태영성공동체 마을-에너지 마을기업 / 구 미군기지를 생태주거단지로 조성한 샤른하우저의 주택가 모습>나찌 시절 무기공장이었던 곳에 생긴 레벤스가르텐 생태영성공동체 마을-에너지 마을기업 / 구 미군기지를 생태주거단지로 조성한 샤른하우저의 주택가 모습

  

 <구 동서독 시절 접경지역이었던 Grenzspuren 지역 방문 / 새만금간척사업 사례가 된 쥬더찌 간척사업 지구 방조제> 구 동서독 시절 접경지역이었던 Grenzspuren 지역 방문 / 새만금간척사업 사례가 된 쥬더찌 간척사업 지구 방조제

 

이외에도 당초 계획하지 않았지만, 연수 대상지를 이동하면서 중간중간에 레벤스가르텐 생태영성공동체마을(Lebensgarten)과 샤른하우저 생태주거단지 조성사업지(Scharnhauser Park), 구 동서독의 접경 지역인 Eichsfelder Grenzspuren 등도 방문하였다.

 

 <라인강 운하 지역-베른하르트 교수의 안내로 이페츠하임 보 현장 방문 / NABU에서 운영중인 하펠강 재자연화 안내 방문객 센터>라인강 운하 지역-베른하르트 교수의 안내로 이페츠하임 보 현장 방문 / NABU에서 운영중인 하펠강 재자연화 안내 방문객 센터

  

이번 독일과 네덜란드 생태복원 사례 연수를 통해, 우리나라와는 다른 기후와 자연환경, 경제와 문화 차이 등을 확연히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보다 100년 이상 앞선 산업혁명과 도시화, 이로 인한 환경문제의 발생을 유럽이 먼저 경험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환경보호와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선진사례라기보다는 인간의 과오로부터 발생한 문제를 반성하고, 역사와 자연의 교훈을 무시하지 않고, 비로소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회의 변화 과정을 지켜보는 듯했다.


우리보다 앞서서 환경문제와 변화를 겪고 있는 유럽의 사례를 보면서, 우리는 유럽 선진국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는 ‘타산지석’의 지혜를 배워야 할 것이다. 더불어, 유럽의 생태복원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에 적용 가능한 선진기술을 도입하는 역할을 녹색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가 담당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이번 독일과 네덜란드 생태복원사례 연수를 다녀온 녹색연합 활동가들의 몫일 것이다.  

 

이번 유럽 생태복원 사례 연수가 가능하게 해준 아름다운재단에 감사드리며, 현지에서 연수가 알차게 진행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안내해 준 녹색연합 임성희 전문위원에게 특별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네덜란드 델타사업과 해수유통에 대한 설명 중인 블라우어 박사 / 모든 답사를 마치고 기념사진-이스턴켈트 해수유통지역>네덜란드 델타사업과 해수유통에 대한 설명 중인 블라우어 박사 / 기념사진-이스턴켈트 해수유통지역

 

 

글 l 사진  한승우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 [1%기금] 더 보기



창+문 변화사업국 변화사업박정옥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작자 표시
수, 2016/03/02- 19:31
444
0

변화의 시나리오 여러 단위 사업들 중 거의 유일하게 활동가 개인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으로 2002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은 휴식 부문과 함께 해외연수 부문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 [해외연수] 부문에 총 8팀 22명의 활동가들이 선정되었고, 각자 활동하고 있는 이슈와 관련한 해외연수를 진행하였습니다.

 

나영님은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의 이은숙 님등과 함께 중국 방문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중국 페미니즘, LGBT/퀴어 운동 및 이와 연계된 사회운동 현황들을 직접 방문 및 인터뷰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이번 방문 연수를 통해 한국, 멕시코, 중국 활동가들이 2016년에 한국에 모여 Joint Feminism School과 국제 포럼을 진행하기로 했다는 사실입니다. 2016년에 진행될 국제포럼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구지역적 액티비즘을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하여!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페미니즘학교 활동가들은 2015년 아름다운재단의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으로 중국 방문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는 2009년 한국, 중국, 멕시코, 남아공의 활동가들이 모여 공동으로 설립한 단체입니다. 이 각 지역의 활동가들을 우리는 ‘지구지역적 액티비즘을 함께 만들어 갈 공동주체’로서 ‘GP(Glocal Point)'라고 부르며,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는 이 GP들의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행동과 연대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데요.


설립 당시 각 GP들은 ’페미니즘학교‘를 각 지역에 설립하고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기로 결의한 바 있습니다. 이후 한국 GP는 2010년 1기 페미니즘학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운영을 이어왔고, 중국 GP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페미니즘학교의 설립을 모색해 오다가 올해까지 3년째 7, 8월을 이용한 단기 페미니즘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는 일방향적 연대가 아니라 각 지역의 맥락과 상황을 서로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기반을 두어 공동의 활동을 만들어가는 활동을 지향하는 만큼, 현지에서 직접 맥락을 파악하고 활동가들을 만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이번 연수는 한국에서 연구 논문이나 뉴스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중국 페미니즘, LGBT/퀴어 운동 및 이와 연계된 사회운동 현황들을 파악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 현지의 구체적인 상황들을 파악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 

 

재충전 나영 

 

3개월 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5년 7월 31일부터 8월 10일까지 고정갑희 집행위원장과 나영 GP네트워크 팀장, 이은숙 페미니즘학교 팀장이 연수에 참여했습니다. 중국 GP에서 지난 6년 동안 함께 만나며 조직해 온 여러 활동가들과 페미니즘학교 수강생들, 그리고 2013년부터 진행된 베이징 페미니즘학교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꾸준히 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 여러 활동가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북경 세계여성회의 20주년’을 맞이해 그간의 중국 여성운동의 성과와 평가지점,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이틀간의 민간여성단체 포럼에도 참여하고 여러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여성운동 활동가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만난 활동가들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3.8 세계 여성의 날 연행되었던 활동가 왕만(王曼, Wang Man)과 韦婷婷(Li Tingting, Maizi Li), 페미니스트 연극 및 액션 그룹 ‘B Come’, 가사노동자 훈련 및 권리 교육 기관 ‘부평학교’, 성노동자단체 天津信愛文化传播中心, 비공식부문여성노동자단체 木兰花开, 퀴어영화 순회 상영 그룹 China Queer Independent movie Film (CQIF), 지금 중국에서 가장 뜨겁고 적극적인 페미니스트 액션을 벌이고 있는 Media Monitor for Women's Network, 그리고 활동가이자 연구자 蔡一平 Cai Yiping 등 여러 활동가, 단체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베이징에 도착해서 처음 이틀 동안은 베이징 페미니즘학교에서 진행할 강의와 워크숍, 인터뷰 사전 준비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8월 3일에는 본격적으로 베이징 페미니즘학교에 참여하기 위해 허베이 성으로 이동해서 참가한 활동가들을 만났습니다.


올해 3.8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페미니스트 활동가 다섯 명을 급습해서 구금했던 사건에서 짐작되듯이(이들 역시 2013, 2014년 중국 페미니즘학교의 수강생들이었습니다), 이번 베이징 페미니즘학교는 중국 정부의 감시와 탄압으로 인해 여러모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준비와 진행이 이루어졌는데요, 모집도 공개 모집을 하지 못하고 활동가 네트워크를 통해서만 모집을 했고, 장소 역시 베이징 외곽의 어느 산속 작은 숙소에 머물며 진행이 되었어요. 


하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23명이 지원하여 16명이 수료를 했습니다. 특히 기획팀이 준비한 강의 외에도 수강생들이 직접 강의와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선택하여 전체 프로그램을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한국 GP에서 참여한 고정갑희, 이은숙, 나영도 ‘페미니즘 경제’를 주제로 하여 각각 적녹보라 패러다임과 페미니즘 경제, 한국의 여/성-노동운동, 한국의 밀양 투쟁과 LGBT 운동에 대해 소개하고 이러한 내용들을 ‘페미니즘 경제’와 연결해보는 강의와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베이징으로 돌아와서 7일과 8일에는 ‘베이징 여성회의 20주년 포럼’에 참석하면서 여러 활동가들을 만나고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포럼 전날인 6일에는 포럼 사전행사로 중국의 미디어, 시각예술가이자 활동가인 Shi Tou 石头 감독과 Jing Zhao 赵静 감독이 함께 제작한 <우리가 여기 있다 我们在这里>를 상영했어요. 


이 영화는 1995년 베이징 세계 여성회의의 공식 행사에도, NGO 포럼에도 초청받지 못했던 활동가들이 NGO 포럼 장소 밖에 텐트를 차리고 행사 기간 내내 모이고, 퍼포먼스를 하면서 처음으로 조직되기 시작해서 이후 중국의 여러 레즈비언-페미니스트 단체들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입니다. 1시간가량의 짧은 다큐멘터리이지만 중국 레즈비언 운동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정말 재밌고, 인상적인 다큐멘터리였어요. 고맙게도 영화를 제작한 감독들이 수락해주어 12월에 진행한 방문 연수 보고회에서도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연이어 진행된 이틀간의 포럼에서는 베이징 여성회의 이후 20년 동안 중국의 여성운동 민간단체의 활동들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가정폭력, 성폭력 의제에서의 성과와 한계, 문화운동을 통한 다양한 페미니스트 그룹의 활동들, 여러 레즈비언 단체들과 LGBT 단체들의 활동, 비공식 부문 여성 노동자 단체, 시각장애인 레즈비언 단체와 청각장애인 여성 단체, 성노동자 단체, HIV/AIDS 감염인 여성들의 단체, 게이의 아내인 여성들의 단체 등 다양한 소수자 여성 단체들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새로운 출발과 도약을 위한 앞으로의 방향을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가 진행되었습니다.

  

 

사실 중화인민공화국 건설 이후 중국 여성들은 사회주의 해방 이념에 따라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주체로서의 위치를 가지게 되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미 ‘해방된 여성’이라는 이 명제로 인해 오히려 여성 자체의 젠더, 섹슈얼리티의 문제나 여성 농민, 노동자들이 지니는 문제의 특수성 등은 제대로 드러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개혁, 개방 정책이 시행되고 중국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95년에는 ‘제4차 세계여성회의’를 북경에서 개최하기도 하였으며, 이후 중국 내에서도 다양한 여성운동 의제가 제기되고 국제적인 활동도 활발해지게 되었습니다. 


올해 다섯 명의 페미니스트 활동가들이 구금되었던 사건은 현재 중국 여성운동 활동가들에 대한 정부의 감시와 탄압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줌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이들의 활동이 그만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다양한 직접행동과 퍼포먼스를 활발히 펼치고 있는 이들의 활동은 웨이보(중국 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중국에서 최초의 가정폭력금지법안을 이끌어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방문했던 중국 페미니즘학교와 베이징 세계여성회의 20주년 민간여성 포럼, 인터뷰한 단체와 활동가들은 현재 중국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와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반 가정폭력/성폭력, 교육과 고용에서의 성차별, 성교육, 성노동자 권리, 환경, 농민공(농촌 출신의 하층 도시 노동자), HIV/AIDS, 시민권, 장애, 성소수자, 가족주의 등 다양한 의제들을 교차시키며 중국의 페미니즘과 여성/사회운동을 변화시켜가고 있습니다. 


특히, 2008년 이후 부상하고 있는 레즈비언 그룹과 페미니즘 단체가 가정폭력/성폭력 문제에 함께 연대하고 있는 흐름, 여성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오히려 여성들의 교육과 고용에 제한을 두고 있는 차별적 법률, 중국의 한 자녀 정책과 비혼 여성, 성소수자의 가족 구성권 연계, 에이즈 감염인과 여성운동, 성소수자 운동이 연대하는 흐름, 개혁/개방 이후의 경제적 변화 속에서 열악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여성 농민공과 비공식 부문 여성노동자, 성노동자 권리에 대한 고민 등을 주목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는 2016년에 한국, 중국, 멕시코 활동가들의 Joint Feminism School과 국제 포럼을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방문 연수에 이어 이 행사를 다시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더 많은 활동가들이 이 결과를 나누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 중국 방문 연수 자료집에는 중국 페미니즘학교와 베이징 +20 민간여성포럼에서 발표된 여러 단체들의 발표자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활동가들이 만난 단체, 활동가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자료집이 궁금하신 분들은 02-593-5910 으로 전화주시거나 [email protected] 으로 문의해 주세요)

 

 

글ㅣ사진  나영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 [1%기금] 더 보기



창+문 변화사업국 변화사업박정옥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작자 표시
월, 2016/02/29- 19:08
491
0

변화의 시나리오 여러 단위 사업들 중 거의 유일하게 활동가 개인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으로 2002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은 휴식 부문과 함께 해외연수 부문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 [해외연수] 부문에 총 8팀 22명의 활동가들이 선정되었고, 각자 활동하고 있는 이슈와 관련한 해외연수를 진행하였습니다.

 

김경철님은 한국습지NGO네트워크와 함께 2015년 6월 1일~9일 동안 남미 우르콰이 푼타델에스터에서 열린 제 12차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에 다녀왔습니다. 습지보전 등과 관련된 토론에도 참여하고 부스, 사이드 이벤트 등을 통해 한국의 습지 상황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각국의 습지보전 정책과 노력들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고 하네요.

 

 

제 12차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 참여기  

 

 

람사르 총회는 3년마다 대륙을 돌아가며 개최되는, 습지와 그곳에 서식하는 새들을 보전하기 위한 국제 협약 당사국 총회이다. 제 11차 총회는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에서 개최되었고, 이번 12차 총회는 남미 우루과이 푼타델에스테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총회는 ‘미래를 위한 습지’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또한 2016~2020년 전략계획을 마련하는 회의이기도 했다. 기후변화 등으로 불확실한 지구의 미래를 위해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주제로 다양한 사이드 이벤트가 개최되었고, 특히 NGO 그룹은 총회 기간 동안 총회 결의안과 관련된 내용을 검토하고, 2016~2020 전략계획에 NGO의 역할을 명시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총회 기간 동안 매일 아침 한국의 습지보전 실태를 알리는 캠페인도 진행하였다. 지류지천 사업으로 또다시 위기에 처한 하천, 그리고 제주강정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연안습지의 파괴, 람사르 습지인 송도갯벌 보전을 위한 캠페인 활동과 팸플릿 배포를 진행하였다. 

 

홍보 팸플릿

 

많은 당사국 참가자들이 호응해 주었고 일부 국가 참가자들은 직접 현수막을 들고 지지를 표명해 주기도 했다.  

 

SAVE our sea 라고 적혀있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한국 정부는 튀니지 정부와 함께 ‘람사르 마을’ 지정과 관련한 결의안을 제출하였다. 람사르 습지 인근 도시의 적극적인 습지보전과 인식 증진 사업의 진행을 위해 제출된 결의안이었다. 그러나 이 결의안은 한 국가에 하나의 람사르 마을 지정을 권고하고 있었으며 람사르 등록 습지에 한해 지정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러한 초안이 통과되게 되면 일반 습지에 대한 불평등을 초래하는 등 문제가 있어 ‘람사르 마을’ 지정 관련하여 사이드 이벤트 행사장에서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였다. 결국 최종 결의안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여 통과되었다.

 

이번 총회에 참석하기 전에 한국의 국가 보고서와 관련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협약 사무국에 국가 보고서에 당사국의 정확한 정보를 담아줄 것을 요청하는 서신을 발송하였다. 총회장에서 아시아 자문관인 류 영 자문관이 이와 관련한 미팅을 요청해 왔으며 류영 자문관은 향후 국가 보고서 작성 등에 NGO 그룹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약속하였다.

 

총회를 마치고 총회 공식투어에 참여할 기회를 가질수 있었다. 우루과이 연안 국립공원을 둘러볼 수 있었다. 조금은 허술해 보여도 자연과 조화를 이룬 여러 모습들과 관광자원화를 보며 우리나라와 대비되는 모습들을 만날 수 있었다. 보호해야 할 곳은 철저히 보호하는 정책, 그리고 지역민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총회 참여 후 브라질의 생태도시라 불리는 쿠리치바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책으로도 소개된 도시인 쿠리치바. 도시의 첫인상은 숲인 듯하다. 걸어서 5분 이내에 숲이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그래서인지 걸어 다니기에 쾌적한 도시이다. 도심 외곽에 조성된 공원도 대부분 숲 위주로 되어있다.

  

 

도심과 외곽을 이어주는 대중교통 역시 잘 발달되어 있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이러한 시스템과 숲의 역할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머무르는 내내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도시였다. 왠지 하는 일이 없어도 바쁘게 느껴지는 도시가 있는 반면 쿠리치바는 일이 있어도 여유로움을 가질수 있는 도시였다. 생태도시에 걸맞게 외곽에 조성된 엄청난 규모의 하수처리를 위한 습지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차츰 이러한 습지 조성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으나 국토 면적이 협소하고 산이 많은 지형에서 이런 대규모 하수처리를 위한 습지조성은 힘들 듯하다. 그러나 지류, 지천에 소규모 습지를 다수 조성함으로써 일정 부분 수질 개선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람사르 총회 참석과 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준 아름다운재단에 감사를 드리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지원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나라 습지보전 활동에 더욱 기여하는 노력으로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에 보답하고 싶다.

 

 

글ㅣ사진  김경철 (습지와새들의친구)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 [1%기금] 더 보기



창+문 변화사업국 변화사업박정옥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작자 표시
목, 2016/02/25- 14:06
47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