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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또 하나의 문명이 끝나간다. 다시 모여앉아 사회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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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또 하나의 문명이 끝나간다. 다시 모여앉아 사회를 만들자

익명 (미확인) | 목, 2016/04/07- 10:49

희망제작소‧허핑턴포스트코리아 공동기획
시대정신을 묻는다⑥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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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사람들이 유달리 괴롭다고 하는 이유는 뭘까? 우리가 직면한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조한혜정(68) 연세대 명예교수는 “근대문명이 끝났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에서 나온 진단 중 가장 거대했다. 그런데 인터뷰 중 그는 “내가 하는 말들이 너무 작은 (영역의) 이야기라는 지적을 종종 받는다”면서 “절대 작은 이야기가 아닌데”라고 했다. 이 거대한 분석과 그 작아 보이지만 작지 않은 이야기는 어떻게 이어지는 것일까?

희망제작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공동 진행하는 기획 연구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를 위해 지난 2월 19일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서 조한혜정 교수를 만났다.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의 진행으로 인터뷰는 두 시간 남짓 이뤄졌다.

조한혜정 교수는 “요즘 사람들이 다 화가 나 있다”는 말부터 꺼냈다. 초등학생들까지도 화가 나 있어서 교사도 ‘학생 만나기 겁이 난다’ 하더라고 했다.

“저도 그래요. 전에 없이 문득 ‘왜 사나?’ 싶을 때도 있어요. 이게 무슨 감정인가 생각해 보면, 더 이상 좋아질게 없다는 깨달음 때문에 오는 것이더라고요.”

그 이유는 위에 말한 대로 “근대 문명이 수명을 다했기 때문”이다. 크게 볼 때 문명이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근대적 인간은 계속 세상이 좋아진다는 이른바 진보를 믿어 왔다”면서 조한 교수는 “그런데 이제는 좋아질 게 없고 나빠지기만 한다는 것, 운명을 개척하는 게 아니라 그냥 생존하다 죽는 존재일 뿐임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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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백화점’ 당시와 ‘세월호’ 이후의 차이는?

문명 쇠퇴는 전 지구적 현상이지만 한국 사회만 놓고 본다면 이런 설명이 가능하다.

“한국은 ‘기적처럼 근대화를 해낸 나라’였죠.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으킨 경제 성장의 기적, 상상도 못했던 1980년대 민주화의 기적, ‘산업화는 뒤졌지만 정보화는 앞서자’며 전국에 초고속망 깔고 OECD에 가입할 때만 해도 곧 선진국이 될 것 같았지요. IMF 사태를 맞아 휘청거리다가도 회복하는 듯했어요. 그렇지만 이제 돌아보니 2차 근대, 곧 ‘위험사회’로 깊숙이 빠져 들어가고 있었던 거예요.”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처음 말한 ‘위험사회’는 근대 산업사회가 구조적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는 파괴의 단계를 일컫는다. 경제 성장 중심의 시기를 지나서 ‘위험’이 계속 생겨나는, 더 이상 성장으로 위험을 가릴 수 없는 시기다.

“삼풍백화점 사고가 났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세상이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넘어갔다”면서 조한 교수는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많은 국민들이 ‘세상이 좋아지지 않을 것이고, 이런 사고가 계속 날 것’임을 아주 분명하게 알아차리게 되었고, 그래서 패닉에 빠진 것”이라고 했다.

조한 교수에 따르면 근대문명의 발본지인 유럽은 19세기에 위험사회에 접어들었다. 그 결과로 1‧2차 세계대전이라는 끔찍한 경험을 하고, 이를 통해 역시 울리히 벡이 주장한 ‘해방적 파국'(Emancipatory Catastrophism)의 시점을 맞았다. 해방적 파국이란 극단적 상황에서 도리어 좋은 길을 찾아내는 것을 뜻한다.

“전쟁을 통해 유럽에서는 ‘돈이 다가 아니다’, ‘가족도 다가 아니다’, ‘국가도 괴물이 될 수 있다’는 자각이 생겼어요. 그 계기로 복지국가와 유럽식 사회민주주의가 출현했지요. 국가와 시민 사회가 함께 국민을 돌보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한 거예요. ‘더 이상 제국주의를 하면 안 된다’는 자각도 분명히 생겼지요. 문제는 성찰을 시작한 유럽이 아니라 확장의 욕구로 가득 찬 미국과 소련이 세계의 패권을 잡은 것입니다. 그 냉전 소용돌이 속에서 분단국가가 된 게 우리의 불행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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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태에서 근대국가로 태어난 한국은 중요한 한 가지가 부재한 채로 지금까지 이어졌다. 바로 ‘구성원들이 의논하면서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체제’다.

조한 교수는 1950년대 미국 영화 ’12명의 성난 사람들’의 예를 들었다. 살인 혐의를 받는 한 소년에 대해서 11명의 배심원이 유죄를 인정하는 가운데 단 한 명의 배심원이 제기한 반론으로 토론이 거듭되고, 그 결과 무죄로 의견이 모인다는 내용이다. 조한 교수는 “인간 사회의 힘은 바로 그 소통의 능력, 합의에 이르고자 하는 의지에 있다”고 했다.

“독일은 메르켈 총리가 원래 핵발전소를 더 짓자는 입장이었는데도 탈핵으로 국가의 방향을 잡았지요. 후쿠시마 사태 이후 환경운동가들의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마침내 대국민적 논의의 장이 열리면서 탈핵으로 합의를 보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소통과 합의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좋은 사회라 할 수 있죠. 한국은 그런 가능성이 거의 봉쇄된 채 시작된 나라입니다.”

“기회만 균등하다고 좋은 사회 아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한편으로 지나치게 강조된 것이 ‘기회 균등’의 원칙이다. 지금 한국사회가 ‘헬조선’으로 불리고 ‘수저계급론’이 분노를 일으키는 것도 그 원칙이 훼손된 탓이라는 의견이 많은데, 조한 교수는 “기회 균등만 지켜진다고 좋은 사회가 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대한 한 신문 칼럼에서 ‘그 시대 학교에서 교사에 의한 폭력이 얼마나 심했는데 항의한 부모가 한 명도 없었다’고 했더라고요. 입시에 조금만 손해가 나도 부모들이 나와서 시위하지만, 진짜로 부모가 해야 할 말은 함구한 거죠. 입시를 통해 자녀를 성공시키려고 결탁한 셈이에요.”

한국 근대화 초기의 동력은 가족 중 한 명을 성공시키는 데 공모한 다음에 그 열매를 나눠먹는 가족주의적 신분이동문화에서 나왔고 그런 묘한 집단주의가 우리 일상 문화가 됐다. 그렇게 공모하고 결탁해서 끌어주고, 권력자의 비리도 밑에서 받쳐주는 것이 일상화됐기 때문에 ‘시민적 공공성’이 설 자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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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침체와 청년 실업, 양극화가 심각해진 지금은 더 이상 그런 시스템도 가능하지 않다. 조한 교수는 “자라는 아이들에게 ‘너는 직장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야, 소비를 못 하면 사람이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주입해 놓고는 직장도 없고 따라서 소비력도 갖지 못하는 사회에 떨궈놓은 셈”이라고 했다.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이 말한 ‘호모 사케르'(헐벗은 삶), 즉 언제 죽어도 아무렇지 않은 존재들이 됐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이라면 “근대 문명이 끝났다”는 진단도 납득이 가지만 그렇다고 정말 ‘끝’이라는, 부정적인 입장인 것은 아니다. “총체적 파국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해방적 파국을 맞을 가능성도 크다”는 오히려 낙관적인 입장이다.

‘먹고 살기’ 걱정 안 했던 1990년대 청년들

다만, 제도를 바꾸는 것으로는 ‘해방적 파국’이라 할 수 없다고. “선진국도 망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제도를 배워 와봐야 소용없다”는 이유다. 조한 교수는 “한국이 어느 나라보다 먼저 위험을 맞았으므로, 길도 앞장서서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의논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공공의 가치를 중심으로 의견을 모을 수 있는 시민적 질서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조한 교수는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우리 사회에도 적게나마 그런 흐름이 생겼다”고 했다.

아쉬운 것은 1990년대에 변화의 조짐이 있었는데 이어지지 못 한 것이다. 조한 교수는 1990년대 초중반 대학을 다녔거나 그 또래인 청년들, 일명 ‘서태지 세대’에게 기대를 걸었었다.

“그 때 청년들은 대부분 영화판 같은, 고생스러워도 즐거운 곳에서 일하고 싶어 했어요. 선배 세대의 경직성을 멋없다고 생각하고, 배낭여행 다니면서 온갖 경험을 한 뒤에 창의적인 일에 뛰어들겠다고 했죠. ‘먹고 살기’는 별로 걱정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IMF 때 된통 당하고 진짜로 ‘먹고 살기’ 어려워지니까 위축됐지요. 그 아래 세대들은 아예 ‘부모 말 잘 듣기로’ 하면서 기존체제와 타협하지 않을 수 없었고요.”

IMF 사태로 고통 받는 부모를 보며 자란 세대는 착하고 부지런하지만 국가나 공동체, 공공성에 대한 감수성은 적은 편이다. 노동절에 시청 앞 집회에 참가하는 과제를 내줬더니 “시위대 때문에 지나가는 차가 너무 천천히 가야 해서 미안했다. 다시는 시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소감을 내는 식이다. 조한 교수는 “학교와 사교육 시장 사이만 오가다 보니 사회적 감각이 성숙되지 못 한 영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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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 교수는 ” 국민소득(GNP)이 5,000~1만 달러쯤 됐을 때 식민지적 ‘성장’을 벗어나 사회의 방향과 내부 시스템을 정비했어야 하는데 못 했고, 1990년대 청년들이 그 위아래 세대와 갈등하고 논의하는 체제를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IMF 사태 때문에 안 됐다’고 아쉬워했다.

왜 끝없이 성장하고 지구를 탈출해야 할까?

여전히 ‘성장’은 필요하다는 인식도 만만찮다. 그러나 조한 교수는 “성장이 계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우주산업’에 돈 쓰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했다.

영화 ‘인터스텔라’ 등을 통해서도 익숙한 “인류는 언젠가 지구를 탈출할 것”이라는 소망은 끝없이 확장하고 팽창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그런 도전을 훌륭하다고 여기는 것은 인류가 도구를 발명하고 성취하면서 발전해 왔다는 믿음, 그렇기 때문에 인류는 신의 영역을 넘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조한 교수는 문화인류학자로서 다른 견해를 밝혔다.

“인류 초기 진화를 불과 같은 ‘도구’ 사용으로 설명하는 것은 남성 중심적 관점이에요. 인류가 협동을 하는 지혜로운 존재가 된 것은 힘을 모아 아기를 키워야 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3년은 힘을 모아야 하니까, 엄마를 중심으로 불가에 모여앉아 의논하면서 살게 된 것이죠. 그렇게 협력하고, 소통하고, 한 장소에 정을 붙여 살게 되면서 ‘사회’가 형성된 겁니다. 그러다 농업혁명 이후에 집단 수확이 이뤄지면서 점점 남성 중심적 문명으로 가게 된 거죠.”

그 후에도 마을과 사회에 ‘돌봄의 영역’은 존재했다. 태어나는 아이를 마을 사람 모두가 축복하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균형을 이뤄 사는 문명이 이어져 왔다. 그러다 근대자본주의 문명을 맞으면서 경쟁과 축적의 영역이 확장되면서 돌봄과 소통 영역은 축소돼 버렸다.

“본래 인간은 자궁에서 있다가, 환대해 주는 가족과 마을이라는 ‘사회적 자궁’으로 나오는 존재였는데 이제 그 자궁이 사라진 거예요. 홀로 외롭게 사투를 벌이고, 끊임없이 팽창하고 탈출해야 하는 존재여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살기가 힘든 것입니다. 근대문명의 끝을 맞이한 지금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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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잘 먹고 잘사는 게 막강한 힘”

다시 이야기는 “이제라도 의논을 시작해야 한다”는 데로 돌아왔다. 달리 말해서 함께 의논하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고 작은 사회적 자궁들, 마을들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한 교수는 하자센터에 있는 ‘난감모임’을 소개하면서, “문제에 직면했을 때 일단 머리를 긁적이고, ‘정말 난감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잠시나마 마음을 추스르고 상황인식을 분명히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있어야지, 바로 제도와 해법을 찾아봐야 실패한다는 것이다.

막연한 이야기 같지만, 조한 교수가 그동안 보여준 대안들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1980년대 ‘또 하나의 문화’를 통해 다양성과 공존을 말했고, 1990년대 말에 탈학교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도록 하자센터를 만들었고, 돌봄과 마을공동체가 왜 중요한지를 계속 강조하다 서울시 마을공동체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일했고, 사회적경제와 살림살이경제를 말해온 것 등이다.

최근 이슈가 된 청년수당, 혹은 청년배당 제도를 예로 들면서 조한 교수는 “이런 것을 시행하려고 할 때도 여럿이 앉아서 의논부터 했으면 어떨까”라고 했다.

“청년들에게 시대에 맞지 않는 교육을 시키고 ‘무업(無業)사회’에 내던진 데 대해 국가와 부모는 책임을 져야 해요. 배상 차원에서라도 청년들에게 한 1년 정도 자유로운 경험을 하고 자기들끼리 작당해 볼 기회를 줬으면 해요. 그러려면 다른 세대의 합의를 얻어야 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어떤 상태인지 말하고 이해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고마워 할 것은 고마워하는 과정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국가 차원에서 정책을 놓고 의논한다는 것이 거의 무의미한 상태이다. 앞선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에서 장덕진 서울대 교수가 국가권력을 잡은 이들을 “5년짜리 유랑 도적단”이라고 표현한 것에 동의하면서 조한 교수는 “그래서 국가와 시장 단위가 아니라 먼저 지역과 마을 단위로 생각하고 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력자가 문제라고 백날 얘기해 봐야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정치권력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시민이 지혜로워져야 한다는 거예요. 저쪽이 얼마나 우둔하고 약한지 알아내려면 나부터 잘 살아야 해요. 마을에서 함께 모여서 밥 먹고 아이들도 같이 키우고, 오순도순 살고, 동네 식당도 차려보고, 사회적기업‧마을기업도 하면서 잘 살아 보자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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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1990년대 청년 세대가 수그러든 것이 아쉽다고 했지만, 조한 교수는 “그래도 계속 목소리 내는 청년들은 있다”면서 신통해 했다. 적은 돈을 가지고도 협력해서 더 알차게, 재미있게 사는 청년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카페오공의 쉐어하우스 ‘우동사’, 용산의 ‘빈집’과 ‘빈고’, 제주도의 ‘재주도 좋아’ 등을 예로 들었다. 특히 월 70만원으로 살기를 실험 중인 ‘우동사’에 대해 조한 교수는 “기본소득 제도를 미리 실천해 보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월 70만원만 있으면 굶어죽지 않는다고 하면 두려울 게 없어집니다. 재벌가 자녀 중에서도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싶은데 자립할 방법을 모르는 청년이 있을 거예요. 그렇게 계속 살면 재벌집도 지옥이죠. 그렇지만 어디든 가서 살면 살아지고,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진다고 하면 숨을 쉴 수 있잖아요. 그런 모델이 많아지면 국가도, 자본도 두렵지 않은 막강한 힘을 시민이 갖게 되는 겁니다.”

“선망국(先亡國)으로서 인류에 해법을 제시하자”

“도구 합리성에 길들여진 사람은 내 이야기를 잘 못 알아듣는다”, “왜 그렇게 ‘작은’ 이야기만 하느냐고 한다”는 말이 나온 것이 이 대목이었다. 인류 초기 진화부터 거의 전 시대를 아우른 그 진단과 문제의식에 고개를 끄덕였다면 마을과 쉐어하우스, 월 70만원의 삶이 ‘작은’ 이야기가 아닌 것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서 청년들이 동아시아의 청년들과 연대하고, 국가도 가족도 떠나서 살아볼 수 있다면, 그래서 ‘코스모폴리탄 시티즌’이 될 수 있다면 한국만이 아니라 지구상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한 교수는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세대도, 여성들도 더 많이 목소리를 내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어차피 선진국 개념도 의미가 없어지는데 언제까지나 선진국 뒤만 쫓을 게 아니라, ‘선망국'(先亡國) 개념으로 바꿔서 생각합시다. 한국은 이미 굉장히 앞서가는 선망국이죠. 이 선망국에서 청년 문제, 세대 문제와 같은 사회 문제를 푸는 해법을 나름대로 찾는다면 인류에 희망을 제시하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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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조한 교수는 수많은 학자들을 불러냈다. 책 ‘사피엔스’의 저자로 요즘 주목받는 유발 하라리부터 울리히 벡, 아감벤, 바흐만, 뒤르캠…. 언급한 용어와 개념도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렇지만 그 학자가, 개념이 필요한 지점이 명확했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았다. 인문학이 왜 필요한지, 우리가 지금 사는 이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알려주는 수업인 셈이었다. 조한 교수가 평생 해온, 정년퇴임을 한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일일 것이다.

정리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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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의_청년노동 #매일노동뉴스 2018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 이후에도 사회적인 논쟁이 뜨겁습니다. 최저임금 인상률이라는 숫자만 두고 논의한다면 '을과 을의 싸움'이 불가피합니다. 경제적 취약집단의 적정 소득의 보장과 생활 안정이라는 관점에서 논의를 확장해야만 합니다. 마찬가지로 노동 아젠다에 대해서 실제 사회 현실에 기반하여 보다 넓고 단단하게 자리잡아가야만 합니다. 김민수 위원장의 이번주 매일노동뉴스 칼럼 일부를 인용합니다. —- 인간의 삶은 다면적이고, 사회구조는 복잡하며, 노동의 작동방식은 다양한 형태로 분화되고 있다. ‘더 넓고 단단하게’라는 노동정책의 기조 전환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균질한 이해관계로 조직돼 있지 않은 다수 대중의 일반적 요구를 포착하고, 공론의 장이 포괄하는 논의 범위를 날카롭게 확장해야한다. 그리고 노동운동이 주도하는 어젠다는 전체 사회의 모습과 닮아야 한다. 예컨대 고용보험의 경우 통상적인 노동담론 내에서 실업급여 수급기간과 수급액수가 주된 과제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필자가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고용보험의 가입 요건이 되는 ‘근로자 기준’의 재검토와 실업급여로 대표되는 보장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 훨씬 더 시급하다. (......)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 또한 관점 전환이 불가피하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규직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지만, 이 방안이 포괄하고 있는 이해당사자는 너무 협소하다. 한국 사회에서 비정규직은 고용계약기간의 정함이 있는 노동자라는 이론적 개념이 아니라, 노동시장 내에서 취약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을 포괄하는 일반명사로 진작 의미화돼 있다. 한국은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하나의 직장에 평생고용된다는 프레임은 개인과 사회에 있어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고용계약 기간의 제한 여부를 넘어, 모든 노동자가 경제활동 과정에서 경력 형성과 축적이 보장돼야 한다는 원칙이 새로운 사회적 기준으로 제시돼야 한다. 쉬운 논의는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관련 제도를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 ▶️ 전문 보기 :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5940 ▶️ 청년유니온과 함께하기 : http://bit.ly/청유가입


2018년 최저임금 결정을 두고 사회적 논쟁이 격렬하다. 최저임금위원회에 3년 동안 참여하면서 느끼는 바가 많다. ‘법정 최저임금 인상률’이라는...
금, 2017/07/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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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가 바른지역언론연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함께 지난 3월 14일부터 추진한 ‘지속가능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지방분권 7대 과제 실천약속’에 30일(수)까지 113명의 여야 후보들이 서명하였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10명, 더불어민주당 69명, 국민의당 14명, 정의당 15명, 무소속 5명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25명으로 가장 많으며, 서울 14명, 전북 9명, 인천 8명, 부산 8명, 경남 7명, 전남 6명, 울산 5명 순이다.

지방분권 7대 과제는 ①『중앙-지방 협력회의』설치, ②자치입법권 강화, ③기관위임사무 폐지, 사무배분 사전검토제 도입, ④자치기구, 정원 운영의 자율권 강화, ⑤국세대비 지방세 비율을 8:2에서 6:4로 확충, ⑥국회 내 상설 “지방분권특별위원회”설치, ⑦『지방분권형 헌법』개정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지방분권 7가지 과제는, 희망제작소가 사무국을 맡고 있는 전국 59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인 ‘목민관클럽’ 회원 자치단체장들의 연구모임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지방자치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를 기반으로 제안된 것이라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희망제작소는 7대 과제를 각 정당에 정책질의서로도 제안하였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은 지방분권 7대 과제에 대해 ‘동의’ 또는 ‘적극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녹색당은 5대 공약 기조의 하나로 ‘보다 자립적인 지역 그리고 지속가능한 산업구조 전환’이라는 방향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중앙-지방 협력회의』설치 및 국회 내 지방분권특별위원회 설치에는 동의하였으나, 자치법규의 법률적 효력강화, 국세대비 지방세 비율을 6:4로 확대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사무배분사전검토제 도입, 자치조직권 강화 및 지방분권형 개헌에 대해서는 전문가 및 국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전제로 조건부 동의 입장을 밝혔다.

지방분권 7대 과제 중 「중앙정부-지방정부 협력회의」설치 및 국회 내 지방분권특별위원회 상설화에는 응답한 5개 정당이 모두 동의하고 있다. 최소한 20대 국회에서는 지방정부가 보다 대등한 입장에서 중앙정부와 지방분권과제를 다룰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희망제작소는 지방분권 7대 과제 실천을 약속한 후보명단을 유권자들에게 공개하며, “지방분권은 주민의 요구에 부응한 생활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지역 특성에 기초한 내생적 발전전략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방분권 강화를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지속가능한 지방자치를 운영할 수 있도록 유권자 여러분께서 현명한 선택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방분권 7대 약속에 서명한 후보는 다음과 같다.

– 서울 (14명)
강북구갑(김기옥), 강서구을(김용성), 강서구병(한정애), 관악구을(정태호), 노원구을(우원식), 동작구을(허동준), 마포구갑(노웅래), 마포구을(김성동), 서대문구갑(우상호), 성북구을(기동민), 은평구을(김제남), 중랑구갑(서영교), 중랑구을(강동호, 박홍근)

– 인천 (8명)
계양구을(송영길), 남구갑(허종식), 남동구갑(박남춘), 남동구을(윤관석), 서구갑(김교흥), 서구을(신동근), 연수구을(한광원),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조택상)

– 경기 (25명)
고양시갑(심상정), 고양시을(김태원, 정재호), 고양시병(유은혜), 고양시정(김현미), 광명시갑(백재현), 김포시갑(김두관), 부천시소사구(김정기), 부천시원미을(이승호), 성남시중원구(은수미), 수원시갑(박종희), 수원시병(김영진), 수원시정(박원석), 시흥시갑(함진규), 안산시단원구갑(고영인), 안산시단원구을(부좌현, 이재용), 안산시동안구갑(이석현), 안산시동안구을(이정국), 용인시병(이우현,하태옥), 의왕시과천시(김형탁), 평택시갑(고인정), 평택시을(김선기), 화성시을(이원욱)

– 강원 (4명)
강릉시(김경수), 동해시삼척시(박응천), 원주시을(송기헌), 춘천시(허영)

– 대전 (4명)
동구(강래구), 서구을(김윤기), 유성구갑(조승래), 유성구을(이상민)

– 충북 (2명)
청주시상당구(한범덕), 청주시흥덕구(도종환)

– 충남 (4명)
공주시부여군청양군(박수현), 보령시서천군(나소열), 천안시을(박성필), 천안시병(양승조)

– 광주 (7명)
광산구갑(이용빈), 광산구을(권은희), 동구남구을(이병훈, 박주선), 서구갑(송갑석, 송기석, 장화동)

– 전북 (9명)
김제시부안군(김춘진), 완주군진안군무주군장수군(안호영, 임정엽), 익산시갑(이춘석, 이한수), 익산시을(권태홍), 전주시을(최형재), 전주시병(김성주), 정읍시고창군(유성엽)

– 전남 (6명)
광양시곡성군구례군(우윤근), 나주시화순군(신정훈), 여수시갑(송대수), 여수시을(백무현, 주승용), 해남군완도군진도군(김영록)

– 대구 (4명)
북구을(조명래, 홍의락), 수성구갑(김부겸), 수성구을(정기철)

– 경북 (2명)
김천시(이철우) 포항시북구(박창호)

– 부산 (8명)
금정구(박종훈, 노창동), 진구갑(김영춘), 북구강서구갑(전재수), 북구강서구을(정진우), 사상구(손수조), 사하구갑(김척수), 연제구(김해영)

– 울산 (5명)
동구(안효대, 김종훈), 북구(윤종오), 울주군(강길부), 중구(이철수)

– 경남 (7명)
김해시갑(민홍철), 양산시갑(송인배), 양산시을(서형수, 박인), 진주갑(정영훈), 창원시성산구(허성무, 노회찬)

– 제주(4명)
서귀포시(강지용, 위성곤), 제주시갑(장성철), 제주시을(오영훈)

문의 : 송정복 | 목민관클럽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화, 2016/03/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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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수호 청년연석회의 월례강연 3월호
함세웅신부님과 함께하는 청년과의 대화
"제2의 민주화 운동을 시작하자"

일시 : 2015년 3월 25일(수)
장소 : 대학로 흥사단 강당
참가비 : 5000원

* 3월에는 최근 (가칭)민주국민행동을 제안하시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함세웅 신부님을 모시고 세상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 민주수호청년연석회의는 2013년 국정원대선개입사건을 계기로 모인 우리사회 민주주의 후퇴를 걱정하는 청년단체들의 모임입니다.
2015년에는 민주주의를 비롯한 청년들의 관심 주제로 월례강연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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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5/03/1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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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

○ 고령화로 인해 고령 인구가 확대되면서 다(多)세대 사회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해외에서는 이미 ‘세대통합’이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다뤄지고 있고 우리나라도 2000년 이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되면서 한정된 기회나 자원을 분배하는 문제로 세대갈등이 점차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렇듯 여러 세대가 한 사회 안에 공존함에 따라 서로 다른 세대 간 공감과 소통이 필요한 ‘세대통합’은 고령화의 새로운 이슈로 인식되고 있다.

○ 세대통합이란, 살아온 시대와 경험이 다른 세대들이 사회 구성원임을 인지하고 선의(善意)의 공동 목표를 설정, 각자 역할을 맡아 수행(협력)하며 이를 통해 개인의 욕구충족과 조화로운 공존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세대통합을 이루기 위한 시작점은 서로에 대한 공감에서 출발하는데 여기서 ‘세대공감’은 세대 간 서로 다른 경험과 특성을 존중하고 동시대인으로서 공감하는 것을 뜻한다.

○ 해외의 경우, 고령사회를 대처할 새로운 전략으로 ‘세대통합’을 인식하고 있으며 효과적인 ‘세대통합’을 위해 세대 간 1) 물리적 접촉 양을 늘리고(share site) 2) 다양한 분야와 주제를 다룬 프로그램을 개발 및 실시하고 있다. 세대 간의 긍정적 경험은 세대 간 공감과 소통의 능력을 키우고 더 나아가 공동체의식과 시민의식을 향상시켜 올바른 시민성을 길러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 전반적으로 고령화에 대한 인식은 있으나 ‘세대통합’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해 관련된 인프라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 희망제작소는 이러한 인구학적, 사회적 변화를 주시하면서 2013년부터 세대통합 사업인 ‘세대공감 시리즈’를 진행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세대 간 대등한 관계를 설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지역이슈 중심의 공동 목표를 설정하여 이를 통해 세대 간 접촉이 세대에 대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해소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 이러한 선행적 경험을 토대로 향후 세대통합 프로그램의 방향성과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화, 2016/08/3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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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가 20~30대를 만나 ‘좋은 일’에 대해 물었습니다. 우리 사회 청년들은 ‘재미있는 일’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통하는 좋은 일의 기준으로는 ‘정규직 여부’와 ‘고용안정성’을 꼽았습니다. 좋은 일에 대한 사회통념과 개인의 인식 사이에서 괴로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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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2/1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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