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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주제3]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방향

[기획주제3]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방향

익명 (미확인) | 금, 2015/04/10- 15:29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방향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이찬진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는 과거 직장별 의료보험조합과 지역별 의료보험조합, 공무원․교직원 의료보험조합 체제로 운영하다가 1차로 1998년 법률에 따라 지역별 의료보험조합과 공무원․교직원 의료보험조합의 조직통합을 이루었다. 그리고 2차로 2000년 7월 직장 의료보험조합까지 통합하여 단일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체제로 운영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재정적자인 지역의료보험조합과 재정흑자를 이루고 있던 직장의료보험조합이 직장조합을 중심으로 재정통합을 진행되었다. 결국 투명한 소득을 갖고 있는 직장가입자들이 소득파악률이 낮은 지역가입자들보다 보험료를 더 많이 부담하게 되어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등의 이유로 여러 차례에 걸쳐서 헌법재판을 제기하였으나 2012년도 헌법재판소의 2009헌마299호 사건의 합헌결정에 이르기까지 모두 합헌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2000년 7월 통합 건강보험체계가 출범하면서 법률에는 소득이 없는 자로 규정하여 기존의 직장가입자들의 피부양자 제도를 존치하였으나 실제 운영기준은 기존의 기준대로 적용하였고, 그 대신에 지역가입자들의 재정 부족분을 메우기 위하여 100분의20 범위에서의 국가재정지원금 제도를 도입하였다.

 

그리고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인정 기준은 그간 5차례 강화되어서 2013년 6월 현재 근로․기타 소득의 연간 합계액 4000만원 초과자, 연금소득의 100분의5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2000만원 초과자를 피부양자에서 제외하였다. 한편, 현금영수증 제도 및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의 지속적인 시행으로 인하여 지역가입자들의 소득파악률이 크게 개선되었다. 통계적으로는 건강보험제도의 통합 당시 직장가입자(피부양자 포함) 대 지역가입자가 1:1 수준이었으나, 2013년 연말 기준으로 7;3으로 변경되었으며, 피부양자 역시 15,281,000명에서 같은 기간 20,400,000명으로 증가하였다. 이와 같은 피부양자는 건강보험 적용대상자의 40.8%에 해당하는 매우 기형적인 구조이며, 이들에 대한 요양급여 비용은 전체 요양급여비의 49.3%인 18조 8055억 원에 이르고 있다. 

 

한편,  직장가입자들의 보험료 부과 대상의 98.5%는 월급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에 반하여  지역가입자들의 경우는 소득이 2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재산과 자동차, 경제활동참가율 등의 요소로 이루어져 있어서(생활수준 및 경제활동 참가율을 소득 유사기준으로 포함하여도 53%에 불과함.) 나머지 47%는 재산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건강보험제도 통합 초기에는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중 소득을 기준으로 한 것이 60%이상이었던 것이 크게 악화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최소한의 생계책임재산에 해당하는 전․월세보증금 및 영세 주택 보유분까지도 재산부과 대상으로 적용되는 등, 소득이 없는 저소득층 가입자들에게 가혹한 구조로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체계가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2015.3.10.자 감사원 감사결과 보도자료 참조) 

 

사정이 위와 같기에, 2010년 이후에는 지역가입자들 집단에서 보험료부과기준이 지역가입자에게 불리하게 되어 있다면서 헌법재판을 제기하는 등 집단적이고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형편이다. 위와 같은 제도 현실을 기초로 할 때, 우리는 적어도 통합 건강보험 제도 초기의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감안한 기형적인 피부양자 제도, 나아가 지역가입자들 중 빈곤층에 가혹한 재산중심적 보험료부과체계는 전면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사항임을 받아들여야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간에 이원화된 부과체계에 관하여 정부와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소득 중심의 부과체계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여 왔고, 그 내용에 있어서도 다양한 입장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이원화된 보험료 부과체계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소득유형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험료 부담능력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다른 것은 다르게 설계된 것으로서 나름대로의 역사성과 정당성을 갖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여기에 현재 한국 사회의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향후 직장가입자 숫자의 지속적인 감소 등 인구구조의 변화 및 노인 인구 1인당 진료비가 그 밖에 인구 진료비보다 평균 4.4배 이상 지출을 하고 있는 현실과 제도의 지속가능성 역시 함께 고려되어야 할 요소 중요한 요소가 된다. 결국 고액자산에 대한 부담능력의 형평성을 감안한 보험료 부과체계의 유지와 향후 고령화에 따른 보험재정의 소요를 충족하기 위한 조세(국고지원비율)의 지속적인 확대 역시 부과체계 개편과 함께 추진되어야 할 시대적 과제임을 알 수 있다.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과 관련한 고려 사항

 

이상과 같은 점에서 볼 때,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은 건강보험 재정을 부담하는 3대 축인 가입자, 직장가입자의 사용자, 정부가 주체라는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하여야 할 문제라 할 수 있다. 가입자 상호간의 보험료 배분의 형평성을 제고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나 이에 국한되어서는 안 되며 여기에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변화의 추계전망은 매우 중요한 변수로 접근되어야 할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생애주기적 관점 및 향후의 인구구조의 변화 및 노후소득보장의 변화를 아울러 볼 때 가입자 종별에 따른 단순 구분에 의한 보험료 부과기준을 소득을 단일 기준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현재와 같이 지역가입자의 재산을 포함한 부담능력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의 문제는 당위론적으로 접근할 문제는 분명 아니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지역․직장조직의 통합과정에서 불완전한 재정통합에 따른 갈등 봉합의 유산으로, 법률에 반하여 남아 있는 소득있는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청산 문제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관한 부분도 사회적 합의의 기조 하에 접근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과정은 기존과 같은 정부 주도 하에 특정 전문가 집단의 연구 성과물에 갇혀서 정부와 여당 내부의 당정 협의만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노․사․정․국회․시민사회를 망라한 민주적이고 투명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노인진료비 폭증과 인구구조 변화의 위험

 

<표 3>에 의하면 현재 건강보험적용대상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비율은 매년 0.3%에서 0.5%씩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표 4>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월평균 진료비는 65세 미만의 그것보다 평균 4.4배 이상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현재 건강보험 급여비용 중 65세 이상의 인구 11.7%가 사용하는 보험재정은 전체의 51.48%(=0.117X4.4.)를 상회하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이것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급여비용을 제외한 순수한 건강보험급여비용을 기준으로 산출된 결과이다. 또한, 건강보험급여비는 2014년 기준 전년 대비 6.6%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중 수가 인상이 미미한 점을 고려하여 보면 대부분의 원인이 고령화에 기인한 것임을 추정할 수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우리 사회의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에 있다. 아래 <표 5>는 우리나라의 과거 노년부양비와 미래의 노년부양비 추정표이다. 2013년의 노년부양비 16.7%를 기준으로 할 때 저출산의 여파로 2020년까지는 연0.8%, 2030년까지는 연 1.65%, 2040년까지는 연 1.86%,  2050년까지는 연 1.38%, 2060년까지는 연 0.96%로 매년 가파르게 노인인구 및 노년부양비가 증가되며, 그 결과 2060년에는 노년부양비가 무려 80%를 초과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노년부양비 적용 인구를 현실적으로 20세 이상으로 변경 적용할 경우 현재 경제활동인구 1인당 65세 이상의 인구가 0.2명 정도로 추산하면 2060년에는 1:1 정도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현재의 직장가입자 숫자의 절대적 감소가 지속된는 것을 의미한다. 

 

2015년 3월 3일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올해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65세 이상)의 부양비는 18.12명으로 추산하고 있다(이것은 위 통계보다 인구고령화 속도가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말함). 2015년 기준 15∼64세 인구는 3719만4000명, 65세이상의 인구는 674만 명인데 통계청은 앞으로도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돼 2060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2692만3000명, 65세 이상 인구가 2077만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2015. 3. 4. 서울신문기사에서 인용) 경제활동인구 즉, 직장가입자로 지칭할 수 있는 인구집단은 향후 45년간 34%정도가 절대적으로 감소함에 반하여 그 피부양자나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집단은 2.9배가 증가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현재의 직장가입자(피부양자 포함) 대 지역가입자의 비율인 7:3은 다시 바뀌어 지역가입자의 비율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인구구조의 변화(저출산-고령화)는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독립변수임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청년인구 감소와 고령인구 폭증이 국민총소득 중 근로소득의 비중 감소를 초래할 것임이 넉넉히 추정되며 이를 대체하여 기업소득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노동의 자본소득 배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을 시사한다. 또한, 2012년도 기준으로 근로소득 외의 소득 대 과세소득 기준 근로소득의 규모가 266.6.조원 : 201.2조원으로 근로소득 외의 소득이 늘어나는 추세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결국 현재와 같은 직장가입자의 근로소득을 중심으로 한 보험료 부과체계만으로는 건강보험의 재정을 책임질 수 없다. 오히려 자산 양극화의 현실에서 노년 계층이 다수의 자산을 과점하고 있고, 이들 계층이 건강보험재정의 대부분을 소비하는 집단이라는 점을 아울러 볼 때, 이들의 부담능력에 따른 보험료 부담이 재정부담의 형평성이라는 관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기업퇴직연금이 확대되어 2040년 정도에는 노인 인구의 50-60%가 비록 낮은 수준이지만 현재기준 월 100만원의 연금 소득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특수직역연금 수급자들도 증대되어 현재기준 월 200만원 이상의 연금 소득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은퇴자들이 일정한 노후 현금 소득을 보편적으로 확보하는 시점이 되면 현재의 피부양자들 상당수가 연금소득자의 지위도 고려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기업부담의 여력이 증가에 따른 기업부담분의 증가가 필요하며, 전반적으로 GDP 대비 근로소득의 비중 저하에 따른 보험료 수입을 메울 수 있는 국고부담 확대 방안과 고액자산가의 보험료 부담능력, 연금소득을 포함한 총체적인 소득에 대한 보험료 부과체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재정적 요인을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방안에서 고려해야할 것이다.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에 대하여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은 1년 남짓의 활동결과를 기초로 최근 7개의 개선모델을 발표하였다. 모든 모델은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부과대상 소득을 현재 수준으로 고정하고, 보수 외 별도 종합소득(7안은 연 336만 원 이상의 모든 소득)과 지역의 성․연령, 자동차 폐지 및 재산에 있어서 기초 공제, 소득에 있어서 직장가입자와 동일한 연5.89% 정률 부과를 기초로 한 것이다. 마지막 모델만 1687억 원 상당의 재정 흑자를 전망하고 있고, 6가지의 모델 모두 재정 적자를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직장가입자로부터 추가로 확보되는 재정규모가 1번 모델은 2533억 원, 7번 모델은 3.3조원이 증가하는 반면, 지역가입자에게서는 1조원~3조원 정도의 감소를 추정하고 있다. 결국 7개의 모든 개선안들은 근로소득에 대한 현재의 80%상당의 비중을 고정한 채 향후 인구구조 변화 및 근로소득의 비중감소, 소득유형의 변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서 중․장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방안으로서는 크게 부족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개선방안을 기초로 부과체계 개편을 논의하는 것은 미시적인 접근이라는 한계를 띨 수밖에 없다.

 

 

 총소득 중심 및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에 대한 보험료 부과를 포함한 대안

 

지속적인 사회고령화와 자산양극화의 현실 및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지출의 지속적인 증가, 경제활동인구의 절대적 감소라는 명백한 조건 하에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방향은 현재와 같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이원화된 보험료 부과체계만을 전제로 하여 진행되어서는 곤란하다.

 

최우선적으로 보험가입자들의 총 소득을 보험료 부과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명제이며, 현재와 같은 국고지원 14%와 건강증진부담금 6% 수준의 재정지원비율도 연차적으로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는 법․제도 정비가 수반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지역가입자에 대한 형평성과 비례성조차 의문시되는 재산보험료 제도는 즉시 개정하여 일정 자산 이상의 가입자에 대하여 상한선 없이 재산보험료 부과제도로 대폭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제도 역시도 대폭 개선되어야 한다. 연금소득을 감액하여 보험료 부과대상 소득을 축소하는 것 역시 형평성과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것이므로 철폐되어야 한다. 나아가, 소득과 재산 양자에 있어서 부과대상 소득 및 재산의 상한선은 당연히 철폐되어야 하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보험료와 별도로 사회보장세나 이에 유사한 법인세와 소득세, 상속세 및 증여세 등에 부가하는 형식의 직접세 방식을 함께 도입할 필요가 있다. 

 

특히, 노후소득 보장제도가 보편화되는 2040년을 전후한 시기까지 현재와 같이 직장가입자들의 경우는 소득중심으로,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및 지역가입자의 경우에는 소득과 재산을 매칭한 방식으로 구분하는 보험료 부과체계는 보험료 부담능력에 맞는 보험료 부과체계로서의 일정한 정당성과 역사성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현재의 구분을 무시하고 소득 단일 부과체계로 개편하여 직장과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소득 단일 부과체계만을 내용으로 한 제도를 설계하는 것은 자칫 근로소득자들의 보험료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으로서 인구구조 변화나 근로소득 비중 감소 전망에도 맞지 않는 것이어서 동의하기 어렵다.

 

나아가,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은 조세에 의한 정부부담을 확대하는 방안 및 기업의 보험료 부담 확대 방안과 가입자들에 대한 보험료부과체계 개선 방안  3대 분야 모두를 균형있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험료 부과 대상 소득은 직장이나 지역 모두 모든 소득(분리과세 소득 포함-상속, 증여, 양도소득 일체 포함)으로 단일화하는 것을 기조로 하여, 단기적으로는 근로소득, 사업소득을 제외한 나머지 소득 중에서 일정한 기준을 정하여(적어도 개선단의 2000만원 기준보다는 하회되어야 할 것임) 시행하고 해야 한다.  중기적으로 지역가입자에게 보험료 부과를 하지 않는 연소득 기준(그 이하는 의료급여 제도를 적용함)을 공제한 나머지의 모든  합산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다만, 공적 연금소득에는 자신이 이미 연금보험료를 납부할 때 건강보험료를 납부한 가입자부담분이 있으므로 연금소득배율을 감안한 일정한 공제율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보험료 부과 상한선은 법률에 위임되지 않은 것을 시행령을 통하여 설정한 것이므로 위법하며, 즉시 폐지하여 부담의 형평성과 불평등을 시정하여야 할 것이다. 일정한 소득있는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는 원칙적으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그 기준은 모든 소득 합산 2000만 원 이상(여기에 연금소득의 경우 일정 공제율이 적용되어야 할 것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시행하되 사회적 합의를 통하여 직장가입자 측의 갈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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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관점에서 본 일차보건의료의 개선과제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들어가며

일차보건의료는 의료이용의 첫 번째 관문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의료이용자의 요구가 처음 표출되는 단계이기도 하다. 또한, 일차보건의료는 국가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준다. 의료이용 첫 단계에서 시민들의 불만이나 부정적인 경험이 발생할 경우 전체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신뢰성 저하로 확장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민들의 요구에 제대로 반응할 수 있도록 일차보건의료 기능에 부합 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지리적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 외에도 심야시간·공휴일 등 특정 시간대에 발생하는 미충족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하며, 의료비 가계부담으로 인한 의료이용 장벽도 고려해야 한다. 지속적인 환자관리나 상담 및 예방 중심의 포괄적 진료 제공은 일차보건의료영역에서 수행해야 하는 중요기능 중의 하나이며, 환자상태에 따른 타 의료기관 의뢰나 지역사회 자원과의 연계도 일차보건의료의 역할 범위에 해당된다.

 

그러나 의료이용을 하는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우리나라 일차보건의료가 갖는 차별성이나 중요성은 쉽게 인지되지 않는다. 초기에 질병이나 증상 발생 시 어떤 의료기관이나 의사와 접촉해야 하는지 알기 어려우며, 이를 안내하고 개입할 만한 제도적 장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의 의료이용 경험이나 다른 정보 등을 토대로 시민들이 자의적 기준에 따라 의료기관을 선택하며, 동일한 증상으로 가까운 지역의 병·의원에 방문하더라도 의료기관간의 진단 및 처치가 상이하고 비용 발생도 제각각인 상황이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의료전달체계가 왜곡되어 있어 일차보건의료 본연의 기능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이며,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일차의료 영역의 질적 격차와 치료효과의 신뢰성 저하로 시민들의 동네의원 만족도도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다. 여기서는 일차보건의료에 대한 시민들의 경험과 인식수준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일차보건의료에 대한 환자와 시민들의 인식

과거와는 달리 보건의료제도 운영에 있어 환자의 관점을 중요하게 반영하는 추세이며, 보건의료의 관리 방식도 접근성이나 재정 관리측면의 효율성 위주에서 벗어나 ‘환자 중심성’이나 ‘반응성’을 강화할 것을 제언하고 있다(NERA, 2002). ‘반응성’은 환자가 의료에 대해 갖는 기대를 의료체계가 얼마나 충족하는지를 의미하며, WHO(2000)가 의료체계 성과의 평가항목으로 처음 제시한 개념이기도 하다. ‘반응성’의 하위 지표는 ‘환자에 대한 인격적인 대우’(환자관점에서 평가된 존엄성, 자율성, 비밀보장)와, ‘환자와 가족들이 표출하는 일반적인 관심사에 대한 반응’(공급자 선택권, 사회적 지원체계에 대한 접근성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반응성 개념에는 치료과정에서 환자들의 존엄성과 자율성이 존중되어야 하고 의료이용의 일반적인 관심사에 대해 의료체계가 대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반응성’과 유사한 개념의 ‘환자 경험’이나 ‘환자 중심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OECD에서도 국가간의 의료의 질을 비교하는데 있어 ‘환자 경험’을 평가 지표로 산출하고 있다. ‘비용 문제로 의료서비스 이용(진찰, 약품 등)에 제약이 있었는지’, ‘의사의 진찰시간은 충분했는지’, ‘의사에게 질문이나 우려 사항을 말할 기회가 있었는지’, ‘치료 결정 과정에 환자 참여 경험이 있었는지 여부’ 등 총 12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OECD, 2019).

 

일차보건의료는 의사와 환자간의 지속적인 관계 형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며 진료와 상담, 예방, 건강증진 등 다양한 서비스의 연계와 조정이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일차보건의료는 전체 보건의료체계에서 환자를 대리하는 문지기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고, 보건의료체계와 첫 번째로 접촉하는 관문이라는 점에서 이 단계에서의 ‘반응성’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일차의료기관(의원)의 이용행태와 인식수준을 살펴보면, 동네의원을 주로 이용하는 이유는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서’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최초 문제 발생 시 접근성에 대해서는 의원이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야간, 휴일 등 원하는 시간이나 급할 때 의원 방문이 어렵고, 예방 및 건강관리 등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이나 가족 또는 지역사회 보건의료 활동 제공은 부족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동네의원의 역할 수행과 관련해서는 의사의 질 향상과 진료 표준화에 대한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2·3차 의료기관간의 의료전달체계 확립 문제도 주요 우선 순위다(이진용 등, 2016).

 

<그림 3-1> 동네의원이 일차의료기관으로 역할 수행을 잘 하기 위해 필요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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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의원의 접근성, 상담의 충분성, 의료비 부담수준은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이나 지역 및 소득수준별로는 차이가 있어 농어촌 거주자나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의원의 접근성, 의사 상담의 충분성, 비용부담에 있어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며, 의료의 질과 관련해서는 의원의 경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비교시 만족도가 가장 낮고 지역 및 소득계층간 격차도 발생하여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거나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불만족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황도경·안수인, 2018).

 

이와 같은 결과는 지역사회를 포함한 일차보건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나 인식수준을 나타낸 결과는 아니다. 일차의료 공급기관으로 볼 수 있는 의원에 국한된 조사결과라는 한계가 있다. 다만, 의원의 역할 수행과 관련된 접근성, 비용, 의료의 질(의사 상담 포함)에 있어 시민들의 인식수준은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지역 및 소득계층별 격차와 의원급 의료기관의 전반적인 의료의 질 저하 문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한편, 시민들이 의사를 보는 일반적인 평판은 전문직종으로서 신뢰하는 긍적적인 측면도 있으나 권위적이고 불친절하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동시에 갖고 있다. 의사와 환자간의 수평적인 관계로의 변화는 국민들이 원하는 보건의료제도 운영의 두 번째 우선순위로 꼽고 있어(보건복지부, 2011), 환자의 건강관리와 지속적인 대면접촉을 중시하는 일차보건의료의 특성상 의사와 환자와의 동반자적 관계가 요구된다고 불 수 있다.

 

보건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와 일차보건의료

일차보건의료는 기본적으로 의료전달체계를 포함한 보건의료체계의 구조적인 특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일차보건의료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에 내재되어 있는 특성과 문제점에 노출되면서 나타난 경험적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보건의료 공급체계는 몇 가지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보건의료의 재원은 국민들이 부담하는 세금과 건강보험료로 조달되는 공적재정(public fund)을 토대로 하고 있으나 실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체계는 민간이 주도하고 있어 정부 개입은 항상 한계를 보여 왔다.

 

보건의료 자원(의료인, 의료기관 등)의 지역간 균등한 분배나 의료전달체계의 확립 등 일련의 정부 주도 방식의 보건의료계획이 작동되기 어려운 구조이다. 민간주도의 공급기반은 시설·장비 중심의 규모 위주의 공급량 증가로 귀결된 반면 공급부문 과잉을 통제하기 위한 정책수단은 점차 완화되어 왔다. 예를 들어, 병상 관리의 경우 병상 증가를 억제하던 정책들이 1990년대부터 규제개혁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페지되어 왔다. 서울 및 수도권을 위주로 한 의료자원의 편중과 의료기관간의 양극화 문제 등 자원배분의 불균형이 점차 심화되었고, 자본력에 우위가 있는 대형병원들이 건강보험 재정지출의 상당부분을 점유하면서 입원과 외래 영역을 모두 잠식하고 있다. 시설과 장비 등 고비용 중심의 왜곡된 경쟁방식은 의원, 병원 구분 없이 의료 생태계 전체를 관통하는 일반화된 질서체계가 된지 오래이다. 무분별한 고가장비 도입이 고급의료로 상징화 되면서 과잉투자를 회수하기 위한 유인수요나 과잉진료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이다.

 

고비용·비효율로 요약되는 공급체계의 왜곡은 일차보건의료 본연의 기능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의원의 접근성에 지역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도 도시와 농촌지역간의 의원 기관수 불균형에 기인하며, 시민들이 의원의 낮은 의료서비스 질을 지적하는 이유도 표준화된 진료에 우선하기 보다는 수익성 위주에 비급여 진료에 치중하는 진료행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의원의 총 진료비 가운데 비급여 비중은 19.6%로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대학병원 포함)의 비급여 비중 14.8%보다 높은 수준이다(국민건강보험공단, 2018). 건강보험 보장성 정책도 암, 희귀난치질환 등 중증질환 중심의 선별적 접근의 영향으로 질환별 보장률 격차도 심화되어, 본인부담 산정특례 대상인 4대 질환의 평균 보장률은 81.7%로 타 질환에 비해 높으며, 전체 인구집단의 평균 보장률 62.7%(2017년 기준)를 크게 상회한다. 특정질환 중심으로 치우친 보장성 대책은 근본적인 의료비 부담 절감에 있어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연간 본인부담 진료비 합계가 500만 원 이상인 환자 중에는 4대 중증질환 이외의 질환을 가진 환자가 47%에 달하며(국회예산처, 2012), 재난적 의료비 발생 가구(소득 대비 의료비 비중 10% 기준) 중 위암 환자 보유 가구는 1.2%인 반면 오히려,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가 있는 가구 비율은 무려 32.2%로 압도적으로 높다(윤희숙, 2013). 일차보건의료의 주요 대상자인 만성질환 환자들의 재난적 의료비 발생 비율이 높다는 점은 경제적 이유에 따른 일차보건의료의 접근성 제약으로 귀결되는 문제이다. 그동안의 보장성 정책의 접근방법 등 구조적 원인이 질환별 보장률 격차를 초래하면서 일차보건의료의 접근성 격차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소결

앞서 살펴보았듯이 보건의료의 왜곡된 질서 체계 속에서 일차보건의료 본연의 기능을 담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시민들도 일차보건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나, 증상 발생시 실제 이용 행태는 병의원 구분없이 자의적 판단에 의해 의료기관을 찾는다. 지난 9월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 등)의 환자쏠림 현상을 방지하겠다며 의료전달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 위주로 진료를 하도록 지정기준을 개선하고, 상급종합병원과의 의뢰․회송방식에도 변화를 주어 병·의원 의사 판단에 따른 직접 의뢰를 강화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경증질환은 동네 병·의원에서 중증질환은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하는 원칙에 반대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가벼운 질환인데도 굳이 대형병원에 가서 불필요한 비용부담을 할 이유가 없고, 중증질환이라도 지역에 있는 병원에서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면 수도권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야 할 이유도 없다.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믿고 신뢰할 만한 적합한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나 환자를 대리하여 이를 안내하고 보장해 주는 구조나 체계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부의 판단은 여전히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수요자의 의료이용 행태가 문제라는 의식이 깔려 있으며, 경증질환의 경우 환자본인부담금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형병원 의료이용을 억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상급종합병원 집중을 방지하고자 국민들의 비용부담을 높인 것이라면 이러한 제도운영은 절대로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국민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공적 개입의 필요성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공급자나 정부관료의 관점이 아니라 ‘환자 경험’이나 ‘반응성’을 근거로 의료기관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요인들을 찾아내야 하며, 일차의료 영역에서는 환자를 대리하는 주치의 제도 도입 등 문지기 역할도 분명히 있어야 한다.

 


참고문헌

국민건강보험공단, 2017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2018.

국회예산정책처, 건강보험사업평가, 2012.

보건복지부, 보건의료 정책방향 대국민 설문조사, 보건의료미래위원회, 2011.

윤희숙, 고령화를 준비하는 건강보험 정책의 방향, 한국개발연구원, 2013

이진용 등, 의사, 일차의료에 대한 인식, 의료정책연구소, 2016.

 

황도경·안수인, 미래 보건의료 정책 수요 분석 및 정책 반영 방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8.

수, 2019/12/0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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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글

http://www.peoplepower21.org/1672963" rel="nofollow">복지동향 제254호 | 정형준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기획주제: 한국 일차보건의료체계 현황과 대안

http://www.peoplepower21.org/1672986" rel="nofollow">[기획1] 일차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과 함의 | 신영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http://www.peoplepower21.org/1673002" rel="nofollow">[기획2] 일차의료와 주치의제도 | 이재호 가톨릭의대 가정의학교실 교수

http://www.peoplepower21.org/1673017" rel="nofollow">[기획3] 시민 관점에서 본 일차보건의료의 개선과제 |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http://www.peoplepower21.org/1673042" rel="nofollow">[기획4] 방문진료와 지역의료의 실험 | 홍종원 방문의료클리닉 건강의집의원 대표원장

 

동향

http://www.peoplepower21.org/1673056" rel="nofollow">[동향1] 아이들이 ‘집다운 집’에 살 수 있기를 | 김승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아동옹호센터 소장

http://www.peoplepower21.org/1673069" rel="nofollow">[동향2]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채택 최종견해 이행을 위한 당사국의 책무 | 김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변호사

  

복지톡

http://www.peoplepower21.org/1673083" rel="nofollow">[복지톡] 제1회 매드프라이드를 개최하기까지 | 심명진 안티카 대표

 

생생복지

http://www.peoplepower21.org/1673099" rel="nofollow">[생생복지1] 평균의 함정에 빠진 서울시 복지사업 | 김경훈 서울복지시민연대 간사

http://www.peoplepower21.org/1673135" rel="nofollow">[생생복지2] 어떻게 협력이 변하니? | 김경훈 서울복지시민연대 간사

수, 2019/12/04-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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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세 번째 해에 들어섰다. 햇수로는 4년차다. ‘나라를 나라답게’ 세울 것이라는 약속에 대한 기대가 허튼 것이었는지 아니면 현실 정치에 대한 무지였는지, 그만큼의 실망과 좌절 그리고 허탈한 목소리가 곳곳에 들린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정치는 그리도 무리한 것이었는가? ‘국민의 생존권 보장’이란 집권을 위한 수사에 불과한가? 2020년 복지동향은 현 정부의 복지국가 공약 이행에 다시금 주목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첫 번째 기획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이다.

 

2019년 하반기만 해도 8월 관악구 모자의 아사, 11월 성북구 다가구주택과 인천시 임대아파트 일가족 자살, 12월 대구에서 성탄절을 앞두고 생계비관 가족 자살 등 빈곤가족의 비극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국가는 그동안 열심히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해서 뛰어다녔다지만, 복지총량과 보장수준 그리고 제도개선이 없어 수급권의 획기적인 변화도 없었다. 여전히 빈곤가족은 부양의무자기준이나 부양의무자 금융정보동의서 제출 등 생계급여 신청과정에서 탈락하고 있다. 이에 120만 명 수준의 생계급여와 140만 명 수준의 의료급여의 수급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전과 후의 변화가 없다. 당초 약속은 어디쯤 와 있는가?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를 공약한 문재인 정부는 교육급여와 주거급여에서만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였지만, 이는 어차피 빈곤완화의 효과는 거의 없는 부가적인 급여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언제나처럼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는 정치적 결단의 문제가 아니라, 재정적 뒷받침과 사회적 합의의 문제로 호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팩트가 아니다. 본 호 기획글에서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1,842일의 광화문 농성을 언급하였다. 이 농성은 빈곤한 이들이 죽지 말고 같이 살아서 세상을 바꾸자는 싸움이었고, 끝내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라는 공약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공약은 소득기준과 장애기준을 적용한 극히 일부의 인구집단만을 대상으로 하는 안으로 후퇴하였고, 중증장애인 가구 부양의무자기준 완화로 단지 1만 8천 가구만 추가적인 수급대상이 될 뿐이었다. 재정적 이유로 가장 적은 인구만을 제도 내로 진입시키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한편 손병돈 교수는 생계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기준을 완전히 폐지할 때조차 소요되는 1년 예산은 최대 1조 3,250억 원으로 추정하였다. 이 추정치도 비수급빈곤층이 100%로 신규 수급자로 전환된다는 가정에 기초한 것으로 실소요액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이다. 김승연 연구위원은 서울형기초보장의 사례를 통해 비수급빈곤층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는 소득과 재산 기준의 완화가 아니라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임을 지적하고 있다. 서울은 주거급여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이후 수급가구 수가 10개월 만에 약 3만 4천 가구가 증가한 것에서 비춰보아 생계급여의 비수급빈곤층의 대다수도 부양의무자기준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경서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는 30세 미만 인구의 주거급여 수급 제한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30세 미만 미혼 청년의 경우 주거급여를 지원해도 2만 6천여 가구에 연 4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전혀 과다한 예산이 아니다. 문제는 청년의 빈곤을 들여다보려는 노력 없이 정형화된 인구집단으로만 빈곤을 규정하려는 관료적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결국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원칙은 여전히 시대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민법의 가족과 인륜, 즉 직계가족은 ‘남’이 아니라는 도덕적 시각에 기초할 뿐이다. 가족부양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사회의 비극이 연일 나타나고 있는데, 여전히 국가는 가구 단위로 수급을 규정하여 공적 책임보다 사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원칙은 가장 빈곤한 가족들에게 가장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인간다운 생활보장은 최종적으로 국가의 책무이다. 정치공동체가 약속한 최소한의 목표다. 더 늦기 전에, 기초적인 생활보장이라는 공적 약속을 적극적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화, 2020/01/0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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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공약 불이행, 포용적 복지국가에서 가난한 이들이 죽어간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떠나간 사람들

2010년 10월, 서울에서 한 장애아동의 아버지가 목을 맸다. 그는 “아들이 나 때문에 못 받는 게 있다”라며, “내가 떠나고 나면 동사무소 분들께 잘 부탁드린다”라는 유서를 남겼다. 일용직 노동자였던 그는 아들의 장애 판정 후 재활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동주민센터를 찾았지만 근로능력이 있는 아버지가 있다는 이유로 수급신청을 거절당했다. 질병이나 장애가 있는 가족의 돌봄을 가족들에게 떠넘기고, 최종적 위기에서는 다시 가족 때문에 수급자조차 될 수 없는 제도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

 

2010년 겨울,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와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을 요구하며 시민사회단체들은 조계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진행했다. 그해 12월 마지막 날에는 강북에 살던 노부부가 함께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되었다. 그들은 이혼으로 위장한 뒤 1인 가구 수급비로 두 명이 함께 살고 있었다.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이었다. “수급비 가지고는 생활이 안 돼 죽음을 선택한다. 5개월이 넘도록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물어보는 자식 있느냐”라는 물음을 유서에 남겼다.

 

2011년 4월, 78세의 김선순 할머니가 시립병원 입구에서 객사했다.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수급조차 받지 못했던 할머니의 사인은 폐결핵과 영양실조. 의료급여 수급자도 아니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조차 받지 못했다. 평생 가난한 삶과 씨름했을 그녀의 삶은 2평 월세 15만 원 여인숙을 마지막 보금자리로 내주었고, 치료를 구걸하기 위해 찾은 병원 입구에서 스러졌다. 2012년 7월에는 사위의 소득 때문에 수급에서 탈락한 거제에서 이씨 할머니가 사망했다. 그녀는 차례 시청을 찾아 읍소했지만 수급권은 회복되지 않았고, “법도 사람이 만드는데 법이 사람에게 이럴 수 있냐”라는 유서를 남겼다. 바로 그 법은 가난에도 불구하고 가족에게 먼저 도움을 청하라는 부양의무자기준이다.

 

1,842일의 광화문농성

수많은 죽음을 기억하며 2012년 8월 21일,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은 광화문역사 지하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우리의 농성은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고자 하는 노력인 동시에, 그저 죽음으로 들려오는 가난의 증언을 잊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전쟁 50년 만에 이룩한 성장을 자랑하는 사회에서 가난에 쫓겨 죽음에 내몰리는 삶이 공존하는데 우리 사회는 이 죽음에 너무나 무심했다.

 

미담이나 동정으로 소비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법과 제도를 바꿔야 했다. 우리의 농성은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이루기 위한 곳이자 곳곳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신호이기도 했다. 부양의무자기준이 폐지되지 않은 세상이 잘못된 것이지 당신의 탓이 아니니, 죽지 말고 같이 살아서 세상을 바꿔보자는 신호를 보내는 ‘벙커’가 광화문역 지하에 마련됐다. 1,842일의 싸움 끝에 우리는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대선후보들의 공약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의 약속으로 받아냈다. 그러나 가난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너무나 아슬아슬한 것으로 만들며, 지금도 사람들은 속절없이 죽어간다.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1호 과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는 대통령의 약속 이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2017년 대선과 문재인 정부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진행 정도

2017년 대선에서 대부분의 후보가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약속했다. 문재인후보는 2017년 3월 22일, 참여연대가 주관한 시민사회단체 공동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인 <개발국가, 재벌독식을 넘어 돌봄사회, 노동존중, 평등사회로>에서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겠다고 발언했다. 당시 대선에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행동>은 각 정당과 후보들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에 대한 약속과 당론채택 여부, 법안 발의 계획에 대해 질문했다. 답변은 다음과 같다.

 

<표1-1>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에 대한 2017년 대선 당시 각 후보들의 입장https://lh3.googleusercontent.com/Up9qD780cO3BoUBt5Rw-whuGf2B2CR1O8Jq0tp... />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이후 100대 국정과제에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는 2018년 주거급여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생계 의료급여는 소득하위 70% 이하 노인, 중증가구에 대해서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는 단계별로 수행할 수 있으되, 완전 폐지를 전제로 한 급여별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의 순서를 밟을 것을 요구했다. 다시 인구학적 기준으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의 순서를 정한다면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이룩한 근로능력 여부와 관계없이 수급권을 보장한 법 제정의 취지에서 후퇴하며, 사각지대 해소 효과 역시 적기 때문이다. 더불어 임기 내 완전 폐지에 대한 계획을 요구했다. 당시 국가기획위원회(대통령 인수위원회)는 <부양의무자기준 폐지행동>과의 면담에서 100대 국정과제는 당면한 계획만을 담은 것이며, 이후 추가 계획을 제출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후퇴

2017년 8월, 보건복지부는 기초생활보장제도 1차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이 계획을 후퇴시켰다. 2018년 폐지한다는 주거급여 부양의무자기준은 2018년 10월로 시행시기를 미뤘고, 2019년 중증장애인과 노인이 부양의무자인 경우 소득하위 70%로 기준을 완화한다는 계획은 각각 2019년과 2022년으로 미뤄졌다. 2017년 8월 25일,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광화문 농성장에 방문해 농성장 영정들에 조의를 표하고,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를 약속했다. 박장관은 부양의무자기준 폐지가 ‘우리 사회 복지가 가야 할 길’이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조속히 폐지를 이행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계획으로는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민관협의체’를 만들 것, 그리고 제2차 기초생활보장제도 종합계획에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위한 로드맵을 넣을 것을 약속했다.

 

<표1-2> 맞춤형 급여로의 개편 이후 부양의무자기준 완화 과정 및 계획https://lh4.googleusercontent.com/PZjwrUWFr3520MstbskrYiBmsK66f035jOVO5F... /> 

 

주거급여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와 생계 의료급여에서의 부양의무자기준 일부 완화가 꾸준히 진행되어 왔지만, 부양의무자기준이 폐지 된 주거급여를 제외하고 기초생활수급자수의 획기적인 변화는 없었다. 2022년까지 계획되어 있던 부양의무자 가구에 노인이 포함된 경우 생계급여에서 부양의무자기준을 미적용하는 완화안은 3년을 당겨 2019년 시행되었지만 수급자 숫자에 큰 차이는 없다.

 

현재 국민기초생활수급자는 187만 명이다. 지난해 주거급여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전 수급자 숫자가 158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마치 큰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부양의무자기준이 폐지 된 주거급여와, 일부 완화에 그친 생계의료급여의 수급자 증감 차이를 보면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와 완화의 서로 다른 효과에 대해서 볼 수 있다. 부양의무자가 중증장애인이나 노인인 경우 생계급여 부양의무자기준을, 중증장애인인 경우 의료급여까지 부양의무자기준을 완화했다지만 그 증감은 거의 의미가 없는 수준에 불과하거나 도리어 하락했다.

 

<표1-3> 주거급여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전(2018년 9월)과 후(2019년 11월) 급여별 수급자 수https://lh5.googleusercontent.com/MGpWBxMuWdK0e-SNppA76egOH1RUoy0GV5appi... />

 

부양의무자기준 완화, 왜 효과가 없는가?

왜 부양의무자기준 완화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가? 우선 현재 정부의 완화안은 극히 일부 인구집단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중증장애인 가구가 수급을 신청할 때 부양의무자기준을 완화하는 2020년의 완화안은 1만 8천 가구만을 대상으로 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모델 중 가장 적은 인구를 수급으로 진입시키는 방식이다.

 

더불어 언뜻 합리적으로 보이는 부양의무자기준 완화안은 상당히 여러 사람들을 제외하고 있다. 중증장애가 아닌 경증의 장애로 판정받은 모든 사람은 여기에서 제안하는 완화안에 포함되지 않는다. 소득중단과 노인성 질환으로 65세 이상의 노인과 별로 다르지 않은 신체, 생활을 가진 장년 빈곤층 역시 해당하지 않는다. ‘만 30세 미만 한부모가구와 보호종료아동’의 경우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한다지만 30세 이후에는 다시 부양의무자기준이 생긴다는 기상천외함을 가질 뿐 아니라, 보호종료아동 본인이 수급을 신청할 때는 해당하지만, 부양의무자가 될 때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세부적 운영 방침도 있다. 가정위탁이나 시설에서 자란 아동이 보호종료 후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왔을 때 수급자인 1촌의 혈족이 있으면 부양의무자가 되는 것은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모호한 경계는 사람들의 복잡한 삶을 담아내는 합리적 기준이 결코 되지 않는다. 부양의무자기준이 완화됐다지만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다시 제외된다.

 

<표1-4> 여전히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수급권을 주장할 수 없는 사람들https://lh6.googleusercontent.com/pMiFFa1a5jIWmPrFMkCq-O7PLFvYTgcHDk_Xbf... /> 

 

복잡한 기준완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뿐만 아니라 지난여름 관악구에서 아사한 한씨 모자의 경우처럼 사회보장제도의 신청 단계에 ‘보증인’을 요구하거나, 부양의무자의 임대차계약서나 월급명세서처럼 구하기 어려운 서류들을 일방적으로 요구받는 경우가 빈번하다. 부양의무자의 금융정보제공동의서나 관련 서류를 준비하지 못해 신청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조사나 계측조차 되지 않지만 여전히 많다. 정부는 실제 부양 받지 못하는 경우 지방생활보장위원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보장을 실시하고 있다지만 지방생활보장위원회에 판정을 의뢰한다고 수급신청을 접수해도 ‘지생보위 판정은 본인이 원한다고 의뢰할 수 있는게 아니다’라고 판정의뢰를 거절하거나, 신청서를 접수하지 않고 동주민센터의 초기상담을 통해 구두로 수급신청을 거절, 탈락시키는 일은 지금도 빈번하다.

 

성북 네 모녀, 그리고 인천에서 모녀와 친구가 사망하고, 강서구에서 부양의무자에 의한 가족 살해가 일어났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대책은 오히려 반대로 향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보건복지부장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으며, 2차 종합계획안에 싣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느린 속도와 뿌연 계획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단체와 당사자들이 믿고 기다린 것은 오로지 2020년 발표되는 2차 기초생활보장제도 종합계획안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9월 이 2차 종합계획에 대한 언급이 수정됐다. ‘생계급여’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논의를 한정시켰다. 보건복지부는 뒤늦게 이에 대해 ‘생계급여 등’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억지를 부리지만 국민들을 기만하는 일일뿐이다. 약속에 대해 계획으로 답해야 하는 보건복지부는 교묘히 일정과 약속을 후퇴시키는 것으로 자신의 책임을 저버리고 있다.

 

지난 10월 17일,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공약 이행 의지에 대해 대통령에게 다시 물으며 청와대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던 이유는 바로 보건복지부의 계획 후퇴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공약 당사자인 대통령에게 질의를 했으나 돌아온 것은 ‘재정적 뒷받침’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답변이었다. 농성 64일 만인 12월 19일, 청와대 농성은 마무리되었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가난으로 인한 죽음과 빈곤의 대물림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

당황스러운 것은 부양의무자기준 폐지가 대통령의 공약이었다는 점이다. 공약하고 선출된 대통령이 공약 이행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올해 11월 CBS의 의뢰로 진행된 리얼미터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55.5%의 찬성이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수행 지지도보다 높은데, 어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인가? 국민의 가장 마지막에 변화하겠다는 정치는 누구도 대표할 수 없다. 문재인정부는 가장 가난한 국민들의 요구에 어떤 의지나 책임감도 보이지 않았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위한 청와대 농성단은 청와대에 총 4차례 공개서한을 보냈다. 두 달 여간 아무런 답변이 없어, 지난 12월 5일 열린 <제5차 포용복지포럼>1) 입구에서 보건복지부장관과 청와대 김연명 사회수석에게 서한을 전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경찰의 봉쇄 속에 진행됐고, 서한문 전달을 위해 이동하는 길은 경찰 방패에 가로막혔다. 결국 서한은 전달했지만 이렇게 전달된 서한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적인 답변은 없었다.

 

“아버지와 나의 미래는 양립할 수 있을까?”

치매에 걸린 49세 아버지의 보호자가 된 조기현씨는 아빠의 발병과 간병에 대한 기록, <아빠의 아빠가 됐다>를 책으로 썼다. 이 책에서 그는 “아버지와 나의 미래는 양립할 수 있”을 것인지 묻는다. 어린 시절 이혼한 뒤 아버지의 형제라야 남 같은 사이인 이들 부자에게 법적 권한을 비롯한 최종적 ‘보호자’는 서로가 된다. 일용직 노동과 대체복무를 위한 공장일에 매진하면서도 치매 아버지를 간병해야 했던 그의 삶은 전장이었다. 이 책에서 그는 박능후 장관이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약속했고, 곧 ‘나를 괴롭힌’ 제도가 사라질 것이라 전망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증도의 치매라 할지라도 이는 중증장애가 아니고, 치매를 앓고 있지만 그는 노인도 아니다. 조기현씨 역시 중증장애인이나 노인이 아니기 때문에 조기현씨에게 기준 이상의, 그러니까 그의 상황을 기준으로 2019년 기준 월 170만 원 이상의 소득이 생기면 ‘부양능력이 있는’ 부양의무자가 되며, 252만 원 이상2)의 소득이 생기는 순간 그의 아버지는 수급에서 탈락한다.

 

우리 사회는 가족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짐 지우고 있다. 사회가 함께 해야 하는 양육을 비롯한 돌봄은 가족들, 가족 안에서도 낮은 위계의 성별이나 신체를 가진 사람들에게 돌봄의 책임은 전가된다. 최종적으로 빈곤의 위기에 빠졌을 때 최저생계비 이하의 빈곤층이 된 사람의 소득에 대한 ‘의무’가 가족들에게 생긴다. 가난한 이들의 현실에서 보면 부양의무자기준은 부양능력이 있는 부양의무자가 되는 순간 오히려 서로의 삶이 양립할 수 없는 조건이 된다.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를 요구하는 1인시위 피켓을 들고 있는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https://lh4.googleusercontent.com/kt0KKhZp9Zf-5zew_dGR09NpTTQardRNipvIXB... />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를 요구하는 1인시위 피켓을 들고 있는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사진 = 빈곤사회연대>

 

시효만료, 정상가족 중심 복지

우리나라의 가족부양의 원칙은 가장 가난한 가족들에게 가장 엄격하게 작동하고 있으며, 부양의무자기준이 아니더라도 가장 힘든 가족들이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가장 어려운 상황에 빠지고 있다. 주지하듯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는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며 가장 시급한 조치다. 이조차 이행하지 못하는 정부가 빈곤문제 해결이나 포용을 운운할 자격 없다.

대통령의 선언 이후 이행되지 않은 복지제도 아래 빈곤층이 고사하고 있다.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수급에서 탈락한 뒤 친구가 자살했다며 빈곤사회연대로 전화를 건 여성은 대통령이 약속만 지켰어도 내 친구는 살았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과연 문재인 대통령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 할 수 있는가? 내년 7월 마련될 2차 종합계획에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은 사회와 정치가 약속한 최소한의 목표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각별한 관심과 싸움이 필요하다.


1) 제5차 포용복지포럼: 해외석학과의 만남 – 소득분배 흐름과 혁신적 포용국가의 과제(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관, 서울 포시즌스 호텔)

 

2) 수급가구와 부양의무자가구가 각각 1인가구일 때, 더불어 수급자가구의 가구원이 전원 근로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을 때 부양의무자의 판정소득액에 따른 수급탈락 기준선

화, 2020/01/07-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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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전라북도의 역할과 과제는 무엇인가?

 

양병준 사단법인 전북희망나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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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복지정책 토론회 <사진 = 사단법인 전북희망나눔재단>

 

전북희망나눔재단은 지난 8월, 전라북도의회 및 14개 시군의회와 함께하는 지역복지향상전북네트워크를 출범시키고, 지역복지향상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출범이후 첫 번째 사업으로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관련 복지정책 토론회를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전북사회복지협의회, 전라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와 함께 4일(수)에 전라북도의회 1층 회의실에서 “지속가능한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전라북도의 역할과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하였다.

 

특히, 이번에 진행된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토론회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복지분야의 핵심사업 중 하나이다. 보건복지부는 돌봄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자택이나 그룹홈 등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급여와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자아실현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사회서비스 체계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전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윤찬영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주제발표는 전북연구원 이중섭 연구위원이 하였고, 전라북도의회 국주영은 행정자치위원장, 우석대학교 간호학과 박진희 교수, 금암노인복지관 서양열 관장, 전북희망나눔재단 양병준 사무국장이 토론자로 참여하였다.

 

주제발표를 맡은 전북연구원 이중섭 연구위원은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전라북도의 역할과 과제로, 지역사회통합돌봄 인프라 확충 및 조정계획 수립, 지역사회통합돌봄 유형별 공급전략 마련, 광역단위 다부처 연계사업 강화, 지역사회통합돌봄 가용자원의 확대, 시설의 환경개선과 지역사회통합돌봄의 연계 강화, 장애인 통합돌봄사업 준비, 광역-기초 인프라 구축 연계 필요” 등에 대해서 주장했다.

 

이어 토론을 맡은 전라북도의회 국주영은 행정자치위원장은 “복지사업이 중앙에서 지방으로 역할의 중심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광역지자체를 중심으로 시군지자체와의 연계와 민관 거버넌스를 통한 통합돌봄체계 관련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토론했다.

 

그리고 우석대학교 간호학과 박진희 교수는 “보건복지 서비스의 인프라를 강화해야 하고, 보건복지 담당자들에 대한 역량강화 교육이 필요하고, 중앙정부와 협의하여 지방분권형 복지 재정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토론했다.

 

아울러, 금암노인복지관 서양열 관장은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현재 전주시가 노인분야 선도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 민관 협력체계 구축 강화와 돌봄사회로의 변화를 함께 준비해 가야 한다”라고 하였고, 또한 “전주시의 선도사업에 대해서도 ‘성공이냐, 실패냐’의 관점이 아닌, 지역 중심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는 부분에 있어서 많은 지지와 격력, 참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전북희망나눔재단 양병준 사무국장은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구축과 관련하여 전라북도의 의지와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고, 중앙정부의 복지정책 흐름이나 지침에만 의존하지 말고, 지역 실정에 맞는 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지역적 논의를 전라북도가 중심이 돼서 수평적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서 만들어 가야 한다”라고 주장하였다.

 

 

‘지역복지향상전북네트워크’는 전라북도의회 및 전북지역 14개 시군의회와 복지운동단체인 전북희망나눔재단과 함께하는 활동 기구이다. 지역의 복지 현안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문제제기와 대안마련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화, 2020/01/07-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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