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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헌, 조세도피처에 무엇을 숨기려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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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헌, 조세도피처에 무엇을 숨기려 했나?

익명 (미확인) | 월, 2016/04/04- 11:00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씨가 조세도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3개나 만든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혹시 아버지로부터 건네받았을지도 모르는 비자금과 관련된 것일까? 아니면 매형인 SK 최태원 회장과 관련된 일일까?

아버지 노태우의 비자금?

노재헌 씨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사실상 유령회사인 자본금 1달러 짜리 페이퍼 컴퍼니 3개를 만든 시점은 2012년 5월이다. 당시 상황을 복기해 보자.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 형과 추징금 2,628억 원을 선고받았다. 8개월 뒤인 1997년 12월, 사면을 받아 감옥에서 풀려 나온 노태우 씨는 추징금을 갚아나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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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징금을 갚는 방식은, 노태우 씨가 비자금을 맡겨둔 사람을 지목하면 검찰이 수사를 벌여 돈을 추징하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노태우 씨가 누구에게 비자금을 맡겨두었는지가 드러난다. 대표적인 사람이 노태우 씨의 동생 노재우 씨와 사돈 신명수 씨다. 신명수 씨는 해표 식용유로 유명한 신동방그룹의 회장이다. 노태우 씨는 이런 방식으로 2011년 말까지 추징금의 90% 가량인 2,397억 원을 97차례에 걸쳐 납부했다. 그러나 2011년 이후부터는 추징금을 더 이상 내지 않았다. 낼 돈이 없다면서 동생 노재우 씨와 사돈 신명수 씨가 추징금을 마저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날선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 여론의 관심도 높아져 갔다.

이 시기에 뜻밖의 변수가 생긴다. 2011년 3월 노재헌 씨의 부인이자 신명수 전 회장의 딸인 신정화 씨가 홍콩 법원에서 이혼 소송을 제기한 것. 신정화 씨는 재산 분할을 위해 노재헌 씨의 재산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한다. 이 사실은 2011년 12월 국내 언론에 보도됐고, 국내 언론들은 노재헌 씨에게 흘러 들어갔을지도 모르는 노태우 비자금이 이혼 소송을 통해 드러날 수도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노태우 비자금이 노재헌 씨에게 전해졌을 수도 있다는 의혹은 이전부터 있었다. 동생과 사돈에게는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주면서 아들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았다는 게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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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헌 씨가 조세도피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 3곳을 만든 시점은 바로 이 때부터 5개월 뒤인 2012년 5월 18일이다. 남은 추징금 납부를 둘러싼 법적 공방과 이혼 소송 때문에 비자금 상속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남아있던 돈을 숨기기 위해 조세도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것은 아닐까? 페이퍼 컴퍼니를 동시에 3곳이나 만들고, 한 회사를 다른 회사의 주주로 등록하는 등 추적하기에 복잡한 구조를 만들어 놓은 것 역시 은밀한 돈을 감추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이에 부합하는 정황은 또 있다.

노재헌 씨가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지 1년 뒤인 2013년 5월 21일, 뉴스타파는 조세도피처에 회사를 설립한 한국인들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바로 사흘 뒤 노재헌 씨는 페이퍼 컴퍼니 3곳의 이사직에서 동시에 사퇴했다. 페이퍼 컴퍼니가 보도될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이후 뉴스타파의 폭로 등에 힘입어 검찰이 전두환 일가에 대한 수사를 벌이자, 노태우 씨는 넉 달 뒤 남은 추징금 231억 원을 완납했다. 그러나 이 돈은 노태우 씨나 노재헌 씨가 내지 않았다. 동생 노재우 씨가 150억 원, 사돈 신명수 씨가 80억 원 이렇게 나누어 냈다. 만약 조세도피처의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아버지의 비자금을 숨기는 게 노재헌 씨의 목적이었다면 그 목적은 달성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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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헌 씨의 비자금 상속 여부와 관련해, 노재우 씨 측으로부터 흘러나온 주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추징금 납부를 둘러싸고 노태우, 노재우, 신명수가 공방을 벌이던 당시 나온 얘기다. 당시 노재우 씨의 법률 대리를 맡았던 이 모 변호사는 서울 연희동에 있는 노태우 씨의 자택의 별채 부지가 노재헌 씨 명의로 되어 있다며 이 부지의 구입자금이 아버지 노태우 비자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등기부 등본 상에는 여전히 노재헌 씨가 불과 35살이던 2000년에 이 땅을 사들인 것으로 되어있다. 당시 시세는 10억 원이 넘었다. 이 밖에 대구 지묘동의 60평짜리 아파트와 30억 상당의 강원도 평창 고급 별장 역시 노태우 씨의 비자금으로 구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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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형인 SK 최태원 회장과 관련?

노재헌 씨의 페이퍼 컴퍼니가 매형인 SK 최태원 회장과 관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재헌 씨는 ‘인크로스’라는 IT기업의 창업자 가운데 한 명이며 최근까지도 주요 주주이자 등기 이사였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에 설립되었고, 그동안 대부분의 매출이 SK와의 거래 관계에서 발생해왔다. 2009년에는 200억 대의 매출을 올린 SK 계열사 크로스엠 인사이트를 단돈 40억 원에 인수했다. 이 인수로 연 93억 원이었던 인크로스의 매출은 360억 원대로 수직 상승했다. 2010년에는 매출 490억 원에 이르는 SK 계열사인 이노에이스를 인수 합병하는데, 지분 절반 이상을 매수하는 데 든 비용이 60억 원대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인크로스의 성장 과정이 SK의 도움 없이는 절대 불가능했을 거라는 점, 그리고 최태원 회장의 처남인 노재헌 씨가 주요 주주라는 점 때문에 인크로스가 사실은 처남을 앞세운 최태원 회장의 위장 회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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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회사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0년 홍콩에 ‘인크로스 인터내셔널’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한 흔적이 나온다. 인크로스 인터내셔널의 대표는 노재헌 씨였다. 홍콩은 노재헌 씨에게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준 중개 회사가 있는 곳이다. 노재헌 씨가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시점도 노 씨가 인크로스 인터내셔널 대표로 재직하던 시기와 겹친다. 만약 노재헌 씨가 만든 페이퍼 컴퍼니가 인크로스와 연관된 것이라면, SK 최태원 회장과의 연관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노재헌 “개인적인 사업 목적으로 페이퍼 컴퍼니 만들었을 뿐”

뉴스타파는 조세도피처의 페이퍼 컴퍼니에 대한 노재헌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경로로 접촉을 시도했다. 노 씨가 상임 이사로 재직 중인 한 비영리 법인을 통해 열흘에 걸쳐 여러 차례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이 없었다. 인터뷰를 요청한 지 열흘 만에 노재헌 씨는 인크로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입장을 전해왔다. “홍콩에서 살면서 사업 준비 차 1불 짜리 회사를 몇 개 만들어 두었는데, 이혼하고 결국 아무 것도 못했다. 대체 왜 문제를 삼는지 모르겠다”라는 것이 노재헌 씨의 답변이었다.

그러나 노 씨의 답변이 사실이라면, 왜 굳이 조세도피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유령회사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왜 같은 시기에 회사를 세 곳이나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뉴스타파가 홍콩에서 만난 조세도피처 회사 설립 대행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조세도피처 회사들이 만들어지는 이유가 법인 명의의 계좌를 만들어 자금을 관리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추가 질의를 위해 노 씨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노 씨는 더 이상 답변하지 않았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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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5/06/1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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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20대 국회의원과 의원출신 고위공직자들이 정책개발을 위해 외부 전문가에게 맡겨온 정책연구 실태를 검증한 결과 표절 등 엉터리 정책연구로 국민의 세금이 낭비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해당 예산을 국고에 전액 반납하는 국회의원들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현재 예산을 국고에 반납했거나 반납 절차를 진행 중인 의원은 모두 5명이다.

▲ 2018년 1월 5일 뉴스타파가 방송한 국회개혁 프로그램 1부

▲ 2018년 1월 5일 뉴스타파가 방송한 국회개혁 프로그램 1부

※ [국회개혁]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민낯 1부 : 세금의 블랙홀(링크)

신용현 의원, 400만 원 반납
“국민의 세금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신용현 의원(국민의당)은 2016년에 진행한 정책연구 2건이 인용과 출처 표기 없이 다른 사람의 논문 베껴 제출한 사실이 뉴스타파 보도로 밝혀진 이후, 해당 표절 정책연구에 들어간 국회 예산 400만 원을 전액 국고에 반납 조치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1월 9일 취재진에게 보낸 메일에서 “국민의 소중한 세금이 들어간 의원실의 용역 결과가 (표절로 드러나)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회 예산 집행을 더 철저히 검증해 국민의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병기 의원 500만 원 반납
“표절금지 서약서 도입 등 제도개선에 노력하겠다.”

김병기 의원(더불어민주당)도 학위논문을 베낀 표절 정책연구에 쓰인 예산 500만 원을 반납조치 했다. 김 의원은 1월 4일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메일을 보내 “(표절) 연구용역비 전액을 국회사무처에 환불 신청했다”고 전해왔다, 김 의원은 이와 함게 표절 금지 서약 작성을 의무화하고 검증 절차를 도입하는 등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학위논문을 베껴 만든 표절 정책연구의 실무진행을 맡았던 비서관 등 2명의 보좌진은 의원 면직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주 장관, 478만 원 반납.
“국민 세금이 표절 정책연구에 쓰여져 송구스럽다.”

국회의원 출신인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1월 2일 표절 정책연구에 쓰인 국회예산 국회 예산 500 만원 중 세금을 제외한 478만 원을 국고에 반납 조치했다. 김영주 장관 측은 “결과적으로 국민의 세금이 표절 정책연구에 쓰여져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해왔다.

설훈 의원, 300만 원 반납 진행 중
“잘못은 인정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

설훈 의원(더불어민주당)도 표절 정책연구와 정책자료집에 들어간 300만 원의 예산을 국고에 반납하도록 국회사무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훈 의원은 지난해 12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를 통해 “잘못을 인정한다”며 “사후 조치로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겠다”고 국고 반납을 약속한 바 있다.

하태경 의원 100만 원 반납 진행 중
“적절한 방식으로 국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

하태경 의원(바른정당)도 2015년 표절 정책연구에 쓰인 예산 100만 원을 반납하겠다고 약속했다. 하 의원은 “국민 세금이 낭비된 것이기 때문에 국회사무처와 협의를 통해 적절한 방식으로 국민들에게 돌려드리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시민단체 3곳과 함께 국회의원 정책연구 892건 검증

뉴스타파가 ‘세금도둑잡아라’ 등 시민단체 3곳과 함께 지난해 6월 국회를 상대로 20대 국회의원과 의원출신 공직자들이 수행한 정책연구 집행 내역 공개를 요청했다. 그 결과 모두 193명이 892건의 정책연구를 수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국회예산은 32억 원이 집행됐다. 1건 당 평균 350만 원의 세금이 들어갔다. 뉴스타파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 6개월 동안 국회의원들의 정책연구 용역실태와 비용을 추적해왔다.

국회의원의 정책연구 사업은 정책개발과 입법활동 명목으로 외부 전문가들에게 관련 연구를 맡기는 형태로 이뤄진다. 용역비용은 국회 예산 중 정책 및 입법개발비 항목에서 집행되고 있다. 정책연구 용역은 정책자료집 발간과 함께 국회의원의 주요 의정활동의 하나다.

그러나 정책연구 용역 실태를 검증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국회 도서관에 등재돼 있는 국회의원들의 정책연구는 전체 검증 대상이 892건 이었으나 불과 250여 건뿐이었다. 개별 의원실에서 생산한 정책연구의 경우, 국회 기록관리 규정상 국회 도서관 등록이 의무화되지 않은 탓이다. 나머지 정책연구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질의서 193명 중 133명 답변서 보내, 59명은 답변 없어

뉴스타파는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4일부터 정책연구의 전체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193명 전원에게 질의서를 보내 정책연구의 결과보고서와 수탁받은 연구자를 공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금까지 133명이 답변서를 보내왔다. 그러나 답변서를 보내 온 일부 의원들은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연구자와 결과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59명의 국회의원은 답변서조차 보내오지 않았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정책연구였지만 이들 의원들이 수행했다는 정책연구 결과보고서를 확인할 수 없었고, 담당 연구자도 파악할 수 없었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의원들의 입장에서 정보의 공개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고,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권리”라고 말했다. 서복경 교수는 또 “국회가 주요 정보를 공개를 하지 않으면 불신뿐 아니라 음로론까지 형성될 수밖에 없다”면서 “내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통해서 역설적으로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는 세금도둑잡아라 등 시민단체 3곳과 함께 국회의원 정책연구 용역의 전체규모와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현재 국회를 상대로 공개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아래는 뉴스타파에 답변을 보내오지 않은 59명의 명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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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박중석, 최윤원
데이터 최윤원
촬영 김남범
웹디자인 하난희
자료조사 최유리

수, 2018/01/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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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이재용 삼성 총수일가의 자택 공사대금, 자금 출처 밝혀야 

삼성전자, 허위 세금계산서로 얼렁뚱땅 무마 시도하다 발각돼
삼성이 관리해 온 방대한 비자금 계좌에 대한 일제 수사 필요


어제(5/31) <한겨레>와 KBS <추적 60분>은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총수 일가의 한남동 소재 자택 공사대금으로 결제한 수표에 대해 비자금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KBS <추적 60분>은 삼성 총수 일가 자택의 공사대금으로 지급된 수표가 ▲발행된 지 2~3년이 지난 후 공사대금으로 지급된 점 ▲연속된 일련번호의 수표들 중 일부가 총수 일가와 무관한 삼성서울병원의 공사 대금으로 지불된 점 ▲공사대금으로 지급한 수표가 복수의 은행, 복수의 지점에서 다양한 시기에 발행된 점과, 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근무자 등을 포함한 다수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삼성 총수 일가 자택의 공사대금으로 지급된 수표가 삼성 비자금 계좌에서 발행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김성진 변호사)는 경찰 등 수사기관이 단순히 시공업체의 탈세 혐의만을 수사할 것이 아니라, 이 공사대금이 삼성의 비자금 계좌와 연계되어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여, 이 공사대금의 출처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

 

 

보도에서 비자금으로 지목된 자금의 출처에 대해 삼성은 정확한 진실을 밝히기는커녕 또 다른 거짓말로 이미 제기된 의혹을 덮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총수 일가의 일이라면 이성을 잃어버리는 구태’는 아직도 그대로인 셈이다. 

   

공사대금을 집행했다고 지목된 삼성물산은 같은 날(5/31) “용역계약을 맺고 건물을 관리하는 당시 (구) 에버랜드 건물관리 부문(현 에스원) 직원이 인테리어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비용(수표)을 전달한 것”이며 “인테리어 공사에 사용된 공사비(수표)는 정상적인 이건희 회장 개인의 돈”이라고 해명(https://goo.gl/RqXjBw)했다. 그러나 수표가 발행된 계좌의 주인이 진정으로 이건희 전 회장이라면, 주택대금 지불에 사용된 수표와 연결되는 일련번호를 가지는 다른 수표들 중 일부가 삼성서울병원 공사의 대금으로 지급된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건희 전 회장이 삼성서울병원의 재정난을 염려해서 병원 공사비를 대신 납부해 주었다는 말인가? 

   

총수 일가의 일이라면 이성을 잃고 정신을 못 차리기는 세계 초일류 기업임을 자부하는 삼성전자도 예외가 아니다. KBS <추적 60분> 방송에 따르면, 공사 대금의 출처를 묻는 KBS <추적 60분>팀에게 삼성전자 직원은 7억 9천만 원짜리 세금계산서를 내 보이며 거래가 적법하게 이루어졌음을 강변했다. 그러나 이 세금계산서의 발행일은 23개 입금표들의 발행일과 일치하지도 않았으며, 금액 역시 실제 23개 입금표들의 합계액과 1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한 마디로 삼성전자가 들고 온 세금계산서는 문제가 된 입금표와는 무관한 것이었다. 한두 푼도 아니고, 7억 9천만 원짜리 세금계산서가 엿장수 맘대로 왔다 갔다 하는 것, 이것이 ‘총수 일가의 일이라면 이성을 잃는 삼성’의 현주소다.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과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 사건에 이어, 이번 삼성 총수 일가의 주택 공사대금의 출처를 둘러싼 의혹은 또 다시 삼성의 비자금에 대한 의혹이 불러일으키고 있다. 2008년 진행된 조준웅 삼성특검의 수사는 차명계좌에 대한 조사에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자금의 정확한 규모와 구체적인 조성 경위를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 삼성 전현직 임직원 등의 명의로 된 3,800여개의 차명‘의심’계좌 중에서 삼성특검이 확정한 차명계좌는 총 1,199 계좌(486명)에 불과했고 이는 삼성이 스스로 제출한 차명계좌 목록(827개, 401명)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뿐만 아니라 삼성특검 이후 삼성은 차명계좌의 실명 전환과 해당 자금을 통한 사회공헌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때문에, 삼성특검을 통해 드러난 차명계좌가 해소되었는지, 그리고 당시 밝히지 못한, 또 다른 차명계좌가 존재하는지 등은 앞으로 수사기간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시공업체를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번에 그 수사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특검이 하지 못했던 진실규명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재벌의 비자금은 그 자체가 횡령과 배임의 산물이다. 회사 돈을 빼돌린 결과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돈은 정관계 로비, 탈세, 총수 일가의 부당한 경영권 승계 등에 동원되며 재벌이 우리 사회에 드리우는 어두운 그림자의 상징이기도 하다. 특히 삼성의 비자금은 그동안 수차례 그 일부가 수면 위로 부상했던 적이 있었지만, 그 전모가 밝혀진 적도 없고 이에 대해 엄정한 법의 심판이 이뤄진 적은 없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불행이다. 이번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는 이런 불행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일 뿐이다. 이제는 우리 사회와 삼성이 이 어두운 과거와 결별할 때가 되었다. 그를 위한 첫걸음은 이건희 전 회장 등 삼성 총수 일가 자택의 공사대금 조로 삼성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자금이 사용된 정황에 대해서 철저한 수사가 진행되는 것이다. 이번에 이 적폐를 해소하지 못하면 이 적폐는 반복될 것이다. 참여연대는 이 사건을 지켜볼 것이다. 
 

[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7/06/0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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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뉴스타파는 19대와 20대 국회의원 482명이 발간한 정책 자료집을 전수조사했다. 국회 도서관에서 열람 가능한 자료집 2,568건을 대상으로 했다. 정책자료집 발간에는 연구용역비와 인쇄비 명목으로 국회 예산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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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지난 두달 동안 국회의원들의 정책자료집을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본문 중에 각주 표기가 있는데 각주 내용은 없는가 하면, ‘아래의 그림으로 나타내었다’라는 문구는 있는데 그 어디에도 해당 그림은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있었다. 한 국회의원의 정책자료집에 작성 주체가 은행이라는 뜻의 ‘당행’이라는 단어가 나오기도 했다.

정책자료집 자체의 신뢰도에 의문이 생겼다. 본격적으로 내용을 검토했다. 한 현역의원의 정책자료집에는 “2000년대 초반 사회단체에서 일하던 시절 나는” 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해당 의원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당연히 2000년대 초반에도 국회의원 신분이었다. 자료집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국회의원과 사회단체 활동가를 동시에 했다는 말이 된다.

또 2015년 정미경 전 의원이 발간한 ‘해양정책’이라는 제목의 정책자료집에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 지원’ 방안이 나온다. 3년 전 이미 끝난 박람회의 개최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라도 지원해보겠다는 의지였을까?

▲정미경 전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정미경 전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서로 다른 국회의원 2명이 발간한 정책자료집을 비교해 보니 의원 보좌관 출신이 쓴 박사학위 논문과 영문제목은 물론 서론부터 결론까지 100% 일치하기도 했다. 같은 박사학위 논문을 두 의원이 그대로 베낀 것이다. 또 다른 두 의원은 1년 사이를 두고 제목과 내용이 같은 정책자료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식의 베끼기 정책자료집에 국민들의 혈세가 투입됐다는 점이다.

뉴스타파가 만난 한 보좌관은 이 같은 정책자료집의 베끼기 행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라며 “한번 쯤 논란이 크게 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뉴스타파는 두 달여 동안 국회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정책자료집 표절 행위에 대해 물었다. 의원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의 반응을 보였다. “그게 무슨 문제냐?”와 “잘못을 인정한다”였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수, 2017/10/1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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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테라바이트 규모의 파라다이스페이퍼스 데이터에서는 전세계 최상위 부자들의 개인 자산을 신탁 관리해주는 은밀한 서비스에 관한 문서들도 발견됐다. 이 자산 신탁 관련 문서들은 부자들이 왜 조세도피처를 이용하는지, 그곳에서는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 구조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마치 조세도피처의 교과서 같은 자료들이다. 물론,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한국인들의 이름이 나왔다(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 등장하는 한국인은 뉴스타파 취재결과 현재까지 모두 232명이다).

세계에서 7번째 오래된 은행 쿠스(Coutts)….신탁고객 명단에 한국인

영국의 프라이빗 은행 쿠스(Coutts & Co)는 1692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7번째로 오래된 은행이다. 유럽 귀족 등 전통적인 부호들의 자산을 은밀하게 관리해주는 프라이빗 뱅킹 서비스로 유명하다. 이렇게 부자들만 상대하다보니 어지간한 고객들은 상대도 하지 않는다. 실제 뉴스타파 취재진이 영국 런던의 쿠스 본점에 들어가 프라이빗 뱅킹 서비스에 가입하려고 해봤지만 Coutts의 직원은 “영국인의 경우 최저 100만 파운드(14억 원), 외국인의 경우 최저 300만 파운드(42억 원)의 자산을 맡기는 사람만 고객으로 받는다”며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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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신탁… 소유하면서도 소유하지 않는 ‘마법’

쿠스가 특히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는 신탁 관리 (Trust administration) 분야다. 트러스트, 즉 신탁은 어떤 자산을 은행이나 신탁회사에 맡기는 제도다. 이때 자산에 대한 명목상의 소유권은 은행이나 신탁회사로 넘어간다. 그러나 수탁기관은 원래 자산의 소유자, 즉 신탁 설정자가 정해준 조건에 따라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신탁 설정자는 ‘Beneficiary owner’, 즉 실제 수혜자를 지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영국 귀족이 신탁회사에 막대한 자산을 맡긴다고 치자. 그러면 이 영국 귀족은 일정한 기간이 지난 뒤 (예를 들어 20년 뒤, 아니면 자신이 사망한 지 1년 뒤) 신탁에 맡겨놓은 자산을 자신의 아내와 자식과 사촌에게 4:4:2의 비율로 분배해서 나눠주라고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 물론 그 시점까지 신탁회사는 자산을 계속 운용하기 때문에 자산은 상당히 불어나 있을 것이다. 이때 이 영국 귀족에게 좋은 점은 자산의 소유권이 신탁으로 넘어가버린다는 점이다. 따라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또 자신이 신탁을 설정해 자산을 맡겨둔 사실은 철저히 비밀에 붙여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세금 없이 증여나 상속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자기 자신을 실수혜자로 지정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명목상 소유권을 신탁회사에 넘기면서도 실제로는 계속 소유권을 가지게 되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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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스의 신탁사업 애플비가 인수…사업 암호명은 ‘프로젝트 골드’

뉴스타파 취재진은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바로 쿠스의 이 자산 신탁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들의 명단과 그들이 조세도피처에 설정해 놓은 신탁 회사 이름 등을 발견했다. 원래 Coutts의 프라이빗 뱅킹 분야는 스코틀랜드 왕립은행의 소유였는데, 이 사업 부문을 버뮤다 애플비가 인수하게 되면서 고객 명단을 넘겨 받게 됐고, 이 고객 명단이 이번 유출로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애플비와 쿠스는 이 거래에 ‘프로젝트 골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뉴스타파는 이 ‘프로젝트 골드’ 거래를 설명하는 00쪽 짜리 프리젠테이션 파일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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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에 이르는 고객 명단에는 루이비통 브랜드를 소유한 LVMH 회장인 베르나르 아르노, 폴란드의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이름 등이 올라가 있었고, 한국인 고객의 이름도 2명 발견됐다.

뉴스타파가 쿠스의 고객 명단에서 발견한 한국인 2명 가운데 1명은 카이스트 교수인 안성태 씨다. 안 교수는 지난 2000년 리디스 테크놀로지라는 회사를 창업한 뒤, 2004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직접 상장하는데 성공한 벤처업계의 신화적 인물이다. 당시 상장 규모는 8천 4백만 달러, 우리 돈으로 9백억 원이 넘는다. 그는 나스닥 상장이라는 대성공을 거둔 뒤 2년 만인 2006년 회사를 미국인 후임자에게 넘겼고, 2015년부터는 카이스트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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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비를 통해 유출된 쿠스의 고객 명단에 따르면, 그는 2009년 11월 24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파자모르(Pazamor Ltd.)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다. 그리고 보름 뒤인 12월 7일 이 회사 명의로 케이먼 아일랜드에 파자모르 트러스트(Pazamor trust)를 설립했다.

뉴스타파가 안 교수에게 이 페이퍼컴퍼니와 신탁회사에 대해 묻자 그는 사업을 그만두고 회사를 매각한 돈을 투자하기 위해 신탁을 만들었다고 답했다. 혹시 상속이나 증여 목적은 아닌지 묻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애플비를 통해 유출된 쿠스의 고객 명단에 따르면 그가 설정한 신탁의 Beneficiary owner, 즉 실수혜자는 안 교수 자신을 포함해 그의 아내와 딸, 이렇게 3명으로 되어있었다. 안 교수를 찾아가 이같은 점을 지적하고 다시 질의를 하자 안 교수는 “신탁을 설정할 당시 상속이나 증여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들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속이나 증여 목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투자 내역을 모두 과세 당국에 신고했으며 적법하다는 해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투자 신고서 등을 보여달라는 뉴스타파의 요청은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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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교수의 주장처럼 그가 단순히 투자를 위한 신탁을 만든 것이고, 관련 세금을 모두 납부하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단순히 투자를 위한 목적이라면 왜 굳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와 케이먼 제도를 거치는 이중의 구조를 만들어 조세도피처에 신탁이라는 형식으로 재산을 보관했는지, 증여 목적이 아니라면 왜 굳이 아내와 딸들을 실제 수혜자로 지정한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쿠스의 고객 명단에 이름을 올린 또 다른 한국인은 코스닥 상장 제약회사인 메지온의 박동현 회장인데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취재 : 심인보
영국취재 : 장정훈 독립피디
촬영 : 김남범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목, 2017/11/0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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