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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변시 이야기] 전쟁 수혜활동에 대한 저항_전쟁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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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변시 이야기] 전쟁 수혜활동에 대한 저항_전쟁없는세상

익명 (미확인) | 목, 2016/04/14- 13:56

 

2015년을 가득 채운 변화의 시나리오. 그 시나리오들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을까요?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 그 결과들을 공유합니다. 미미하지만 꾸준히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나갈 작은 움직임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합니다.

 

전쟁없는세상프로젝트 B 지원사업으로 2015년 무기박람회 반대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캠페인은 2년에 한 번 서울에서 열리는 ADEX 및 다른 모든 무기박람회에 저항하는 것을 통해 무기거래의 문제점을 드러내고자 하는 캠페인입니다. 2015년에는 무기 산업과 무기 산업에 저항하는 사회 운동에 대한 국제세미나를 진행하고, 2015 ADEX에서 전쟁수혜자들을 폭로하고 무기 거래를 중단시키기 위한 직접행동을 진행하였고 이를 통해 많은 활동가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전쟁수혜자자활동에 관한 국제세미나 참가자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전쟁 수혜활동에 대한 저항

  

사실 세미나의 내용과 성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참여한 것이 아니었다. 영어 까막눈인 내가 일정표를 영어로 받았기 때문이다. 강정마을의 주간 지킴이회의 때 친구로부터 내용을 공유 받을 때도 아덱스라는 단어가 많이 나왔지 전쟁수혜활동이라는 표현은 없었다! 일단 믿고 참여하는 전쟁없는세상의 프로그램이니까 재미는 있겠지!! 하며 참여를 고민했을 뿐...


이 국제 세미나 일정에 참여하기 전에 강정마을을 방문했던 팔레스타인 청년활동가 카람과 직접행동에 대한 워크숍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만 제대로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다. 그나마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채 참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대책없음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간만에 육지로 나온 것이라 느긋하게 움직이려고 일찍 도착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영어로 진행되어 알아듣지도 못하는 주최 측 내부회의에 들어가 알아듣는 척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을 시작으로 그렇게 전체 일정에 빠져들었다. 다양한 국적의 평화활동가들에게 강정의 친구들과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져 말은 안통했지만 친근함을 느꼈다. 어찌나 눈빛들이 상냥한지. 전날 저녁 한글로 된 자료집을 받고 눈이 번쩍 뜨였는데 세미나의 모든 주제가 놓칠 수 없는 주제들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진행하기로 한 워크샵 준비도 안 했는데 세미나를 빠질 수 없게 된 위급한 상황이 되었다.

 

해군기지 완공을 코앞에 둔 강정마을에서 ‘군사화’라는 화두는 매우 중요한 문제지만 군사화에 대한 경험이 없던 내겐 막연한 문제였다. 사실 현재에도 그렇다. 전쟁 수혜자 혹은 수혜 활동이라는 표현은 아직 낯설다. 하지만 전쟁이 정권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경우도 있고 무기를 제작하고 판매/수출하면서 이윤를 축적하는 때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안다. 전쟁 수혜라는 단어는 저항활동의 대상과 목적을 분명히 알게끔 해주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좋아져서 대부분은 이미 인터넷상으로 약간씩 접한 내용이었지만 세부 분야의 활동을 주체에게서 직접 들으니 더 생생하고 가깝게 다가왔다.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나라들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의 원인이 같다니 그 어마어마한 규모에 막막함이 더해지는 듯 하고 세계 각지에서 같은 맥락으로 함께 저항하고 있구나 싶어 힘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전쟁없는세상조르디 까르보 루팡게스 / 델라스 평화연구소

 

스페인, 델라스평화연구소의 조르디의 발표로 ‘전쟁수혜활동’의 정의를 뚜렷하게 처음 받아들이게 되었다.


“전쟁수혜활동은 개인적 부의 축적과 방위산업의 경제적 이익 극대화를 엄격하게 추구하는 태도를 낳고, ‘신자유주의적 군사주의’를 형성한다.”, “경제적 이윤은 전쟁 일부이며, 전쟁은 또한 이윤을 위해 수행된다.”


이 군사경제사이클은 민간부분의 지원 없이 국방차원의 지원만으로 유지될 수 없다. 또 민간무기업체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생산과 거래, 그리고 사용. 이 모든 단계와 경로에서 주체가 누구인지, 투입된 자본이 민간인지 공공재원인지를 꼼꼼하게 분석해야 할 정도로 정교하게 얽혀져 있다. 각 단계와 경로를 추적하는 정보력에 왠지 모를 신뢰감이 상승했다.

 

베네수엘라, 평화연구소의 렉시스의 ‘군사화와 채굴산업의 관계’에 대한 발표도 매우 흥미로웠다. 이 시간에서는 ‘환경의 군사화’라는 표현이 신선하면서도 확 와 닿았다.


“사회의 군사화 없이 진행되는 채굴주의란 있을 수 없다. 군사화가 그러한 경향 일부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노천채굴이든 대규모 광산개발이든 언제나 군사화를 동반한다. 도시에 사는 이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겠지만 조금만 가까이 다가가면 환경의 군사화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군사화’를 단지 어떤 국가에서 군대의 구성원을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만이 아니라 군대의 가치관이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강정처럼 군대가 전면으로 드러나 명백하게 군사화에 저항하는 것을 넘어서 대규모 광산개발 사업을 반대하는 시위 등을 ‘환경의 군사화’에 저항하는 활동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강정의 해군기지 공사와 제주도의 제한 없는 개발공사로 인해 골재를 채취하기 위해서 곶자왈 등 보전해야 할 자연이 파괴되는 현상도 ‘환경의 군사화’로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해군기지’ 공사로 많은 자재가 동나고 있는 상황이니 제주의 자연이 파괴되는 명백한 원인으로 제주환경에 ‘군사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 된다. 라틴아메리카의 반군사주의자에게 주어진 다양한 과제들은 강정의 과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헤게모니적 발전모델로 자리잡은 채굴주의와 국가기구/지역의 군사화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고리를 지속적으로 파헤치고 가시화하는 것”, 사회적으로는 물론 활동가들에게도 분명히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현실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또, “‘좌파’와 ‘우파’간 이념논쟁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접근법과 분석을 제시하는 것” 일치율이 높아서 소름 돋았다.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전쟁없는세상타라 타바시 / 전쟁저항자연맹(WRL)

  

뉴욕, WRL 활동가 타라의 세미나 주제는 ‘경찰의 군대화’에 대한 것이었다. 시민을 대하는 경찰의 군대화는 시민을 적으로 대하고 탄압하는 역할을 한다. 내부의 적과 외부의 적이라는 경계가 흐려지는 것이다. 강정에서도 거의 매일 보게 되는 경찰들이 떠올라 확 관심이 갔지만 미국의 경찰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군사화된 편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너무 안일한 생각 같기도 한데 강정에서 경찰로부터 겪게 된 폭력은 너무 일상적이라 객관적으로 볼 수 없으므로 어쩔 수 없다. ‘어반실드’라는 세계 최대의 경찰특공대 훈련 및 전쟁무기 박람회가 2007년부터 개최되고 있고 올해부터 한국도 참여했다는 설명을 들었다.


“어반실드는 ‘인구밀도와 위험도가 모두 높은 도시지역’을 위한 ‘긴급상황 대비훈련’이라고 홍보하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긴급상황과 자연재해에 대한 두려움을 공략한다. 하지만 어반실드는 미 국토안보부의 후원으로 개최되기 때문에 훈련 시나리오, 워크숍의 주제, 박람회에 나오는 업체의 제품은 모두 ‘테러 위협과의 연관성’이 있어야만 한다. 간단히 말해 어반실드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와 신체적/정신적 응급상황에 대한 유일한 대책으로 군사주의를 홍보하는 국제 대테러 행사다.”


어반실드저지연대는 흑인 및 중남미계 지역사회의 군사화에 저항하기 위해 다양한 집단이 풀뿌리 차원에서 힘을 모은 특별한 사례라고 한다.


“경찰폭력과 군사화로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이들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지만, 지역사회 조직과 전국조직이 모두 참여해 다양한 인종, 종교, 정치성향, 사회적 배경을 가진 구성원을 포괄한다. 연대의 목표는 ‘경찰의 군대화를 저지하고 우리 지역사회를 세계적 탄압 전술의 시험장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폭력을 줄이고, 지역사회의 자기결정권을 확보하며, 지역사회 차원에서 국가폭력과 탄압에 맞서 지속해서 싸우는 것’이다.”


2014년 이 어반실드저지연대는 오클랜드 시장으로부터 더는 어반실드를 개최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표를 얻어냈지만 얼마 후 근교로 장소를 살짝 옮겨 계속 개최되었다. 올해 어반실드저지연대는 ‘미국의 시정부와 카운티정부가 특정 인종에 대한 탄압과 폭력에 협력하는 행위에 책임을 묻는다’는 목표에 따라 옮겨진 장소인 베이에어리어 주민 조직화에 나섰으며 옮겨진 장소에서의 어반실드 개최 전면 거부를 촉구했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올해 초 강정의 군관사 저지 투쟁 즈음에 제주도정이 강정 말고 다른 마을에서 대체부지를 해군에게 제안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때 강정마을반대대책위원장과 활동가들도 순간 고민에 빠졌던 것이 아무리 해당 토지의 소유자가 기꺼이 제공 의사를 밝혔다고 해도 강정마을에서 옳다구나 거기다 지어라~하는 것이 옳은 입장인가? 하는 것이었다. 강정의 활동가들은 강정 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체가 비무장평화의 섬이 되길 바라고 있고 더 나아가 오키나와, 제주도, 대만을 잇는 섬들의 연대 활동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 고민이 더 깊어질 기회는 없었다. 해군이 제주도정의 제안을 가뿐히 무시하고 강정에 짓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완공을 앞둔 해군기지로 인해 강정마을의 군사화는 물론 제주의 군사화도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아~ 진짜 너무 무섭다. 강정에서도 이 급격하고 큰 군사화의 흐름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더 조직적인 저항 활동과 더 넓은 연대와 적극적인 실천들이 절실하다. 하지만 그동안의 평화활동을 그냥 열정적인 취미활동으로서 해왔기 때문에, 또 활동가보다는 베짱이/노는 사람의 성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나 스스로 그 필요를 채우기 위해 유효한 기여를 하지 못할 것 같다는 고민이 있다.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전쟁없는세상소그룹 토의 결과를 발표하는 복희님

그래도 세계 각국의 선량하고 사랑스러운 평화활동가들을 만난 일은 나에게 강정에 찾아오는 국제활동가들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의 강한 자극을 주었다. 또, 이 국제세미나를 꾸리고 진행해 온 주최 측의 노력과 노련함에도 감탄하게 되었다. 사실 강정의 활동가들은 어떤 단체에 소속되지 않아 활동만 전적으로 하기도 어렵고 전문적(?)인 저항활동으로 성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자부심인 강정 사람들은 충분히 준비되어 있고 다들 훌륭한 능력으로 필요한 것을 실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또한 국내는 물론 외국의 많은 활동가와 시민들의 큰 지지와 실천, 지원도 있다. 뭐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잘 해나가지 않을까 무턱대고 긍정부터 해본다.

 

뭔가 급히 마무리가 되는 분위기인데 사실 위에 언급된 발표들 이외에도 필리핀의 ‘젠더를 기반으로 한 폭력 방지 운동 - 이 운동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주제, ‘식민주의와 개발침략에 맞선 웨스트파푸아의 저항’, 영국의 ‘무기거래와 부패’, 그리고 한국의 ‘동북아시아의 지정학과 군비경쟁 - 제주해군기지를 중심으로’가 있었다.


여성플라자에서 먹고 자며 반 감금상태로 전 일정을 참여했던 것이 아마도 관심 있는 주제만을 선별해서 몇 개만 듣는 것보다 더 적절했던 것 같다. 모든 주제가 강정의 활동에 큰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 기억이 점점 가물가물해지고 있지만 자료집이 있으니까. 참, 그리고 영어를 못하는 것이 이렇게 답답하고 서러웠던 적이 없었다. 쉬는 시간 틈틈이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세미나 일정뿐만 아니라 이어지는 직접행동에 참여했던 경험은 변해가는 강정의 상황 속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던 고민을 하고 있던 중에 개인적으로 적절한 전환의 계기가 되어 주었다.

  


글 l 사진  복희(강정지킴이, 전쟁없는세상)

 

 

전쟁없는세상은 평화주의/반군사주의자들의 네트워크로 2003년 구성되어 전쟁에 저항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전쟁없는세상은 어떠한 전쟁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전쟁은 인간성을 파괴하는 범죄일 뿐이며, 전쟁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더 많은 문제들을 발생시킵니다. 전쟁은 우연히 일어나지 않습니다. 전쟁이 일상적인 차별과 착취의 결과물이듯 평화 역시 일상적인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우리는 전쟁 혹은 전쟁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을 우리 일상에서, 그리고 사회 구조에서 제거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전쟁없는 세상 홈페이지 둘러보기]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 [1%기금] 더 보기



창+문 변화사업국 변화사업박정옥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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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ADEX 무기박림회 대응행동 참가자 모집

2015 ADEX 무기박람회 대응행동에 함께 해요!

 

2015년 10월 20일부터 25일까지 성남 서울공항에서 <2015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 Seoul ADEX>가 진행됩니다. 무기박람회가 사실은 살상무기를 사고팔기 위한 죽음의 시장임을 알리고, 이에 대한 저항의 목소리를 드러내기 위해 일주일동안 다양한 행동을 해보려고 합니다.


무기는 실제로 사람을 죽이는 데 사용되고, 무기를 통해 이익을 얻는 사람들은 전쟁과 분쟁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화려함으로 포장한 채 죽음을 사고파는 무기박람회의 진실을 드러내고, 죽음을 거래하는 무기상인들의 잔치에 대항하는 행동을 함께할 사람을 모집합니다.

 

2015 방위산업전시회 SEOUL ADEX
죽음의 시장, 아덱스: 전쟁장사를 멈춰라


- 일시 : 2015년 10월 19~25일 (10/19 환영리셉션, 10/20~23 비지니스데이, 10/24~25 퍼블릭데이)
- 장소 : 성남 서울공항

- 대응행동 첫 모임 : 9/17(목) 19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 참가 신청 >> 클릭

 

 

화, 2015/09/0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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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수출 세계 7위'? 피 묻은 지폐 뿌린 이유

군사적 긴장 먹고 성장하는 무기 산업, 환영해선 안 된다

수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SEOUL ADEX>가 서울공항에서 개막했다. "현존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 "하늘의 지배자", F-22의 국내 첫 공개 비행 소식에 언론이 떠들썩하다. "10대 명품무기", "차세대 첨단 무기, 서울공항에 총 집결" 등 각종 현란한 수식어가 온종일 쏟아졌다.

 

ADEX에는 미국이 한반도 배치를 지속해서 거론하는 사드(THAAD)의 미사일 모형, 한국군이 7조라는 막대한 세금을 쏟아 부어 40대를 모셔오는 차기 전투기 F-35 모형도 전시되어 있다. 그 돈을 쏟아 붓고도 KF-X 개발을 위한 전투기 핵심기술 이전은 록히드 마틴과 미국 정부의 거부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ADEX 공동운영본부가 참석 예정이라고 밝힌 전 세계 45개국 85명의 국방장관과 국방전문가 중에는 안보법제 통과, 무기수출금지원칙 해제로 다시 군사 대국화를 꿈꾸고 있는 일본의 나카타니 겐 방위상도 속해 있었다.

 

이 트러블메이커들이 모두 모이는 ADEX는 한국 최대 규모,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무기전시회다. 한 마디로 무기를 사고팔고, 무기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행사다. 세계 무기수출액 10위권 업체들을 비롯해 총 32개국 386개 업체가 참가하고, 비즈니스 미팅과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며, 수많은 관람객이 찾는다.

 

하지만 그 무기가 실제 사용되는 곳의 풍경과 무기로 인해 죽고 다치는 이들의 고통은 ADEX에선 찾아볼 수 없다. 전시된 무기들이 오로지 살상과 파괴 만을 목적으로 생산된 상품이라는 점, ADEX는 결국 이 무기들이 얼마나 더 빨리, 더 많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지 홍보하는 끔찍한 전시회라는 점은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 방위산업전시회의 진짜 이름은 '살인 무기 전시회'다.

 


2015. 10. 19. ADEX 웰컴 리셉션 대응행동 ⓒADEX저항행동    
 

 

'방위산업'이라는 기만적인 용어

 

'방위산업'이라는 기만적인 용어는 마치 판매되는 무기가 누군가를 '지켜주는 데' 사용될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실상은 이와 크게 다르다. 매년 55만 명이 무력분쟁, 무장폭력 등 무기 사용으로 인해 사망한다. 2014년 전 세계 강제이주민 5950만 명 중 대다수는 전쟁과 분쟁으로 인한 난민과 국내 실향민이다. 지금 이 순간 가장 많은 난민이 발생하는 국가는 모두 분쟁 지역인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라는 점은 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얼마 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을 폭격하여 의료진과 환자 22명이 죽었던 충격적인 사건을 기억해보자.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군은 이 폭격은 "실수였다"고 말했다. 애초에 민간인과 공격 목표를 완벽하게 구별한다는 게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은 군이 더 잘 안다. 그래서 실수라는 말은 기만적이다.

 

병원을 폭격한 AC-130은 미군이 중동에서 많이 쓰는 공격기로, 지난 2002년 아프가니스탄에서 결혼식장을 폭격했던 것도 이 기종이었다. 말 그대로 상습범이다. 헤라클레스 '수송기'를 공격이 가능하게 개조한 것이라 폭탄을 엄청나게 많이 싣고 낮게 날면서 끊임없이 퍼부을 수 있다. 그래서 '죽음의 천사' 따위의 수식어로 칭송받는다.

 

민간인과 공격목표를 가리지 않는 이 '죽음의 천사'는 전 세계 무기판매액 1위를 기록한 회사 록히드 마틴과 2위 보잉의 합작품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게 무기를 팔아 돈을 버는 사람 따로, 본토에 앉아 작전을 지시하는 사람 따로,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지만 죽는 사람은 따로 있다. 여기서 모든 비극이 발생한다.

 

 

전쟁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ADEX 웰컴 리셉션 대응행동
2015. 10. 19. ADEX 웰컴 리셉션 대응행동 ⓒADEX저항행동  

 

우리는 이 비극의 원흉을 만나러 ADEX 웰컴 리셉션이 열리는 JW 메리어트 호텔로 갔다. 환영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방문하는 각국 정부 대표단과 무기업체 관계자들을 '환영'해주기 위해 영국·독일·미국·네덜란드·웨스트파푸아·스페인·바레인·터키·남수단·스웨덴·이스라엘·네팔·인도 그리고 한국까지 총 다섯 개의 대륙에서 온 평화활동가들이 모였다. 우리는 호텔로 들어가는 진입로 바로 앞, 아주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전쟁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죽음의 상인은 돌아가라', 'Shame on you(부끄러운 줄 알라)' 등 다양한 구호가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흔들었다. 호루라기를 불며 노래하고, 만찬 참석자의 차량이 들어갈 때마다 차를 향해 마음껏 야유의 손가락질을 해댔다. 무기업체 관계자들을 가득 태우고 들어가는 버스와 VIP가 탑승한 차들은 우리를 보느라고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 

 

미리 호텔에 들어가 있던 활동가들은 웰컴 리셉션 시작 바로 직전 만찬 참석자들을 향해 현수막을 펼쳤고, 현수막이 빼앗긴 뒤에는 있는 힘껏 "무기 거래를 멈춰라(Stop Arms Trade)!" "무기전시회 중단하라!"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 만찬장 앞에 모인 수많은 관계자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쫓겨나오면서는 미리 준비했던 '피 묻은 달러'를 리셉션장을 향해 뿌렸다. 피 묻은 돈이야말로 이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드러내는 신랄한 은유였다.

 

ADEX 웰컴 리셉션 대응행동
2015. 10. 19. ADEX 웰컴 리셉션 대응행동 ⓒADEX저항행동  

 

피 묻은 돈을 줍고 있는 ADEX 관계자
2015. 10. 19. 피 묻은 돈을 줍고 있는 ADEX 관계자 ⓒADEX저항행동

 

방위산업은 전쟁과 폭력, 군사적 긴장을 먹고 성장한다. 그들은 세계 각국이 앞다투어 무기 개발·생산·구매에 세금을 쏟아 붓는 군비 경쟁의 악순환을 원한다. 그렇게 전쟁과 안보 불안을 장사의 기회로 여기는 산업 분야가 존재하는 한, 아마 전쟁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참석자들이 이 사실을 잠시라도 인지하고, 웃으며 만찬을 즐길 수만은 없게 되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날 우리의 행동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거대한 규모의 무기전시회에 맞서, 이 메시지를 그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는 쉽게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왜 우리가 무기를 팔아 돈을 버는 국가가 되어야 하는가

 

한국은 방위산업을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누누이 강조하는 국가다. 이명박 정부는 (방산비리가 폭주하는 현재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2020년까지 무기 수출 세계 7위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해왔고, 박근혜 정부는 "방위산업을 창조경제의 핵심 분야로 키우겠다"고 장담했다. 한국은 이미 군사비 지출 세계 10위, 무기 수입 세계 9위라는 기록을 가진 전쟁 장사의 우수고객이다. 거기에 더해 왜 우리가 무기 수출 세계 7위 국가까지 되어야 하는가?

 

한국의 무기 수출 대상국에는 분쟁이나 인권 탄압이 빈번히 일어나는 지역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10월 17일에 열린 국제 세미나 <누가 전쟁으로 돈을 버는가?>에서 <어둠의 세계 : 세계 무기거래의 내막>의 저자 앤드류 파인스타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 몇 년간 한국의 방위산업은 국내시장보다 해외 수출, 특히 아시아로 눈을 돌렸습니다. 미국과의 기술협력을 바탕으로 촉진된 무기수출 확대는 아시아의 불안정성 심화와 군사주의적 사고의 고착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한국이 무기를 수출한 나라를 몇 개만 언급하자면, 분쟁으로 몸살을 앓는 이라크, 불안정한 인도네시아, 무장갈등이 끊이지 않는 터키, 인권침해로 잘 알려진 아제르바이잔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누군가의 생생한 고통을 담보로 벌어들인 외화를 더는 환영해서는 안 된다.

 

 

모든 무기전시회가 사라지는 날까지

 

ADEX 웰컴 리셉션 대응행동
2015. 10. 19. ADEX 웰컴 리셉션 대응행동 ⓒADEX저항행동      

 

웰컴 리셉션이 열리는 날, 우리는 이러한 성명을 발표했다.

 

"모두가 첨단무기의 성능에 환호하는 지금, 우리는 그 무기가 실제로 사용되는 곳의 비인도적인 풍경에 주목하며 한국 최대 규모의 무기전시회를 멈출 것을 요구한다. (...) 우리는 화려한 에어쇼와 첨단무기, 어린이를 포함한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전투 시뮬레이션 등 각종 체험행사로 축제처럼 열리는 오늘의 방위산업전시회를 '전쟁 장사'를 위한 '죽음의 시장'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행동할 것이다." 

 

우리의 행동은 ADEX가 막을 내리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2015년 ADEX가 끝나더라도, 다른 국가의 무기전시회장 앞에는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무기 상인들을 '환영'하기 위한 이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마 그들은 "전쟁은 여기서 시작한다, 여기서 멈추자(War Starts Here, Let's Stop It Here)!"라는 동일한 내용의 현수막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무기 거래가 국경을 넘듯이, 전 세계에서 무기 거래 중단을 외치는 우리도 국경을 넘어 연대할 것이다.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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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5/10/2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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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나리오 여러 단위 사업들 중 거의 유일하게 활동가 개인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으로 2002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2015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은 휴식 부문과 함께 해외연수 부문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 [해외연수] 부문에 총 8팀 22명의 활동가들이 선정되었고, 각자 활동하고 있는 이슈와 관련한 해외연수를 진행하였습니다.

 

최강민 님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가인 김수원 님과 함께 일본 고베에서 열린 피플퍼스트 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21년째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모이는 행사에 참여하면서 일본의 당사자들을 만나 발달장애인들의 잠재된 힘과 자립생활의 의의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한국 피플퍼스트 대회도 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최강민, 김수원 님의 후기를 따로 싣습니다.

 

 

사람이 먼저(People First!) - 발달장애인 권익 옹호와 자립을 위한 첫 걸음 1

 

 

우리나라에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이념이 전파된 지도 15년 정도가 되었다. 원래 장애인 자립생활의 이념은 전 장애 영역을 포괄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역사도 짧고 예산과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관련 논의가 신체장애인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러한 경향에 한계를 느낀 장애인 자립생활계에서는 발달장애인자립생활지원 정책과 사업에 대한 다양한 모색을 시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은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을 지원·조직했다. 또한 2014년 5월 발달장애인지원법 제정에 따라 발달장애인 자립생활과 당사자 활동(자조단체의 결성 및 지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 3~4년 동안 자립생활센터, 복지관, 부모조직 등에서 지원하는 자조모임이 당사자 대회로 확대되었으며 발달장애인의 권리주장과 활동도 왕성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발달장애인 권리 운동과 자조모임 활성화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사)장애인지역공동체가 주관하는 2014년 일본 피플퍼스트 전국대회(오키나와)에 참가하고 그해 12월 연수보고회와 힘께 발달장애인지원전략에 관한 토론회를 진행하였다.

 

이어서 한자협은 소속 센터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2015년 일본 피플퍼스트 전국대회(고베) 참가연수를 기획하였고.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발달장애인 권리운동과 자조모임을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연수를 하게 되었다. 대회는 1박 2일로 진행되는 일정이지만 협의회에서 기획한 연수는 3박 4일로 대회 다음날 관광까지를 포함해서 기획되었다.

 

한국에서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관계로 새벽 6시 반에 공항 프런트에 도착해야 하는데, 교통편이 없어 인천공항 근처 모텔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밖에 없었다. 앞에 얘기한 사전지식이 있었고 앞서 2014년 오키나와 대회에 갔다왔던 사람들의 얘기도 들었지만 이 대회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증을 가지고 사람들과 얘기 나누며 하룻밤을 묵었다.

 

다음날 출국수속을 하고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공항부두에서 고베 부두로 가는 페리호를 타고 고베항으로 이동하였다. 특이한 것은 전동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는 배였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배를 타려면 차량이 주차하는 곳에 휠체어가 탑승할 수밖에 없는데 일본 배는 그리 크지 않은데도 여러 명이 한꺼번에 전동휠체어를 타고 객실로 탑승할 수 있는 구조였다. 한국의 장애인 이동권이 얼마나 열악한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재충전 최강민 

 

10월 31일(토) 대회 첫째날. 지하철 역사에서 지하철로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므로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단체로 대회장으로 이동했다. 비장애인들은 1시간이면 도착할 거리지만 휠체어 장애인이 많아서 두시간 반 이상이 걸려서야 대회장에 도착하였다.

 

오후 1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대회가 시작되었다. 먼저 전 일본에서 모인 분들이 지역별로 입장행진을 했고 그때마다 열렬한 박수가 터져나왔다. 올해는 예년보다 많은 수의 참가자들이 모였고 한국 또한 1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하였다.

 

첫 번째 전체회의 ‘대지진을 잊지마’에서는 1995년 한신대지진과 2011년에 일어났던 동일본대지진을 경험한 당사자들의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개인적으로 2008년 일본 지인의 초대로 고베에 일주일 정도 머문 적이 있는데, 고베에서 일어났던 한신대지진의 잔해들을 볼 수 있었다. 십몇년이 지났지만 대지진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올해는 한신대지진 20년이 되는 해이고 2011년 일본 최악의 지진으로 기록되는 동일본대지진의 참상도 들을 수 있었다. 고베 지역의 경우 복구는 되었어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아직도 잊히지 않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었고, 동일본대지진의 경우 아직도 접근도 금지되는 지역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원전피해가 뉴스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두 번째 전체회의 ‘학대를 없애자’에서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자신의 학교나 시설에서 학대받았던 경험을 공유하고 학대를 없애야 한다는 얘기들을 하였다. 이 주제는 많은 부분 현재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라 어렵지 않게 공감이 되었다.

 

세 번째 주제는 한국에서 온 우리들을 소개하였고 한국 지적 장애, 자폐성 장애 당사자들의 발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양의무제, 장애등급제 폐지 운동을 소개하였고 일본 장애인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다. 

 

마지막은 ‘하자’로 번역되었지만 하자가 일본어로는 ‘다’로 발음되는 말이었다. 대회에 참석한 당사자들이 발언권을 얻어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자, 시설을 없애자, 결혼하고 싶다 등 자기가 외치고 싶은 말을 주장하는 자리였고 그 열기는 참가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

 

전체회의를 참가하면서 느꼈던 점은, 사회통념적으로 비장애인 시각에서 보자면 매우 지루했던 전체회의가 아닐까 생각된다. 토론회 내용의 깊이가 없었고 진행도 지루했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회의였다. 하지만 장애인 자립생활의 시각에서 보자면 가장 의미 있었던 토론회였다고 생각된다.

 

1박2일 본대회 전 과정이 1년 동안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지원자(지원자는 번역일 뿐이고 활동보조인)들의 지원을 받아가며 대회를 준비하였고 발표 또한 전부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진행과 발표를 했다. 대해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또한 ‘하자’ 코너에서 절실하게 느꼈던 것이지만 발달장애인 또한 많은 사회적 억압과 가족의 억압으로 인해 자기주장이 충분히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위축되어 있었다. 자립생활 이념적으로 얘기하자면 일본의 장애인 당사자들은 얼마나 오랜 기간 동료상담과 자립생활 기술훈련을 통해 경험을 가지고 임파워먼트를 했는지를 일깨우는 자리였다.

 

전체회의를 마치고 자리를 옮겨 교류회를 가지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교류회는 호텔을 빌려 진행되었으며 뷔페와 맥주가 제공되었다. 이 교류회가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생각된다. 전 일본에서 모인 발달장애인이 먹고 마시며 명함을 돌리는 자리였다. 명함을 돌리는 행위는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을 알리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그러면서 사람들과 만남들을 갖고 있었고 대회가 유지되는 가장 큰 힘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밴드가 초대되어 음악을 즐기는데 그야말로 광란의 댄스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중요한 점은 발달장애인이 의자를 놓아두고 바닥에 앉아 음식을 먹는 것을 활동보조인이 강제하지 않고 음식을 날라주고 먹는 것을 보조해주는 일이었다. 한국에서는 활동보조인, 아니면 옆에 있는 사람 누구라도 눈살을 찌푸리고 뜯어 말렸을 일을 일본에서는 자연스럽게 본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바닥에 앉아 음식을 먹는 게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발달장애인의 선택으로 바닥을 선택하는 것인데 이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 올바른 일일까. 오히려 선택을 존중해줘야 하는 것이 자립생활 이념이라고 생각을 해봤다. 교류회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며 첫날 일정을 마쳤다.

 

11월 1일(일) 대회 둘째날, 분과회의에 들어갔다. 분과회의는 12개의 분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내가 들어갔던 분과회의는 ‘말과 커뮤니케이션’분과였다. 주된 얘기는 조력자(활동보조인)와의 관계와 의사소통에 관한 내용이었다. 생각나는 것은 본인의 의사를 조력자가 이해할 때까지 얘기를 해야 하고, 본인이 얘기를 했을 때 조력자에게 괜찮냐고 계속해서 물어봐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본 대회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대회를 참가했던 사람들이 모여 평가를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신선했고 좋았다"는 의견과 "혼란스럽다"는 의견이 반반정도 나왔지 않았나 싶다. 신선하고 좋았다는 의견은 앞에 충분히 얘기했던 것 같고 혼란스럽다는 의견은 소속 자립생활센터에서 지금까지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등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사업을 추진해왔는데 자기반성과 함께 앞으로 어떻게 적용시킬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재충전 최강민

 

11월 2일(월)에는 일본 분들의 배려로 피플퍼스트 대회 in 효고 전국실행위원회 실행위원장 사쿠라다 아츠코 씨가 소속되어 있는 ‘연필의 집’ 방문과 사쿠라다 아츠코 씨와의 간담회가 마련되었다. 연필의 집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운영하는 빵공장과 휴식공간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츠코 씨와 간담회에서는 자기가 살아왔던 얘기, 사회와 비장애인 조력자와의 어려웠던 점, 그리고 일본 피플퍼스트 역사를 들을 수 있었다. 이 글에서 다 이야기할 수 없지만 많은 얘기들이 오고가는 자리였다.

 

간담회를 마치고 몇몇 사람들과 오사카로 관광을 떠났다. 일본 방문을 몇 번 했지만 이렇게 통역과 안내도 없이 다니는 것은 오사카로 향하는 이 날이 처음이었다. 손짓발짓과 되지도 않는 일본어와 영어를 해가며 돌아다녔다. 처음에는 같이 가는 사람들과 짜증도 많이 내고 숙소로 못 돌아갈 뻔도 했지만 생각해보면 낯선 경험이었다. 앞으로 일본에 통역과 안내 없이도 다닐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자립생활적으로 이해하자면 새로운 경험을 통해 나 자신이 달라지는 임파워먼트가 생긴 것이다.

 

마지막으로 얘기하자면 발달장애인들이 신체장애인 당사자들과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욕구를 지니고 있고 자기선택과 자기 자신을 얘기할 수 있는 다 같은 장애인이고 사회적 억압과 가족 등으로 억압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야말로 자립생활 이념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글ㅣ사진  최강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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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6/03/0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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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의 지원사업 중 연중 12달 접수와 선정을 발표하는 사업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 '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사업명에도 드러나듯 공익단체의 프로젝트에 '스폰서'가 되어 주는 것입니다. 짧은 기간 진행된 사업이지만, 알차고 다양한 사업 결과 소식을 공유합니다.

 

[대전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는 향후 있을 총선, 대선에 제안할 다문화정책 수립을 위한 포럼을 진행하였습니다. 외국인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다문화가족(자녀), 유학생 등 이주외국인들을 지원하는 다문화 현장 전문가들의 워크숍을 통해 현재 정부 정책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을 제시하는 대한민국 다문화정책 로드맵을 수립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거주외국인 주민들의 권익 신장과 공생의 다문화사회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다문화정책 로드맵

 

 

지금 대한민국에는 170만명의 거주외국인이 있습니다. 정부는 그 수가 500만명까지 늘어 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적지 않은 수의 외국인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지만, 우리가 길을 걷다 만나는 사람의 10명 중 1명이 거주외국인이 될 날도 곧 오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거주외국인의 수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데 반해 거주외국인에 대한 국가정책이나 국민의 인식은 언제나 그 자리를 맴도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대전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는 어떻게 하면 거주외국인과 함께, 공생의 다문화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문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보자. 그리고 늘 제자리걸음을 하는 거주외국인 정책의 로드맵을 제시해주자.”


이렇게 다문화정책포럼이 결성되었습니다.

 

 

 

변시 스폰서[3차에 걸쳐 진행된 다문화정책포럼]


 

포럼은 3차에 걸쳐 한남대학교에서 대학생 50여명이 참석해 진행되었습니다.


1차 포럼에서는 이주노동자분야, 2차 포럼에서는 결혼이주여성분야, 3차 포럼에서는 다문화가정 자녀 및 유학생분야를 주제로 각각의 전문가들이 발제를 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포럼이 다문화정책을 제안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다문화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과 인식개선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서 또하나의 작은 씨앗이 뿌려진 의미 있는 성과라 여겨집니다.


포럼과 워크숍을 통해 제안된 정책들은 정책자료집으로 엮어 정부와 각 정당에 정책으로 제안될 것입니다. 이 정책들이 현장에서 실현될 수만 있다면 거주외국인에게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게 됨은 물론이고, 공생의 다문화사회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한걸음이 될 것입니다.


 

글 / 사진 : 대전이주여성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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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5/09/1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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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국방부 장관 임명,

국방개혁은 방산비리 척결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2017년 7월 13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임명되었습니다. 오늘 취임식에서 신임 장관은 ‘방위산업 육성’을 포함한 국방개혁 주요과제 여섯 가지를 발표했습니다. ‘2017 아덱스 저항행동’은 송영무 장관에게 국방개혁에 있어 무기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무기 로비스트들의 활동을 제한할 것을 촉구합니다.

 

송영무 장관은 지난 인사청문회 중 퇴역 장성들이 무기 회사에서 거액의 돈을 받고 일하는 일명 ‘회전문 인사’를 “후배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17 아덱스 저항행동’은 송영무 장관이 무기 산업과 무기 로비스트에 대해 일관되게 우호적인 인식을 보이는 것에 큰 우려를 표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방개혁에서 방산비리 척결을 주요 과제로 꼽았습니다. 그만큼 무기 거래에 부패가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감사원이 F-35 도입 과정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것을 비롯해 지난 정부 기간에도 방산비리특별감사단이 설치되고 각종 전력유지사업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방산비리는 수상구조함 통영함 납품 비리 사건,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개발사업 비리, 일명 와일드캣이라 부르는 해상작전헬기 도입 비리 사건 등 끝이 없었습니다. 많은 수의 전현직 군인들이 이러한 사건들에 연루되어 수사∙재판을 받거나 실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퇴역 장성들의 무기 산업 진출이 방산비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방산비리는 무기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합니다. 국제적인 부패 감시 단체 코럽션워치(Corruption Watch)에서 활동하는 앤드류 파인스타인(Andrew Feinstein)에 따르면, 전세계 무역 시장의 부패 사건 가운데 40%가 무기 거래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즉 무기 거래에서 부패는 특별히 나쁜 개인의 일탈적 행위가 아니라 산업이 작동하는 기본 매커니즘인 셈입니다. 이 거래에서 무기 상인들은 정부 관료들에게 뇌물을 주고 필요 없는 무기를 사들이게 하고, 이 과정은 엄정한 검증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기 산업이 가진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강력한 제도적 방지 장치도 없는 상태에서 퇴역 장성들이 무기 산업에 뛰어든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처럼 계속되는 방산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무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 그리고 정부와 방위산업체를 연결시켜주는 무기 상인들의 활동을 제약하는 것입니다. 국방 개혁을 이야기하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방부 장관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 없는 무기를 사지 않게 하고, 무기 거래 절차가 투명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서 방산비리를 척결해야 합니다. 송영무 장관이 청문회 때 보여준 무기 산업과 무기 상인에 대한 심각한 인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특히 방산비리 척결에 장관 자신이 거대한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2017년 7월 14일

2017 아덱스 저항행동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금, 2017/07/1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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