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당류 줄이기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이를 위해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1일 총 에너지 섭취량(열량)의 10%이내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우리 국민의 총당류 섭취량이 매년 증가하고, 특히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이 어린이, 청소년, 청년층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식약처가 당류 저감화 정책을 도입한 점에 대해서는 우선 환영한다. 그러나 식약처의 이번 계획은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를 10% 이내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면서도 추진 전략은 국민 개개인의 식습관 개선과 인식 개선에 머무르는 한계가 있다.
국민들은 당류의 섭취에 대한 경계심을 이미 체득하고 있다. 그러나 가공식품 섭취의 증가로 인해 당류 섭취량이 줄지 않고 있을 뿐이다. 기업에서도 가공식품을 섭취하면서도 당류 섭취를 줄이고 싶은 국민들의 욕구에 따라 대체감미료를 이용한 저칼로리 상품을 앞 다투어 개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식약처의 국민 개개인의 인식을 높이고 선택권을 보장하는 정책방향이 어린이, 청소년의 절반이 당류를 과다 섭취하는 현재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식약처는 어린이, 청소년의 공공급식 분야에서부터 가공식품의 비율을 줄이고, 건강 메뉴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을 정책의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 기업을 당류 저감화 사업에 끌어들이기 위해 당류 대체제 활용이나 당류를 줄인 식품에 대한 ‘저OO’, ‘∼줄인’ 홍보를 허용하게 하는 것은 가뜩이나 인공감미료의 섭취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식약처가 앞장서야 할 분야가 아니다. 식약처의 나트륨 저감화 정책이 기업 상품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나트륨 자체를 저감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당류 저감화는 또 다른 문제다. 기업은 당류 자체를 저감하기보다 인공감미료 사용에 더 집중할 것이다. 인공감미료는 어린이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의 대부분에 액상과당과 설탕 대신 대체 되었고, 과자류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식약처 관계자는 정책 발표와 더불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특정 대체 감미료 개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인공감미료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만큼 대체 감미료 도입은 신중해야 할 것이다. <끝>
코로나 19에 대한 불안과 염려 속에서 우리는 4.15 총선을 치렀다. 코로나 19로 인해 투표율이 낮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시민들의 66.2%가 투표에 참여하며 28년 만에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하였다.
개표 결과 여당은 과반의석을 차지하게 되었다. 여당은 이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 동안 자신들이 잘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를 얻은 것이라 생각한다면 심각한 오판이다. 여당의 지난 행적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지만 코로나 19 등으로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를 도아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하고, 정부가 계획했던 개혁 과제들을 완수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라는 시민들의 바람이 담겨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회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가 표출되었음을 마음속에 새겨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새롭게 구성된 국회는 오늘로 6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이다. 제대로 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없이 시민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논할 수 없다.
코로나 19로 인해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는 일 역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좀 더 안전하고 평등하게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국회가 그 역할을 다 해주기를 바란다.
다산인권센터는 세월호참사 6주기 희생자와 유가족,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아픔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21대 국회가 인권과 존엄이 기반 된 정책을 만들도록 지속적으로 촉구하며, 감시할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늘(6일)부터 태영건설의 지주회사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사전 승인 심사에 돌입한다. 태영건설은 SBS대주주인 미디어홀딩스의 지배주주로, 2008년 지주회사 전환 시 방통위는 태영건설이 보유한 홀딩스 주식을 처분할 경우 사전 승인을 받도록 조건을 달았다. 심사 결과 주식 처분을 불허하면 TY홀딩스 전환은 무산된다. 언론개혁시민연대(공동대표 전규찬, 최성주, 약칭 언론연대)는 방통위가 대주주의 사적 이익을 위해 추진하는 지주사 신설을 불허하고, 소유와 경영을 명확히 분리하는 방향으로 SBS 지배구조를 개선할 것을 촉구한다.
방통위는 지상파방송인 SBS의 공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아래 사항에 심사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
1. 이번 심사는 민영방송이 아니라 공공서비스를 수행하는 지상파방송이라는 지위와 특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SBS는 사적소유 구조에 상업광고를 재원으로 하지만 역사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공공서비스 범주에 속하여 방송의 공적책임을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SBS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지역민방은 지역성이라는 공익성의 핵심가치를 구현하는 방송사이기도 하다. 공∙민영 기준으로는 동일하게 민영방송이라 하더라도 지상파방송인 SBS와 유료채널PP인 종편에게 부여되는 공적책임의 크기는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방통위는 이번 사안을 민영 일변도의 기준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앞선 종편 재승인 심사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으로 SBS 최대주주의 공익성을 심사해야 한다.
2. SBS가 앞으로도 공공서비스방송으로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보장돼야 한다.
첫째, 대주주의 사익추구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독립 경영을 실현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방통위는 지난 2017년 재허가 심사에서 사장임명동의제 등 독립 경영을 위한 노사 합의사항을 재허가 조건으로 부과해달라는 SBS의 요청을 거부하여 대주주의 합의파기를 초래했다. 방통위는 연말로 다가오는 SBS 재허가 심사에서 이런 과오를 바로잡고, 이행을 강제하는 소유-경영 분리방안을 조건으로 부과해야 하며, 이번 심사에도 동일한 내용을 반영해야 한다.
둘째, 지상파방송에게 부여되는 공적책임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재원 구조를 보장해야 한다. 공공서비스의 안정적인 제공을 위해 상업재원의 확보 방안과 지상파 규제 완화를 검토하는 시기에 SBS의 손발을 묶고, 자구노력을 가로막는 구조 변경을 허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위기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수익구조의 붕괴는 비용 쥐어짜기를 초래할 것이며, 콘텐츠 품질의 저하로 이어져 결국 시청자의 피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경영권이라는 사익을 위해 시청권이라는 공익이 훼손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3. 방통위는 심사과정에 종사자 대표를 출석시켜 방송 현장의 견해를 반드시 청취해야 한다. 그간 (재)허가 심사에서 공적책임의 공동주체인 종사자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특히 이번 사안은 대주주가 방송이 아닌 다른 사업 분야의 이익 실현을 동기로 하여 소유구조 전환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그 위험을 떠안게 될 방송사 종사자의 의견을 수렴해야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할 것이다.
2008년 지주회사로 전환하며 SBS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SBS는 양질의 콘텐츠 제작에 전념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정치권력에 영합한 대주주는 사회적 약속을 밥 먹듯이 파기하며 전횡을 일삼았고, 지주회사 체제는 ‘재주는 SBS가 부리고, 수익은 대주주가 가져가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주회사체제 실패의 책임에서 방통위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옥상옥의 이중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도, 대주주 직할 지배라는 구체제로의 회귀도 결코 미래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없다. SBS가 나아갈 길은 ‘소유-경영의 분리, 독립 경영의 실현, 공적 책임의 강화’뿐이라는 사실을 지난 역사가 웅변하고 있다. 방통위는 TY 홀딩스를 불허하고, SBS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라!
어제 (5/19) 오후 2시 집시법11조폐지공동행동과 참여연대는 국회 정문앞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하, ‘행안위 대안’)」 처리 중단을 요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지난 3월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위원회 대안으로 가결한 집시법개정안은 헌법재판소가 2018년 집시법11조 절대적 집회 금지 장소 규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린 취지에 역행하고, 오히려 경찰의 자의적 판단에 집회 허가를 맡겨 위헌성을 더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더불어 위헌적인 집시법 개정안을 20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기자회견문을 공유합니다.
국회는 집시법11조 개악 중단하라 행안위 대안은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역행 평화적 촛불집회도 금지할 수 있는 개정안 처리 중단하라
20대 국회 임기가 10여일 남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지난 3월 6일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위원회 대안으로 가결한 집시법11조 개정안이 계류되어 있다. 이 개정안은 국회의사당, 법원, 국무총리공관 인근 100미터를 집회금지장소로 정하면서, 집회 및 시위가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를 몇가지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개선이 아닌 개악이다. 이번 행안위 대안은 집회, 시위에 대한 경찰의 자의적 판단 -“우려”-만으로 국회,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국무총리공관 앞 100미터 이내 집회나 시위를 사실상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 대안은 첫째, 집회의 장소를 선택할 자유가 집회의 자유 보장을 위한 기본적인 전제이자 본질적인 내용에 해당한다는 점을 간과하였고, 둘째, 각 기관의 업무에 영향을 미칠 ‘우려’, 대규모의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 등이 모두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서 집회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해당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집회는 여전히 금지되며, 셋째, 위 ‘우려’에 대한 판단 권한을 경찰이 가져 경찰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집회 제한이 가능하며, 넷째, 단지 ‘대규모’의 집회로 확산될 우려가 있으면 모두 금지할 수 있어 2016년 ‘촛불집회’ 같은 대규모 평화적 집회도 금지할 수 있다. 이는 평화적 집회의 금지는 다른 법익과 균형을 이루어야 하고 최후적 수단으로 가능하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집회의 자유 보장에 역행하는 개정안이라고 할 것이다.
경찰의 입법공백 운운은 핑계일 뿐이다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20일 그동안 처리되지 못한 법안들이 처리될 예정이다. 특히 경찰은 집시법11조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입법공백이 우려된다며 20대 국회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집시법에는 집회·시위의 성격과 양상에 따라 국회의사당/법원/국무총리공관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규제수단이 있다.
집시법 제5조는 집단적인 폭행, 협박, 손괴, 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의 주최를 금지하고(제1항), 누구든지 제1항에 따라 금지된 집회를 선전하거나 선동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항). 집시법 제6조는 옥외집회를 주최하려는 사람으로 하여금 관할 경찰서장에게 그에 관한 신고를 하도록 하고 있고, 제8조는 관할경찰관서장으로 하여금 신고된 옥외집회가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그 집회의 금지를 통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1항). 제16조 내지 제18조에서는 주최자, 질서유지인, 참가자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신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기구를 휴대하거나 사용하는 행위 및 폭행, 협박, 손괴, 방화 등으로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 등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20조에서는 집회에 대한 사후적인 통제수단으로 관할경찰서장의 해산명령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규제수단이 존재함에도 국회, 법원 등의 주요기관 앞에서의 대규모 집회를 금지하겠다는 발상은 집회가 국민의 기본권 행사가 아니라 여전히 관리의 대상이라고 보는 경찰의 시대착오적이고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다. 헌재가 법개정 시한으로 정한 2019년 12월 31일, 집시법 11조가 효력을 잃은 이후 국회나 법원 앞에서의 집회가 도시 기능을 마비시키고 사회 혼란을 야기한 사례도 없다.
우리 국민들은 2016년 촛불집회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의 시민의식, 집회문화를 보여줬다. 그 이후에도 수많은 집회와 시위가 있었다. 정치적, 이념적으로야 찬반이 있고, 일부 집회, 시위의 경우 소음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절대적 집회금지구역을 유지할 정도는 아니다. 경찰은 현행 집시법으로도 필요할 때는 집회, 시위를 제한하거나 금지해 왔고, 법원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경찰의 행정 편의만을 고려해 국민의 기본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위헌적 조항을 다시 입법하려는 집시법 개정안 논의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반대의견을 강력히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였던 어제 (5월 20일) 집시법 개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을 발표합니다. 헌법재판소 판결의 취지를 무시한 이번 개정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국회 앞 집회 금지법 부활, 집시법 11조 개악을 규탄한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였던 5월 20일, 집시법 11조 개정안이 통과됐다. 절대적 집회 금지 장소 조항인 집시법 11조에 대해 2018년 헌법재판소의 연이은 헌법불합치 결정이 있었고 개정시한인 2019년이 경과하며 해당 규정들은 삭제된 상태였다. 그동안 집시법 개정에 대해 어떠한 논의도, 의견 수렴도 없었다. 그랬던 국회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졸속으로 집시법 11조를 개악 처리한 것이다. 개정안의 예외적 허용 규정 신설이 집회의 자유와 기관의 기능 보호가 조화하는 방안이라고 호도하지만, 각 기관의 기능과 안녕을 침해할 ‘우려’, 대규모 집회나 시위로 확산될 ‘우려’라는 이중의 우려가 없어야 하며, 그 ‘우려’에 대한 판단은 오직 경찰에 맡겨져 있다. 헌법재판소는 외교공관, 국회, 총리공관, 법원에 관해 100m 범위 내 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11조는 집회 시위를 일률적이고 전면적으로 금지한다는 이유로 거듭 위헌으로 판단해왔다. 그러나 이번 집시법 개정은 이러한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한순간에 무력화했다.
집시법 11조는 권력기관 앞에서의 집회를 원천 봉쇄하는 수단으로 기능하며 권력기관을 성역화 해왔다. 이러한 위헌적 집시법에 불복해온 시민들의 오랜 투쟁이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을 이끌어낸 것이었다. 입법 활동으로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국회에 있지만, 이번 집시법 개악으로 국회는 그간 성역을 열기 위해 이어져온 시민들의 저항과 희생을 무너뜨렸다. 성역의 부활과 함께 국회는 다음의 두 가지를 확인시켜주었다. 하나는 권력기관 앞 집회의 자유란 없다는 것, 그리고 집회의 자유 위 경찰이 있다는 것이다. 이제 국회 앞에서 집회를 하려면 다음의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대규모는 안 된다. 국회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해당 조건에 부합해 집회를 할 수 있을지는 경찰이 판단한다. 이번 개악으로 경찰은 집회를 허가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게 되었다. 집회의 자유는 어디서 집회를 할 것인지 장소를 선택할 자유도 포함되며, 각 기관에 국민의 뜻이 전달될 수 있도록 집회의 자유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집시법 개정안은 전면적으로 역행한다. 이러한 개악으로 국회는 군림하고 억압하는 권력의 속성을 낱낱이 드러냈다.
경찰의 판단과 의지에 따라 집회의 허용 여부가 좌우되도록 한 이번 개악은 헌법이 금지하는 허가제를 입법화한 것과 같다. 그동안 국회는 집시법 11조 개정방향에 대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경찰의 목소리만을 들었다. 국제인권규범은 “모든 집회는 평화적인 것으로 추정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집회를 불온하게 여기는 권력기관들에게 집회의 자유란 보호해야 할 권리가 아닌 통제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임기 종료 직전에 이렇게 일사천리로 집시법 개악이 이루어진 데는 국회와 경찰의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개악으로 국회는 불가침해야 할 성역으로 남게 됐고, 경찰은 무소불위 권한을 휘두를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게 됐다.
집회의 자유를 제압하려는 권력에 저항하며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의 역사를 써왔다. 촛불정부, 촛불국회를 말하지만, 정부여당은 주권자인 시민들의 기본권 보호가 아니라 자신들의 기득권 보장이 우선일 뿐이다. 이번 집시법 개악을 규탄하며, 집회의 자유 앞 성역을 없애기 위해 우리는 또다시 모이고 싸울 것이다. 2020년 5월 21일
경기도 광주시 퇴촌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주거·요양시설 <나눔의 집>이 내부 직원들에 의한 고발과 MBC PD수첩 등 언론보도를 통해 또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그 내용은 할머니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막대한 후원금이 모금되었지만 할머니들을 위한 치료, 복지 등에 쓰이지 않고 있으며, 후원금을 위법적으로 사용해왔다는 의혹이다. <나눔의 집>이 오랫동안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과 피해자들의 보호와 지원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고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지만, 내부고발에 의해 전달되고 있는 일련의 의혹들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나눔의 집>은 오로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요양 시설로서 지금까지 할머니의 요양뿐만 아니라 복지, 역사관 건립 등 명목으로 후원금, 보조금 등을 지원받아왔다. <나눔의 집> 초기 정관에 명시되었던 ‘할머니들을 위한 요양시설’ 뿐만 아니라 적어도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운영’이라는 목적사업에 부합하게 운영되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나눔의 집> 홈페이지에 명시되어 있듯이 ‘할머니들의 생활, 복지, 증언활동을 위한 후원금’을 받고 있다면 우선적으로 할머니들의 생활, 복지에 사용되어야 한다. 그리고 의혹이 제기된 부분의 진상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제보한 직원들에게 어떠한 불이익 조치도 취해서는 안 된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감독기관의 소홀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직원들 주장과 언론 보도대로라면 현재 사태는 시설과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관리 감독과 인권침해 감시에 책임이 있는 광주시와 경기도의 오랜 방치와 외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보도이후 경기도는 ‘행정처분과 경찰수사에 나서겠다’ 발표했다. 더불어 관계 당국인 보건복지부 역시 즉각 특별감사에 착수하여, 내부고발인들의 고발 내용뿐만 아니라 적립된 후원금 등이 후원 및 정관 목적에 따라 적정하게 지출되고 운영되고 있는지, 실제 생활·복지를 위한 비지정 기부금이 할머니들을 위해 사용되었는지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시설과 법인에 대한 광주시와 경기도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배경도 조사되어야 한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직접 관리 감독하는 기관이 아니라 하더라도 나눔의 집 사태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정관상 이사 2/3는 승적을 가진 자로 규정하고 운영되고 있다. 현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스님은 19년 동안 나눔의 집 전 상임이사였고 현 법인 대표이사는 전 총무원장 월주스님이다. 따라서 조계종단은 이번 의혹제기에 대한 진상조사는 물론 <나눔의 집>이 기억되고 보존될 수 있도록 정관변경 등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제기된 의혹들을 규명하는 과정에 종단 인사들이 배제되어야 진정성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나눔의 집 문제는 이용수 할머니의 발언으로 시작된 정의기억연대 활동을 둘러싼 논란 이전부터 제기되었던 문제다. 최근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논란과 함께 불거진 나눔의 집 사태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에 대한 시민들의 염원과 참여를 위축시킬 것을 우려한다. 하지만 제기된 일련의 의혹들을 법인 또는 일부 직원들의 잘못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기억하고 보전할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
<나눔의 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역사로 기록되고 남아야 한다. 아프지만 기억되어야 할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그리고 공론의 장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현재와 미래를 논해야 한다. 우리 시민사회도 일련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들의 생활지원, 일본 정부의 사과와 책임 추궁.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진실을 밝히는 활동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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