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봄 햇살 속살거리는 도시락

지역

봄 햇살 속살거리는 도시락

익명 (미확인) | 화, 2016/04/12- 10:18

549호 표지 2단도시락 완성

봄 햇살 속살거리는 도시락

울금잔멸치주먹밥과 찹쌀돼지고기강정

찬란한 봄 햇살 아래서 깨달았습니다. 몸이 얼마나 이 계절을 기다려왔는지를. 식물이 광합성을 하듯 내 몸의 세포들이 하나하나 움트트 하며 기분 좋게 기지개를 켭니다. 소소한 일상을 특별한 순간으로 만드는 것은 결국 내 마음. 주저하지 말고 주먹밥과 샌드위치, 좋아하는 음료와 과일 조금 챙겨서 밖으로 나가보세요. 햇살이 속살거리는 밥상이 펼쳐집니다. 한살림 물품을 이용하면 준비하는데 많은 품을 들이지 않고도 제법 근사한 봄소풍 도시락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기분 좋게 온몸으로 햇볕 바라기를 하는 나른한 시간. 하루 20분 정도 햇볕을 쬐면 하루 필요한 비타민D양이 채워진다니 이미 영양 하나는 두둑이 챙긴 셈입니다.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느라 몸이 쉬이 피로해져 나른한 춘곤증도 찾아오지만, 서두르지 않고 이 계절을 마주하며 몸이 스스로 기운을 찾길 기다립니다. 햇볕 아래 노닐며 오늘을, 이 계절을 만끽해 보세요.

 

정미희 편집부

 

 

 

up

간편하고 색 고운
울금잔멸치주먹밥

 

재료

밥 3공기, 울금가루 4~5큰술, 멸치바삭 20g, 조미유부 1봉지

 

down

 

요리방법

① 뜨거운 밥에 조미유부의 초밥 소스와 울금가루를 넣어 골고루 색이 나게 잘 섞는다.

② ①에 멸치바삭을 넣고 뭉쳐 주먹밥을 만들어 조미유부 속에 넣는다.

③ ①의 밥을 삼각김밥 틀에 넣고 주먹밥을 만든다.

요리 채송미 한살림요리학교 강사·사진 김재이

 

up

 

식어도 맛있는 도시락 반찬
찹쌀돼지고기강정

 

재료

등심 카레용(또는 사태살) 300g, 감자전분 3큰술, 찹쌀가루 3큰술, 통깨, 현미유
[밑간] 설탕 1작은술, 미온 1큰술, 소금, 후추, 생강가루 조금씩
[소스] 고추장 1큰술, 진간장 1큰술, 쌀조청 1큰술, 매실청 1큰술

 

down

 

요리방법

① 등심 카레용을 밑간에 버무려 30분간 재운다.
② ①의 고기를 감자전분, 찹쌀가루에 버무린다.
③ 170도로 달군 현미유에 바삭하게 튀겨낸다.
④ 프라이팬에 소스 재료를 넣고 끓으면 3의 튀긴 고기를 넣고 버무려 통깨를 뿌린다.

요리 채송미 한살림요리학교 강사·사진 김재이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유전자조작식품반대 전국행동 출범식

 

GMO가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지 20년, GMO의 위험성에 대해 시민사회와 농업 진영이 경고하고 반대해 온 시간도 20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식용 GMO 수입국이 되었고,  국민은 GMO를 알고 선택할 권리조차 갖지 못한 채 GMO식품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식인 벼까지 GMO로 재배하기 위한 연구와 시험이 정부 주도 하에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 이상 우리밥상이 위협받고 국토와 농업환경이 위험에 내몰리게끔 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소비자, 농업인, 시민단체들이 더 큰 연대를 통해 GMO를 몰아내기 위한 전국행동에  나서고자 합니다.

11월 1일에는 국회토론회가 예정돼 있으니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금, 2016/10/07- 11:19
477
0

태국 유기농업 방문단 한살림 견학

 

 

“결실의 정원”… 태국 방콕 유기농업 확대 사회적 기업

30주년 기념 대화마당 토론 참석차 한살림 견학

생산자 소비자 직거래로 연결한 한살림 모델 영감

 

 

태국방문단08

11월 11일 열린 한살림 30주년기념대화마당의 토론자로 초청된 태국의 왈라파 빌렌스와드(Wallapa van Willenswaard)와 한스 빌렌스와드(Hans van Willensward) 님이 대화마당에 참석하기에 앞서 태국 유기농업운동 활동가들과 함께 8명 규모의 방문단을 꾸려 한살림을 방문했습니다.

 

왈라파 님과 한스 님은 2001년 태국 사회적 기업인 결실의 정원(Suan Nguen Mee: Garden of Fruition)의 공동설립자로서, 유기농업 생태적 가치와 관련한 서적을 출판할 뿐 아니라 유기농업 먹을거리 확대를 위한 다양한 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메콩강 유역 국가를 중심으로 유기농업 운동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살림 방문단은 국가인증을 대체하는 참여기반 인증인 PGS 태국연합회 사무국장을 비롯하여 유기농식품 물류센터 설립을 고민 중인 활동가, 유기농 먹을거리 시장 운영자, 청년농부 등의 활동가들로 구성되었습니다.

 

태국방문단17

태국방문단18

태국방문단19

방문단은 첫 견학지로 안성물류센터를 방문, 주문공급과 매장공급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끌어올린 물류흐름을 살펴본 것 외에도 햇빛발전소, 병재사용세척시설 등 자원 재생순환시설과 국내산 콩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안전한 먹을거리 공급을 꾀한 안성마춤식품을 둘러보았습니다.

 

다음날 한살림 운동의 한 축인 생산지 괴산을 방문하여 생산자공동체 내에서 자원순환농업을 어떻게 실현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또한 토종종자 채종포 등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생산자와 소비자 공동의 노력의 산물 등을 방문하고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태국방문단09

태국방문단10

태국방문단11

태국방문단12

 

지역농업 부산물을 활용하여 사료자급률을 높이고자 생산자들이 스스로 출자해 설립한 TMR사료공장과 여기서 생산된 사료를 실제 먹이고 있는 한살림 한우농가. 종자주권 확립을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힘을 모아 만든 우리씨앗농장 등을 방문하였습니다.

태국방문단13

태국방문단14

태국방문단01

마지막 날에는 유기농업 확대를 위해 결실의 정원이 태국 현지에서 하고 있는 활동과 유기농 아시아로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해외사례를 공유하는 간담회를 진행한 뒤, 한살림 운동의 또 다른 한 축인 소비지를 방문하였습니다.

 

단지 물품을 구매할 뿐인 소비 공간으로서의 매장이 아닌, 조합원간 다양한 교류와 활동을 만들어내는 사랑방으로서 한살림 매장이 갖는 기능에 대해 매장책임자 활동가와 이야기를 나눈 뒤. 지역에 밀착해 다양한 조합원 활동을 만들어내고 한살림운동을 나누는 지부 지구의 조직활동가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하였습니다.

태국방문단15

태국방문단04

태국방문단03

태국방문단06

태국방문단07

 

태국 방문단은 “생산자와 소비자라는 다른 이해관계자가 지속가능한 농업과 식량주권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소통하고 힘을 모아 온 한살림의 지난 경험과 활동들이 30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동안 한살림을 꾸준히 성장하게 한 원동력인 것 같다”며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거리를 좁히고 관계를 돈독히 다지는 한살림의 독특한 제도인 작목별 가격/생산량 결정회의, 자주점검·자주관리 등 생산자 소비자가 함께 책임지는 먹을거리 생산 및 품질관리시스템과 다양한 공동출자사업 등을 관심 있게 살폈습니다.

 

지속가능한 농업 및 생태공동체를 만드는 다양한 국제 사례를 공유하는 컨퍼런스 마인드풀 마켓Mindful Market은 태국 결실의 정원이 매년 준비하는 행사로, 한살림 역시 작년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한 농업과 먹을거리 운동은 한살림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움트고 있습니다.

 

금, 2016/11/25- 19:40
477
0
감자볶음을 더 맛있게말린만가닥버섯감자볶음재료감자 1개, 양파 1/2개, 말린만가닥버섯10g, 마늘 3쪽, 대파 조금, 현미유 2큰술, 소금,검정깨 방법1.말린만가닥버섯은 물에 담가 30분~1시간 정도 불린다.2.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가늘게 채썰어서 물에 담가 전분기를 뺀다.3.마늘은 편으로 썰고, 양파는 채 썰고, 대파는 길게어슷 썬다.4.달군 프라이팬에 현미유를 2큰술두르고 마늘과 양파, 감자채를 넣고 볶는다.5.4의 감자가 어느 정도 익었으면 불린 만가닥버섯을 넣고 볶다가 대파를 넣는다.6.소금으로 간하고 검정깨를 뿌려 마무리한다.요리채송미한살림요리학교 강사·사진김재이※ 더 많은 요리 정보는한살림요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한.......
수, 2015/11/18- 12:00
475
0

희망제작소는 2016년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시민 관점의 정책제안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 시리즈는 ‘좋은 일’의 기준을 찾는 설문조사를 위한 것입니다. 설문결과는 전문가토론을 거쳐 ‘2016 정책제안 보고서’에 반영됩니다.

[기획연재] 좋은 일, 공정한 노동⑥ 삶이 없다면 일이 무슨 소용일까?

IMG_4843_보정.jpg_400-267

“아빠 회사 제품은 하나도 사지 않을 거예요. 우리 아빠를 빼앗아갔으니까요.”
LG전자 프랑스 법인에서 일한 경험을 ‘한국인은 미쳤다!’는 제목의 책으로 펴낸 프랑스인 에리크 쉬르데주 씨가 재직 당시 아들에게 들었다는 말이다. 그는 이 말을 듣고서야 법인장을 지낸 2년 동안 휴가는 5일뿐이었고 토요일마다 출근했으며 일요일에도 격주로 일했다는 점을 돌아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 깨달음은 그가 엘지전자를 그만두고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기로 결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자녀가 이런 말을 해봐야 “커서 아빠하고 결혼할래요” 수준의 철없는 소리 취급만 당할 것이다. 한국인에게 직장은 ‘균형’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현장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균형이 없으면 지속성도 없다. 중심 잃은 자전거는 넘어지고 만다. 대표적인 경우가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결혼, 임신 및 출산, 육아, 자녀 교육(초등학생)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경험이 있는 기혼여성은 2014년 기준 197만7,000 명으로 54세 이하 기혼여성 중 20.7%를 차지한다.

이 두드러진 현상 때문에 ‘일과 삶의 균형’은 여성들의 문제로 여겨지곤 한다. 심하게는 임금이 충분치 않거나 복지가 덜 갖춰진 직장에 다니는, 그러니까 ‘덜 노력했던’ 여성들의 문제로 치부되기도 한다. ‘가부장적인 한국 남자들’에게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한다. 이런 인식들은 모두 ‘균형’이 상실된 원인을 사회구조에서 찾지 않고, 개인 책임으로 돌릴 뿐이다.

‘일과 삶의 균형’, 일부 여성의 문제일까?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셋은 30대 후반의 비슷한 나이로, 1996~1997년 대학에 입학해 IMF 경제위기 여파 속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각기 다른 이유로 수차례 이직을 했고, 그 과정에서 나름의 전문성을 찾아가고 있다. 자녀 한 명씩을 두고 있으며 주양육자라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이 중 한 명은 남성이다. 어찌 보면 상대적으로 좋은 여건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보다 정규직이 많을 때 취업했고,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을 나왔고, 아르바이트나 학자금 대출에 극도로 시달리지는 않을 만큼 부모의 지원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이로써 돌아보고 싶은 것은, ‘일과 삶의 균형’ 문제로 위기를 맞고, 좌절을 겪는 것은 정말 ‘덜 노력한, 여건이 안 좋은 일부 여성’만의 일인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goodwork-2_400-267

첫 번째 인터뷰는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뉴스킨 코리아’ 회의실에서 이뤄졌다. 이 기업의 시니어 스페셜리스트 이명은(39)씨가 첫 번째 주인공이다.
뉴스킨 코리아는 화장품‧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하는 네트워크마케팅 기업 뉴스킨의 한국법인다. 이곳은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유명하다. 언론사 등에서 이 부문 1위로 선정된 일도 여러 차례다. 기업의 기본 가치부터가 ‘일과 삶의 균형’이라고 할 정도다. 과연 어떤 곳인지 궁금하지만 먼저 이명은씨가 여기서 일하기까지의 과정을 들어봤다.

“IMF 위기 직후라 ‘어디라도 불러주는 데 취업하자’는 생각으로 입사지원을 했었어요. 의류회사였던 첫 직장을 1년여 다닌 뒤에야 비로소 ‘뭘 하면 재미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죠.”
그 때 찾아낸 곳이 이벤트 회사였다. 전시, 컨벤션, 제품 홍보 행사, 모터쇼 등을 대행하는 곳이었는데 4년간 다니며 확실히 재미있었다. 그렇지만 더 일할 수는 없었다. ‘골병 들 지경’이었기 때문이었다.
바쁠 때는 2박3일 연속 일하며 사우나에만 잠깐 다녀오는 게 일상이었다. 친구 결혼식도 갈 수 없었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쥐어짜듯 일한 끝에 행사를 치러내면 짜릿함도 있었지만 “이렇게 10~20년은 다닐 수 없는 직장”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다음 직장은 식품 분야 대기업이었는데, 이곳에서 4년 일하면서도 분명 “재미있었다”고 했다. 고객관계마케팅(CRM) 분야 경력을 쌓을 수 있었고, 업무에 따른 성과가 선명한 점도 동기부여가 됐다. 근무강도는 역시 심각했다.
“임원들이 9시30분에 회의를 하면 전날 매출 반영한 자료를 8시30분까지 만들어 당당 임원한테 브리핑 해야 하기 때문에 7시40분까지 출근했어요. 그런 날도 저녁 7시에 일어나면 ‘벌써 가?’ 하는 소리를 들었고요. 하루 12시간 근무가 당연한 환경이었어요.”

이 회사를 그만둔 뒤에는 반년 남짓 쉬었다. 사회생활 시작한지 10여 년 만의 첫 휴식이었다. 근무강도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다. 이씨는 “어느 정도까지는 연차에 따라, 노력하는 만큼 올라갈 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사내정치가 작용했고 묘하게 여성은 배제됐다”면서 “더 열심히 해서 돌파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퇴직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goodwork-3_400-267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1위’ 꼽히는 이유

사표를 냈을 때는 막연했지만 쉬는 동안 결혼을 하게 되면서 다음 직장에 대한 기준이 생겼다.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면서 직장을 계속 다니려면 어떤 기업이어야 할지 구체적으로 고민했어요. 가구 하나 사면서도 100개를 넘게 보는데, 아이 낳아 키우는 문제에 대해서 그보다는 더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 했죠.”
짧게나마 경력단절이 됐던 셈이지만 다행히 CRM 경력을 인정받아 재취업에 성공했다. CEO부터가 여성인, 여성친화적 기업문화가 있는 패션기업이었다. 그리고 아이를 낳은 뒤 개인적 사정으로 한 번 더 옮긴 곳이 현재의 뉴스킨 코리아다.

어떤 근무환경이기에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1위로 꼽히는지 궁금했는데, 의외로 제도적인 측면이 별다르지는 않았다. 정당한 이유 없이는 야근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특히 매주 수요일은 ‘패밀리 데이’로 회식도 하지 않도록 정해놓은 정도다.

이씨는 “그보다는 기업문화에서 차이가 크다”고 했다. 무엇보다 “여기서는 화내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이전 직장에서는 상사가 욕하며 보고서를 던지고, 수화기를 집어던지는 일이 흔했지만 이 기업만 경험한 후배들은 “드라마에서나 있는 일 아니냐”며 믿지 않는다고 한다.
제품을 파는 기업이니 매출이 안 중요할 리 없지만, 개인에게 책임을 추궁하며 압박하지는 않는다. “서두르지 말고 함께 방법을 고민해 보자”는 식으로 대응하는 편이다. 위계보다는 자율성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내부경쟁이 심하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승진에서 밀리면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 데 반해, 이곳 문화에서는 ‘자리’가 중요하지 않은 편이라고. “팀장보다 나이 많은 매니저도 있고, 그보다 어린 임원도 있지만, 각자 자기 전문성 가지고 일하면 된다는 문화예요.”
이런 요소들이 모여서 직원들, 특히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들에게 ‘여기서라면 계속 일할 수 있겠다’는 안정감을 준다는 것이다.

goodwork-4_400-267

광야를 거쳐 초원에 도착한 것 같은 이명은씨 상황에 비해, 이송아(39)씨의 고민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사회생활 초기 몇 차례 이직을 한 뒤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10년간 근무했던 그는 현재는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면서 중소 규모 자산운용사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직장 선배들 어떻게 사는지 보고 취업해야”

“저도 처음 취업할 때는 뭘 하고 싶은지 몰랐어요. 운 좋게 자산운용분야에 들어가서 큰 매력을 느꼈어요.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고, 여성이 적은 분야다보니 어떻게든 살아남고 인정받겠다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경제‧경영을 전공하지 않은 약점을 보완하려고 주말에는 대학원도 다녔고요. 야근, 회식, 대학원 수업으로 주 7일이 꽉 찼었죠.”

그렇게 ‘일과 삶이 일치된’ 삶을 살다가 결혼을 하고나서야 “일과 삶이 꼭 일치하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임신을 하고, 태어날 아이의 육아 문제를 고민하면서부터는 더욱 그랬다.
“저는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젊은 친구들에게는 지금도 ‘전문성을 갖기까지 적어도 10년은 남들보다 치열하게 일하고 헌신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겠어요. 저 스스로가 ‘다른 데는 몰라도 이 업계는 이렇게 일해야 살아남는다’고 동의하고 살아왔으니까요.”
그렇게 ‘올인’ 했지만 출산과 육아만큼은 남의 몫으로 돌릴 수 없는 일이었다. “이건 내 인생에서 일 못지않게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라는 깨달음과 동시에 “출산이 나쁜 일도 아닌데, 우리나라 같은 저출산 국가에서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goodwork-5_400-267

한 명이 빠지면 다른 팀원들이 고스란히 그 부담을 져야 하는 구조 탓에 언감생심 육아휴직은 못 쓰고, 출산휴가 3개월만 채운 뒤 업무에 복귀했다. 친정 부모님이 도와주셨지만 아무래도 이전처럼 일할 수는 없었다. 조부모의 손길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존재했고, 부모님도 점점 건강이 약해지셨기 때문이다. 아이를 데리고, 혹은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에 가야 할 때도 회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데 대해 자괴감이 들었다. ‘딱 1년만, 약간의 여유만 줘도 이 고비를 넘기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으나 말도 꺼낼 수 없었다. 결국 그만두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나 “여유를 좀 줄 테니 다시 생각하라”고 붙잡는 이는 없었다.

이후, 업계에서는 드문 일이지만 기회가 닿아 단축근무를 경험했다. 바라마지않던 것이었지만 막상 경험하니 “이것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업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 거죠. 여성만이 아니라 그 남편이 다니는 기업까지, 사회 전반적으로요. 직장생활은 이 직원의 삶에서 전부가 아니라는 걸 인정해야 하는 거예요. 더 넓게는 다양성과 선택권, 자율성을 존중하는 사회가 돼야 하는 거죠.”

단기간에 사회가 바뀔 수 없다면, 사회생활을 앞둔 사람들에게라도 꼭 말해주고 싶다고.
“은퇴할 때까지 삶의 100%를 일로 채울 게 아니라면, 업계를 잘 보고 들어가야 해요. 10년 이상 일하다가 다른 업계로 간다는 건 우리 환경에서 지극히 어려운 일이니까요. 업계 선배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는지를 살펴본다면 앞으로 자신의 삶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이룰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거예요.”
또 “직업을 탐색하는 시기부터 노동시간은 얼마나 긴지, 휴가는 자유롭게 쓸 수 있는지, 개인에 대한 배려는 어느 정도인지 따지는 게 자연스러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래야 기업들도 원하는 인재를 얻기 위해서라도 기업 문화를 바꿔갈 것이기 때문이다.

goodwork-6_400-267

“돈 잘 버는 아빠들, 뭘 잃고 사는지도 몰라”

서울 중구 스페이스노아에서 만난 이현종(39) 노무사는 육아를 위해 ‘경력단절’을 경험한 남성이다. 전문적인 일을 하기 때문에 ‘직장단절’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긴 하다.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놓고 “왜 여성만 경력이 단절돼야 하느냐”는 비판도 있지만, 사실상 대부분은 해당 가정 내에서 내린 합리적 판단의 결과다. 부부 중에서 대체로 남성이 더 안정적이고 급여가 높은 직장에 다니기 때문이다. 물론 거기 연결된 많은 사회구조적 불합리성을 논외로 하고, 주어진 조건에서 택한 합리성이라는 뜻이다.

이씨의 가정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당시 둘 다 대기업 직원이었지만 아내보다 이씨의 급여가 높았다. 그렇지만 아내가 육아휴직을 끝낸 시점에서 다른 양육자를 찾을 수가 없었다. 물론 굳이 찾으려면 다른 방법도 있기는 했을 것이다. 보통은 아내가 직장을 그만둔다. 그렇지만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이전 경력을 살리는 재취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물론 남성이라고 재취업이 쉬운 건 아니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그가 그만두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좀 만만하게 생각했어요. 아이를 안정되게 키우면서 여유 시간에 공부도 할 수 있으니까 1석 2조 아니냐고요. 그렇지만 역시 육아는 보통 일이 아니었어요. 제 어머니가 도움을 주셨는데도 적응하기까지 많은 고비가 있었습니다.”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아이를 키우며 양육자가 얻는 대가도 상당하다”는 것이었다. 아빠를 믿고 푹 잠드는 아이를 볼 때, 같이 산책하고 놀면서, 조금씩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얻는 행복감과 안도감 말이다.
“돈 잘 벌고 잘 나가는 친구들은 아이가 다 크도록 제대로 함께 놀아보지도 못 하거든요. 삶에서 뭘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 채로 살아가는 거죠. 저는 대한민국에서는 정말 드물게 아이와 교감해 본 아빠잖아요. 당장 돈 못 벌어도 행복합니다.”

goodwork-7_400-267

그는 “만일 남성의 육아 전담 기회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정책적으로 장려하면 우리 사회에 많은 부분이 바뀔 것”이라고 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본 남자들이 늘어나면 사회적으로 천천히 학습이 될 것이기 때문에 남녀 차별, 성역할 갈등, 권위적이고 경쟁이 과도한 직장 문화 등도 달라져 갈 것이라는 의견이다.

노무사로서 이씨는 최근 정부여당의 노동법 개정안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노동시간을 주당 60시간까지 가능하도록 명기했다는 점에서 기업주들이 합법적으로 노동시간을 늘리도록 물꼬를 터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보육지원정책은 표류하고 있는 실태를 놓고 “시간도 안 주고 돈도 안 주면서 어떻게 아이를 키우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부부 중에 한 명은 경력이 단절됐고, 나머지 한 명은 회사에서 쥐어 짜이는데도 그 원인을 사회에서 찾지 않고 서로 애를 더 봐주네, 안 봐주네 싸우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그보다는 지금 노동법이 어떻게 개정되는 건지 보육 정책, 출산장려 정책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일과 삶의 균형’은 남녀의 동등한 문제

국제노동기구(ILO)는 1981년에 이미 ‘가족부양 책임 있는 남녀 근로자 기회 균등 협약’(156조)을 통해서 ‘일과 삶의 균형’은 남녀의 동등한 문제라고 천명했다. 폐기된 기존의 123호가 ‘가족책임이 있는 여성의 고용에 관한 권고’라는 이름이었던 것과 분명히 구분된다.

남성에게 유급 부모휴가를 준 최초의 국가인 스웨덴은 한 자녀 당 최장 480일의 부모휴가를 주는데, 주목할 부분은 이 중 60일은 한쪽 배우자가 다른 쪽에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한쪽이 최소 60일을 써야 480일을 다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제도 덕분에 2012년 기준으로 스웨덴은 자녀를 둔 남성의 90%가 부모휴가를 사용하고, 부모휴가 일수의 전체의 24%를 남성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oodwork-8_400-267

이송아씨의 말대로 우리는 저출산 국가에 살면서 왜 아이를 낳는 문제로 이렇게까지 고민해야 하는 것일까? 이명은씨의 말대로 우리는 가구 하나를 살 때는 100개를 살펴보면서 직업을, 직장을 택할 때는 왜 ‘삶을 영위하면서 계속 일할 수 있는 곳인지’ 따져보지 않는 걸까? 왜 삶의 여러 가지 행복을 포기해야 했던 직장인들이 그런 구조와 문화가 유지되는 데 계속 기여하는 것일까?

한국 사회에서 장시간 노동, 오르지 않는 임금, 개인의 여건을 존중해 주지 않는 기업에 대한 문제의식은 이미 극에 달해 있다. 더는 감내하기 힘든 정도로 삶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사람들은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해결책은 단순하다.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아니, 잘 살기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바로잡으면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기업이 망하면 일자리도 없다’, ‘놀 거 다 놀고 글로벌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겠느냐’는 비판은 나온다. 이에 대해 이현종씨가 인터뷰 중에 냈던 의견을 전하면 이렇다.
“기업가들이 존경하는 고(故) 정주영 회장님의 말를 인용하고 싶네요. ‘해봤어?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라고 말입니다.”

희망제작소는 ‘좋은 일’의 기준을 찾기 위해 연재 시리즈와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고용안정, 노동시간, 임금, 노동조합,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 등의 주제를 다뤘고 앞으로도 존중 등 측면을 더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기준을 세우면, 위에서 나온 이야기처럼 청소년‧청년들이 직업을 탐색하는 시기부터 “그 업계는, 그 기업은 좋은 일의 기준에 맞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것이고, 기업들도 반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혹시 아는가? 도저히 달라질 것 같지 않던 사회가, 그런 식으로 바뀌어 가면 전혀 다른 사회가 될지도. 해보지 않았으니까, 이제 한 번 해볼 만한 일이다.

글_황세원(연구조정실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_이우기(사진작가)

월, 2016/01/11- 15:10
470
0



'창작문선패 와장창'은 지난 10월, 노동당서울시당 당원참여사업 '당원이 한다' 2기에 선정되었습니다. 이후 4개월 동안 노동당의 가치를 기존과 다른 방법으로 홍보하기 위하여 동화책을 제작하였으며, 그 결과 1화 ‘왜 일 안해요’를 완성했습니다. 웹에서도 배포할 예정이며 실제 동화책으로도 만나보실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래는 후기입니다.

-

 지금까지의 노동당 홍보사업은, 한국사회의 사회문제와 그에 따른 투쟁들을 알리고, 노동당의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는 현안문제에 맞춰, 논평, 당보, 현수막, 피케팅 등을 통해서 진행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당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 광장에서, 그리고 사회 곳곳에서 대중들에게 노동당의 활동 내용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몇몇 현장에서는 노동당의 정책, 노동당의 기획이 ‘지금, 여기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 사회에 대한 노동당의 고민과 분석을 민중과 공유하지도 못했고, 사회주의적 전망을 확산시키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기획은 사회주의적 기획이고, 우리의 정책은 사회주의적 정책입니다. 우리 노동당은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사회주의에 대한 왜곡된 관점이 널리 퍼져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대중들에게 노동당의 사회주의, 노동당의 노동을 설명하고, 궁극적으로 우리의 관점을 대중과 공유하며 넓혀나가는 것은,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창작문선패 와장창’에 모인 당원들은, 사회주의의 확산을 위해서는 당의 홍보역량이 현안대응을 홍보하는데 한정되어있는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관점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우리의 문제의식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대중에게 소개하고, 대중의 고민을 이끌어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우리의 관점, 우리의 문제의식은 당 강령에 명시되어 있지만, 이를 모든 이가 읽고 노동당을 판단할 것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당 강령에 담겨있는 의미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에 와장창은, 접하는 이가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부담 없이 문제의식을 키우고 관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고자, 동화의 형식을 선택했습니다.
 
 줄거리를 구상할 때에는, 강령의 내용에서 착안하여, 파업, 해고, 직업 간의 위계 등 자본주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를 찾았습니다. 그 속에서 노동에 대한 관점, 문제의식이 형성되는 계기들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독자가 문제의식과 관점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의의를 두었기 때문에 등장인물이 자연스럽게 노동에 대하여 고민하도록 하고, 창작 과정에서 문제의식이나 결론을 섣불리 제시하지 않도록 조심했습니다.
 
 ‘당원이 한다’ 사업은 마감되었지만, 우리 당의 홍보방식에는 여전히 변화가 필요합니다. 당의 사상을 보다 널리, 보다 근본적인 곳에서부터 확산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홍보사업은 ‘왜 일 안해요?’ 1화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민중의 고민과 노동당의 고민을 연결하는 작업, 노동당의 사회주의가 보다 널리 퍼질 수 있는 길을 닦는 작업을 이어나가겠습니다.
 
2017. 2. 1 
 
창작문선패 와장창


저작자 표시 비영리
금, 2017/02/03- 20:52
46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